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영웅들의 라이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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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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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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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은 우리 것이다 3

DUMMY

괴력난신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산길에 탱크들이 멈춰있다. 진지를 점령하며 따라오던 후속부대를 기다리며 재정비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이 기회다.


탱크주변 숲속에 아군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사단장 명령으로 급히 만든 중대규모의 대전차부대가 숲속에서 전차의 주변을 둘러쌌다.


이들이라고 딱히 방법이 있는건 아니지만, 가지고있던 모든 대전차 무기들을 쏟아냈다.

2.37밀리 대전차 로켓포가 동시에 불을 품고 수류탄 수십개가 날아간다.


쾅! 쾅! 쾅!


탱크와 주변에 폭탄이 터지며 매케한 연기로 일대가 자욱해졌다.

이것들로 괴력난신의 두꺼운 피부를 뚫기에는 발바닥을 혀로 핥는 것만큼 가소로운 일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상관없다.

화염과 주변에 자욱해진 연기로 저 괴물의 눈만 잠시 가리면된다.

그리고


“돌격하라!!!”


“와~~”


양 숲속에서 갑자기 뛰쳐나온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연기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총도 들지않은 이들이 손에 다발을 하나씩 들고 소리를 지르며 맹렬하게 달린다.


이들은 분명 아까 대전차 부대원들과는 또다른 인원들이다.


두 두 두 두

이들의 함성에 탱크의 기관총사수가 놀랐는지, 연기에 대고 기관총을 제멋대로 휘갈긴다.


5대의 전차에서 사방으로 난사된 눈먼 기관총에 달려들던 인원들이 속속 쓰러졌다.

앞사람이 쓰러지면 바닥에 떨어진 폭탄까지 집어들고 뒤이어 뛰어든다.


이들은 공병대 병사들.


철교폭파에 실패하자 책임감을 느끼던 부대장 김영성 소령과 휘하 대원들이, 돌격대를 자원해서 나온것이다.


TNT 폭약을 다발로 묶어 충분한 화력을 만들고, 가운데 수류탄을 꽂아 기폭제로 삼았다.

원리는 간단하다.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한후 폭발까지는 3초면 충분했다.


불과 3초, 결국 성공하더라도 살아 돌아오기는 불가능하다.


이들은 죽기를 각오한 것, 아니 죽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원한것이다.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만 남았을뿐 이들의 운명은 정해져있다.


어제저녁 막걸리를 돌려마시며 결의를 다지고, 유서까지 써놓은 상태였다.

특공대보다는 죽음이 예정된 결사대였다.


어제의 새벽은 무척이나 길었을 것이다.

밤새내내 전율했을 공포를 이들은 어떻게 이겨냈을까.


“가자!!”


“돌격~~”


주변에 퍼지는 고함소리.

몸이 갈기갈기 터진다는 두려움으로 한숨도 자지못해 핏발선 눈으로, 귓전에 스치는 기관총 탄환소리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달리는 발걸음에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다.

악에 바친 고함소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몸부림이었다.


이렇게 하나둘 탱크 밑바닥으로 뛰어들있다.


고막이 터질듯한 기관총소리와 연이어 대지를 울리는 탱크폭발음 사이에서도 또렷이 들리는 외마디의 목소리.


“대한민국 만세!!”


십여 차례가 넘는 폭발음 사이에서 간간이 들리던 염원이 담긴 외침이었다,


바닥이 터져나간 고철덩어리가 시꺼먼 연기를 내며 활활 타고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불쏘시개로 삼아, 5대가 화염에 휩싸인채 메케한 냄새를 사방에 퍼트리고 있다.


전쟁에 승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생과 애국심이 필요할까.


어제저녁 김영성 소령이 유서들을 모아 찾아왔을때 차마 말릴수가 없었다.

사단장의 무력함을 장병들의 굳건한 신념으로 채우는 전장이었고, 괴력난신의 심장에 창을 꽃아넣기위해 이렇게 의로운 생명들이 계속 희생되어야 하는 잔혹한 나날이었다.


전쟁의 승리, 그리고 나라를 수호한다는건 숭고한 피를 한칸씩 차곡차곡 쌓아올려, 하늘에 닿아야 비로소 이룰수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름다운 이강산은 결코 우리의 것이다.

우리의 피가 강산을 물들고 시체가 강을 메울지라도 적에게 넘겨줄수 없다는 이들의 염원을, 하늘의 신이 감동해야만 후손들에게 온전한 나라를 물려줄수 있는걸까.


매순간 급박하게 변하는 전장이었다.


잠시의 자괴감도 사치일뿐 이들의 희생을 헛되이 흘려버릴 수없다.

지금도 강건너편에서 적 122밀리 곡사포가 이쪽 참호를 강타하고 있지만, 미친 고철덩어리가 통구이가 된 상황에선 희미하게나마 승산이 보이고있다.


“1대대는 이제 역습으로 전환한다. 적 우측에서 돌진하라. 3대대는 좌측에서 놈들을친다. 그리고 보병학교 교도대는 철교의 감제고지를 다시 탈환하라.”


최광기 대령이 결단을 내렸다.

예비대인 3대대와 지원부대까지 총동원한 1연대의 역습이다.


선두에 섰던 탱크가 무력화되자 아군병사들이 기운을 회복했다.

무력하게 당하고있던 참호에서 뛰쳐나와 빼앗겼던 적의 진지로 다같이 돌진했다.

갑작스러운 전황의 변화에 미쳐 방어대형을 갖추지못한 적들이 당황해하고 있다.


정오가 되자 교도대가 악전고투끝에 철교서안의 감제고지 점령에 성공해, 적들의 후속지원을 끊고 퇴로를 막았다.


26일 오후, 10시간에 걸친 공방전이 비로소 끝났다.

철교 건너로 적들을 다시 밀어냈다는 보고가 관측소에 있던 나에게 전해졌다.


이제 전방관측소를 나와, 어떻게든 뚫으려는 적 1사단에 맞서 아직도 혈전을 벌이고 있는 3연대의 파평산으로 다시 향했다.


“x팔, 이번전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합니까!”


지프가 출발하자 박성우 대위가 격정적으로 불평을 토로하고있다.

부관이 상관앞에서 욕지거리를 지껄이자, 통신대 중위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렇지않아도 병력, 무기. 화포 뭐하나 비교할수 없는 압도적인 전력차인데 강력한 장갑을 두른 탱크까지 있다니.

이건 순전히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아닌가.


“육탄 공격이라뇨!”


차라리 볏짚을 안고 불길에 뛰어들고 말지.

중국공산당이 일본탱크를 향해 썼던 방법을 이제는 공산당을 상대로 써야하다니.


“앞으로도 계속 맨주먹으로 탱크를 상대해야 합니까? 정말로 방법이 아예 없는겁니까! x팔 새끼들.”


적 탱크는 얼마나 많을까?

앞으로 벌어질 전쟁내내, 지금 파평산이나 문산처럼 전쟁교본에도 없는 참혹한 전투방식을 계속 해야하는가.

그렇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도무지 방법이없다.


“그만 벌린 입 다물고 본부에 연락할 준비하라.”


사단장이 말하자 중위가 허겁지겁 수화기를 든다.


파평산과 문산.

위태롭지만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막고있다.


전쟁개시 이틀째, 26일 오후였다.



파평산에서 오는길. 통신병이 수화기를 건네준다.

사단본부에서 온 통신이었다.


“사단장님. 좀 와보셔야겠습니다. 지금 후퇴한 인원중에 이상한 소리를하는 소위가 있습니다.”


“이상한 소리?”


“네. 적 사단장이 선물을 보냈다면서 횡설수설합니다.”


“알았다. 이따 가지.”


문산읍내 국민학교에 사단의 전선지휘소가 있다.

한쪽에 있는 어두침침하고 작고 허름한 방에 소위가 홀로 앉아있다.


“이름이 뭔가?”


“네. 공상현입니다.”


“소속은?”


“2연대 본부상황실입니다.”


“적들이 귀관을 풀어줬다고?”


“그.. 그렇습니다.”


이상한 일이었다.

무슨 꿍꿍이일까.


“그래, 날 보자고한 이유가 뭔가?”


소위는 뭔가에 주눅들었는지 죄지은 것마냥 내 눈치를 봤다.


“이걸 사단장님께 직접 전해주라고..”


책상위에는 종이뭉치 두개가 놓여있다.

난 작은 뭉치를 풀었다.

담배였다.


“담배...?”


놈들의 행태가 갈수록 태산이다.

담배를 왜?


얼떨떨한 얼굴로 쳐다보자, 소위 역시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히려 날 의아하게 보고있다.

뭔가가 꺼림칙해 바로 다른뭉치를 펼쳤다.


거기에 있던것은 권총이었다.

소련제 토카레프 권총.


“이.. 이것은?”


옆에있던 박성우 대위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지.. 진...”


얼마나 놀랐는지 말문이 막힌것 같다.


“그래, 진선생이다.”


짐짓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속이 아득해졌다.


“대... 대장.. 진천부 이 개x끼, 우리와 한판하려고 온 겁니까?”


박성우가 흥분하며 직설적으로 외쳤지만, 나역시 정신이 혼미해져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진천부 그 인간이 갑자기 여기서 왜 튀어나오는가.


설마 전방에 몰려오고 있는 적이 그자란 말인가.

소위를 통해 나에게 하려는 바는 뭐지?

혹시 단순한 적의 기만책 아닐까.


오만가지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머리를 헤집고 다녔다.


“사단장님. 그, 그자가 전해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잔뜩 기가 눌린 소위의 목소리가 모기만해 졌다.


“너 이새끼!! 뭘하자는 짓거리야? 너 빨갱이야, 새꺄?”


박상우가 극도로 흥분해서 버럭 고함치자 소위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박대위, 겁박하지마라.”


박성우를 진정시켰다.


그자가 무슨소리를 하는지 들어야한다.

그래야 그의 의도를 알수있다.


잠깐 한숨을 돌린뒤 소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공소위라 했나? 괜찮네. 말해보게.”


“이,.. 이 전쟁은 지게되면 더이상 도망갈곳이 없다고...”


주눅든 목소리가 겨우 들린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냐고!!"


“좀 조용히 해! 너무 시끄럽다.”


이건 단순한 개소리가 아니었다.

헤어질때 했던 그의 조언이었다.


//“만일 일본이 패망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셨죠? 만일 그렇게된다면 미련을 버리고 만주를 빨리 떠나십시오.”//


"그래, 그렇겠지."


그때는 도망갈 조국이라도있지만 지금은...


이제 진천부 그자가 보냈다는걸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총도 헤어질때 내가 그에게 준게 맞을 것이다.


들고있던 권총을 박성우에게 툭 던져주자, 얼떨결에 총을 받은 녀석이 황당하게 쳐다본다.


“그거 원래 자네 거였잖아. 주인 찾아왔어.”


“대.. 대장..”


이제 하나는 확실해졌다.

내앞에 쳐들어왔던 적이 진선생, 진천부가 맞다.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무슨 수작을 하려는건지 알아야한다.


“x팔. 불과 작년 아녔습니까! 그놈 부대가 신의주에 있다고 막둥이가 그랬잖소. 그런데 그새끼가 왜 여기에 있냐구요. 그놈은 전쟁에 도가 튼놈 아니오. 왜 우릴..”


“그래 도가 튼 사람이지.”


“...”


내가 순순하게 동의하자 말문이 막힌 모양이다.


남한으로 월남했던 여러 사람들을 통해 중국내전 당시 그의 눈부신 활약상은 들어 알고있다.

또한 중국내전에 북한을 어떻게 끌어들었는지도 들었다.

내가 정보국장하던 시절이었다.


그는 분명 전쟁에 도가 튼 사람이다.


“하.. 하지만 그가 우릴 적대시할 이유가 없지않소? 놈이 죽을뻔 했을때 우리가 구해주지 않았습니까?”


녀석이 울분을 토할만하다.

그에게 닥친 최악의 순간을 우리가 구해줬으니까.

하지만 이미 흘러간 과거의 절편일 뿐이다.


그때였다. 갑자기 문이 거칠게 열렸다.


“사.. 사단장님. 큰일났습니다!!”


다급히 들어오던 참모장 석일 대령이 소리쳤다.


“후방에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여태 길길이 날뛰던 박성우도 더는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아연실색한채 석대령을 쳐다볼 뿐이다.


“파평산후방의 퇴로에 적이 나타났습니다. 3연대에서 후퇴해도 되는지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적이 무슨수로 후방까지 침투했단 말인가.

여태 잘 지키고 있던 파평산이 갑자기 위험에 빠졌다.


이렇게 2차 방어선이 뚫리고만 것일까?


"풋."


그때였다. 뜬금없이 내 입에서 실소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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