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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너드
작품등록일 :
2024.05.09 09:35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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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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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0,732

작성
24.07.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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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TK

DUMMY

한구역과 경찰청장은 긴장한다.

고헌이 왜 예민한 상태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_네. 곧 확실해집니다. 북한 외에는 한국에 그런 짓을 벌일만한 조직이 없습니다.


한구역이 단호하게 말하며 확신하지만 고헌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놀이공원, 백화점, 콘서트장....

그 어마어마한 사건을 자신의 아들이 저질렀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그 일이 까발려진다면....

지금껏 쌓아 올린 명성과 부는 어떻게 되는가.

경영에서 물러나 도망치듯 다른 나라에서 숨어지내야 할 수도 있다.

사건 모두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어 지구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아한 삶을... 주목받던 삶을.... 추앙받던 삶을.... 절대 이렇게 버릴 수 없다....


_재개발구역에서 일은 언제 처리하기로 했나? 공사가 계속 밀리고 있잖아!!!


고헌은 일단 고필에 대한 걱정은 미뤄두고 주말 모임의 취지를 꺼낸다.


_보름 후로 정했습니다.

_보름 후? 어떻게 진행하는데?

_채무를 미끼로 썼습니다. 완곡서 강력반 친구입니다.

_알지. 미끼는 어쩌려고? 걔는 너무 많은 걸 알잖아.

_같이 제거하겠습니다.

_공사팀은?

_저희가 직접 수배했습니다.

_정보 안 새는 거 맞지?

_그럼요. 당연하죠. 저희 목숨도 달렸는데요.


한구역이 언제나 태고의 편이라는 의미로 너털웃음을 터뜨리지만 고헌은 호응하지 않는다.

달그락달그락 접시에 나이프가 닫는 소리만 요란하다.


_이번에 전부 정리해야 해.


고헌이 눈을 부릅뜨며 한구역과 청장을 노려본다.


_지저분한 거, 전부. 너무 지저분해. 깔끔하게 모두 치워버려.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게.

_네.


**


태고그룹의 인공지능 프로그램팀은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문자로 단체 해고 통보를 받는다.

길게 이어 붙인 테이블에 모여앉아 있던 직원들은 숟가락을 내려두고 서로를 바라본다.


_이게 뭐죠? 팀장님?


김팀장은 예견한 상황이었지만 이렇게 급박할 줄은 미처 몰랐다.


_다들 알고 있었잖아. 오늘일 줄 몰랐지만....

_아니. 아무리 우리가 계약서를 그렇게 썼다지만 사전에 언질은 있었어야죠. 그리고 팀장님이 그랬잖아요. 당분간 있을 거라고.


태고그룹의 인공지능 프로그램팀은 급하게 조직되었다.

고헌이 경영을 모두 인공지능에 위임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전문가들을 수소문해 보름 만에 결성한 것이다.

계약 당시 고헌은 프로그램팀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급여를 아끼지 않겠다, 했고 그의 말처럼 그들은 어디에서도 받아 보지 못할 금액을 매달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계약의 독소조항이었다.

고헌의 의중에 따라, TK의 개발 정도에 따라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있었던 것.

TK는 얼마 전 초인단계에 접어들었다.

말하자면 인간의 도움을 아예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된 것이다.

TK가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태고그룹을 경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인공지능 프로그램팀이 할 일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TK가 이제 막 초인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팀장은 그러한 상황을 고헌에게 전달했고 그가 별다른 말이 없었기에 당분간 프로그램팀은 유지된다고 생각했던 터다.


**


고선은 TK가 공유한 파일을 패드로 열어본다.

계열사의 수직계열화 방식에 대한 보고서다.


_유통이랑 의류를 엮는 방법도 괜찮네. 역시 사람보다 낫다. TK.


고선은 소파에 앉아 비서가 준비해 둔 커피를 마시며 보고서를 계속 훑어본다.


_하하하. 제약이 좀 애매했는데.... 해외 지점으로... 그래, 좋아. 뭐든. 수직으로 묶어서 내가 먹으면 더 빨리 먹는 거잖아. 좋아. 좋아.


고선은 보고서를 읽어 내려가다가 흠칫한다.


_이게 뭐야.....? 이게 뭐야!!!!!


고선이 소리를 지르자 밖에 있던 비서가 뛰어 들어온다.


_무슨 일이십니까? 사장님.

_빨리... 아빠한테 전화해... 간다고. 빨리!!!!


고선은 허둥대며 가방을 챙겨 들고 사장실을 빠져나간다.


**


TK 데이터 센터의 문이 열린다.

흥분한 고선과 고헌이 안으로 들어온다.

고선은 다짜고짜 소리부터 지른다.


_TK!!!!!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검은 스크린 화면에 파스텔 계열의 색깔이 나타난다.


_안녕하세요. 고헌 회장님. 고선 사장님. 무슨 일이시죠?

_무슨 일이냐고?? 야. 너 지금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타이어 회사 주가가 왜 이렇게 뛰었어? 이게 가능해? 네가 했니?

_네.


고헌과 고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_네가 주가 조작을 했다고?

_네. 주가 조작했습니다.

_아니, 왜? 그 회사는 주가 올리면 안 돼. 내가 지금 사 모으는 주식이잖아. 타이어 회사 걸고 내가 제약을 먹어야 돼. 그러니까, 내가 최대 주주 될 때까지는 오르면 안 된다고!!! 왜 주가 조작까지 하면서 올린 거야??!!!!

_태고 타이어와 태고 제약의 경영권은 고필 이사장님에게 넘어갈 예정입니다.

_뭐??


고선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파스텔 화면 앞으로 다가간다.


_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냐고?!!!! 고필은 네 기억에 없잖아. 갑자기 그 이름이 왜 나와??!!!! 아빠.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아빠!!!

_귀 안 먹었다!!! 나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TK에게 고필의 정보는 없어. 없다고!!!


고헌과 고선은 태고 식품과 퍼니처의 블록딜을 통해 경영권을 고선에게 넘기려는 계획이었지만 TK의 방해로 실패한 적이 있었다.

당시 TK는 고필을 언급하며 경영권을 그에게 넘기기 위해 블록딜을 진행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프로그램팀과 고헌, 고선은 TK의 학습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고필과 관련한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고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고선에게 넘기는 방법에 대한 정보들을 더욱 강화해 TK를 학습시켰다.


_TK!! 네가 고필을 안다고??

_네. 고필 이사장님은 태고그룹의 장남으로...

_그만!!! 그만!!!!


고필은 인공지능 프로그램팀 팀장에게 전화를 건다.


_김팀장. 어디야?

_안녕하세요. 회장님. 저희는 점심시간에 해직 통보를 받고 자리 정리 중입니다.

_그만!!! 멈춰. 일단. 자리를 지켜. 비상이야.

_네?

_지금 당장 회장실로 올라와.

_네.


김팀장은 전화를 끊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팀원들을 바라본다.


_잠깐만.

_네?

_회장님이 잠깐 스테이하라는데....?

_저희가 왜요? 예의 없게 해고 통보해 놓고 지들 필요하니까, 스테이 하라고요?

_맞아요. 저희가 호굽니까? 어이없네.

_네. 저도 그냥 집에 갈 겁니다. 이런 재수 없는 회사에 한시도 더 있고 싶은 마음 없어요.


팀원들은 짐을 계속 싼다.

김팀장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회장실로 향한다.


김팀장이 회장실 문을 열면 흥분한 고선이 발을 굴리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_아아아아악!!!! 이게 뭐냐고요!!!!


김팀장은 조용히 문을 닫고 고헌 회장 옆에 와서 선다.


_왔어? 앉아.

_네.

_김팀장!!!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


고선이 주먹을 움켜쥐고 소파를 치면서 말한다.


_무슨 일로....?

_도대체 TK를 어떻게 만든 거야?? 완전 개멍청이를 만들어놨잖아!!!

_아니, 김팀장. 고필 관련 데이터를 TK한테서 삭제를 한 거야? 제로로 만들었냐고.

_네. 전부 삭제했습니다.

_근데 왜 걔 입에서 고필 얘기가 나와?? 왜 자꾸 고필이 경영권을 승계한다고 그래??


김팀장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고헌과 고선을 바라본다.


_모르겠습니다.

_모르면 다야? 모르면 책임 회피할 수 있냐고??!!!!

_저희는 모든 테이터를 몇 날 며칠에 걸쳐 삭제했습니다.

_당장 이유를 찾아. 몇 날 며칠이 걸리든 잠도 자지 말고 먹지도 말고 이유를 찾아서 해결해!!!!


김팀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_그건 어렵습니다.

_뭐?


당황한 고헌과 고선이 김팀장을 올려다 본다.


_그게 무슨 말이야??

_오늘 낮에 해고하셨잖아요. 팀원들이 전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_내가 기다리라고 했잖아!!!!

_네. 회장님의 명령을 팀원들에게 전달했지만 20명 모두 거절 의사를 밝혔고 저 역시 거절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김팀장은 저벅저벅 회장실을 빠져나간다.

고헌과 고선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사람처럼 넋이 나간 표정이다.


_김팀장!! 김팀장!!!

_아빠!! 어떡해??


고헌의 눈빛이 흔들린다.


_뭘 어떡해?! 전문가는 널렸어. 돈 주면 다 온다고!!!

_그럼 빨리 불러!!!


고헌은 다급하게 컴퓨터 공학 전공 교수에게 전화를 건다.


_여보세요. 최교수!! 잘 지냈나?!

_회장님~ 잘 지내셨어요?! 무슨 일로 전화를 직접 주셨습니까?

_사람 좀 소개받을까 해서. 우리 회사가 인공지능 경영하는 거 알지?

_네. 알죠.

_그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던 팀이 해체돼서 사람을 급하게 구해야 하거든.

_왜 해체됐는데요?

_상황을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인공지능이 초인단계에 들어갔어.

_네?? 아니... 그럼 사람 구하기가 힘드실 것 같은데요...?

_아니, 왜?

_프로그램이 그 상태면 만든 사람 외에는 컨트롤 하기가 어려워요. 물론 만든 사람도 어렵긴 하겠지만요.

_그럼 우리가 손을 못 댄다는 소린가?

_초인단계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까요.

_그럼 어떡해?

_저도 겪어본 일이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아시잖아요. 다 처음이라는 거.


고헌은 전화를 툭 끊는다.


_뭐래? 아빠? 표정이 왜 그래?

_초인단계에 들어가면 컨트롤이 어려울 거래.

_이게 뭐야?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거라고, 난리를 치고 여기저기서 인터뷰하더니.... 고작 이거였어? 할 수 있는 게 없어? 아무것도 몰라?? 아빠??

_시끄러!!! 조용히 해봐!!! 방법을 생각하고 있잖아. 이 교수 새끼가 멍청해서 그런 거야!!!

_하아!


**


프랑스에서 마지막 밤이다.

그랜드슬램까지는 시간이 좀 남은 터라 전원 한국으로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고등은 금세 잠이 들지 않는다.

옆에서 잠든 세마가 깰까 싶어 조명도 켜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부가티 남자 신원 조회부터 하고....

근데 반장님은 며칠 전부터 전화를 안 받냐....

채무도 마찬가지고....

왜 전화를 안 받냐고...

드론 테러 때문에 그런가....?

그 사건이 너무 크긴 하지.

뉴스에서 보니까 북한이 한 거라고 난리던데...

일이 국제적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사망자도 너무 많고 특히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던 보이그룹 멤버가 사망하는 바람에 전 세계뉴스를 도배하며 화제가 되지 않았나.

유럽, 미국, 동남아 가릴 것 없이 사망한 보이그룹 멤버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거리를 채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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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주인공 24.08.22 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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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악수 24.08.05 6 0 11쪽
70 유명인 24.08.01 6 0 11쪽
69 살 길 24.07.31 9 0 11쪽
68 잘못 24.07.29 8 0 11쪽
67 고추 24.07.25 6 0 10쪽
66 독 안에 든 쥐 24.07.18 7 0 11쪽
65 또 골절? 24.07.17 8 0 10쪽
64 단단 24.07.15 6 0 10쪽
63 앵무새 24.07.12 7 0 11쪽
» TK 24.07.11 8 0 11쪽
61 탈? 24.07.10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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