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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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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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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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항마 수호대

DUMMY


자시쯤 도착한 팔각사는 이미 관람객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적막감 속에 휘영청 보름달만이 팔각사 처마 끝에 걸려 있었다.


밤의 고요함 속에서 따뜻하게 느껴지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민혁은 감상에 젖어 들었다.


'달은 해와 달리 바라 볼 수가 있어 좋구나. 나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면  달을 보듯 부모님의 얼굴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 대한 추억 하나 가지지 못하고 얼굴도 모르지만 그냥 아련하게 '아버지,어머니'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문득 차가운 외로움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자 가슴이 시려 왔다.


이때 진호충의 전음이 들려왔다.


<성주님 팔각사 지붕 위로 올라오십시요.>


지붕 위에 올라가자 진호충이 포권의 예를 올린뒤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 대 성주님과 함께 전국을 돌며 통일 전쟁을 할 때 제 나라에서 대규모 접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껏 밀린 적이 없는 현무성의 백의 수호대가 검은 무복의 무리들에게 속절없이 밀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성주님과 장로님의 고강한 무공에 힘입어 그들을 주살하였고 그때 그들의 몸에서 나온 신패를 통해 흑운마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성주님 말씀에 의하면 백 오십 년 가까이 존재만 알고 있었지 무림에 등장하는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성주님은 제 나라 정복 후 마교의 세력을 추적하여 제거하려 했으나 당시 황제는 제 나라 왕의 딸 요화 공주에게 푹 빠져  공주를 후궁으로 들였습니다.


통일전쟁을 일으키기 전, 진 나라에서 칠 왕국이모여 평화회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나라가 침략을 당하면 나머지 왕국들이 합심하여 침략국을 응징한다는 내용이었죠.


평화회담 당시 각 나라의 왕과 세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 나라의 무남독녀인 '요화 공주'도 참석했었습니다.


별도 달도 '요화 공주'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정도로 워낙 경국지색이어서 모든 왕세자들이 청혼을 하였죠.


하지만 당시 열네 살 이었던 공주는 어리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평화회담은 진 나라의 계책이었습니다.


모두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여 대부분의 나라가 오랜  전쟁으로 지친 군인들을 고향으로 보내 생업에 종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진 나라는 더욱 더 군비 증강에 힘써 멀리있는 나라와는 화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침략하는 원교 근공의 전법으로 순식간에 나머지 여섯 왕국을 정벌했습니다.


그때 요화 공주에 반한 시황제가 서둘러 통일 전쟁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원래 정복을 한 후에는 왕족들은 구족을 멸하여 반란 세력이 들고 일어날 명분의 싹을 자르는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하지만 천하 제일미라는 요화 공주에게 빠진 시황제는 제나라 힘의 근원인 흑운교를 멸하지도 않고 제나라를 제후로서 임명하여 충성하도록 했습니다.


통일  전쟁이 끝난 후 성주께서는 버려진 전쟁 고아들 중  무골이 뛰어난 100여 명의 아이들로  항마대를 비밀리에 만들어 마교의 발호에 대비해 왔습니다.


제가 훈련 대장으로 임명되었고 장로님들이 돌아가며 무공을 전수하셨습니다.


그들은 오직 성주의 신물인 현무령을 가진 사람에게만 명령을 받도록 훈련되었습니다.


오늘 성주님은 그들을 수하들로 삼아 성주님의 뜻을 이루시는데 요긴하게 쓰십시오."


묵묵히 듣고만 있던 민혁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나에게 수하들이 생긴다."


그리고 문득 호승심이 솟구쳤다.  동시에 원수들에 대한 분노의 적개심도 활활 타올랐다.



**************************************************************



팔각사로부터 백여리 떨어진 자그마한 언덕에 크지 않은 조금은 낡은 듯 한 장원이 있다.


그곳 지하에는 거대한 연무장이 존재했다.  땀에 젖은  하얀 무복을 입은 청년들이 내공심법을 수련하는 듯 머리 위에서는 현무 신공의 붉은 기운이 일장 가까이 비산하고 있다.


훈련대장 진호충이 단상에 오르자 일제히 일어나 포권의 예를 취한 뒤 옆에 있는 아름답게 생긴 공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진호충이 진기를 실어 외쳤다.


"여기 계신 분이 너희들이 20년을 기다린 성주님이시다."


순간 모두의 눈에 처음에는 반신반의의 빛이 떠올랐지만 얼마 안가 그들의 눈은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


20년간 고된 훈련을 인내하며 기다려온 강호 출도가 자신들보다 나이가 어리고 지렁이도 밟지 못할 것 같은 샌님 처럼 보이니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그것을 바라본 민혁은 오른손을 쳐들어 손목에 찬 현무성의 신물인 현무령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현무령에서 붉은 기운이 서서히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한 장 두 장 늘어나던 현무진기는 어느덧 연무장을 가득 메우더니 순간적으로 갈라져 연무장의 무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본능적으로 전신 내공을 끌어 모아 저항하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의 내공이 백 사람의 내공을 이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 그들은 콧방귀를 날리며 저항했다.



그러나 저항을 하면 할수록  사술에 걸린 듯 자신들의 진기가 서서히 빠져나가더니 마침내 그들의 내공은 바람 앞에 촛불처럼 흩어지고 모든 것을 태울 듯한 신공이 그들이 입고 있는 의복을 모조리 노랗게 구워 버렸다. 만약 조금만 더 진기를 주입했으면 의복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노릇하게 구워질 상황이었다.


모두가 경악 했다.


더 더욱 진호충은 너무 놀라 입이 찢어질 뻔 했다.


성주님의 무공이 이 정도라니 전 성주님을 능가하지 않는가 ?


모두가 할 말을 잊고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 민혁을 멍하니 바라보자 민혁은 고막을 뒤흔드는 사자후를 토해냈다.


"너희들의 오랜 폐관수련은 이제 끝났다. 이제부터 너희들을 현무성의 '항마수호대'라 칭하며 나를 따라 강호에 나선다.  4년 전 벽황산에서 마교와 무림맹의 공격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전 성주님과 삼 장로님 그리고 수많은 현무성의 제자들 그분들의 원수를 놈들의 피로 갚고 우리 현무성이 무림을 제패한다."


쩌렁쩌렁 지하 광장을 울리는 민혁의 사자후에 그들은 한 마리 괴수가 되어 온몸으로 울부짖었다.


버려진 자신들을 구해 아버지처럼 키워주신 성주님과 20년 동안 가르쳐 주신 스승님의 비보에 통한의 눈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복수의 확실한 구심점이 되어 절대 강자의 무공을 보여주는 성주님을 향한 감격의 눈물 또한 흘러내렸다.


민혁은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지금 무림에서는 나를 현무성의 무정 살수라고 부른다. 나는 그들에게 무정이 아니라 비정하고 잔혹한 살수임을 각인 시킬 것이다."


이어서 민혁은 단호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원들에게 말했다.


"지금 너희들의 무공은 마교의 흑검대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들은 흑검대보다 뛰어난 은검대와 금검대도 가지고 있다. 또한 마교는 무당의 칠성 검진을 비롯하여 여러 검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을 보았다. 이에 대항하여 가문의 강력한 '비전절학'을 너희들에게 전수해 주겠다.!!


무림의 모든 문파에서 가문의 절학은 가족에게만 비전으로 전해지는데 그것을 알려 준다니 진호충을 비롯해 모두가 깜짝 놀랐다.


"첫 번째 알려 줄 무공은 내가 조금 전에 너희들의 내공을 흩어지게 한 무용심법을 이용한 장법이다.


상대방의 진기를 이용하는 무공으로 싸울수록 상대방의 진기는 고갈되고 자신의 진기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무공이다. 다만 자신보다 두 배 이상의 내공을 가진 자에게는 거꾸로의 현상이 일어나니 사용하지 말아라.


두 번째는 '항마 합격술'이다.


여러 명이 합격할수록 그 위력은 배의 배가 되니 강적을 만날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세 번째는' 현무신검과  섬광극마라는 어검술'이다.


진기 소모가 심하지만 절체절명의 최후 초식으로 사용하면 너희들의 목숨을 구할 것이다. 다만 이 검법은 현재 너희들의 내공으로는 부족하여 십 성에 이를 수가 없다.


그래서 두 번째까지 연마한 다음 벽황산에서 가장 앞장서서 처 들어 왔던 당문과 벽력세가를 멸한다. 그래서 두 세가가 다량 보유하고 있는  영단을 취해 부족한 내공을  보충한 후 배우도록 한다.


그리고 끝으로 현존 무림 구파 일방의 '진산비기'가 적힌 책자를 주겠다.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연마하면 무림 정파를 상대할 때 유용할 것이다."


민혁의 말이 끝나자 연무장의 무사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귀를 의심했다.


'어검술과 당금 최고의 문파인 구파일방의 비전 절기라니...'  서로의 얼굴을 꼬집어 꿈인지 생시인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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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금사교의 멸문 24.05.22 233 4 9쪽
15 당문과 벽력문의 멸망 24.05.20 229 5 10쪽
» 항마 수호대 24.05.18 249 6 9쪽
13 동정호의 전투 24.05.17 281 7 12쪽
12 열화신단 +2 24.05.16 281 6 8쪽
11 광사평의 혈투 +1 24.05.15 282 7 8쪽
10 마교의 출현 24.05.14 314 7 8쪽
9 금사교 +1 24.05.12 337 8 9쪽
8 현무성의 등장 24.05.11 376 8 13쪽
7 첫 경험 24.05.10 394 9 9쪽
6 피의 술잔 24.05.09 379 8 8쪽
5 현무 신동 +1 24.05.08 425 11 8쪽
4 혈담의 맹세 24.05.08 440 8 11쪽
3 복수의 씨앗 24.05.08 514 8 11쪽
2 흑운교와 봉황성 24.05.08 604 10 12쪽
1 돌기 시작한 수레바퀴 +1 24.05.08 998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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