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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너드
작품등록일 :
2024.05.09 09:35
최근연재일 :
2024.09.19 18: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693
추천수 :
0
글자수 :
480,732

작성
24.09.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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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조각

DUMMY

_너희들 왜 이렇게 교육이 안 돼 있니?

_죄송합니다.

_하나, 하나 가르치려니 성가시네.

_앞으로 잘하겠습니다.

_무슨 일이야?

_저쪽에서 드론을 띄웠습니다.

_블라인드 올려.


남자가 창문의 블라인드를 위로 올린다.

창 앞에 드론이 날고 있다.


_하아!!


고선이 코웃음을 친다.


_니들 사람 죽이러 왔다고 광고하고 다녔니?!

_아닙니다.

_씨발. 니들이 광고를 안 하고 다니는데 쟤들이 드론을 왜 띄워??


남자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안절부절못한다.


_내가 이래서 직접 온 거야. 너희 같은 놈들 일 처리는 믿을 수가 없거든.


**


고등은 쿼터파이널 경기를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선다.

주최 측에 부탁해 겨우 구한 좌석에는 들뜬 얼굴의 채화가 앉아있다.

고등은 채화를 향해 팔을 흔들고 벤치에 가방을 내려둔다.


_박고등!!! 멋있다!! 내 아들!!!


고등은 채화의 외침에 빙긋 웃지만,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린다.

머리에 칩 하나 박아넣고 멋진 아들이 되다니...

영춘 코치에게 감사 인사라도 해야되는 건가...

하아...


_mustang!! mustang!!


고등에게는 별명이 생겼다.

자동차 이름으로 알려진 머스탱!!

야생마란다.

힘이 좋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 고등을 누군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고등은 능숙하게 변화구로 서브를 날려 점수를 얻고 상대의 서브를 풀파워로 쳐올려 상대가 다시 공을 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_mustang!! mustang!!


사람들은 고등의 완벽한 경기에 열광하며 흥분한다.

삶의 모든 가능성이 고등의 경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소리 높여 고등을 외친다.

테니스에 관심이 없던 사람마저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마법의 순간이다.

고등은 어쩌면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쿼터파이널 경기는 박고등으로 시작해서 박고등으로 끝났다.

채화는 끝없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한다.


_고등아. 네가 너무 자랑스러워!!


기자들은 해성같이 나타난 박고등이 올해 우승을 따놨다고 단정하는 기사를 웹에 앞다퉈 올린다.


**


영춘은 호텔 로비를 통째로 빌려 뷔페를 준비했다.

고등의 세미파이널 진출을 축하하는 자리다.

숙소에서 내려온 선수들과 고등은 프랑스 요리사들이 고급스럽게 차려놓은 음식을 보며 흠칫한다.


_코치님 기분이 많이 좋은가 보네.

_이러면 더 불안한 건 나만 그런 거? 차라리 방에서 샌드위치 먹고 싶다.


홍석이 입맛을 다시며 말한다.


_나도 그래. 올라가고 싶다.

_이렇게 개방된 곳에서 사람 패고 그러진 않겠지. 가서 먹자.


고등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지만 애써 선수들을 달랜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인가....


밴드가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선수들과 이석, 인호, 반장, 채무까지 둘러앉아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한다.

고필과 침팬지는 영춘과 한 테이블을 차지했다.

영춘이 와인 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_내일이면 또 연습을 해야겠지만 오늘의 승리를 기뻐합시다!!!!


영춘의 외침에 누구도 호응하지 않아 정적이 흐른다.


_분위기가 처지네. 다시!!! 오늘의 승리를 기뻐합시다!!!


선수들이 억지 박수를 친다.


_내가 이 정도 노력을 했으면 너희들은 더한 노력을 해야지?!


이석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코웃음을 친다.


_어떻게 노력할까요? 코치님?

_체육 선생!! 기생충처럼 빌붙어서 잠만 자고 밥만 먹고 있잖아? 그럼 분위기라도 알아서 맞춰!!


이석은 입술을 깨물며 영춘을 노려본다.


_왜?? 싫어?? 싫으면 태고에 제물로 바칠까? 히히히.


고등이 움찔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세마가 가로막는다.


_일 크게 만들지 마.


세마가 선수들에게 눈짓하며 박수를 크게 친다.


_다들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경기도 승리로 이끌겠습니다!!!


세마의 외침에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한다.


_짠, 해요. 불어로 샹떼!!!

_샹떼!!!


영춘의 기분이 좋아졌는지 ‘샹떼’를 외치며 와인을 벌컥벌컥 마신다.

그때, 호텔 출입구가 벌컥 열리더니 고선과 함께 남자들이 끝없이 밀려 들어온다.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놀란 얼굴로 고선과 몰려든 남자들을 쳐다본다.


_뭐야.

_뭔데.

_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영춘이 숨이 넘어가게 웃으며 고선에게 다가간다.


_아니, 내가 사장님을 맞으려고 이렇게 다 불러 모아서 자리를 만들었잖아. 근데 어쩜 시간도 안 알려줬는데 딱 맞춰서 오네?!! 하하하하하.

_이제 아주 대놓고 반말을 하네?! 이 새끼가?!!!

_하하하. 너같이 막돼먹은 년한테 말을 높일 수가 있나?!

_회장님 없다고 아주 막 나가겠다는 거지?!

_회장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도 않아. 히히히히.


고등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간다.


_먼 길 오셨는데 앉아서 식사 좀 하지. 사장님. 뭐, 뒤에 거느린 놈들을 다 먹이진 못하겠네. 보시다시피 자리가 협소해서. 하하하. 이렇게 많이 올 줄 알았으면 더 성대하게 했을 텐데. 히히히.


고선이 또각또각 구둣발 소리를 내며 걸어와 고필이 앉아있는 테이블 앞에 앉는다.

침팬지가 고선을 경계하며 소리를 지른다.


_끼끼끼끼. 끼끼끼끼. 끼끼끼끼.


고필이 침팬지를 끌어안는다.


_연구소에 착실하게 나가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겠네. 연구소에 친구가 있었구나?! 이왕이면 사람 친구를 사귀지 그랬니?!


고필은 스테이크를 썰던 나이프를 들어 찌를 듯 고선의 목에 갖다 댄다.


_허어! 지랄한다.


고선이 코웃음을 친다.

고필은 입술을 찢으며 씩 웃더니 들고 있는 나이프를 앞으로 쑥 밀어 넣는다.

고선의 목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_허억. 미친.


고등이 달려와 고필의 손을 내려쳐 나이프를 떨어뜨린다.


_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_뭔 상관이야. 재밌네.


고선은 흘러내리는 피를 휴지로 닦아내며 무심하게 말하고 고등을 올려다본다.


_아, 네가 그 형사 출신 테니스 선수?? 너 때문에 여기 죄다 몰려와서 이 난리라며??

_네?

_소식을 듣고 계시네. 모르면 따로 알려드려야 하나 했더니. 히히히.

_포털이고 뉴스고 전부 박고등 얘긴데 모를 리가?!

_그럼 곧 우승이 목전에 있다는 사실도 아시겠네?

_알지. 우승은 따놓은 거라던데??

_말이 나온 김에 자랑 좀 해야겠네.


영춘은 고선의 옆자리에 와서 앉는다.


_앉아. 박고등.


영춘의 말에 고등이 고필 옆에 앉는다.


_사장님 눈앞에 나란히 앉은 세 놈이 연구소의 작품!! 히히히히. 히히히히.


고선은 흠칫하며 입술을 씰룩거린다.


_뭐?! 연구소 화재가 네놈 짓이구나!!


고선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영춘을 노려본다.


_아니지. 불을 지른 건 사장님 오빠니까!


고선은 눈을 치켜뜨고 고필을 노려본다.


_씨발. 너는 평생 도움이 안 되구나! 이 새끼 말에 꾀어서 연구소에 불을 질러?!

_저 가련한 영혼이 얼마나 집안의 냉대에 시달렸으면 나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따르겠니?! 히히히.


고선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


_그래서? 칩을 모조리 빼돌렸어?

_그쵸. 쏙 빼돌려서 얘들 머리에 박아버렸지. 그랬더니 세상 거지 같은 놈들이 날개를 달았어. 히히히. 그렇지. 얘들아??


고등은 움찔한다.

남의 인생을 함부로 쥐락펴락하며 양심의 가책이라곤 조금도 느끼지 않는 영춘이 새삼 놀랍다.


_이정구 머리에도 칩을 박다가 죽었고요?


고등이 이를 앙다물며 말한다.


_하하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맞아. 맞아. 그런 부작용이 있을 줄 알았나?! 너희는 살았으니 얼마나 다행히야.


사람들은 경악한 얼굴로 웃고 있는 영춘을 쳐다본다.

인간의 심장을 가진 놈이 맞나 의문이 든다.


_이렇게 술술술 자백을 할 줄은 몰랐네요. 마스크맨의 범죄에 이정구 죽음. 경기도 끝나기 전에 당신을 잡아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어요.


고등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_하하하하. 하하하하. 마스크맨은 어떻게 알았어? 모르는 줄 알았는데??

_당신 옆에 하루종일 붙어있는데 모를리가요. 반장님. 정리해서 한국으로 들어가셔야겠는데요??

_박고등. 넌 앞으로 테니스만 해야겠다. 내 옆에 하루종일 붙어있었으면서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으니 형사 할 재주는 영 없는 것 같아!!


고등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영춘을 본다.

뭔가 놓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고 있었다.


_이정구 사건 캐겠다고 하던 놈을 나하고 태고가 죽이려고 했는데 네가 살려내서는 여길 데려왔지. 선택지가 없었겠지만, 호랑이굴로 데려온 거야. 근데 나는 네 옆에 있다면 그놈들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 가만히 둔 거야. 그건 몰랐지?


그렇다.

이정구 죽음의 비밀을 알고 있는 반장님, 태고의 아킬레스건 인호 씨, 태고와 경찰의 비리를 모두 알고 있는 채무를 한꺼번에 죽이려다 실패했지만, 코앞에 그들을 데려다 놓아도 죽이려 들지 않았다.

고등은 영춘이 자신을 테니스 스타로 만들어야 하는 마당에 주변 인물들을 자신의 코앞에서 죽이거나 다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말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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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연출 NEW 14시간 전 0 0 13쪽
89 해결책 NEW 17시간 전 0 0 13쪽
» 조각 NEW 17시간 전 1 0 10쪽
87 장치 24.09.11 2 0 11쪽
86 다시 마스크 24.09.07 3 0 11쪽
85 그랜드슬램 24.09.06 4 0 14쪽
84 TK 24.09.05 6 0 10쪽
83 AI 24.09.05 6 0 10쪽
82 목적 24.09.04 6 0 11쪽
81 24.09.04 4 0 10쪽
80 침팬지 24.09.02 6 0 11쪽
79 아아아아 24.08.30 6 0 9쪽
78 이상 24.08.30 6 0 9쪽
77 주인공 24.08.22 4 0 10쪽
76 입단속 24.08.16 6 0 11쪽
75 우주고? 24.08.14 7 0 11쪽
74 포크레인 24.08.14 6 0 10쪽
73 피냄새 24.08.09 8 0 9쪽
72 돌입 24.08.09 6 0 10쪽
71 악수 24.08.05 6 0 11쪽
70 유명인 24.08.01 6 0 11쪽
69 살 길 24.07.31 8 0 11쪽
68 잘못 24.07.29 8 0 11쪽
67 고추 24.07.25 6 0 10쪽
66 독 안에 든 쥐 24.07.18 7 0 11쪽
65 또 골절? 24.07.17 8 0 10쪽
64 단단 24.07.15 6 0 10쪽
63 앵무새 24.07.12 7 0 11쪽
62 TK 24.07.11 7 0 11쪽
61 탈? 24.07.10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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