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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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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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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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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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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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현무성의 등장

DUMMY

민혁은 매화장에서 가장 가까운 진성현의 금사교 분타를 첫 목적지로 삼았다.


진성현은 인구는 적었으나 북방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여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진성현의 중앙로를 따라 걸어가면서 매화장 부부에게 받은 두둑한 은자 덕분에 그 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길거리 음식들을 이것저것 사 먹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종을 요란하게 울리며 당고를 팔고 있는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가 육 십대 초반쯤 되었을까?


평범한 장사꾼 같아 보였는데 민혁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그가 종을 울리고 있는  손목에 차고 있는 팔찌였다.


그것은 분명히 자신이 차고 있는 현무령에서 피 독주만 빼면 똑같은 모양이었다.



당고를 산 뒤 계산을 하는 척하면서 슬쩍 소매를 걷어 올려 현무령을 보여 주자


순간 평범하게 보이던 눈에서 기광이 번쩍하더니 잠시후 묵묵히 좌판을 걷기 시작했다.


힐끗 민혁을 한 번 쳐다본 후 등에 멘 좌판이  힘에 부친 듯 휘적휘적 걷기 시작했다.


사람 많은 큰 길을 따라 얼마간 걷던 노인은 좁은 골목으로 꺾어서 들어갔다.



그 순간 민혁의 귀에 전음이 들렸다.


< 성주님 왼쪽 여섯 번째 문으로 들어오십시요.>


미행이 없음을 확인한 후 마당도 없는 집의 작은 문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방이었다.


민혁이 방을 들어서자 노인은 무릎을 꿇고


"제 5대 제자 '선우백' 인사 올립니다."


하며 큰절을 하는 노인의 얼굴은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흘릴 기세였다.


민혁 또한 가슴이 벅차올라


" 당신은 제가 무림에 나와 처음으로 만난 현무성의 제자이십니다."


하며 목이 메인 듯이 화답하자 


노인은 옅은 미소를 띄우며


"성주님 말씀을 낮추십시오. 소인 불경죄로 치도곤을 당하게 됩니다"


하면서 식탁을 치우고 바닥 깔개를 걷자 지하 통로가 드러났다.


"성주님 저를 따라오십시요"하면서  앞장서서 내려갔다.


지하 통로를 따라 10여 장을 걸어 계단을 올라가자  골목 입구에서 보았던 높은 담장이 있는 장원의 거실과 연결되었다.


장원은 선우백의 가족들과 식솔들이 머무는 듯 선우백의 며느리가 차를 내오며 상좌에 앉아 있는 민혁을 이상한 듯 처다 보았다.


하지만 민혁은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차 한 모금을 하자마자 찻잔을 내려놓고  선우백에게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곳이 현무성의 비밀 분타인가요?"


"네 성주님 4년 전에 이 장로님이 찾아오셔서 이곳에 비밀분타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장로님만 아시겠지만 금사교와 구파 일방이 있는 곳에는 현무성의 비밀 분타가 있을 겁니다.


저희들끼리도 전서구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기 때문에 다른 곳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전에는 분타가 없었나요?"


"아닙니다 성주님 사실 전국에 있는 비밀분타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돌아가신 전대 성주님께서 통일전쟁을 시작하실 때 우리는 약 300명으로 구성되어 주로 특수 임무를 맡았습니다.


암살과 염탐 등을 통해 적의 기를 꺽고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론 전투 상황에 따라 직접 전장에 투입되어 싸우기도 하였죠.


저희가 10여 년에 걸친 전투에서 백 명 가까운 인원을 잃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제 나라와의 전투에서 마교에게  당했습니다.


통일전쟁이 끝난 후 성주님께서  마교의 발호에 대비도 할겸 10여 년 동안 살생만 해왔으니 이제는 사람답게 살라 하시며 결혼을 종용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100여 명이 결혼을 하여 중원 각지로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객잔이나 주루, 투전판 등을 운영하며 무림 정세의 변화와 마교의 동태를 이 장로님께 보고했는데 그것이  비밀 분타의 시작입니다.


또한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 성주님의 호위대와 성주님의 돌아가신 부모님의 호위무사를 했습니다."


그 말을 할 때 오랜 세월 같이 했던 죽은 동지들이 떠오르는 듯  노인의 눈에서 분노의 살기가 번뜩였다.


선우백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얼마 전 진호충에게서 성주님이 출관을 하셨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또한 남쪽을 향하신다는 것도요.


그래서 제가 매일 남쪽을 향하는 저잣거리에 나와 성주님을 기다린 것입니다."


민혁이 이어 물었다.


" '진호충'은 몇 대 제자인가요 ?"


""저와 진호충 모두 5대 제자입니다. 제가 진호충 보다 사형이죠.  장로님들은 삼대 제자이십니다.


그 중 태상 장로님은  전,전 성주님인 삼 대 성주님까지 모셨던 가장 연배가 높으신 분입니다.


현무성에서 태상 장로님만이 성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사대제자 분들은 극소수였는데 제가 알기론 불행히도 모두 계화의 난 때 돌아가셨습니다."



민혁은 다시 물었다.


"그럼 6대 제자는요?"


"6대 제자는 몇 명이고 어디에 있는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저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그 놈들이 미흡하나 6대 제자에 속해 있습니다.


지금 큰 놈은 금사교  총단에서 장로가 내려 온다고 해서 그걸 감시하고 있고 작은 놈은 근처 태산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들어와 성주님께 인사 올릴 겁니다."


"그래요? 그럼 제가 할 일이 있는데 저를 좀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죠. 성주님.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요"


민혁과 노인의 이야기는 밤늦도록 이어졌다.


민혁은 자신에게 실전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금사교 분파를 제거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무림 정파들의 무공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


진성현에서 가장 큰 주점인 진성루.


위층에는 객방들도 많은 탓에  저녁 시간이 훨씬 지났지만 술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점소이들은 헤픈 웃음을 연신 흘리며 술과 음식을 날랐고 술 취한 무인들은 모두가 들으라는 듯 자신의 무용담을 큰소리로 떠들었다.


주루의  중앙에 위치한 식탁에는 여섯 명의 무복을 입은 사내들이 입에 거품들을 물어가며 떠들고 있었다.


그들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술기운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손을 휘저으며 좌중의 관심을 끈다음


"자네들~. 요즘 떠도는 말 중에 비단 옷 입고 칼을 차면 개가 웃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질문을 하고는 상대방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사내는 이어서 계속 떠들었다.


"그것은 금사교 놈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네.


그 놈들 금사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도둑질이나 하며 겨우 입에 풀칠하던 놈들이 금사교의 개 노릇하면서 비단 옷 입고 다녀서 나오는 말일세~~"


그 말에 모두가 파안대소를 하며 술잔을 부딪쳤다.


그때 창가에 앉아 있던 4명의  비단 옷에 칼을 찬 사나이들은 다분히 자신들을 조롱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그 중 한 명이 몹시 화가 난 듯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앞에 앉아 있던 붉은 수염의 노인이


" 야 임마, 사고 치지 말고 그냥 앉아. 저자들 태산파야."


씩씩거리며 앉는 모습을 본 태산파 제자 중 한 명이 기고만장하여 금사교 무리에게 다가가 


" 야! 비단 옷 입고 칼 찬 놈들아!! 네 놈들은 문 앞에서 구걸이나 해야지 어딜 감히 들어와서 술을 처먹어~?" 하며 조롱을 하자 


조금 전 일어났던 금사교도가 식탁을 걷어 차며 칼을 뽑아 들었다.


날아 간 술병과 음식들이 태산파 무리들의 식탁과 옷을 더럽히자 그들도 일제히 일어나


"이 죽일 놈~!!!" 하며 칼을 빼들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금사교의 붉은 수염의 노인이 일어나 포권을 하며


"여러 태산파 대협들!


오래 전부터 금사교와 태산파는 서로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을 불문율로 여기며 지내왔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를 할 테니 칼을 거두어 주십시오." 하면서 내력을 쏘아 보냈다.


그는 흑도무림의 전대의 마두로 악명 높은 삼 마귀중 하나인 '적 마귀'였다.


그가 쏘아 보내는 내력은 태산파가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위력을 품고 있었다.


그러자 태산파 무리들은 속으로는 움찔하였지만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


" 앞으로 비단 옷 입고 칼 차지 말아라" 하며 모두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다.


금사교 무리들은 주루을 벗어나며


'교주님의 명령만 아니었으면 저것들을 모두 죽여버리는데' 하며 이를 갈았다.


이런 소동 속에서 주점의 한 구석에 네 명의 다양한 나이의 사내들이 앉아 있었다.


민혁과 그 일행이었다.


민혁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타주님! 아들들과 함께 태산파를 모두 제거하세요. 


무림의 흔한 초식을 사용하시고 현무성의 무공은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예, 알겠습니다. 성주님!!"


"나는 방금 나간 금사교 무리들을 따라갈 것입니다."하며 민혁은 주루를 벗어났다.



주루에서 나온 금사교도들은 마을을 벗어나 분타로 향하면서 연신 투덜댔다.


"오랜만에 저희 분타에 들리셨는데 수모를 당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장로님 교주님은 왜 무림 정파는 절대 건드리지 말라는 것입니까 ?"


'장로'라 불리는 '적마귀'는 냉소를 날리며 대답했다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때가 오면 태산파를 모두 쓸어버릴 것이다."


바로 그 순간


"그래? 과연 그때가 너한테 올까?" 하는 소리가 귀에서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지척에, 태산파 복장을 한 젊은 놈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적마귀는 이렇게 가까이 접근해도 눈치를 못 챌 정도의 무공 소유자가 태산파에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네 명의 금사교 무사들은 "네놈이 간이 부어 배 밖으로 나왔느냐? 혼자서  덤비려 하다니 .." 하며


태산파 무사를 포위하고 아까당한 수모를 갚으려는듯 다짜고짜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태산파로 위장한 민혁은 태산파의 절기인 벽력장과 벽력검법을 이용해 상대하기 시작했다.


일급 무사들도 못되는 금사교 무리들의 재롱을 잠시동안  받아주던  민혁은 제일 먼저 설치는 놈의 한 팔만을 잘라 살려주고 나머지 두명의 목을 꿰뚫어 죽인 후 적마귀와 마주했다.


평소 우습게 알던 태산파의 무공이 분명하지만 순식간에 수하를 죽이는 것을 본 적마귀는 본능적으로 강적을 만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적마귀는 자신의 장기인 적마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그러자 더욱 짙어진 적색의 수염을 휘날리며 양손으로 붉은 기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암천에 흩뿌려지는 붉은 안개는 민혁을 싸고 돌며 독사의 혀처럼 낼름거렸다.


독무였다.


민혁 또한 방심 할 수 없어 진기를 현무령에 주입하자 피독주의 붉은 기운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적마귀는두개의 붉은 기운이 섞여 더욱 붉게 보이자 마치 자신의 내공이 증가한 듯 하여 더욱 더 강하게 몰아쳤다.


하지만 칼과 장의 대결이 수십 합에 이르는 동안 장력에 적중 되는 듯 하다가도 아슬아슬 빗나가고 


독무를 마시면 내공도 흩어져야 되는데 내공 또한 전혀 밀리지 않아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하자  적마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자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적마장 최후의 절초인 혈무 쌍극장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적마귀는 자신 있었다.


이 혈무 쌍극장으로 얼마나 많은 놈을 죽였던가?


소매 끝에  숨겨놓은 독액으로 양손을 적신 후,


십 이성의 공력을 끌어올리자 붉게 변한 적마귀가 양팔을 벌리자 시뻘건 독무가 쏟아져 나와 민혁의 몸 좌우에서 들이 닥쳤다.


그러자 두개의 유성이 충돌하듯 '쿠- 쾅- 쾅' 하는 천둥 소리가 민혁의 몸에서 터졌다.


잠시 후 붉은 독무가 사라지자 의기양양 하던 적마귀는 순간 당황했다.


독장을 맞고 쓰러저야 있어야 할 상대방의 모습이 갑자기 묘연해진 것이다.


'이건 아닌데. .'라는 불안감이 드는 순간 등줄기가 따끔했다.


그 미세한 통증은 앞가슴에 이르러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파왔다.


적 마귀는 불신의 눈을 부릅뜬 채 외쳤다.


"이놈은 절대 태산파 놈이 아니다...!"


그렇게 적마귀는 가슴을 부여잡고 의문을 품은 채고꾸라졌다.


며칠 후 진서현에 있는 금사교는 태산파의 습격을 받아 풍비박산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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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당문과 벽력문의 멸망 24.05.20 225 5 10쪽
14 항마 수호대 24.05.18 244 6 9쪽
13 동정호의 전투 24.05.17 276 6 12쪽
12 열화신단 +2 24.05.16 274 5 8쪽
11 광사평의 혈투 +1 24.05.15 276 6 8쪽
10 마교의 출현 24.05.14 307 6 8쪽
9 금사교 +1 24.05.12 331 7 9쪽
» 현무성의 등장 24.05.11 369 7 13쪽
7 첫 경험 24.05.10 387 8 9쪽
6 피의 술잔 24.05.09 371 7 8쪽
5 현무 신동 +1 24.05.08 417 10 8쪽
4 혈담의 맹세 24.05.08 430 7 11쪽
3 복수의 씨앗 24.05.08 499 7 11쪽
2 흑운교와 봉황성 24.05.08 583 10 12쪽
1 돌기 시작한 수레바퀴 +1 24.05.08 96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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