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st. 차가움이 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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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5.25 19:29
최근연재일 :
2024.09.02 16:26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4
추천수 :
0
글자수 :
28,966

작성
24.05.25 19:38
조회
3
추천
0
글자
7쪽

겨울 하늘 지하도.

DUMMY

“자...”


“심호흡하고...”


“후우~”


...


“가는 거야.”


“하나.”


“둘!!!”

--------------------------


쾅!!!!!


“...”


드리우는 문의 그림자.


광장의 대문을 박차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평범한 입장이 아닌.


“...”


문이 아직 닫히지 않은 걸 보면


움직이고 있지 않은 모양.


“크흠!”


뒤에서 들리는 헛기침 소리.


꼬마의 음역대.


스윽.


끼이익...


쿵.


드디어 입장한 건가.


괜한 관심끌기네.


“...”


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이유.


그럼 작은 소리들이 서운하니까.


일상이란 이유로


무시받는 건.


늘 똑같이 돌고 도는


정신병.


그거면 됐어.


...


그렇게 얻게 된 노하우.


큰 소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으면 된다.


덜커덩.


빈 수레는 조용한 게 정설이거든.


“...”


수녀님의 얼굴.


여전하게 유지하는 차분함.


음...


겁을 먹은 표정이라기엔


생기가 없다.


그래.


나도 아는 눈빛.


일상.


“...”


이것 역시 해프닝


[확정]이다.


“아.”


아차.


확정이란 말...


“어이...”


정말 얄밉다니까.

--------------------------


“빵!!!”


“어때!”


“진짜.”


“총잡이 같았지?”

------------------------


서부 총잡이.


배경은 황무지.


“하하!”


통쾌한 웃음.


굴러다니는 먼지의 신호로


맞이하는 최후.


“빵야!”


오른손으로


정조준.

------------------------


“어이~ 페르도~!!”


내게 어깨동무를 하며


여자는 말했다.


옆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복장은


마치 카우보이 같아.


터억.


꼬아놓은 두 다리를 바 위에 올리며.


“이봐! 아가씨.”


“난 항상 마시는 그걸로!!~”


말투는 거진 30대 중반의 아저씨.


얼핏 보이는 옆모습은 영락없는 꼬맹이다.


“그러죠.”


?


예상 밖의 반응.


수녀님은 의외로 상황극을 좋아하는 성격?


“...”


아아.


적응 안 돼.


정상적인 반응이 아닌 건 분명하다.


[하하하!]


이상하게 웃는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


뭐 실제로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흔들거리는 의자와


끄덕거리는 구두의 머리.


행동조차 호탕하게 웃고 있는 듯했다.


“주문하신 파란 하늘입니다.”


스윽.


바에 밀리며 나오는


푸른색의 액체.


“오오!! 나의 하늘!”


잔을 한 손으로 올리며.


하하!


걱정 없는 미소.


정말 부러운 얼굴이다.


생각이 없는 게 아닌


생각을 마무리한 인생.


정한 정답.


선택했으니까


그게 답인 거야.


“흡!”


숨을 들이키고


꿀꺽꿀꺽.


“캬아~!”


총잡이는


언제나 원샷 아니겠어?


잔에 남은 기포.


꼭 구름을 보는 듯 해.


세상이 어두워져도


“근데 페르도...”


두 눈 똑바로 뜨고


“자네 이번에ㄴ...”


살아 있다는 게.

-----------------------------


스르륵.


힘없이


툭...


“!!”


어깨에서 떨어지는 소녀의 손.


젠장.


단순 팔이 저렸다기엔


타이밍이 좋지 않아.


갑작스레 끊긴 말.


동시에 또 시작된 침묵.


“...”


후우...


아냐 괜찮아.


마음을 가라앉혀.


그저 무시하기만 하면...


“어...?”


아.


망했다.


이건 분명 망했어.


한가한 아침 식사로 마무리하는 하루.


나만 장난꾸러기를 연기하면 됐었는데.


옆에서 들린 소녀의 목소리.


완전히 달라진 톤.


당황한 탓에 손쓸 틈도 없이 나온 한 단어는


카우보이를 꿈꾸는


소녀의 연기를 망쳤다.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거야.


아직




얼굴도 마주 보지 않았다고.


그렇게 지나치고


끝났을 인연이야.


어이 페르도??


그게 대체 누군데.


나랑 뭔 상관이야.


아아...


그냥 모르는 것 투성이야.


엉망에.


이 상황이 음악이라면


각종 악기가 다 달라붙어서


떼어낼 수도 없는 클라이맥스 같다고.


[정한 답.]


그건 나도 마찬가지.


[인사.]


이것은 내게 중요한 척도이다.


인연이 되는가, 아닌가.


일단.


이 이상 얼굴을 피하는 건 안 되겠어.


오히려 마주 보고 빠르게 해결을...


“저기 혹시.”


삐걱삐걱.


미친 듯한 마찰로


으스러지는 기계처럼 돌아가는 목으로


“제가 무슨 결례라도...”


천천히 소녀의 얼굴을.


“...”


그리고 그 결과.


이건 텍스트로 보자!

---------------------------------


어.


야!..


너..


너..!!!


넌 어제!!!!!


ㄱㅒ...

-----------------------------------


“꺄아아악!!!!!!!!!!!!”


질끈 눈을 감으며


지르는 비명.


사실 잘 모르겠다.


이다음에 내가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도.


어렴풋이 흘러간 주황빛.


웅덩이 위에 떠 있던 얼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도 전에


“그마안!!!!!!!!!!!!”


“!!?”


퍼억!!!


그대로 날아가 버렸으니.

---------------------------------


“여기 봐봐!”


여자가 부른다.


“이 손.”


“정말 진짜 같지 않아!?”


흠.


유리 상자 위에 주먹 쥔 손.


세세한 묘사.


사실 그런 건 없었다.


매끈한 조각상.


그래서 뭔가


“어려 보이네.”


“응?”


“손 말이야.”


“주름이 별로 없어.”


“응.. 그렇네.”


“저렇게 큰데.”


“꼭 아이의 손 같아.”


감상은 여기까지인가.


“어?”


이동하려던 찰나


여인이 무언가를 본듯하다.


“?”


“저기 뒤에 버튼이 있어.”


말릴 틈은 있었는데


“한번 눌러보자!”


“아까 작품에는 손대면 안 된다고...”


그래서 말렸는데


“버튼은 작품이 아니잖아?”


웃으며 말하니까.


뭐 방도가 없네.


“그럼!”


꾸욱.


“...”


“...”


정적.


2초.


“눌렀어?”


“어...”


“뭐 아무것도...”


탁!


“!!!”


“!”


암전.


“뭐야!!! 불이 왜!?”


“내가 분명!! 누르지 말라고..!!”


패닉을 잠재우는 법.


원인의 도움을 받자.


탁.


“!”


“불이...”


작은 조명이 켜졌다.


그것은 유리 상자 속 전구.


위에 있는 손을 비추고 있다.


“저기.”


너무나 당황한 터라


주변의 말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위에 얼룩이 생겼는데?”


“무슨!! 아까는 아무것도...”


으억!


하얀색 주먹에 칠해진 빨간 스크래치.


“피..?”


그리고


하나.


둘.


셋!


슈우우우욱~


무언가가 내려오는 듯한


불길한 바람 소리.


철 구슬의 진자운동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둥근 무언가가 주먹에 닿을 때.


촤악!!!!!!!!!


박처럼 터지는 물체와 폭죽.


그리고 돌아오는 전등의 색.


그것은 유난히 진하게 보였다.


마치


죽기를 실패한 황혼처럼.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결국 멈추지 못한


후회의 불빛에


그만


“안녕.”


말을 걸어버렸어.


작가의말

[ Accost ]


예측하는 습관.


잘못될 일은 없지.


빗겨나간 총알도


때론


제 역할을 하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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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식어버린 철기 식기. 24.09.02 5 0 7쪽
9 동결된 비디오 테이프. 24.08.18 5 0 8쪽
8 쌀쌀한 마을 거리. 24.05.25 7 0 8쪽
7 안약도 눈은 시려서. 24.05.25 6 0 6쪽
6 서리가 낀 풍경화. 24.05.25 5 0 8쪽
5 오전도 온도가 낮다면. 24.05.25 3 0 7쪽
» 겨울 하늘 지하도. 24.05.25 4 0 7쪽
3 정지, 여긴 이제 추워. 24.05.25 3 0 7쪽
2 얼음 장벽 - 1도. 24.05.25 6 0 7쪽
1 [프롤로그] 살이 시렸던 일몰. 일출? 24.05.25 11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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