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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ithrone
작품등록일 :
2024.05.0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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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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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DUMMY

일에 대한 생각은 지금부터 한 시간 동안 그만. 지금 나에게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어디 가서 무엇을 먹을까에 관한 것뿐이다. 근래 몇 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던 정수와 간만에 같이 밥그릇을 비우며 회포를 풀지 못하게 된 것이 약간 아쉬웠으나 오늘의 이 아쉬움이 내일의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을 기대하며 어서 혼밥 할 곳이나 찾아야겠다.

실은 아까 문득 연상되었던 인력거 꾼 이야기로 인해 급 땡겨온 음식이 있었고, 그 탓에 여행사를 탐지하고 다니던 내내 곁눈질로 설렁탕집까지 물색해보았으나 마땅한 곳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더 뒤져볼까 하는 욕심이 일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마지막 여행사를 들어가기 직전 흘깃 보았던 5,500원 왕 돈까스의 새로운 출현이 불러일으킨 감정적 변화가 설렁탕에 대한 나의 마음을 심하게 위협하는 중이었다는 걸 고백하는 게 먼저겠다.

먹고는 싶지만 비싼 음식. 무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 이 두 가지 명제가 상충하면 으레 난 후자의 편을 들어준다. 아, 물론 어디까지나 혼자 먹을 경우에 한해서. 만약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고르는 상황이라면 이 몸에게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라는 것이 있기에 선택권을 다수의 결정에 부합시키겠지만. 하여간에 지금의 설렁탕 대 왕 돈가스 경우가 딱 그렇다. 점심 식대야 당연히 영업 활동비에 포함되어 있는데, 오히려 그래서 비싼 것을 더 사먹지 못하겠다. 어쩌다 무려 7,000원이 넘어가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미치도록 섭취하고 싶어 몸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는 차라리 내 돈을 얹어 쓰고 만다. 웃기다. 내 돈이면 조금 고민하다가 먹겠는데 그게 회사 돈이면 고민하다가 안 먹게 된다니.

결론은··· 그냥 가까이에 있던, 순화된 우리말로 「돼지고기 너비 튀김」이 나오는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간 행위로 대신해서 내리겠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식당 안은 많은 사람들로 채워져 가고 있었다. 아직 정오까지는 십분 정도 남아 있었기에 만석은 아니었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그나마 있는 자리들마저도 놓칠 만큼 기세가 무섭다. 재빨리 내부를 둘러보니 마침 작은 이인용 탁자 구석진 벽에 하나 붙어있는 것이 혼자 앉기 딱 적당한 자리로 다가왔고, 내 뒤로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참이라 행여나 뺏길세라 잽싸게 가서 행장을 내려놓았다.

차림표는 단출했다. 왕 돈까스가 5,500원, 매운 왕 돈까스는 6,000원, 그리고 치즈 돈까스와 돈까스 정식은 둘 다 7,000원. 그 외에도 카레라이스와 오므라이스 등 몇 가지가 더 있었으나 이것들이야 그냥 구색 맞추기 위해 끼워 넣은 듯했고 오로지 포크커틀릿으로 승부하는 집인 것 같았다. 벽 한 켠에 걸려있는 큼지막한 현수막에는 왕 돈까스 달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평범하게 생긴 주인아저씨의 사진이 박혀있었는데 수수한 외모에 비해 매우 자신감 넘쳐 보이는 표정이 인상 깊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게는 손님들로 만원을 이뤄나갔고 종목이 종목인 만큼 절대다수가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잠시 사이로 식당은 꽉 차버린 듯 했지만 출입문은 그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새로운 사람들을 속절없이 들여보낼 생각만 한다. 그러나 즉금부터는 최소 2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종업원의 말에 이내 아쉬운 표정을 남기며 떠나들 갈 밖에···. 나름 맛집스러운 것 같아 여길 선택한 내 자신이 살짝 뿌듯했다.

원래 난 혼밥을 싫어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여기저기 싸돌아다니기 시작해 도심지에서든 유원지에서든 늘 혼자서 먹는 것이 버릇처럼 길들여진 몸이었지만 이성을 알 나이가 된 후로는 계속 공기과 함께 앉아 먹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지겨웠다. 더구나 이처럼 화사한 푸른 봄들 운집해있는 곳에서는 더더욱 옆자리가 비어있다는 현실이 쓸쓸해 미칠 것만 같은 심경을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대신 안겨다주기만 한다. 다들 쌍쌍이 마주보고 앉아 연정의 밀어를 속삭이는 사랑 가득 찬 우주에서 오직 나만이 은하계 외곽의 발 시린 그림자 속을 정처 없이 떠도는 구슬픈 낙오자로 도태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혼자 다니면서 혼자 밥 먹는 건 싫어한다니 누가 들으면 진짜 웃기는 말이 아닐 수 없는데···. 그렇게 방세 대부분의 시간을 외로움과 싸워야 했기에 누군가가 나타나주길 몸서리 쳐지도록 고대했었다. 그러다가··· 그러다가 서른 초읽기를 남겨두고서야 겨우 맞닥뜨린 힘겹고 눈물뿐이었던 첫 연애를 시발로 몇 번의 만남과 몇 번의 헤어짐을 겪은 후 다시 혈혈한 체수로 돌아와 모든 걸 체념한 근간에 이르러서는 다시 시작된 혼밥이 더 이상 아무렇잖게 느껴졌다. 속사정이 이러한데다가 어차피 단독으로 다녀야하는 외근생활까지 겹쳤으니 처지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요즈음 그저 편키만 하다. 뿐만 아니라 아예 의식자체를 아니 하고 있다 보니 그 어디를 가더라도, 주변이 제 아무리 번잡스럽다 할지라도 외톨로 담겨있는 통 안의 고적함이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혼자의 객심과는 무관하게 사실 방문하려는 여행사와 미리 점심약속을 잡은 후 같이 식사를 나누며 자연스러운 언외 언으로 영업에 안착하는 것이 상책 중 상책이련만 애석하게도 아직 나에게는 그럴만한 거래처도 없다. 그러나 이건 시간이 지나고 그동안 꾸준히만 한다면 언젠가는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고 치부되기에 아직까진 별반 아쉽지 않다. 그 대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잠깐의 기간 동안 사색과 고독의 향연을 마음껏 누리기나 하자.


과연 상호에 걸맞는 크기를 과시하며 접시에 담겨져 나온 돼지고기 튀김이었다. 그 탐스러운 녀석을 일말의 동정심 없이 칼로 한 살 한 살 썰어내어 잔인하게 씹어 삼킨 후 입가심으로 계산대 옆에 비치되어있던 야쿠르트까지 시원하게 하나 쭈욱 들이키고는 가게 문을 나섰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든든한 속이 택지의 분수령에서 갈라져나간 설렁탕 때문에 일었었던 기회비용의 나머지 미련을 망설임 없이 쓸어내었다.

주머니 고이 잠들어있던 전화기 겸 시계를 열어보니 현재 시각 12시 20분. 후반전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시나브로 내게도 달달한 휴식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다행히 이곳은 서울 강남의 아파트먼트 하우스 밀집지대! 단지 안으로 살짝 들어가기만 해도 나무그늘아래 세워진 정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엄중한 시선으로 주변을 정탐하고 적당한 목적지를 선정 한 뒤 그곳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 고작 5분.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두 다리 쭉 편 채 평상에 드러눕···고 싶지만 입고 있는 옷이 옷인지라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고 다만 정각 한쪽 기둥에 기대어 앉아 최고로 안락한 자세를 잡아 볼 뿐이다. 그래도 세상 펴~언하다!

일삽시 동공을 눈꺼풀 안쪽에 숨겨놓고는 상오까지 있었던 일들을 차분히 더듬어 보았다. 사무실에서의 출발도 빨랐고, 영업지에서도 예정한 만큼의 회사를 방문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 싶다. 그럭저럭 괜찮았었다는 생각을 끝으로 얕고 엉성한 복기를 접은 뒤 다시 눈동자와 세상이 만나는 길목을 열어주었다. 사방둘레에서 반사해오는 총천연색 햇살의 느닷없는 쏟아짐에 일순 시야가 어지러웠다. 이에 머리를 좌우로 살짝 흔드니 깊은 하품이 바로 이어져 나온 것을 보면 긴장이 풀릴 대로 풀린 모양이다. 때를 같이하여 양 어깨 위에 살짝 걸쳐져 있던 찌뿌드드함마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태산처럼 온 몸을 짓눌러대기 시작했다. 일부러 팔을 길게 뻗어 머리 위에서부터 등 뒤까지로 이어지는 큰 기지개를 켜 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무지막지하게 공습해오는 강력한 나른함 앞에 저항은커녕 버텨낼 힘조차 모두 빼앗겨버린 것 같았다. 그러하나 이렇게 맥없이 무너져 내려서는 안 된다. 이대로 잠들어 버리면 굉장히 저급한 표현으로 사나이 「가오」가 저얼~때 서질 않는다!

곧 죽어도 남자는 품재기라는 냉혹한 인간사회의 강박관념이 사타구니 사이로 늘어져 있던 팔 두 개를 무겁게 움직여 왼쪽 옆구리에 기대어놓은 서류가방을 땅겨 열고는 그 안에서 아까도 잠깐 눈 맞추었었던 두터운 그 녀석을 다시 꺼내들게 만들었다. 그렇다. 어차피 잠잘 거 무릎사이에 책이라도 펼쳐놓고 있으면 행여나 지나가는 사람마다 ‘아이고 책보다 잠들었네. 젊은 사람이 많이 피곤했나봐.’ 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이 말이다 내말이!

비록 하릴없이 졸음에 몸을 내맡길지언정 그래도 허물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품위를 잃지 말자는 다짐에 다시 한 번 자세를 바로잡고는 나름 지성인인 척 하며 힘겹게 책을 펼쳐들었다.

내용은 별거 아니다. 그저 지구촌 곳곳에서 발견된 고대유적들에 관한 이야긴데,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싶다는 욕심에 헌책방을 전전하던 도중 발견한 중고품에 불과하지만 나에겐 둘도 없는 보물취급을 받고 있는 녀석일 뿐. 평소 고고학이라면 만사를 뒤로한 관심 분야 1순위이고 대학시절 역시 복수 전공으로 사학을 택한지라 한동안 관련 서적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더랬다. 세월 좀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때 몸에 밴 버릇인 「가끔 시간 날 때마다 중고서점 돌아다니기」를 고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물론 양질의 권장도서야 시내 중심부에 있는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상의 인터넷 서점에서 색인만 확인하면 잠깐사이에 관련서적을 수두룩하게 뽑아낼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굳이 내가 헌책방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데는 나름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곳에서 시간의 묵은 때 잔뜩 머금겨 있는 오래되고 어쩌면 잊혀져버린 것 일수도 있는 누우런 책들을 꺼내들면 그 퀴퀴함 사이로 피어오르는 찐한 사람냄새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전후수말을 알면 눈물 없이는 듣지 못할 가곡 「사계」의 배경무대가 되었던 평화시장 1층 상가 거리에 줄지어 앉아 청계천을 내려다보고 있는 많은 헌책방들. 두세 평 될까 말까한 아담한 크기를 자랑인 듯 여기며 다닥다닥 운집해 있는 서고의 향연 안에 빼곡하게 꽂혀있는 죽간목독들에게는 새롭게 출간되어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잉크 냄새를 번들거리는 비닐포장 속에 아기자기하게 숨기고 있는 신간에서는 절대 찾아 볼 수 없는 각기 저마다의 역사와 사연들이 마치 거석에 수 놓여있는 고대의 신비스런 문자처럼 곳곳에 아로새겨져있다. 수없이 난무하고 있는 여러 표제들 틈바구니에서 찾아낸 구미당기는 서책엔 어떨 때는 구입했던 이의 이름과 날짜가, 또 어떨 때는 딴에는 북받쳐 오르는 감수성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는 양 휘갈겨놓은 글귀가 쓰여 있기도 한데 그 내용이 연모의 감정을 애틋하게 노래한 것이라면 전혀 아무런 관계없는 제 3자인 나에게도 당시의 절절함이 시공을 뛰어넘어 전해져와 가슴이 일순 뭉클해지곤 한다. 이 외에도 어렸을 적엔 어디를 가든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작은 동네서점들의 잊혀 진 이름이 온갖 명언과 함께 적혀있던 책갈피라든가, 연도를 알 수 없는 그러나 가을에 끼워놓았음 분명직한 각종 낙엽들이 책장 넘길 때마다 손가락마디 사이사이로 튀어 오르는 것을 보는 재미 역시 중고서적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로망이라고 해두고 싶다.

이렇게 발견된 소소한 보석들 가운데에서도 특히나 기억에 남는 것이 두 가지 있으니 하나는 어느 이름 모를 꼬맹이가, 추측컨대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부모님께 썼···다기 보다는 괴발개발 글씨를 그려 내려간 꼬깃꼬깃한 편지였고, 다른 하나는··· 「돈」이었다. 돈. 큭큭. 그렇다 돈이 나온 적 있었다. 딱 한 번. 그것도 오천 원짜리 구권으로다. 몇 번 사용된 것 같긴 했으나 아직도 그 시절의 빳빳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던. 예기치 못하게 갑툭튀하는 유물만으로도 짜릿하게 들뜨는 나인데 지어 고대의 화폐까지 발굴케 되다니! 이건 정말이지 최고로 멋진 특별부록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쉽게도 지폐는 동전과 달리 발행연도를 새겨놓지 않아 어느 해 어느 시점에서 세상의 빛을 본 것인지 추산해 낼 순 없었지만 암튼 그때 느꼈던 그 좋았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음이었다. 아마 당시 이러한 사정을 알 리 없는 사람이 나를 보았더라면 무슨 복권에 당첨된 걸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정도로. 여하튼 이러한 까닭들로 인해 곰팡내 팡팡 나는 장서더미에서 책을 집어 들어 녀석을 펼치기 직전 느껴지는 그 특유의 두근거림은,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알 수가 없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품은 채로 햇빛과 시간에 바래가고 있는 그리움의 박물창고. 그것이 나에게는 헌책방이요 중고서적인 것이다.

참··· 중고서점 근처에서 배회하고 다녔던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에게도 서장에 진열되어있는 헌책만치나 많은 추억이 쌓여져 있었구나. 발간된 날짜와 누렇게 뜬 편지지에서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글을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재주를 부렸던 그 꼬마도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을 테고, 아마 어쩌면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인생선배의 모습으로 세상에 발붙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방세(芳歲) : 한창 젊고 건강한 나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청춘의 동의어

혈혈하다 : 의지할 데 없이 외로운.

체수 : 주로 불행한 일과 관련된 일신상의 처지.

객심(客心) : 객지에서 느끼는 쓸쓸한 마음.

상오(晌午) : 정오.

품재기 : 실제로는 별 볼일 없으면서 남에게 멋있어 보이도록 잔뜩 힘을 주거나 과장하는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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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월요일 24.05.23 7 0 16쪽
15 월요일 24.05.22 7 0 14쪽
14 월요일 24.05.21 6 0 13쪽
13 월요일 24.05.20 6 0 11쪽
12 월요일 24.05.20 8 0 15쪽
11 월요일 24.05.18 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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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요일 24.05.16 9 0 15쪽
8 월요일 24.05.15 11 0 21쪽
7 월요일 24.05.14 12 0 9쪽
6 월요일 24.05.13 14 0 11쪽
5 월요일 24.05.12 12 0 11쪽
4 월요일 24.05.11 15 0 9쪽
3 월요일 24.05.10 18 0 13쪽
2 월요일 24.05.09 25 0 11쪽
1 월요일 +2 24.05.08 7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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