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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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바이
작품등록일 :
2024.05.11 16:33
최근연재일 :
2024.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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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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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3)

DUMMY

개미를 좋아하던 군인 13화



이곳은 친위대가 운영하는 건물의 깊은 지하실


“으으윽.”


이곳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밀린 한 중년의 남성이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미 바닥은 차가운 물과 뜨거운 피로 흥건했다.


“총리를 만나게 해주시오.”


함벨트 제독의 눈이 피로 온통 붉어져 있었다.


“감히 각하를 그렇게 부르다니!”


철썩


얼굴의 볼이 너덜너덜 해지더니 결국 떨어졌다.


“꼴이 정말로 흉측하군. 함벨트, 아주 역겨운 모습이야.”


“으윽, 다짜고짜 이렇게 고문만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너희도 큰 사건이 일어나서 무언가 정리가 안 된 모양인데. 친위대장이라도 다시 불러 주시게.”


정확했다. 아직까지도 총리의 사망 소식을 공표하지 못했으며 사라진 올리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모두가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나는 바다로 가야 한단 말이다. 제발 나 좀 도와주시게.”


“닥치지 못할까!”


철썩


“크으윽!”


뚜벅뚜벅


함벨트의 끔찍한 신음 소리가 지하실에 울려 퍼지는 이곳에 누군가가 내려왔다.


“멈추거라.”


“아니, 높으신 분께서 이런 누추한 곳에는 어인 일로 오셨는지요.”


“그대는 나가있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가 나가자 본심을 꺼냈다.


“친위대가 어련히 알아서 할 줄 알았는데 설마 이렇게 대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한눈에 봐도 그는 고위 관료였다.


“내가 평화와 화해를 주장한 자네를 해군의 제독으로 삼자고 건의를 했었지.”


“총리에게 죽을 뻔한 저를 살리신 것도 어르신이 아닙니까.”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동안 그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눈만 바라보아도 알 수 있었다.


“바깥의 상황을 설명해 주겠네. 총리는 암살을 당했고 교섭파와 친위대가 자네에게 누명을 씌우려 했다네.”


“총리가 암살을 당했다는 겁니까?”


함벨트가 가장 우려하던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나를 비롯한 강경파가 반란을 일으켰네. 내가 오면서 현재 친위대를 접수했고 교섭파도 모두 살해했다네.”


“저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이 나라를 구하고 싶은 것뿐이었습니다.”


“그래, 자네는 그런 이였지. 그래서 생체 병기를 만드는 실험을 자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네.”


지금의 함벨트는 그딴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상황이 급합니다. 전쟁은 어찌 되었습니까.”


“수비대장이 모든 병력들과 생체 병기를 이끌고 막아내고 있네. 문제는 바다야. 한 번의 패전으로 95퍼센트의 전력을 잃었네. 남은 함선이 10척이야.”


“어르신은 강경파시니 싸우실 것 아닙니까.”


“자네는 온화한 이가 아닌가. 교섭을 원할 테지.’


“교섭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항복 문서 외에는 없겠지요.”


관료는 어리석고 눈이 가려지기에는 나이가 많아 생각들이 많은이다.


“조금이라도 우리가 유리한 쪽으로 교섭을 진행할 수는 없겠는가.”


“저를 보내주십시오. 아직 10척의 배가 남아있다면 10번은 승리할 수 있습니다.”


“나는 곧장 봉쇄를 뚫고 서부로 가서 지원군을 데리고 오겠네. 부디 버텨주시게.”


관료는 함벨트를 풀어주었다.


“한데, 나는 우리가 이 나라를 위해 반란을 일으킨 것이 맞는지 의심이 가네.”


“먼저 침공을 시작한 것은 <세계 연합 정부>의 여당이었습니다.”


“그래, 그렇지.”


관료는 의자에 묶인 함벨트를 손수 풀어주었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서 아버지를 빼앗고 어머니의 노동력을 착취하도록 명령을 한 것은 나였어. 그런 힘이 있는 나는 전쟁을 막을 수 있었던 거야.”


그러나 그들은 서남부의 자존심을 짓밝고 무시했으며 차별하였고 음해했다.


“우리의 관료 대신들과 <세계 연합 정부>의 의원들이 말을 참 안 들었죠.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말입니다.”


“모두에게 미안할 따름이네. 항복하는 것이 옳겠는가?”


의장에서 일어난 함벨트는 성큼성큼 걸으며 밖으로 나가는 계단을 타고 올랐다.


“그리하셔도 됩니다. 다만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한 장수는 죽어라 싸울 뿐입니다.”


“말을 준비했네. 지금부터 쉬지 않고 달려야 할 텐데. 그 몸으로 괜찮겠는가.”


“승산이 있는 한 해내야만 합니다. 서부에 대규모 피난소를 만들어 주십시오.”


밖으로 나온 함벨트는 눈부신 햇살에 눈을 찌푸렸다. 바깥의 광경은 참혹했다. 곳곳에 친위대의 시신들이 널려있었고 관료가 이끌고 온 사병들과 강경파는 이미 반란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도 안 된다면 그때는 제가 판단하에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자네는 이미 다도해와 해안지대의 백성들을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좋을 대로 하게.”


함벨트는 곧 죽어가던 몸을 이끌고 하얀 말에 올라타 전속력으로 달렸다.


“부디 무운을 비네.”


관료는 함벨트가 항복을 한다 해도 서부로 가서 끝까지 항전을 할 마음이었다.


*


“진격하라!”


육지에서는 이미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중이었다.


“세르날 대령님! 여기서 뭘 하고 계시는 겁니까?”


“요정 중위가 어디 잘 싸우고 있는지 보고 있다네.”


전장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세르날 대령은 망원경으로 요정 중위가 직접 참전한 전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기, 무슨 신이라는 자도 안 도와주나 봅니다.”


“자기가 소중히 하는 괴물들이 지쳤다나 뭐라나?”


각신은 더 멀리 후방에서 괴수들과 함께 쉬고 있었다. 괴수들은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와도 말을 하지 못하였으나 따로 소통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요정 중위가 굉장히 치열하게 잘 싸우시는구나.”


“관음증 변태같습니다.”


“변태지. 변태야. 전쟁을 일으키는 모든 이들은 변태야. 지휘를 맡은 우리도 변태고, 저기서 괴물들이랑 놀고있는 쟤도, 전선에서 죽어라 싸우는 병사들도.”


요컨대 제정신이 아닌 모두 미쳐있다는 말이다.


"전쟁은 변태들이 일으키는 거야!"


*


전투가 잠시 소강상태로 변하고 본진으로 돌아온 요정 중위를 세르날 대령이 반겼다.


“벌써 6일 동안 안 자고 계속 싸우기만 하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사기와 체력을 고려하셔야죠.”


“이번에 수비대장을 죽였어. 반란군은 이제 후퇴할 거고 추격은 저 녀석이 알아서 할 거야.”


“저 녀석이라면 신을 말하는 거죠?”


“네, 맞습니다.”


요정 중위는 이제 반말과 존대를 함께 했다. 그리고 각신은 신이 되어 있었다. 만약 진짜로 신이라면 무슨 신에 어울릴까?


“내일 밤이 될 때까지 쉬었다가 다시 이동하도록 합시다.”


“알겠습니다. 요정 중위님.”


대령이 중위의 말을 들으며 쩔쩔매는 어이없는 광경이나 뭐, 그것이 배경의 차이니까 그런 것이다. 그렇게 평화로운 밤이 지나갔다.


[모두 죽어라.]


아, 물론! 각신이 추격하고 있는 반란군을 제외하면 말이다.


“도망쳐! 밀리면 안 된다!”


한 병사가 도망을 치라는 말과 밀리면 안 된다는 말을 동시에 내뱉었다. 전우들을 살리고 싶은 마음과 전선에서 더는 밀려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교차한 것 같다.


“하아, 하악, 나는 못··· 가.”


청년은 끝내 총을 더는 들지 못하였다. 힘이 떨어졌고 이제는 절망에 사로잡혔던 것일까.


“제발 가지 마라. 위치를 사수해···.”


눈물을 흘렸다. 가지 말라는 말은 자신의 앞에 다가오는 괴수들에게 한 말인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뒤로 도망치고 있는 전우들에게 하는 말인 것일까.


키에에에엑-!


괴수는 그의 목을 물었고 그의 목은 가차 없이 몸과 떨어졌다. 그의 목을 물었던 괴수의 눈에는 그의 모습이 눈에 담겨왔다.


*


“모두 함선에 올라라!”


해군 기지로 복귀한 함벨트 제독은 다시 다가오는 전쟁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많이 말렸다. 그냥 항복을 하자는 소리부터 해군을 해체하고 육군에 합류하자는 말까지.

그러나 나는 제독이다.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곳을 포기하면 서부로 곧장 항해하여 <서부 연합>의 허리가 끊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부로 지원군을 요청하러간 관료를 배신하게 되는 것이다.


“전투를 준비하라!”


처음 함벨트 제독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마을은 벌써 방화와 약탈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었고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해군들은 술에 취해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당신은 누구요?”


“나는 함벨트다. 이곳 다도해와 해안 지대를 다스리는 제독이지.”


못 알아보는 것이 당연했다. 하얀 소복의 옷이 피로 물들여 있었고 얼굴은 많이 망가져 있었으며 그 멋있던 반듯한 수염들과 풍성했던 고운 머릿결이 어디로 간 것이지 머리는 듬성듬성 비어있었다. 병에 걸린 추한 노숙자의 모습이었다.


“키가 도토리만한걸 보면 제독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말에서 내린 그는 비틀거리며 자신의 해군 기지안으로 들어갔다. 보초마저 아무도 없었다. 내부에는 술에 비틀거리며 울고 있는 병사들과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 없는 함장들. 심지어는 탈영을 한 간부들까지. 개판이었다.


“이곳에 다시 오기까지 오래 걸렸군.”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옆에 걸려있던 군복으로 갈아입으며 군복의 무게를 느꼈다. 군복을 입으면 다시 강해진다. 무슨 명령이 내려지든 해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는 환복을 하며 잠시 생각을 했다.


‘내가 어쩌다 해군이 되었더라.’


서남부의 해안 지대를 괴롭히던 바다의 해적도 300여 년 전에 커터스가 모조리 소탕을 했다. 섬이 많은 바다, 다도해를 괴롭히던 아르무스마저 커터스가 제거했다.


‘아무런 위험이 없는 이 바다를 나는 무엇으로부터 지키고자 해군이 되었던 거였나.’


환복을 마친 그는 집무실의 문을 벌컥 열었다. 아직도 어깨가 부러지듯이 아파졌다. 복도를 걸으며 술에 취해 눈물을 흘리며 잠에든 병사들이 보였다.


“흐흑, 가지 마세요. 제독님.”


“버리지 마세요. 제독님.”


함벨트는 울며 잠에든 그들을 잠시 내려다보았고 지나쳐 계속 걸어갔다.


‘나는 왜 해군이 되었는가.’


관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관료는 도대체 나를 어떻게 알고 뭘 믿고 자신의 사람도 아닌 나를 해군 제독의 자리에까지 올려놓은 것일까.


[전 병력은 집결하라.]


방송실로 간 그는 마이크를 잡았다.


[내가 돌아왔다.]


그의 목소리에 모든 이들이 꿈에서 깨어나 다시 일어섰다.


“제, 제독님?”


[전 병력은 지금 당장 연병장으로 집합하라.]


평소에는 가장 듣기 싫은 연병장으로의 집합이라니. 그런데 오늘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했다.


“쿨럭-!”


함벨트는 방송을 끝내고는 피를 토했다. 몸이 너무 많이 망가진 것이다.


‘나는 왜 군인이 되었는가.’


함벨트는 연병장으로 걸어나갔고 자신의 한 마디의 명령 아래에 집합한 150명의 병사들과 간부들, 함장들을 쭉 둘러보았다. 뒤로는 초라한 10척의 배가 있었다.


“다 모였는가.”


“옙! 제독님!”


“부대 열중 쉬어.”


“부대! 열중! 쉬어!”


들려오는 나팔 소리는 없었다. 맨 앞에 있는 가장 높은 함장이 부대와 함께 그에게 경례를 했다.


‘나는 왜 이곳에 서있는가.’


“총리는 살해당했고 적들은 다가온다.”


너희는 왜 군인이 되었는가,


“모든 관료들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모든 병사들은, 모든 전우들을, 함벨트를, 바라보았다.


“너희는 내가 손수 징집하여 훈련을 시켰으며 모든 전투를 함께 해왔다.”


나는 너희를 침몰시킨 죄인이다.


“우리는 불의에 맞서 거병하였고 서부에서의 지원군이 남하를 위해 준비 중이다.”


나는 너희의 의사를 끝끝내 묵인하는 나는 지고의 역적이다.


“우리는 다도해를 지나쳐 서부로의 상륙작전을 펼치려는 적들을 막는다.”


이유는 아무리 애를 써도 찾으래야 찾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싸우는 이유는 알 것 같다. 우리는 가장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전우라는 가장 특별한 가족이 되었다.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은 버릴 수 없다.


“나이 든 이가 젊은 너희를 사지로 내모는 이 순간마저도 나는 승리만을 생각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지키려는 너희를 살리는 방법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밖에 모른다.


“그대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이 영광이다.”


함벨트 제독의 눈망울이 맑아졌다.


*


적들의 함선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좁고 물살이 험한 섬들 사이로 그들을 안으로 유인하였다. 이곳을 지나면 해군기지다. 그 사이에 우리의 배가 막아섰다.


“제독! 물살이 우리를 돕지 않습니다.”


“문제없다.”


“제독! 뒤의 배들이 다가오고 있지를 않습니다.”


“문제없다.”


“제독! 도대체 어찌하시려는 겁니까! 적들의 배가 300척이 넘습니다!”


“승리를 가져올 것이다.”


함벨트 제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투를 준비했다. 그의 앞에는 적들의 선두가 다가오고 있었다.


“닻을 내려라!”


“발포하라!”


...


시간이 흘러 해류의 방향이 바뀌었다.


“제독! 2차 선두가 옵니다!”


“문제없다.”


“지금이라도 뒤의 배들을 부르심이 어떻겠습니까.”


“2함장에게 적들이 섬을 돌아갈 것을 염려하여 그곳으로 가라 일러라.”


...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난파선이 생겼고 수많은 피가 파다를 흥건하게 적셨다.


“제독! 이대로면 적들이 갑판 위로 올라옵니다!”


“문제없다.”


우리는 치열한 백병전을 치러야 했으나 기나긴 훈련과 실전 속에 단련된 덕에 큰 아군의 피해 없이 승리할 수 있었다.


...


“제독! 이제 화약이 부족합니다!”


“문제없다.”


곧 뒤에서 보급선이 와 우리의 화약과 물과, 의약품을 보급해 주었다.


“제독! 적들의 본대가 다가옵니다!”


“문제없다.”


본대가 좁은 해협으로 다가오는 찰나 물살이 급격하게 거세어져 회오리가 만들어졌고 섬과 섬 사이를 막는 철조망이 그들의 진격을 막았다.


...


“제독! 적들이 철조망을 끊어냈습니다! 물살도 약해졌습니다!”


“문제없다.”


다시 화약을 보충한 우리는 다시 싸웠고 차근차근 앞선 배들부터 침몰시켜 나갔다.


“제독! 다시 기어올라옵니다! 이제 부상자가 많아 백병전은 무리입니다!”


“문제없다.”


우리는 보급선을 통해 실어 놓은 펌프를 통해 강력한 물 대포를 쏘아 적들을 수장시켰다.


...


“제독! 적들이 물러갑니다! 우, 우리가 승리했습니다!”


“기지로 돌아가자. 쿨러-!”


"제독?"


제독은 거의 숨이 넘어갈 정도로 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에 부관은 눈물을 흘리며 그제야 다가오는 함대들에게 소리를 쳤다.


“야 이! 비겁한 놈들아! 네놈들이 그러고도 해군이더냐!”


“그만하거라.”


부관과 모든 병사들은 갑판 위에서 명장 함벨트 제독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함벨트 제독님. 죄송합니다. 제가 더 잘 모셨어야 했는데.”


“울지 말거라. 너희에게 너무 힘든 짐을 안겨주어 선대로서 미안하구나.”


“아닙니다. 모실 수 있어서, 함께 싸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어서 내가 죽었다고 다른 배들에게 알리거라. 한 배도 빠짐없이···.”


함벨트는 숨이 멎어가고 있었다.


“왜, 왜입니까?”


“부관님! 함선들이 저희 주위에 몰려들었는데 심상치가 않습니다.”


부관은 빠르게 눈치를 채고 모든 배의 함장들에게 제독의 부고 소식을 알려주었다. 말을 따르지 않았다면 대장선은 해군 기지로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저희는 어찌해야 합니까. 진짜, 제발 저희를 두고 가지 마세요. 알려주세요. 제발.”


“서부로 물러나거라. 이제 바다는 내가 죽어서 지키겠노라. 사람들을 꼭 태우거라.”


서남부의 해군들은 남은 배들을 모조리 이끌고 해안지대와 다도해의 섬사람들을 모조리 태우고 서부까지 후퇴하였다.


서부에 도착한 관료는 이미 대규모 피난소를 짓고 있었기에 별 탈 없이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러는 한 편 적들은 큰 패배에 충격에 빠져 손실을 복구하며 주춤하는 사이 강력한 태풍들이 찾아와 오랫동안 항해를 할 수 없었다.


*


함벨트는 어렸을 적에 어부였던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바다로 나아가 놀았던 그날을 떠올리며 맑은 하늘이 두 눈에는 맑은 바다로 담기며 눈을 감았다.


'지키려 군인이 되었구나.'


작가의말

명장 함벨트는 이순신 장군님을 감히 조금 담아보았습니다.

원래는 올리빈의 계략에 따라 부관들의 배신으로 암살당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이렇게 바뀌네요.

등장 인물들을 제가 죄지우지 할 수 없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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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외전 1-1화 24.08.14 1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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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꼬부랑 남자 (3) 24.06.24 17 0 13쪽
43 꼬부랑 남자 (2) 24.06.21 21 0 12쪽
42 꼬부랑 남자 (1) 24.06.19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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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4) 24.06.17 3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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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지상과 지하는 그렇게 (2) 24.06.15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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