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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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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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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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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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만뇌서생 드디어 만나다. 3

DUMMY


그렇게 약속한 날짜가 되자, 우리 셋은 대마현으로 갔다.


대마는 꽤 큰 마을이다.

태수를 만나기로 한 곳은 마을입구에 있는 공터였다.


눈에 띄지 않도록 좀 떨어진 곳에다 차를 세우고, 막내는 차에 대기시킨후 나와 조장이 약속장소로 갔다.


지프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꽤 걸어야 했다.


멀리 마을이 보인다.

한적해 보이는 전형적인 만주의 농촌, 입구에 다다르기 전에 미리 만나기로 약속한 공터가 있다.


주변으로 논밭이 펼쳐져 사방이 트여있어서 그런지, 멀리서 공터에서 기다리는 태수가 보인다.

녀석, 우리를 보고 손을들어 아는척 했다.


“하하, 형님들 오셨소?”


어색한 웃음.

저번에 만났을땐 감정을 잊은 사람처럼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녀석이었다.


그리고 웃음 끝자락에 묻어있는 미세한 긴장감.

창백했던 얼굴도 귓불까지 붉어져 있다.


이 녀석 봐라?


그새 무슨일이 있었다.

무슨 연유인가?

며칠 사이에 이렇게 변하다니.


시작부터 수상한 냄새가 풍겨나온다.


“이 마을이 좀 크긴 하지만 얼굴만 확인하면 되는 일이오. 찾는건 금방일 것이오.”


여전히 목소리는 매가리가 없다.


그리고 여전히 떨리고 있다.


일부로 웃으려 애쓰지만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서 표정이 기묘해졌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눈동자도 산만하다.


녀석, 필요이상으로 긴장하고 있다니.

수상한 티를 너무 내고 있다.


“태수 너 담배는 태우나?”


“아닙니다. 담배는 맹맹해서 안피우요. 입맛만 버리잖소. 하하핫.”


어색한 농담과 억지스러운 표정 근육의 움직임.

그리고 잔뜩 경계하는 저 눈빛.


“혀, 형님. 지금 시작합시다. 선금은 가져오셨소?”


녀석이 채근한다.


“그래, 담배 하나만 태우고 시작하자.”


이런, 이상한 톤으로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돌발상황에 나도 긴장한 모양이다.


설마 눈치채진 않았겠지.


돌아서서 담배를 물자 성우가 다가와 불을 붙여준다.


몇걸음 걸으며 주변을 천천히 돌아봤다.

같이 담배를 문 성우가 뒤따라온다.

담배를 태우며 계속 주변을 살폈지만,고즈넉한 시골 정경은 그대로였다.


“어떠냐, 이상하지?”


“네. 배신자 새끼.”


둘이 눈빛을 교환했다.

어째 일이 너무 쉽게 풀리더라니,


왜 이녀석은 배신했을까.

왜 나를 믿지 않았을까.


담배를 발바닥으로 비비며, 초조한 모습으로 이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태수를 힐끗 쳐다봤다.


그래, 일 시작해야지.


“태수야.”


조용히 녀석을 불렀다.


“네? 네.”


“왜, 그랬냐?”


“네?”


“우리가 군인이라는건 알고 있지?”


“....”


“다 나오라고 해라. 너희들이 날 너무 우습게 봤다.”


“혀.. 형님..”


그래 당황스럽겠지.

그래도 내가 느끼는 배신감만 하겠냐?


그때 주변에 숨어있던 인영들이 몇 나타난다.


나무 뒤에 둘. 공터옆 바위에 셋, 합쳐서 다섯놈.


하나같이 혈색이 창백하고 뼈만 앙상하게 마른게, 딱봐도 약쟁이들이다.

끼리끼리 논다더니.


“약쟁이 놈들이 재주도 좋구나.”


어서 구했는지 모두 총 한자루씩 들고있다.

적지않은 무게의 모신나강총을 나무작대기 같은 얇은 팔로 힘겹게 들고있다.


“형님.. 전 .. 정보는 사실이었어요. 정말입니다. 하.. 하지만..”


여전히 안절부절하며 말을 제대로 뱉어내지 못한다.

난 가만히 녀석을 노려봤다.


“역시 군인이라는건가? 눈치 하나는 빠르구나.”


유난히 눈이 큰놈이 태수의 말을 잘랐다.


“일이 끝나면 막대한 사례를 한다고? 웃기는구나. 네놈들의 그런 허무맹랑한 약속을 누가 믿을것 같은가?”


“태수, 너 이 새끼.”


“혀.. 형님.. 나..나는..”


조장이 죽일듯이 태수를 노려보자 그가 황급히 눈길을 피한다.


“누굴 바보천치로 아는가. 내가 아는 네놈들은 그런 막대한 사례를 하는 놈들이 아니다. 죽여서 입막음 하는게 네놈들의 생리지. 그렇지 않나?”


왕눈이가 큰눈으로 비릿하게 쳐다본다.

웃기는 놈..


“우릴 잘아는 모양이군.”


담담하게 말하자 의외였는지 왕눈이가 어이없어 한다.


“흥, 중국에서 네놈들이 하는짓을 모르는 자가 있더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기억 안나는가 보지? 그중에서도 특설대, 네놈들의 만행은 길가는 어린애들도 아는 사실 아니냐.”


왕눈이는 약쟁이 주제에 하나같이 뼈 때리는 말을 한다.


뭐라 반박을 못하겠구나.

그의 말은 엄연히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선을 전전하는 동안, 후방에서 벌어진 특설대의 악명은 내 귀에까지 들어왔다.


“x발, 이거 억울한데요?”


조장의 터트리는 불만대로, 우리가 오기전에 일어난 일이다.

우리까지 덤터기를 쓰다니.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그래, 네놈들의 의도를 알겠다. 오늘 주기로 한 선수금만 가지고 튀겠다는 건가?”


“역시 똑똑하구나. 그게 더 빠르지.”


약삭빠른 놈들..

선수금이 약속한 돈의 일할이라 해도 평생 먹고사는데 지장없다.


이때 박성우가 나서서 놈들을 비웃으며 낄낄댄다.


“흐흐흐, 멍청한 새끼들... 우리가 아무 대비도 없이 여기에 왔겠냐!! 적을 잡으러 왔으면서 부대를 동원 안하겠냐는 말이다. 수십명의 부하가 이곳을 감시하고 있다. 이새끼들, 허튼짓만 해봐라, 네놈들 몸뚱이가 벌집이 될 것이다!!”


조장이 허세를 잔뜩 부리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들이 아니었다.


“웃긴 놈이군. 역시 특설대 놈들은 믿을게 못돼. 네놈들만 왔다는건 이미 확인했다. 네가 말한 저쪽에도 내동료가 있거든. 자 여기까지 하자. 얼른 물건을 꺼내라. 나도 너희를 죽여서 일키우고 싶지않다. 조용히 물건만 가지고 사라져주마.”


똑똑한 놈일세.

장교를 죽이면 안된다는걸 알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강탈하는것과 그 결과는 천지차이가 된다.


장교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상당에 있는 아편굴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고, 이놈들도 끝까지 군부의 추격을 받아야할 것이다.


그래? 그런 것까지 알고 있다면?


내가 안주머니에서 종이 꾸러미를 꺼냈다.

어른 주먹보다 조금 큰 아편봉지였다.


그것을 놈들앞에 내밀자, 녀석들이 봉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흥, 그렇겠지. 쾌락을 갈망하는 탐욕스런 눈빛이 내손바닥 위에 꽂혀있다.


그때 벼락같이 놈들에게 소리쳤다.


“네놈들은 날 정말 우습게 보는구나!! 내가 순순히 아편을 가져올것 같은가? 아편쟁이 말을 그대로 믿었겠냔 말이다!! 정말 이게 아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지않아도 하얗던 놈들의 안색이 백지장처럼 더욱 창백해지며 기겁하고 있다.


이놈들, 당황하는거 봐라.

역시 아편을 안가져올 줄은 몰랐다.


어..? 아닌가?


여전히 손바닥을 갈망하는 눈길은 뜨겁다못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아직도 흰 봉지를 아편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놈들,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리다니.


흥, 그렇단 말이지?


손으로 봉지 양쪽으로 잡아 뜯었다.

하얀 가루가 찢어진 종이 밖으로 흘러내린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저.. 저..”


돌발적인 행동에 이제야 반응이 오는건가.

놈들의 질린 얼굴이 어느덧 새파랗게 변하고있다.

소스라치듯 전율하며 얼음장처럼 모두가 굳어버렸다.


어리석은 놈들, 주제파악을 했었어야지.

두동강이 난 봉지를 놈들을 향해 힘껏 내던지자, 하얀가루가 공중에 뿌옇게 흩뿌려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아.. 안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몇놈이 바닥에 엎어져, 아편가루를 흙까지 긁어모아 급하게 입으로 가져갔다.


“양.. 양연!!”


맛을 본 놈이 소리치며 주변 흙을 더욱 세차게 긁어모으고 있다.


“튀어!!!”


난 곧바로 소리치고는 품에서 권총을 꺼냈다.

권총은 장교에게만 지급하는 무기. 빈손이었던 박성우는 내말에 잽싸게 뒤로 뛰었다.


탕! 탕! 탕!

내 권총이 불을 토하자, 두놈이 배를 부여잡고 쓰러진다.

세발을 더 쏜후 나도 박성우를 뒤따라 뒤로 뛰었다.


탕! 탕! 탕!

놈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렸는지 뒤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이 새끼들아!! 약은 나중에 챙기고 놈들을 먼저 잡으란 말이야!!”


왕눈이가 뒤에서 고래고래 악쓰고 있다.


둘은 정신없이 뛰었다.

우리 뒤로 나있던 길은 마을로 향해있다. 우리는 마을을 옆으로 우회해서 뒷산쪽으로 달렸다.


“x팔! x팔!”


성우가 뒤따라오며 거칠게 욕을 퍼붓는다.


“약쟁이가 쏜 총에 맞다니. 이게 무슨 개망신이냐?”


성우가 다시금 욕설을 퍼붓자 그제야 녀석을 돌아봤다.

오른손으로 왼팔을 꽉누르며 뛰고 있다.

왼팔에서 선혈이 흘러나와 손가락을 타고 떨어지고 있다.


“성우야, 맞았냐!! 괜찮아?”


“x팔. 이게 무슨 대수입니까!! 총 한두번 맞아본것도 아니고. 대장도 봤잖습니까? 약쟁이 새끼들 부들거리면서 겨우 총들고 있는거 말입니다. 그딴 총에 맞다니, 쪽팔려서 어떻게 삽니까.”


아, 놀래라.

자식아, 그럼 된거지.


녀석은 정말로 쪽팔리다고 생각했는지 도망치는 내내 시끄러웠다.


마을을 지나 뒷산 가까이에 다다랐다.


낮은 담장을 둘러친 낡은 건물이 보인다.

한칸짜리의 작은 건물치고는 마당이 널찍하고 그안의 텃밭도 꽤 넓어보인다.

중국의 시골에서 흔히 보는 사당이다.


조장이 부상당한 이상 산타고 도망치기에는 무리다.

급한데로 사당 입구안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텃밭을 일구고 있던 중년부부가 우리를 보고 깜짝 놀란다.


“우린 군인이오. 부상자가 있으니 좀 숨겨주시오. 나중에 크게 사례하리다.”


내가 다급하게 말했다.


사내가 놀란 얼굴로 조장의 팔을 봤다. ㄱ리고는 담장 너머도 쳐다본다.

저 멀리서 약쟁이들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쫓아오고 있다.


빌어먹을, 이제는 더 도망갈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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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일본군이 무너지고 있다. 4 +1 24.05.21 51 5 9쪽
24 일본군이 무너지고 있다. 3 +1 24.05.20 55 5 10쪽
23 일본군이 무너지고 있다. 2 +1 24.05.19 57 5 10쪽
22 일본군이 무너지고 있다. 1 +1 24.05.18 64 5 10쪽
21 간도 특설대 3 +1 24.05.17 67 5 10쪽
20 간도 특설대 2 +1 24.05.17 62 4 10쪽
19 간도 특설대 1 +2 24.05.16 90 5 10쪽
18 위협적인 우회기동 3 +2 24.05.16 71 5 12쪽
17 위협적인 우회기동 2 +2 24.05.15 74 5 12쪽
16 위협적인 우회기동 1 +1 24.05.15 77 5 12쪽
15 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3 +1 24.05.14 70 5 11쪽
14 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2 +1 24.05.14 75 5 12쪽
13 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1 +1 24.05.13 81 5 12쪽
12 이 전쟁 막아야 하는 군인들 3 +2 24.05.13 75 5 12쪽
11 이 전쟁 막아야하는 군인들 2 +2 24.05.12 80 5 12쪽
10 이 전쟁 막아야하는 군인들 1 +2 24.05.12 83 5 12쪽
9 확신없이 벌인 전쟁 2 +2 24.05.11 92 5 11쪽
8 확신없이 벌인 전쟁 1 +2 24.05.11 100 5 11쪽
7 조선인은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다 3 +2 24.05.10 112 5 12쪽
6 조선인은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다 2 +2 24.05.10 114 6 12쪽
5 조선인은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다. 1 +2 24.05.09 144 6 12쪽
4 유월의 어느날 3 +2 24.05.08 152 10 12쪽
3 유월의 어느날 2 +2 24.05.08 195 11 13쪽
2 유월의 어느날 1 +3 24.05.08 323 11 13쪽
1 프롤로그 +6 24.05.08 521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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