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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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영온
그림/삽화
영온
작품등록일 :
2024.05.10 12:07
최근연재일 :
2024.09.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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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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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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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0화 - 비밀, 그리고 갈등

DUMMY

소문만 무성하던 두려운 존재가 제 사람이 될 것을 제안한다. 그래봤자 여급이니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겠지만, 행여라도 실수를 하거나 조금이라도 눈 밖에 났다가는 혀가 뽑히기 마련일 텐데. 허나 실수를 하는 것보다 바로 거절했을 때 제게 닥칠 일이 더 두려웠고, 무엇보다 갑절로 받게 될 급여에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아니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정화의 입술이 바짝 마른 채 닫혔다 열렸다를 반복했다.


* “어······ 어찌, 사다코 부인께서 계시,”


* “곧 일을 그만둔다는구나.”


* “예······? 어째서 말입니까?”


앞선 제안보다 더더욱 청천벽력같은 말이었다. 당장 이 관저에서 버틸 수 있었던 연유가 정자와 설 덕이었거늘, 그 중 한 명이 사라진다니, 대체 이 무슨 날벼락인가? 어찌하여 이런 시련이 닥쳐오는 것인가?


* “그걸 내 어찌 아느냐?”


* “허나, 그렇다면 당장 여급들은,”


* “해서 싫으냐?”


* “아,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도련님!”


어지러운 머릿속을 다잡으며, 정화가 다급히 허리를 숙이며 외쳤다.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어린 조카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뼈가 빠지도록 일하는 오라버니 부부를 생각한다면 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뿐이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친다는 말은 필경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아, 또한 단 둘이 있을 때는 조선어로 말하거라.”


“예······. 어, 네?! はい? (네?)”


아무렇지도 않게 독사 장교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다름 아닌 조선어였다. 조선인 출신이라는 사실이 누구보다 널리 알려졌으나, 그 누구보다도 조선어를 쓰는 걸 상상할 수 없었던 사람. 그 자가 방금 내게 무어라 했던가? 믿을 수 없는 일이 연달아 일어나 그만 정신을 놓아버린 것일까? 이는 환청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둘이 있을 때는 무얼 어찌 하라고?


“어, 조, 조선말을······.”


“뭘 그리 놀라느냐, 내가 조선 출신이라는 걸 몰랐느냐?”


히로유키가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꾸하였으나, 정화는 여전히 자신의 입을 감싼 두 손을 내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 아닙니다. 알았는데, 그래, 도······”


“그래도?”


“다른 여급들이, 저, 절대로 도련님 앞에서는 조선말을 하지 말라고······”


“내 네게 그리 일러준 적이 있었더냐?”


“아닙니다, 허나······.”


“허나?”


나름 흥미가 생긴 듯, 히로유키가 정화의 말을 뒤밟았다.


“······ 통상 도련님 같은 분들께서는 국어를 더 쓰시기에······.”


“도련님 같은 분들? 뭐, 너희 말로는 쪽바리들 앞잡이를 말하느냐?”


“아, 아뇨,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히로유키가 한 마디 말을 꺼낼 때마다 정화는 아연실색하여 고개와 손발을 세차게 저었다. 더 이상 심기를 거스르는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을테니 제발 살려달라는 몸부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니, 그저 이 모든 것이 꿈인 듯 싶었다. 대체 왜 제게만 이리 곤란한 일들이 닥치는 것인가?


“조선어를 쓰며 살아온 세월이 20년이 넘거늘, 다른 것은 전부 적응하기로서니 언어가 편한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더구나. 허니 그저 너만 아는 사실인 셈 치고 내 앞에서는 조선어를 쓰거라. 허나 당연히 다른 이들 앞에서는 국어를 써야 할 것이다.”


“わかりま······ (알겠습······) 아, 아 송구합니다! 알겠습니다······.”


습관적으로 튀어나온 국어에 입을 틀어막으며 다시 한 번 허리를 깊이 숙이는 정화를 바라보는 히로유키의 눈빛은, 앞서 소란의 연유를 묻던 그 건조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국어도 조선어도 모두 유창하게 잘해서였을지, 한눈에 보아도 저를 두려워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굳이 감추지는 않는 것이 요망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일은 내일부터 시작하거라. 사다코에게 가서 이야기하면 할 일을 알려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이만 나가 보거라.”


그만 나가보라는 그 말이 그리도 감사할 수가 없었다. 누구보다 그 말을 간절히 기다린 정화가 재빨리 방을 빠져나갔으나, 더 걷지 못하고 그만 문 앞에 주저앉았다. 대체 그 안에서 어찌 버텼던 건지, 문 밖을 나서자마자 걸을 수가 없었다. 다른 여급들은 대부분 2층에 올라오지도 못했으니 부축해줄 사람도 없었다. 앞으로 무사히 이 곳에 다시 올라올 수 있을까? 멋모르는 사이, 자신은 저 자의 시중을 들기로 말을 하고 나왔다. 허나 도무지 자신이 없다.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기껏해야 여급 하나가 도망친 것이거늘, 설마 자신을 뒤쫓으랴.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알아서는 아니 될 사실 하나를 알아버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저 자는 조선어를 더욱 편히 여긴다. 다른 그 어떠한 이들, 심지어는 이 자의 양부이자 관저의 주인인 후지와라 오사무조차도. 어찌하여 제게 그 이야기를 한 것일까? 그렇게라도 붙잡고자 하였던 것일까? 단지 국어를 잘 하기 때문이라고만 여기기에는······.


“아악-!”


방 앞에 다다를 때까지 멍해 있던 정화의 머리채를 누군가가 휘어잡았다. 놀란 정화가 몸부림을 치자 소리를 들은 방에서 튀어나왔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죽어, 이 망할 년아!”


“미쳤어? 어디다 손을 대?!”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정화의 귓가 너머로 설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가뜩이나 힘이 없었으나 애써 고개를 들어 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금일 자신이 쫓아낸 이와 한 방을 쓰던 자. 김종선이라는 이름의 한 살 많은 여급이었다.


“돈에 눈이 먼 짐승같은 년. 넌 이미 알고 있었지, 걔가 훔쳐갔다는 걸?”


종선이 정화의 멱살을 붙잡고 벽에 밀어붙였다. 둘을 떼어내려는 설의 소리까지 겹쳐 제법 큰 소음에 미처 잠에 들지 못한 다른 여급들도 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관찰했다.


“허면 사다코 부인께 말해서 조용히 해결할 수도 있었어. 헌데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어찌 왜놈에게 조선인을 죽여달라 할 수가 있어? 네년이 정녕 그러고도 사람이야?!”


짜아악-


종선이 기어이 정화의 뺨을 올려붙였으나, 맞은 이의 표정은 옆에서 만류하는 이보다 덤덤했다. 진즉부터 맞을 것을 알기라도 했는지 눈 하나 깜짝하기는 커녕, 부어오른 뺨을 만질 생각도 하지 않았다.


“너 정녕 미쳤어? 옥단희 그 년이 어떤 년인지 알고서도 얘한테 그딴 소리를 해?”


“여기 어디 부유하게 사는 자가 있어? 다 가난하니까 자존심도 버리고 이리 왜놈들 밑에서 일하는 거 아니야? 헌데 지가 뭐라고 더 가련한 척을 해?”


“자존심은 너나 버렸지. 누가 그 년만큼 비열하게 산다고 그래? 그 가난한 이들의 돈을 훔치는 것만큼 파렴치한 일이 있느냐고?!”


“최설, 넌 다를 것 같아? 대체 이 년한테 뭔 책을 잡혔길래 수년간 보아온 동무를 내치는데 앞장을 서고,”


짜아악-


다시 한 번 관저의 복도를 울리는 파열음에 순식간에 장내가 적막에 휩싸였다. 허나 이번에 맞은 이는 정화가 아니었다. 정화를 대신하여 앞서 언쟁하던 설의 행동도 아니었다. 기운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정화의 날벼락같은 행동에 설을 비롯한 다른 여급들은 차마 말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입을 벙긋거렸다.


“해서, 다 똑같이 가난하고 힘들면 다른 이의 생명과도 같은 돈을 훔쳐도 되고? 너는 여즉 그리 살아왔어?”


“네년은 대체 무얼 믿고 그리 당당해? 내가 한 말에 틀린 것이라도 있어? 적어도 네년이 단희를 왜놈에게 빌붙은 매국노 손에 죽게 만들려던 건 맞잖아?!”


“아, 네년이 공범이구나? 그래,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너희 두 년을 보고 생겼나 보아, 그렇지?”


“이 년이 정신이 나갔,”


“그게 아니면 뭔데? 출세하려고 왜놈한테 빌붙어서 다른 조선인을 죽게 만들려 했던 년은 대체 뭘 잘했기에?!”


정화가 악에 받친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설움과 애환이 뒤섞인 목소리가 밖으로 퍼져나갈까 두려웠는지, 여급 몇몇이 시키지 않았음에도 살금살금 방을 빠져나와 오는 자가 있는지 망을 보기 시작했다.


“뭐······?”


“내가 여급으로 들어온 첫 날, 옥단희 그 년이 나한테 도련님 인물이 그리 좋은데 궁금하지 않냐고, 귀택하시는 시간에 맞춰서 얼굴 보여줄테니 자기만 따라오라고 끌고 갔어. 큰 관심도 없었는데 어찌 그런 짓을 했나 싶어서 채근했더니, 내가 도련님이랑 어떻게든 하룻밤 보낼 수 있도록 꾀어내도록 명령을 받았다며 실토했어. 주인 나으리가 그리 하면 좋은 곳에 시집보내주겠다고 꼬드겼다더라.”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두 부자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여급이 없었는지 그에 대한 말은 들려오지 않았으나, 점차 자신을 향한 시선이 누그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헛웃음이 나왔다. 허면 누가 돈을 훔쳐갔는지를 버젓이 알면서도 전부 종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대체 무엇 때문에?


“돈을 받고 부유한 집에 시집가고 싶어서 나를 판 셈이지. 그 년이 리노이에 상과 다를 바가 있어? 어디 싸고 돌 자가 없어서 그딴 년을 싸고 돌아. 내가 이런 년의 처지까지 고려해야 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른 정화가 문을 부서질 듯 닫고서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듣고 싶지 않은,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목소리들이 아우성쳤다. 개중에는 간혹 짐작가는 목소리도 있었고, 더 이상 들을 힘도 없어 귀를 꼭 틀어막았다. 이 모든 일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무엇 하나 자신의 처지를 돕는 것이 없었다. 대체 어찌하다 이 관저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혹여 정말로 나의 잘못일까? 내가 정녕 매국노에게 같은 동포를 팔아 이득을 편취하고자 한 파렴치한 년일까?

부은 양쪽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죄책감이었다. 어찌 한 치 앞만을 보았을까? 그래, 틀린 말 하나 없었다. 정자에게 말하여 조용히 해결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히로유키를 끌어들이지 않고 단희를 관저에서 내보낼 수도 있었으리라. 왜놈보다 더 악독한 매국노의 손을 빌려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바보같이, 왜놈들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정화야, 너 괜찮아?”


소리없는 울음을 우느라 정화는 설이 들어온 것조차 알지 못하였다. 늘 제 편이 되어주었던 그 얼굴을 보자 더욱 서럽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뭐야, 어찌 이리도 울어, 네가 잘못한 것도 없잖아.”


“······ 설아, 너도 똑같이 생각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정녕,”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내가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느냐는, 그 말을 입에 담을 용기가 없었다. 마치 실로 그러한 듯 싶어서.


“······ 내가 대체 무슨 짓을······.”


“그런 일에 네가 어찌 죄책감을 느껴? 허면 왜놈과 결탁하고 널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려 했던 그 년은 뭔데?”


“허나 내가 똑같은 사람이,”


“바보같은 소리하지 마! 허면 이 세상에서 똑같이 행동하지 않고 어찌 한을 풀고 살아? 똑같은 인간이 아니 됐으면, 평생 호구처럼 당하고 살 작정이야?”


고개를 젓는 정화를 보며 설이 한숨을 내쉬었다. 소리를 내질렀던 것이 미안했는지 금세 누그러진 투로, 설이 무너져내린 이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허면 정신 차려. 네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죄 짓고 쫓겨난 년보다 더 풀이 죽어 있어?”


차마 속내를 털어놓을 용기를 내지 못한 이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릴 뿐이었다. 애써 삼켜왔던 소리도 더 숨기지 못한 채 목놓아 우는 정화의 어깨를 다독이는 설의 낯빛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서로의 옷섶이 뜨거운 것으로 물들어 얼룩을 만들었다.


“······ 미안해, 우리 오라버니가 버릇처럼 적을 속이려면 아군도 속이라 하였어. 해서 네게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어······.”


“너도 참······. 야, 내 비록 달포밖에 안 되었지만 너랑 온갖 이야기를 다 나누었거늘 설마 그런 걸로 마음이 상했겠어? 내가 그 정도로 그릇이 작은 이로 보여?”


어처구니가 없다는 투로 설이 정화의 어깨를 세게 때렸다. 아픈 어깨와 달리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정화가 지친 입꼬리를 들어올려 천천히 웃어보였다.


“이리 마음이 여려서야 무얼 하겠어. 잠이나 자. 오늘 일은 다 잊고, 내일 다시 시작하는거야.”


설이 혀를 끌끌 차며 불을 꺼버렸다. 함께 모든 일을 감내하느라 피곤했는지, 머리를 베개에 대기도 전에 잠든 듯 싶었다. 그제서야 미처 못한 말이 생각났다. 오늘이 함께 지내는 마지막 날이라고. 나와 네가 그토록 멀리하고자 했던 그 자의 밑에서, 당장 내일부터 내가 일하게 되었다고. 이조차 친일이고 매국일까? 늘 대쪽같이 행동하는 네 눈에는 어찌 보일까? 나는 어찌하여 너와 같은 용기를 내지 못할까······? 눈물이 흐르는 두 눈이 점차 감겼고, 또렷하던 정신이 점차 흐릿해져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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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 부탕도화 +1 24.06.16 19 3 16쪽
30 29화 - 볼가 강 24.06.15 19 2 13쪽
29 28화 - 이야기 24.06.15 17 2 11쪽
28 27화 - 죄와 벌 24.06.13 22 2 12쪽
27 26화 - 대화 24.06.13 22 2 11쪽
26 25화 - 겸상 24.06.11 22 2 14쪽
25 24화 - 반성 24.06.11 22 1 11쪽
24 23화 - 재회 +2 24.06.09 26 4 12쪽
23 22화 - 복수 24.06.09 24 2 15쪽
22 21화 - 안개가 걷히다 24.06.08 26 2 12쪽
21 20화 - 용기, 그리고 기회 +1 24.06.08 22 3 12쪽
20 19화 - 잔인한 운명 +1 24.06.06 21 2 12쪽
19 18화 - 진흙 속의 꽃 24.06.06 22 2 14쪽
18 17화 - 행복과 불행 24.06.04 24 2 12쪽
17 16화 - 악연, 헝클어진 실 24.06.02 25 2 11쪽
16 15화 - 편지 (1) 24.06.01 28 2 11쪽
15 14화 - 불가사의 +1 24.06.01 28 2 15쪽
14 13화 - 목격 24.05.30 27 2 12쪽
13 12화 - 홀로서기 (2) +1 24.05.28 34 2 13쪽
12 11화 - 홀로서기 (1) +1 24.05.26 34 2 11쪽
» 10화 - 비밀, 그리고 갈등 24.05.25 33 2 14쪽
10 9화 - 제안 24.05.23 37 2 12쪽
9 8화 - 발각 24.05.21 32 2 10쪽
8 7화 - 기회 +2 24.05.19 34 4 12쪽
7 6화 - 수렁 속의 빛 24.05.18 35 3 13쪽
6 5화 - 안개 속 흐르는 물 24.05.16 37 3 12쪽
5 4화 - 달빛 아래 어둠 속 +1 24.05.14 39 4 12쪽
4 3화 - 후지와라 히로유키 24.05.12 44 3 14쪽
3 2화 - 도련님 24.05.11 4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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