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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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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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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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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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적인 우회기동 3

DUMMY

진천부의 인민 6사단이 한강하구를 건넜다.


주변 어촌의 어선을 몽땅 끌어모아 도강한 것이다.

도하장비가 없는탓에 탱크 같은 기갑전력이나 화포등의 무기들은 한강이북에 그대로 두고 보병만 건널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김포반도의 북쪽 강변인 강녕포에서 서울까지는 하루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또한 어떠한 지형장애물도 없다.


더구나 서울 서쪽에 위치한 부대들은 공병단. 병기참. 정보학교등 지원부대들만 곳곳에 흩어져 있을 뿐 애당초부터 막을만한 전투부대는 없었다.


서울북부의 적에 대한 방비에 여념이 없던 육군본부는 서울 서쪽에도 강력한 부대가 나타났음을 뒤늦게 알았다.


신은 기어코 대한민국을 외면하는가.

남한의 군 수뇌부 여기저기서 절망적인 탄식이 나올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쟁 발발한지 고작 3일만이었다.

행여나 북쪽을 틀어막는데 성공한다 해도, 서쪽 허리가 뚫리면 서울이 피탈 당하는것은 마찬가지다.


서울에 있는 부대의 후퇴로는 주로 철교를 통해 한강을 건넌뒤 노량진과 영등포로 이어지는 경부축선이다.

그 영등포가 김포 바로 뒤에 있지 않은가.

만일 영등포로 적이 들이친다면 서울에 있는 부대들의 퇴로는 자연히 막히게 된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목을 늘어뜨린채 내려치는 칼날을 기다리고 있을수 만은 없다.

사태의 심각성에 육본도 부랴부랴 방어부대를 편성했다.


김포지구 방어사령부.


그러나 상비 전투병력을 서울북부에 쏟아붓는 상황에서 이쪽에 전투부대를 보낼 여력이 없다.

방어사령부는 주변에 싸울수 있는 온갖 부대들을 다 끌어모았다.


한강하구를 도하해 후퇴한 황화순 소령의 2연대 잔존병력 600명은, 그나마 있는 유일한 전방 전투부대로서 방어사령부의 주요 근간이 됐다.


그다음이 시흥 보병학교의 병력이었다.

보병학교 교도대대는 지금 파평산, 문산전투에 증원간 상태였기에 훈련생으로 구성된 후보생대대가 차출되었다.


그외에 정보부 남산학교 병력. 공병학교 학생대대. 보국대대, 독립 기갑연대 등 온갖 잡다한 부대의 전투병력을 모아 적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로 막강한 인민 6사단의 주력을 막을수 있을리가 없다.

김포 방어사령부는 계속 패하며 사면초가에 빠진다.


초대 사령관은 전선에서 밀리게 되자 그날밤에 서울로 가 가족을 데리고 야간열차를 타고 부산로 야반도주했다.


2대 사령관은 작전에 실패하자 울분에 못이기고, 지프로 기관총을 갈기며 적을 향해 돌진하다 장렬히 전사했다.


3대 사령관은 눈앞에서 전멸 당하는 부하들을 보며, 산 정상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이렇게 인민 6사단의 주력은 상륙 하루만에 서울 서쪽을 휩쓸었다.

끝도없이 아군부대를 몰아치던 인민군은 저녁이 되서야 겨우 진격을 멈췄다.

김포마저 함락되기 직전, 김포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고지위였다.


이들의 발길을 붙잡은건 그야말로 천우신조였다.


그날 하루종일 경기도에 쏟아진 역대급 장마폭우로, 하천이 범람하고 홍수에 잠겨 길이 없어진 덕분이었다.

만뇌사단의 주력연대는 도하가 늦은 지원부대를 기다리며 부대를 재정비하기로 한것이다.


김포 바로 뒤가 서울 영등포, 국군 전병력이 서울 미아리에 집결하여 최후에 방어선을 펼치고 있어 아직 영등포에 한강방어선이 만들어지기 전이다.


내일이면 개전 4일째.

아마도 영등포에 6사단의 병력이 들이닥칠 것이다.


아직까지도 서울에서 방어에 여념없을 국군의 퇴로가, 진천부의 6사단에 끊기게 되는 백척간두의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북한의 남침계획에 따른 포위섬멸전은 1주일이었지만, 진천부에 의해 4일로 단축되었다.


북한지도부는 이번 전쟁에 철저하게 진천부를 소외시켰다.

서쪽끝 개성 인근에 머물도록 하며, 전공을 세울 기회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남침의 1단계 계획이 동부의 사단이 아닌, 진천부의 6사단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전쟁의 귀신, 중국인민의 영웅. 만뇌서생이라는 진천부만이 할수있는 일이었다.


소련파인 김일성과 군수뇌부의 계획과는 달리, 이대로 전쟁이 끝난다면 남조선 해방의 최고영웅은 진천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전조등을 켠채로 트럭이 서서히 다가온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저녁이었다.


“어디에서 오늘 길입니까?”


우의를 입은 검문소 헌병이 거수경례를 한후 물었다.


“문수산에서 오는길이다. 부대가 후퇴하는 중이야. 운유산에 진지를 구축해 방어선을 펼치라는 명령을 받고 가는길이다.”


김포반도 통진에서 김포로 가는 도로위에 새워진 검문소였다.

보닛위에 커다란 태극기를 걸치고 병력을 가득 실은 트럭 10대가 검문을 받는 중이다.


“계속 밀리지 말입니다.”


“그래. 보통일이 아니다. 이새끼들 만만치가 않아. 장림과 운유산에서 계속 패했다. 여긴 아직 별일없는 모양이지?”


“네, 그런데 부대들이 계속 후퇴하지 말입니다. 여기도 곧 철수할것 같지 말입니다.”


“그렇겠지. 너희들도 고생이군.”


운전석에서 중사가 한숨쉬며 끄덕인다. 아군은 여전히 하릴없이 밀리고 있는 중이다.


잠시후 차단목이 위로 올라가자, 트럭이 다시 출발한다.

중사가 백미러로 뒤의 헌병을 슬쩍 쳐다봤다.

씨익, 깊은 흉터를 가진 뺨이 광대쪽으로 밀려 올라간다.


송곳부대는 어제저녁 하구를 건너 남쪽 강변에 숨어들었다.

강변에는 전날 도강한 황화순 소령의 병력이 강안을 따라 진지를 구축하고 방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새벽, 인민 6사단 주력이 도강을 시도하자, 송곳부대는 황화순 소령의 대대 후방을 교란했다.

퇴로가 끊길것을 우려한 황화순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주력부대는 아무런 피해도 받지않고 도강할수 있었다.


각종 기만술로 주력의 진공을 도운 송곳부대는 도강하기 전에 사령관으로부터 받은 은밀한 명령이 하나더 있었다.

이들은 그 작전을 위해 다시 움직이는 것이다.


“홍동지, 국방군 놈들이 서울 미아리에서 마지막 저항을 하는 모양이지만 곧 서울은 함락될 것이네. 이권무 동지의 병력이 곧 서울로 입성할 것이야. 그렇다는건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적도 후퇴로가 끊긴다는 소리 아닌가. 놈들이 이제 후퇴하는 방법은 여기에서 한강을 건너는것 뿐이야.”


그러면서 진천부가 지도 한곳을 가리켰다.

그곳은 행주나루. 서울과 파주의 중간에 있는 나루터였다.


“놈들이 도강한다면 여기 행주밖에 없어. 동지가 먼저 강 건너편에 가서 놈들을 기다리게. 거기로 넘어오는 놈들을 전부 강물속으로 처박아야 하네.”


“한중위도 말입니까?”


홍철운이 묻자 순간 진천부가 멈칫했다.

그러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그를 살려둘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국군 1사단의 숨통을 끊기위한 특별명령, 그리고 한중위와의 인연을 끊기위한 명령이기도 했다.


“대장 동지. 이카면 내일아침엔 도착하겠슴네다.”


이들은 이미 김포를 지났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도강지점이 나온다.

검문소 한둘만 더 통과하면 될 일이다.


“그런가.”


홍철운이 무심결에 말했다. 아직도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 모양이다.


“녀석의 가슴에 총알을 먹여주라니. 사령관 동지가 이번엔 결심을 하신건가.”


읊조린건지 옆사람에게 이야기 한건지 애매한 목소리였다.

옆에 부하가 조금 놀란 모양이다.


“와, 그렇슴네까? 동지는 적 사령관의 얼굴도 아시는 검네까?”


“그래, 잘알지. 그다지 나쁘지 않는 놈이었는데 말이야.”


처음 봤을때의 녀석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홍철운의 상념과 함께 트럭이 빗속으로 사라진다.


개성에 있는 전선 지휘소.


“역시 대단한 녀석이야. 봉일천까지 후퇴했던 놈들이 다시 문산까지 역습해 올라왔다 하더군.”


진천부가 진정 감탄하고 있다.


“과연 한중위 아닙니까? 대단합니다. 이러면 다시 철교 너머로 후퇴해야 하는 것인가요?”


“하핫. 설마 그렇게는 안될거야. 꽁무니를 빼도 부족할 판에 오히려 역습하다니, 한중위는 지금 서울상황을 모르는게 틀림없어.”


전쟁 3일째 되던 날, 이미 서울은 북한군의 수중에 넘어갔다.

그러나 나와 내 사단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당시 국군의 통신시설은 열악했다.

무선통신은 주파반경이 짧아 한강을 건너 퇴각한 육본과 연결이 되지 않았다.

유선통신은 피난민들이 노끈으로 쓰기위해 통신줄을 잘라가기 일쑤였다.


이렇게 우린 서울피탈로 퇴로가 끊긴 상황인 줄도 모른채, 봉일천 방어선에서 역습을 개시하여 인민 1사단을 문산 근처까지 밀어부쳤다.


사단의 작전지침에서 마지노선인 봉일천 방어선에선 공세적인 방어를 하게 되어있다.

수세적인 방어로는 자칫 서울로 침투하는 적을 모두 막기 힘들수 있기 때문이다.


한줌의 적이라도 서울에 흘러 들어가거나 폭탄 한방이라도 시내에 떨어지게 된다면, 대한민국 수도가 혼란에 빠지는건 자명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위로 밀어 올려서 방어해야 했다.


“정말 모르고 있다니 안타깝군. 그렇게 꾸물거리다가는 강 건너기도 전에 죽을텐데 말이지. 애써 한중위를 위해 준비해뒀는데 아깝게 됐어. .”


진천부는 한현이 한강을 도강할거라 생각하고, 송곳부대를 한강너머 도강장소로 보냈다.

하지만 한현은 후퇴할 생각이 없는지 전선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동지도 참 짓궂은건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동지가 최광에게 문산까지 후퇴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봉일천에서 국군의 기습으로 인민 1사단의 선두부대가 타격을 받아 후퇴하게 이르자, 진천부가 최광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왕 후퇴할거면 문산까지 쭈욱 후퇴하라고...


“하핫. 그렇지. 한중위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그랬소. 이길수 있다는 희망 말이지. 쓸데없는 희망은 마약과 같은 것이오. 자신의 목에걸린 줄이 금목걸이인지 오랏줄인지 알수없게 만들거든. 하핫.”


전선을 방어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 한현에게는 독이 될것이다.

이상태로 조금만 더 꾸물거린다면 서울에서 올라오는 아군의 협공에 당하든, 강 건너편 송곳에게 당하든 살아남기 힘들것이다.


“정말로 한중위를 죽이시려는 겁니까?”


이번엔 정말 결심했을까?


과거에도 몇번이나 기회가 있었지만 그를 살려줬다.

아니 오히려 도와주기까지했다.


“그래야지. 녀석은 위험한 놈이야. 이번에는 완전히 인연을 끝내야겠지.”


냉정하게 말하며 미소까지 지어 보이지만 이봉선의 눈은 속일수 없다.

얼굴에 공허함과 쓸쓸함이 이렇게나 비쳐지고 있는데.


“그를 그리 아끼시더니...”


부정할 생각이 없는지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쩌면 한중위를 아끼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이제 남조선은 끝났소.”


내일 6사단의 주력이 한강 저편에 휘몰아친다.

그렇다면 강북에 남아있던 적들도 모두 퇴로가 끊긴채 괴멸되겠지.


“이게 녀석에게 해줄수 있는 최고의 선의라오.”


적화통일이 된 조선을 보기전에 깨끗하게 마무리 해주는게 녀석을 위하는길 아니겠는가.


짧았던 인연이었지만 진천부에게도 강렬했던 시간이었다.

한현과의 만남으로 그의 인생도 완전히 바뀌게 됐다.


옆의 이봉선, 사보임강, 평양담판. 그리고 북조선에서의 전쟁준비까지.

이 모든것이 녀석과의 만남때문에 생겼다.


그래, 어쩌면 이 전쟁까지도...


“이제 인연을 끝내야겠지. 내 손으로..”


기억의 절편들이 사진속의 장면처럼 하나씩 머리에 떠오르고 있다.

역시나 불과 5년 전, 만주에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프롤로그, 끝












작가의말

부산으로 야반도주했던 사령관은 부산에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그러나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중, 미 극동사령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신병이 인도되어 미군 신분으로 활동하다가 천세를 누리고 미국에서 사망합니다.



이것으로 프롤로그 격인 전쟁 첫 이틀간의 전투를 마칩니다.

담부터는 본편이 시작됩니다.



계속된 사랑 부탁드려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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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 k5******..
    작성일
    24.06.25 06:27
    No. 1

    내 목숨 아까워 도망을 가다니. . .
    그리고 천세를 누리다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흑전사
    작성일
    24.08.28 10:05
    No. 2

    그렇군요. 군단병력 전체를 잃고 작전지휘권을 미군에게 몰수당한 3군단장 유재흥도 나중에 공을 세웠다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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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일본군이 무너지고 있다. 1 +1 24.05.18 64 5 10쪽
21 간도 특설대 3 +1 24.05.17 67 5 10쪽
20 간도 특설대 2 +1 24.05.17 62 4 10쪽
19 간도 특설대 1 +2 24.05.16 90 5 10쪽
» 위협적인 우회기동 3 +2 24.05.16 73 5 12쪽
17 위협적인 우회기동 2 +2 24.05.15 74 5 12쪽
16 위협적인 우회기동 1 +1 24.05.15 7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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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2 +1 24.05.14 75 5 12쪽
13 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1 +1 24.05.13 81 5 12쪽
12 이 전쟁 막아야 하는 군인들 3 +2 24.05.13 76 5 12쪽
11 이 전쟁 막아야하는 군인들 2 +2 24.05.12 81 5 12쪽
10 이 전쟁 막아야하는 군인들 1 +2 24.05.12 84 5 12쪽
9 확신없이 벌인 전쟁 2 +2 24.05.11 92 5 11쪽
8 확신없이 벌인 전쟁 1 +2 24.05.11 10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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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조선인은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다 2 +2 24.05.10 114 6 12쪽
5 조선인은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다. 1 +2 24.05.09 144 6 12쪽
4 유월의 어느날 3 +2 24.05.08 152 10 12쪽
3 유월의 어느날 2 +2 24.05.08 196 11 13쪽
2 유월의 어느날 1 +3 24.05.08 323 11 13쪽
1 프롤로그 +6 24.05.08 522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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