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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너드
작품등록일 :
2024.05.09 09:3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연재수 :
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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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0,732

작성
24.07.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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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독 안에 든 쥐

DUMMY

_마꺄로.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런데 저 남자가 아니, 테니스 코치가 돌아가지 못하게 해요. 나는 돌아가서 연락이 안 되는... 그러니까 내 친구들... 위험해 처한 내 친구들을 찾아야 하거든요.


고등은 번역기를 돌려 하고 싶은 얘기를 마꺄로에게 전한다.


_Maquereau. Un ami en danger? (고등어. 위험에 처한 친구라니?)

_마꺄로. 나는 고등어가 아니야.

_Ullalah. (울랄라.)

_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전직 형사고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 있어.

_Un ancien inspecteur enquête sur une affaire? (전직 형사가 사건을 수사한다고?)

_이상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진짜야. 적에게 신분 노출이 되면 수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내가 형사를 관두고 수사를 계속하는 거야.

_Vraiment ? Du maquereau. Tu es un mec super. (진짜? 고등어!! 넌 진짜 멋진 놈이구나.)

_고등어 아니라고!!


고등이 입술을 쫑긋 세우며 ‘고등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마꺄로가 뭔 소리냐며, 대충 어깨를 으쓱한다.


_마꺄로. 문제는 그 적 중 한 명이 테니스 코치야. 그가 날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거지. 난 몰래 한국으로 가야 해.

_Wow, c'est intéressant. C'est comme regarder un film de thriller. (와우. 흥미진진해.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아.)

_좋아!! 네 도움이 필요해. 도와줘.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구해줘.

_Vraiment ? Ce n'est pas très intéressant. Et si tu me mets en danger? (와우, 내가? 그건 별로 흥미롭지 않아. 그러다 내가 위험해지면?)

_마꺄로. 너는 비행기 표만 구해주면 끝이야. 지금 사람이 한 명 죽었고, 몇 사람이 더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야. 사람이 죽었다고!!!


마꺄로는 사람이 죽었다는 말에 손톱을 물어뜯으며 안절부절못한다.


_나는 사람이 죽는 걸 막고 싶어. 너 역시 위험해진다면 내가 막을 거야. 난 다쳐도 괜찮아. 사람들이 괜찮을 수 있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


고등의 간절한 말에 마꺄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_Je déteste être impliqué dans le danger, mais te voir me rend courageux. (위험에 엮이는 거 싫은데 네가 날 용감하게 만들어.)


고등이 마꺄로의 말을 번역해 이해하고 활짝 웃는다.

고등은 만일을 대비해 찍어두었던 선수들의 여권 사진을 마꺄로에게 모두 전송한다.

마꺄로가 고등의 준비성에 놀라움을 표하자 고등은 호랑이 소굴로 제 발로 들어왔는데 이건 기본이라며 형사의 자세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마꺄로는 고등의 말이 길어지자 피로감을 느끼고 하품한다.

고등은 그제야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꺄로의 방에서 나온 고등은 의심하는 눈초리의 남자에게 빙긋 웃는다.


_마꺄로 의사는 명의야. 나 완전 멀쩡해졌어.


세마가 남자의 눈치를 살피다 고등을 거든다.


_우와. 형. 진짜 멀쩡해졌네. 아까는 죽은 줄 알았어. 마꺄로가 죽은 사람을 살리네.

_그치. 죽은 사람을 어떻게 살리지? 우와. 진짜. 대단해. 마꺄로. 꺄로.

_가시죠.


호들갑을 떠는 고등에게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한다.

고등이 흠칫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고등은 중환자실로 이동하며 세마에게 문자를 보낸다.


<비행기 표 구하면 마꺄로가 연락하기로 했어.>


그때 문자음이 울린다.

마꺄로의 문자다.

5시간 후 출발 비행기란다.


<5시간 후 출발 비행기래.>

<애들한테는 공항으로 오라고 할게.>

<애들이 올까?>

<여기 남아있으면 총 맞아 죽는다고 할게. 그럼 올 거야.>

<오케이. 근데 우리는 총 맞아 죽기 전에 어떻게 튀지?>

<그것까지 생각해 놓은 거 아니야?>


세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고등을 쳐다본다.


<그것까지 생각 안 했는데....? 일단 비행기 표 구하는 것까지 생각했어.>

<미친......>


고등은 중환자실 앞에 모여있는 경호팀과 영춘 사이에 앉아 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공항까지 가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머리를 쥐어짠다.

이거 가능한 일이야?

나한테 붙어서 안 떨어지는데?


고등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영춘과 경호팀의 날카로운 시선이 고등에게 쏠린다.


_하하하. 화장실 가려고요.


고등이 멋쩍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기자 경호팀 남자가 곧바로 뒤에 따라붙는다.

변기 옆까지 따라와 함께 소변을 보고 함께 손을 씻는다.

고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_똥도 같이 싸시게요?

_필요하다면....

_헐.


고등은 남자의 눈을 피해 세마에게 문자를 보낸다.


<면회 시간을 노려야 할 것 같아.>

<어떻게?>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보호자들이 우르르 들어가니까. 그때 내가 난리를 칠게. 우리 흩어졌다가 공항에서 만나자. 밖으로 나간다는 인상은 주지 말고 중환자실 어딘가에 숨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야.>

<와우. 그게 가능해?>

<몰라.>

<미친.>


중환자실 오후 면회 시간이 가까워지자 병원 복도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영춘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경계하며 고등의 앞을 가로막고 선다.

틈을 안주네....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줄을 선 사람들이 마스크와 장갑, 모자와 위생복까지 갖춰 입고 안으로 들어간다.

고등은 사람들과 뒤섞이며 영춘과 거리를 두려고 발걸음을 늦춘다.

어느새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이리저리 섞여 누가 누군지 구분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영춘은 눈으로 고등을 찾으며 중환자실 안으로 들어간다.


_Phil, le tuteur du patient vient par ici. (고필 환자 보호자는 이쪽으로 오세요.)


간호사의 안내에 영춘과 경호팀이 우르르 몰려 벽에 붙은 침대에 다가간다.

고등과 세마는 한발 물러나 그들과 멀어진다.


_지금. 정신없으니까, 출입구 쪽으로 먼저 나가. 나는 알아서 나갈게.


고등이 세마에게 속삭인다.

세마는 뒷걸음질 쳐, 들어왔던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간다.

고등은 영춘과 경호팀 뒤에 따라붙는다.


_박고등 어딨어?


영춘이 고등을 찾는다.

고등이 손을 든다.


_옆에 붙어 있어.

_네.


영춘은 경호팀 남자에게 눈짓하고 의식이 없는 고필 옆에 서 있는 의사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고등을 살피며 걷는다.

고필의 담당 의사가 그의 상태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다.

영춘은 번역기를 켜서 의사의 말을 이해한다.

고등은 의사의 말에 몰두한 영춘을 흘깃 보고는 눈을 까뒤집으며 바닥에 쓰러진다.


_으아아아아아아악.


고등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며 비명을 지른다.


_Quelqu'un est tombé. (사람이 쓰러졌어.)

_Le docteur doit voir ce type. (의사가 이 사람을 봐야 해.)


쓰러진 고등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통에 경호팀 남자는 고등에게서 밀려난다.

경호팀 남자가 사람들 사이를 뚫고 고등 옆으로 들어가려는데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멀리 있던 보호자들까지 달려와 뒤엉킨다.

고등은 그 틈을 타 사람들 가랑이 사이를 엉금엉금 기어 사고 현장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있고 뒤엉켰던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지기도 하면서 고등이 그곳에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_Il est tombé. Où est-il? (쓰러진 사람 어디 있어요?)

_Je n'arrive pas à trouver la personne qui s'est évanouie. (쓰러진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요.)

_Je ne suis pas tombé. Lâchez-moi, s'il vous plaît. (나는 쓰러진 사람이 아니에요. 놔 주세요.)


사람들은 쓰러진 사람을 찾을 수 없자 소리를 지르고 밀치며 난리를 친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다.


_왜 이렇게 쉬운 거야?


고등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출입구로 나가려고 문의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_덜컹.


문이 열리지 않는다.

당황한 고등이 손잡이를 흔들어보지만, 소용이 없다.

중환자실을 통제하는 상황이라 보호자들 입장 후 문을 잠그는 모양이다.


_아, 놔. 뭐야?? 문 잠그는 게 없어? 원격으로 잠그나??


그렇다.

출입구에는 수동 잠금장치가 없다.

고등은 눈앞이 깜깜해진다.


_독 안에 든 쥐잖아. 어떡하지?!


고등은 여전히 뒤엉켜 혼란스러운 사람들을 바라본다.

고필 옆에 있던 영춘도 사람들 틈에 뒤섞여 고등을 찾고 있다.


_박고등!!! 어딨어?! 새끼야!!!


흠칫 놀란 고등은 일단 중환자 침대 옆으로 몸을 숨긴다.


_의료진들 출입구가 따로 있을거야.....


고등은 사방을 둘러본다.


_허걱!!!!


고필 침대 옆, 문이 열리며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드나든다.


_하필 저기야?


영춘과 경호팀을 지나치지 않고는 그 문으로 나갈 방법이 없다.

고등은 퇴로가 없다고 생각하고 쓰러진 환자를 찾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뒤섞여 들어간다.

그리고 쓰러진 고등을 찾는 사람 중 하나인 것처럼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핀다.

그러다 헉!!

영춘과 눈이 마주친다.


_네가 쓰러진 거 아니야?

_아닌데요. 저도 쓰러진 사람을 찾고 있어요.

_네가 쓰러진 줄 알았는데?

_제가요?? 아니에요. 쓰러진 사람이 걱정이네요. 어디 있나??


고등은 쓰러진 사람을 찾는 것처럼 주위를 살핀다.


_넌 찾을 필요 없으니까, 이사장 침대로 가자. 이사장이 죽네, 사네,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 걱정이냐?!

_아. 그쵸. 그쵸. 이사장님....


고등은 영춘에게 붙들려 고필의 침대 옆으로 가서 선다.

고필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차고 있다.

영춘이 침대로 돌아오자 의사는 하던 말을 이어 나간다.


_Il a été exposé à une longue maladie de l'aorte... (환자는 오랫동안 대동맥 질환에 노출되어....)


문 앞까지는 왔다.

영춘의 눈을 속이고 저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고등은 침대 옆 간이 의자에 앉으며 벽처럼 자신을 둘러싸고 서는 경호팀을 올려다본다.

고등이 경호팀 남자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다.


_앉으세요. 편하게.... 저 어디 안 가요.


문이 열린다.

간호사가 밖으로 나간다.

문밖은 의료 용구들이 정리되어있는 창고 같다.

의료진들이 선반에서 의료도구를 챙기는 모습이 보인다.


면회 시간이 끝난다.

의료진들은 보호자들에게 안내에 따라 밖으로 나가라고 말한다.

고등은 경호팀 사이에 둘러싸여 출입구로 향한다.

보호자들이 출입구에 몰려들어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

정신없이 사람들이 뒤섞인다.

영춘과 경호팀의 눈길이 고등을 살피느라 바쁘다.

고등은 사람들에게 밀린 척 한발 뒤로 물러난다.

경호팀 남자도 고등을 따라 한발 물러난다.

다행히 영춘도 경호팀도 세마가 사라진 사실은 모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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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고추 24.07.25 6 0 10쪽
» 독 안에 든 쥐 24.07.18 8 0 11쪽
65 또 골절? 24.07.17 8 0 10쪽
64 단단 24.07.15 6 0 10쪽
63 앵무새 24.07.12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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