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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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s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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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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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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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마스터는 깨달았다.

DUMMY

공격대가 오우거의 토벌을 위해 가는 길.

예준은 그 길을 따라서 걷고 있었다.


그들이 남긴 발자국을 토대로, 어디로 갔는지, 어떤 방향으로 갔는지 대략 유추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잿더미의 숲,

재에 남겨진 발자국은 바람이 불면 쉽사리 사라졌고.

듬성 듬성 나있는 발자국들은 정확한 위치를 추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여기서부터는 아예 나누어졌네.”


예준은 길게 뻗은 나무 하나를 두고 고민했다.

이곳에서 나 있는 발자국들은 총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다.


하나의 무리가 두 개의 무리로 나누어진 모습.

이를 통해서 공격대가 2개의 팀으로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격대를 나눌 이유가 있나? 아니 나누는 게 정석인 건가.”


예준은 곰곰이 생각했다.

공격대를 나눌만한 이유는 총 두 가지다.


먼저 정찰을 보내어서 몬스터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하는 경우.

아니면 이미 몬스터의 위치를 특정 지었기에, 미리 전략을 세운 경우였다.


후자쪽이 예준의 생각에 더더욱 맞는 것 같았다.

공격대가 출발했다면 분명히 몬스터의 위치를 어림잡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와중에 정찰대를 보내어서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꽤 위험한 판단이기는 했다.


“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모든 전투와 교전, 그리고 전쟁에서는 정보가 우선시 된다.

정보 없이 움직일 수 없으며,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수많은 피해를 야기한다.


특히 중대 규모의 소규모 교전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 양상을 띄었다.

단숨에 전멸할 수 있는 크기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발이 빠른 사람들과 주변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인원으로 팀을 꾸려서 빠르게 주변을 정찰한 다음, 움직이는 게 나았을텐데.”


헌터들의 집단 전략에는 그런 교본이 빠져있을 것이다.

견습 헌터 생활을 거치면서 리더가 되었을 한태성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헌터와 전쟁과는 기본적인 것부터가 다르니깐, 어쩔 수 없나.”


근본적으로 사냥과 전쟁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의 위치와 전력을 확인하고 교전을 하는 것만 같지.


그 흘러가는 양상은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이었다.


사냥은 목표물을 제압해내는 것이 목표이고.

전쟁은 전략적인 목적을 달성했을 때 비로소 승리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것도 엄청난 희생이 수반되면 승리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했다.


“그러니 이런 판단이 나온 거겠지, 따로 공격용 별동대를 꾸려서 수비진들이 버틸 동안 공격진들이 최대한 딜을 누적시킨다.”


아주 간단한 망치와 모루 전술.

모루라는 방진이 버틸동안 망치라는 기동대가 목표물의 뒤를 친다.


“다만...”


예준은 발자국이 갈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모루가 버티기 전에 망치가 부숴지면 끝이고, 망치가 치기전에 모루가 버티지 못하면...”


끝난다.

그 순간이 찾아오면 전멸의 위기를 감수해야 할 것이었다.


케르륵?


어디선가 들리는 고블린의 뭐같은 소리.

예준은 그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몬스터가 초장부터 보이면, 작전은 거의 실패라고 봐도 되겠네.”


순식간에 몰려드는 몬스터의 떼.

단순히 고블린만 있는 것이 아닌, 그 상위종인 나이트 고블린까지 발광을 하면서 예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쿵!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묵직한 발소리까지.

9등급의 게이트에서 저런 묵직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몬스터는 무게 자체가 많이 나가는 돌트롤 일 것이다.


지금 몬스터가 야영지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앞의 공략대가 몬스터를 흘렸거나,

아니면 몬스터들이 일부러 기척을 숨겨서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찌 되었건, 이들을 그대로 보낸다면 야영지에 있던 헌터는 물론이고, 그들과 함께 따라나선 판매원들 역시 묵사발이 날 것이었다.


“아주 종합선물 세트네, 오늘 명절인가?”


이 정도로 조직된 몬스터의 집단이 있다면, 이것은 사냥 대상으로 볼 수 없었다.

몬스터의 군세. 딱 그 정도의 표현이 걸맞을 것이다.


‘역시 마족과 관련이 있겠어, 몬스터가 조직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데에는 그 녀석들의 힘이 필요하니깐.’


마나로 이루어진 생명체, 그리고 혼돈에 의해서 창조된 끔찍한 피조물.

그래서인지 몬스터들은 마족의 명령에는 절대적인 복종이 있었다.

아무리 싫어하는 종족이 있어도, 고개를 숙이고 조아리며, 마족들을 떠받든다.


이번 게이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조직적인 기습, 현저하게 높아진 몬스터들의 지능.

그리고 9등급에서 나타나지도 않는 오우거의 출현.


이 모든 것들이 딱딱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얼마나 많은 병력을 비축해두고 있을지, 상상도 안 가네.”


예준이 마족과의 전쟁을 끝낸 지 수년이 지났다.

그들이 무사히 이세계에서 탈출하여 세력을 불리고 있었다면, 상당한 수의 몬스터 군대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상관없지만.”


예준은 차원 술식에서 야영지에서 가져온 여러 무기들을 꺼내었다.

활과 화살, 창, 그리고 검까지.

각종 무기들을 아래에다가 깔아놓고는 하나하나씩 차례대로 어루만졌다.


“잠시 본심을 내볼까.”

그는 씨익 웃으며 무기에 불어넣었다.

그러자 무기들이 마치 의지를 가진 것 마냥 둥둥 떠다니며 마나를 방출해대었다.


“참격의 술식, 분.”


술식을 특정 사물에 남기면서 발동하게 하는 기술.


슈웅!


마나를 불어넣은 창 하나가 그대로 날아가더니, 예준을 노려보던 나이트 고블린의 몸을 꿰뚫었다.


꾸르륵!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비명을 내지르는 나이트 고블린,

하지만 이미 창은 몸 깊숙이 박힌 상태라 빼내는 순간 목숨을 잃고 말 것이었다.


‘참격 술식 분은 성검의 참격을 다른 사물에 일시적으로 부여할 수 있지.’


예준은 손을 뻗고는 그대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창에서 마나가 뿜어져 나오면서 무자비한 칼날이 이리저리 휘젓기 시작했다.


쿠쿠쿵!


약 10m 반경으로 만들어진 예준의 믹서기는 창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모든 것을 갈아버렸고.

순식간에 고블린들을 토마토 주스로 만들어버렸다.


“창은 자동 사냥 켜놓고.”


고블린을 상대로는 굳이 자신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예준이 던져낸 그 창은 적성 생명체를 추적하여 그들의 목숨을 모두 갈아마실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직접 컨트롤은 이쪽인가.”


예준은 활과 화살을 집었다.

전략적인 목표를 수립한다면, 당연스레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표적을 저격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목표는 당연스럽게도 돌 트롤이었다.


“고블린은 마나로 적당히 신체를 강화하면 베이지도 않는데, 트롤의 클럽은 좀 아프단 말이지.”


아무리 예준이라고 하더라도 트롤의 공격은 좀 아프게 다가왔다.

절대적인 방어인 술식의 ‘합’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심해서 공격을 맞을 경우에는,

뼈가 금이 갈 정도의 충격은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것도 몸에 갖추어진 치유력으로 회복하면 그만이긴 했지만.


“그래도 맞추기는 쉬우니.”


예준은 그대로 활시위를 당기고는 발사했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화살은 돌 트롤의 머리를 깨부수며 나아갔고,

그 무지막지한 덩치가 쓰러지자마자 참격이 다시금 휘감아졌다.


“화살에도 술식을 바를 수 있으니깐, 이런 무기도 꽤 좋단 말이야.”


드드드득!


화살이 날아간 자리는 그대로 참격을 나가며 사라졌고.

그 참격에 맞은 고블린들은 뼈와 통째로 갈라지며 순살 당했다.


“그르르르!”


그때 예준의 뒤통수에서 짐승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 익숙한 기운에 예준은 활을 땅바닥에 던져놓고는 곧바로 검을 들며 막아섰다.


캉!


강철같은 발톱과 함께 이글거리는 눈빛.

양다리를 인간처럼 서 있는 털 뭉치.


“워 울프! 오랜만에 보는데!”


카카각!


위 울프의 이빨이 예준의 검을 갉아먹으려고 하자,

예준은 그대로 검을 당기고는 주먹으로 녀석의 복부를 가격했다.


끼잉 낑.


개 특유의 소리를 내며 한 발자국 물러나는 워 울프.

예준은 그 모습에 검을 빙빙 돌리고며 얘기했다.


“혹시 이쪽의 워 울프도 이세계 처럼 대화는 되나? 안녕하세요?”


“크르르릉.”


워 울프는 나름 오우거 만큼의 지능이 있는 녀석이었으니, 대화는 가능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워 울프와의 대화는 불가능해 보였다.


“알아낼 정보는 없겠네.”


예준은 몸을 쓰윽 풀더니 먼저 녀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가자, 워 울프는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며 예준의 접근을 저지했다.


부웅 부웅.


공격 궤적을 읽은 예준은 가뿐하게 발톱질을 피하면서 검을 그대로 녀석의 머리에 강타했다.


퍼억!


마나를 담지 않으면 검의 날카로움이 살아나질 않는다.

하지만 마나를 담아내면 술식이 발동되어 워 울프를 쓰다 만 걸레로 만들 것이었다.

예준에게 있어서 그 상황만큼은 사양이었다.


최대한 마나에 담겨 있는 기를 알아낼 때까지는 녀석을 검으로 후드려 패며 알아내야만 했다.


“미안한데, 너 만한 맷집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 많이 없거든.”


“끼잉 낑.”


적절한 인간형에 적절한 크기.

그리고 덩치에 맞지 않는 맷집까지.

워 울프를 마나 없이 베어낼 수만 있으면 예준은 기에 대해 어느 정도 깨달을 것 같았다.



“너무 억울하게 생각하지는 마.”


예준은 달려드는 워 울프의 이빨을 검으로 막아내며 말했다.

고약한 입 냄새와 함께 피비린내가 예준의 코를 찔러대었다.


“그만큼 너도 사람을 괴롭히다가 죽이잖아.”


예준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더니, 그대로 워 울프의 흉부를 검으로 가격했다.

퍼억!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간 워 울프는 잿가루 가득한 나무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워 울프는 인간의 잔혹한 일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니깐.”


예준은 검을 길게 늘어뜨리며 말을 이었다.

그의 말대로 저 인간 형태의 늑대는, 몬스터라기 보다는 사람에 가까운 존재였다.


순수하게 인간을 괴롭히다가, 죽인다.

이빨로 어디를 물면 아파하는지, 발톱으로 어디를 긁으면 고통스럽게 울어대는지.


팔과 다리만 물어뜯어 숲에 버린 적도, 목과 흉부를 통재로 뜯어내어 고통스럽게 죽인 적도.

수도 없이 많은 아이들을 발톱으로 꿰뚫어서 죽인 적도 있는 몬스터이다.


그것이 그들의 본능이며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였다.

예준은 그것을 보고는 이렇게 평가했다.


살육의 쾌락을 극대화한 인간.

말도 통한다,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자기네들 종족끼리는 호의적이다.

하지만 약자를 대상으로는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였다.


“여태까지 죽인 인간의 수를 기억하고 있어? 워 울프?”


예준은 창이 내뿜어내는 술식의 참격을 뒤로 하고, 워 울프에게 다가갔다.


“기억 못하겠지? 근데 그건 나도 그래.”


예준은 칼을 있는 힘껏 쥐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검을 휘두를 때는 그 앞에 무엇이 있는지 간에 무념무상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이 죽인 사람 따위, 자신이 살리지 못한 사람 따위.

생각하지 않고 휘두른다.


그것이 그가 이룬 업적이자, ‘무공’이었다.

마음 속의 검.


그 검 한 자루를 뽑기 위해서는 그만한 정신적인 경지에 도달해야만 했었다.


지이잉.


워 울프의 목이 통째로 날아가자,

이에 예준은 웃으며 말했다.


“깨달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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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그랜드 마스터는 쫓아갔다. 24.06.16 186 6 11쪽
38 그랜드 마스터는 다시 교육했다. 24.06.15 195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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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24.06.06 307 9 11쪽
28 그랜드 마스터는 수습했다. +1 24.06.05 342 11 11쪽
27 그랜드 마스터는 해결했다. +1 24.06.04 345 10 11쪽
26 그랜드 마스터가 등장했다. +1 24.06.03 36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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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랜드 마스터는 일깨웠다! 24.06.01 417 15 11쪽
» 그랜드 마스터는 깨달았다. +1 24.05.31 465 13 11쪽
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0 13 10쪽
21 개화 24.05.29 511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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