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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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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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5.08 14:41
최근연재일 :
2024.09.14 19:00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13,502
추천수 :
228
글자수 :
315,259

작성
24.05.16 22:26
조회
274
추천
5
글자
8쪽

열화신단

DUMMY

서연이 떠나간 후 허탈한 심정으로 객잔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서쪽 들판 끝에서 두 명의 흑의인이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순식간에 민혁 앞에  도달했다.


수염이 길고 매의 눈을 가진 노인이 옆에 있는 동료에게


"삼호법, 우리가 늦은 건가?"


"예. 이호법님! 은검대가 전멸 한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돌아보던 이호법이 민혁을 노려보며 물었다.


"네가 은검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느냐?"


그 말을 들은 민혁은 순간적으로 이들이 흑운교의 초 절정 고수이며 이제껏 상대한 적이 없는 강자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러나 오기가 발동한 민혁은


"그렇다. 저 놈들이 내가 바라보는 달빛을 막아 서 길래  죽여 버렸다. 그러니 너희들도 방해 말고 어서 사라지 거라!"


민혁의 말이 떨어지자 또 다른 애꾸눈의 삼호법이 한쪽 눈을 번쩍이며 


"이호법님, 은검대는 봉황 빙장에 당했습니다. 이놈은 현무성 놈입니다."


이호법이 으스스한 목소리로


"네 놈이 바로 우리의 최우선 척살대상인 현무성주로구나 잘 만났다."


말을 끝낸 이호법은 긴 말 따윈 필요 없다는 듯  몸에서 터지는 물방울처럼 검은 구름을 뿜어냈다.


이윽고 검은 구름은 물속으로 번지는 물감처럼 하늘을 덮고 민혁을 압살시킬 듯 쏟아졌다.


이렇게 많은 양의 검은 구름을 순식간에 만들어 지체 없이 처 오는 빠른 공격에 민혁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민혁은 현무성의 삼대 비기중에 하나인 ‘파천무’를 펼쳐 쏟아지는 구름 덩어리를 향해 맞받아쳤다.


'콰르르릉 쾅!!!'


전속력으로 마주보고 달린 두 대의 마차가 정면으로 부딪쳐 박살이 나듯 검은 구름들이 조각조각 흩어져 날아갔고 민혁의 몸도 한 자 가량 땅 속으로 박혀 들었다.


그리고 민혁의 발 등으로 한 방울의 피가 '톡' 하고 떨어졌다.


내상을 입은 듯 입가에 흐르는 피를 혀끝으로 빨아들인 민혁은 출도 이후 처음으로 십성의 현무 신공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붉은 광채가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민혁의 기세에서 위기를 직감한 두 호법들은 재빠르게 힘을 합쳐 흑운심법을 이용한 장법 중 최고 비기인 ‘역천장’을 둘이 하나가 되어 펼쳤다. 


그러자 더욱 더 두꺼워진 검은 구름은 또 다시 거대한 돌덩이가 되어 민혁을 압사 시킬 듯 덮쳐들었다.


민혁 또한 현무 신동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현무성 최고의 절학 ‘만화참’을 전력으로 후려갈겼다.


'우지-찍--- 콰쾅,  쾅!!!!!!!'


검고 붉은 두개의 진력이 충돌하자 왕사평의 풀들은 뿌리 채 뽑혀 하늘을 뒤 덮었고 멀리 있는 나무들도 몸서리를 치며 나뭇잎을 우수수 떨구었다.


민혁은 두 발짝 뒤로 물러나 울컥하며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


주루룩 뒤로 밀려난 두 노인 중 애꾸눈의 두 팔이 부서진 듯 어깨에서 덜렁거렸다.


이호법의 입가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허공에서 휘돌던 풀잎들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동안의 짧은 시간이 흐른 뒤 이호법이 비장하게 말했다.


"삼호법, 내가 금계를 깰 것이다.  뒤를 부탁한다!"


삼호법은 기겁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안됩니다. 이호법님!  오늘 못 죽이면 내일  죽이셔도 됩니다. 금계를 깨시면 안 됩니다!"


이호법은 다시 비장하게 말했다.


"난 살 만큼 살았다. 오늘 흑운교를 위해 저 놈은 반듯이 죽여야 되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무서워질 놈이다."


이호법은 천천히 민혁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는 또 다시 검은 구름이 빠르게 솟구쳤다.


민혁에게 점점 다가 갈수록 그의 몸은 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그의 눈에서는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몸에서는 피 비린내가 확 풍겨졌다.


마침내 완전한 어둠 속에서 '크-악--'하는 짐승의 절규 소리와 함께 검게 변한 이호법의 손에서 또 다시 한 무더기의 검은 구름이 민혁을 향해 쏟아졌다.


민혁 또한 밑바닥의 진기까지 끌어 모아 십이성의 진력으로 만화참을 시전했다.


'쿠콰르르쾅--쾅!!! 쾅쾃!'


또 다시 풀잎들은 허공을 향해 미친듯이 허우적거렸고 나무들도 이번에는 견딜 수 없었던지 '빠지지-직'하며 허리가 부러졌다.


민혁은 그 부러진 나무를 향해 피분수를 뿜으며 쏘아진 화살처럼 날아갔다.


그 순간 독수리가 어린 양을 낚아채 듯, 민혁을 낚아 채 사라진 흰 물체는 ‘진호충’이었다.


광사평을 벗어난 진호충은 민혁을 땅 위에 눕히고 진맥을 하려 했지만 할 수가 없었다.


오장육부가 뒤틀려 있었고 뼈마디와 혈맥도 여러 곳이 끊어져 있었다.


진호충은 내공을 주입하여 치료도 할 수 없게 되자 산송장과 다를 바 없는 민혁의 손을 붙잡고 절망에 찬 눈물을 흘리며 꺼이꺼이 흐느꼈다.


그렇게 얼마나 울었을까...? 움직임이 없던 민혁의 손끝이 움찔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온몸에서 우두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서진 뼈가 다시 맞춰지는 소리였다.


극양의 현무지체의 위력이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몸 안에 내재되어 있던 장로들이 심어준 내공과 현무신동에서 몸에 박혔던 알들의 열기가 그의 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창백하게 식어가던 그의 몸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며 혈색이 돌았다.


어둠이 사라지고 새 아침의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 민혁은 잠에서 깨어나 듯 눈을 번쩍 떴다.



@ @ @ @ @


중원의 동쪽을 향해 팔 두 마차는 미친 듯이 달렸다.


앞서서 달리는 호위 무사와 마차의 마부는 지상에서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을 날려 보냈다.


나무와 돌, 심지어 가축과 사람까지 막아서는 것은 모두 쓸어버렸다.


마차 안 일호법 앞에 놓인 하얀색 양 털 이불 위엔 창백해서 곧 얼어버릴 듯 한 소교주가 덜덜 떨며 누워 있었다.


일호법은 후들후들 떨리는 손을 소교주의 하복부에서 떼어내며 중얼거렸다.


"이대로는 두 시진도 버틸 수가 없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교주의 단 하나 뿐인 아들이 자신 앞에서 죽어가는 참담한 상황에 꺼질 듯 한 한 숨을 내뱉을 때, 한 줄기 창로한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 일호법. 열화신단을 보낼 것이니 소교주에게 먹이시요.>> 


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가림막을 뚫고 붉은색 약병이 쏘아 들어왔다.


자기 병의 입구를 막고 있는 냉묘석 마개를 뽑아내자 병 안에  있는 다섯 알의 신단에서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오백 년 이상을 산다는 극락조의 알로 만든 열화신단을 다섯 알이나 손에 쥔 일호법은 마음속으로 환호했다.


'이제 살릴 수 있겠구나!!'


그는 고마움에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누구신데 이런 귀한 약을 주시는 겁니까?" 하며 난생 처음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물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때가 되면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됩니다. 난 그만 갈 테니 어서 치료부터 하시오. 늦어질수록 치료하기 힘드니까. >>  하면서 전음이 끊어졌다.


빠르게 달리는 마차를 따라오며 숨 결 하나 흐트러짐 없이 천리전음을 하고, 정확하게 약병을 넣어주는 솜씨는 일호법 자신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을 죽일 수도 있는데 약을 준다는 것은 적이 아니라는 생각에 급히 신단을 소교주의 입에 넣고 추궁과혈을 시작했다.


마차는 마교총단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렸고 마차 위 하늘에서는 천리비응이 따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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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화신단 +2 24.05.16 275 5 8쪽
11 광사평의 혈투 +1 24.05.15 276 6 8쪽
10 마교의 출현 24.05.14 307 6 8쪽
9 금사교 +1 24.05.12 331 7 9쪽
8 현무성의 등장 24.05.11 369 7 13쪽
7 첫 경험 24.05.10 387 8 9쪽
6 피의 술잔 24.05.09 371 7 8쪽
5 현무 신동 +1 24.05.08 418 10 8쪽
4 혈담의 맹세 24.05.08 430 7 11쪽
3 복수의 씨앗 24.05.08 500 7 11쪽
2 흑운교와 봉황성 24.05.08 583 10 12쪽
1 돌기 시작한 수레바퀴 +1 24.05.08 96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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