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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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바이
작품등록일 :
2024.05.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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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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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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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5)

DUMMY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5화



드디어 바다가 잠잠해졌다.


“이제 다 울었는가. 함벨트.”


“정말 아름다운 곳에서 살았구나. 함벨트.”


연합군의 해군들이 모든 다도해의 섬들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사실 섬들을 지키는 군인들은 이제 더는 없었기에 그저 영향력을 강화하고 혹여나 모를 반란군의 기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못 해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거든. 왜냐하면 그 많은 병력들로도 전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있었잖아.”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내가 바다까지 오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잘 못했단 말이야..”


둘은 어느덧 말을 놓고 허물없이 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해안가의 산 위에 잠시 올라 바다에 부는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요정 중위, 상부에서 명령이 하달되었어.”


“무슨 내용인데?”


“우리는 예비대가 지역의 안정화를 위해 올 때까지 대기하는데?”


그 말에 요정 중위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후우.”


“잘 되었다고 생각해. 솔직히 이번 전쟁에서 우리가 가장 큰 공을 세운 거야. 가장 치열한 전쟁을 벌였고 가장 많이 이동했고 가장 많이 죽었어.”


“이로써 우리의 전쟁은 끝이 난 게로군.”


“그래, 드디어 병사들에게 원래 삶으로 되돌려 보낼 시간이 온 거야.”


대화를 하고 있던 그들의 앞에 함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모습을 들어냈군.”


“저 군함들은 이제 서부의 중앙으로 가게 될 거야. 저들만 무사히 성공하면 진짜 이 전쟁은 끝나는 거라고.”


“그러네, 서북부가 평화조약에 서명을 했다며?”


서북부는 총사령관 임 리울과 총사령관 호르지칸의 회담 끝에 서북부와 <세계 연합 정부>는 큰 마찰 없이 서로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전쟁을 끝내게 되었다.

그리고 서남부도 무너진 이 시점에서 남은 것은 이제 서부뿐이었다.


*


“달이 밝게 빛나는 것이 상륙작전을 펼치기에 아주 딱인 날씨야.”


“함장님? 달이 밝은 거랑 상륙작전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입니까?”


달이 밝게 빛나는 어두운 바다의 밤. 바다에는 수많은 군함들이 서부의 해안지대에 도착했다.


“서부에서부터 한 번의 해전 없이 이곳까지 오다니 정말 천운인 것 같습니다.”


“커터스가 그렇게 키워 놓았던 해군과 상륙부대를 커터스가 죽자마자 폐지해버린 선택이 지금의 순간을 만든 거지.”


커터스가 수도, <에스타>에서 근무를 할 때에 그는 해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육성을 힘을 내었으나 그의 사후 전쟁도 많이 없었기에 모두 사라졌다.


“등대가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작전이 성공한 것입니다!”


“특공대를 믿고 있었다. 이제 작전을 전개한다! 전 함포! 발포하라!”


모든 함대에서 무차별적인 초토화 사격을 실시하였고 모든 함포에서 불을 내뿜었다. 서부의 해안지대는 쑥대밭이 되어갔다.


“상륙부대! 상륙을 실시하라!”


상륙부대가 해안 지대에 발을 올리기 시작했고 무너진 적들의 참호와 무너진 성벽을 타고 올라 점령하였다.


“적들이 많이 없습니다! 그냥 바로 본 함대가 와도 되겠습니다!”


“폭죽을 터트려라!”


폭죽이 밤하늘에 피어올라 붉은 꽃을 피웠다. 모든 함대는 그 붉은 꽃을 보았다.


“본 함대! 상륙하라!”


많은 육군들이 차와 말을 타며 배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육지에서 파르틴 장군을 상대하기 위해 많은 장병들을 차출한 상태라 해안 지대에는 그들을 막을 병력들이 많이 없는 상태였다.


“곧장 서둘러 진격하여 공장들을 점령하고 철도와 도로를 점령하라! 관공서를 점령하라!”


“서둘러야 한다! 우리 손에 이 가니긴 전쟁의 끝이 달려있다!”


그날 밤사이 서부의 숨통을 끊는 작전이 전개되었다. 해가 떠오르기 전까지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쏴 죽였고 모든 전장으로 향하는 보급을 끊어냈다.


*


파르틴 장군이 죽어버린 정보원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있었다.


“파르틴 장군님, 시체들은 불에 태우겠습니다.”


“그러도록 하게.”


부관들이 시체들을 불에 태우는 것을 뒤로하고 그는 집무실의 자리에 앉자마자 다른 부관이 문을 열며 들어왔다.


“파르틴 장군님! 긴급한 보고드립니다. 서부에서의 상륙 작전이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서부의 전선을 관리하는 파르틴 장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전쟁을 질질 끌 필요 없다. 모든 기갑부대를 돌격시킨다.”


“기갑 부대! 돌격하라!”


파르틴 장군은 그동안 서부 전선에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며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온 것이다. 병력을 보존하며 이 전쟁을 끝낼 순간을 만들기 위해 병력을 아껴두었다.


“요정이가 좀 실력이 늘긴 늘었나 본데?”


서남부를 완전히 점령하는 데 성공한 자신의 딸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리고 딸에게 조금은 안타까운 연민 의식도 생기긴 했다.


“나 때문에 조금 놀라긴 하겠지? 그래도 어쩌겠니. 해야 할 일은 해야지.”


‘아버지의 큰 꿈을 네가 이해하렴. 너는 나의 딸이지 않니.’


*


“적들이 갑자기 대규모 침공을 가합니다!”


서부 전선에서는 갑작스러운 기갑 부대의 대규모 침공에 당황했으나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었다.


“보급이 끊겼습니다! 해안 지대가 모조리 점령당했답니다.”


더 이상의 보급이 오지 않았고 싸우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상태였다.

그렇게 서부는 앞과 뒤로 숨통이 조여왔고 모든 동맹을 잃었으며 위와 아래로는 적들이 주둔하고 있는 상태였다.


*


“사면초가로군.”


서부 전선은 하루 만에 돌파당했고 해안 지대를 점령한 연합군은 계속해서 진격을 가해 남은 잔당들을 토벌하고 있었다.


“대신님의 말씀처럼 사면초가입니다. 그러니 이제 전쟁을 끝내셔야 합니다.”


“내가 악역이 되었군. 서남부는 무너질 수가 없었는데. 너무 안타깝군.”


이제 저항하는 세력의 마지막 도시였으며 서남부에서 탈출한 관료가 있는 이곳은 한 거대하고 아름다운 성이었다.


“이곳에서 커터스는 살았단 것인가. 굉장한 부와 권력을 가졌음이 느껴지는군.”


그리고 이곳은 커터스가 태어난 곳이자 커터스 가문인 후작 가문이 다스리는 서부를 이곳에서 다스렸던 서부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적들이 성을 포위했습니다! 대신님! 이제 그만 싸워야 합니다!”


”이 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다! 이처럼 완벽한 성을 본 적이 없다. 이런 곳에서 한 번은 싸워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대신님, 그것은 칼과 활로만 싸우던 시절에서나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 있는 해자와 함정들로는 적들을 오래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성은 정말로 미관뿐만 아니라 방어와 공격, 생존까지 그야말로 모든 부분에서 탁월한 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옛날의 이야기다.


“성의 지하에는 비밀 통로들이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차라지 그곳으로 대피하시지요.”


쾅 쾅 쾅


적들이 성벽을 허물기 위해 포를 쏘왔고 해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모든 지뢰와 같은 함정들은 금세 파괴되었다.


“나는 되었다. 과거 커터스가 수도인 <에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그 마법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을.”


“대신님! 적들이 성안으로 곧 들어올 겁니다.”


“내 목을 가지고 가거라. 허면 너희는 살려줄 것이다.”


관료는 그렇게 무덤덤한 최후를 맞이했다.

병사들은 그의 목을 들고 벌써 성안으로 들어와 남은 병사들과 총격전을 벌이던 연합군에게 그의 목을 주며 항복을 했다.


“파르틴 장군님! 적의 수괴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이 일제히 양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며 그 사이로 군복을 입은 한 사내가 부서진 성문을 지나 허물어져가는 성을 바라보며 천천히 들어왔다.


“역겹군. 포로들을 한 곳으로 몰아라.”


성안의 모든 포로들이 모였고 그는 손을 들었고 내렸다.


“발사하라.”


아름다웠던 성은 피와 시체가 난잡하게 널려있었다. 이제 더 이상 이곳은 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저 전쟁과 학살의 흔적이 남은 유적이 되었을 뿐이다.


“반란군의 최후의 저항지였던 성도 함께 모조리 폭파시켜라.”


그렇게 커터스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곳은 역사에서 살아지고 말았다. 그렇게 파르틴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지휘하며 <서부 연합>과 <세계 연합 정부>의 전쟁은 끝이 나버렸다.


“이보게 부관.”


“예, 장군님.”


파르틴은 위풍당당히 말을 타며 병력들을 이끌고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옆에는 거대한 산이 들어오는 이들을 감추어버릴 만큼 어둡고 음습한 기운을 뿜어내며 존재했다.


“자네는 이곳에서 커터스가 얼마나 살았는지 알고 있나?”


“음, 잘 모르겠습니다.”


“7년일세. 커터스는 대력 7년 정도를 저 성에서 살았었지.”


“이렇게 좋은 곳에서 고작 그것밖에 안 살았습니까?”


“그래,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행방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분명히 안 좋은 일이 있었겠지. 그러니 내쫓긴 것일 테고. 그럼, 저 산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나.”


파르틴 장군은 산속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출입 금지라는 표시와 아주 작은 비석이 세워져 있을 뿐이다.


“모르겠습니다.”


“사실 나도 모르겠네. 그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로 저곳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고 한다네. 과거 어린 커터스가 죽였던 사람들을 저곳에 묻었기에 귀신들이 나온다는 소문도 있지.”


“커터스는 연쇄 살인마에 사이코패스였던 겁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서 고향인 서부에는 그 이후로 죽을 때가지 발 한번 못 들이고 죽었다네.”


서부를 완전히 점령한 파르틴 장군과 부대는 수도, <에스타>로 향해 갔다.


*


“호르지칸, 준비가 다 되었는가.”


“물론이네, 임 리울. 어서 출발하지.”


그리고 수도로 출발한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서북부에서의 평화를 맺고 더 자세한 조약들을 맺기 위해 수도, <에스타>로 출발하게 되었다.


“서부가 마침내 완전 점령을 당했으니 파르틴 장군도 곧 올걸세. 우리는 더 서둘러야 해.”


“서남부의 군대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가. 듣자 하니 이상한 인물이 괴물들을 이끌고 사라졌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겠네. 많은 소식들이 점차 끊기기 시작하고 있어. 아마 정보원들이 당하고 있는 모양이군. 파르틴 장군의 짓을 것일세.”


호르지칸의 그녀의 말에 초조함이 묻어 나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손주에 대한 소식도 끊겨서 그런 것인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내 뒷조사마저 벌써 한 것인가?”


“그냥 찍었다네. 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걱정하는 것 정도야 손주들밖에 없지 않은가. 뭐, 나는 자식이 없지만 조카들이 나은 아이들이 걱정되긴 하는군.”


두 노인은 서둘러 기차에 올라탔다. 서북부에 여름이 다가오면 지금의 추위를 잊을 만큼 더워질 것이다. 이곳은 사막이면서도 추운 아주 희한한 지역이다.


“서북부는 참 특이한 곳일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어. 북부와 동북부하고는 크게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네.”


“그래, 이곳의 자연은 그곳들과는 꽤 다르지. 더욱 험하기에 독특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지.”


“앞으로도 험하지만 아름다운 이 땅이 온전했으면 좋겠네.”


하지만 모든 것은 최후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그들이 사는 행성일지라도 말이다. 다만 그것이 오늘이 아닐 뿐.


*


이곳은 동남부에 있는 사르투막국.


“아버지! 바다가 오늘따라 이상한 것 같은데요?”


“헛소리 말고 그물이나 정리해라. 내가 보기에는 멀쩡한 것 같은데.”


사르투막의 깊은 바닷속에는 무언가가 잠들어 있었고 그것에 어떤 생물이 다가가고 있었다.


[찾았다.]


누군가 태고의 시절 때 만들어진 무언가를 찾아내었다. 그는 그 거대한 물체를 알고 있는듯 했다.


[다른 행성으로 갈 수 있는 물건이란 것인가.]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마침-


작가의말

다음은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로 찾아옵니다.


갑자기 SF적인 부분이 나와서 놀라셨죠?

잘 안 나올 겁니다. 마지막 "외전"편을 제외하고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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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외전 1-5화 24.08.23 15 0 16쪽
49 외전 1-4화 24.08.21 21 0 14쪽
48 외전 1-3화 24.08.19 19 0 15쪽
47 외전 1-2화 24.08.16 18 0 12쪽
46 외전 1-1화 24.08.14 19 0 14쪽
45 꼬부랑 남자 4화 <완결> 24.08.12 18 0 12쪽
44 꼬부랑 남자 (3) 24.06.24 17 0 13쪽
43 꼬부랑 남자 (2) 24.06.21 22 0 12쪽
42 꼬부랑 남자 (1) 24.06.19 22 0 12쪽
41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5) 24.06.18 29 0 13쪽
40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4) 24.06.17 33 0 17쪽
39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3) +2 24.06.16 35 2 16쪽
38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2) 24.06.15 37 1 12쪽
37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1) +1 24.06.14 43 1 16쪽
»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5) 24.06.13 45 1 12쪽
35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4) 24.06.12 42 0 16쪽
34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3) +1 24.06.11 44 0 16쪽
33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2) 24.06.10 43 0 17쪽
32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1) 24.06.07 4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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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9) +1 24.06.05 54 0 15쪽
29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8) 24.06.04 51 0 16쪽
28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7) 24.06.03 5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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