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ost. 차가움이 스는 곳.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제13야상곡
그림/삽화
제13야상곡
작품등록일 :
2024.05.25 19:29
최근연재일 :
2024.09.02 16:26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0
추천수 :
0
글자수 :
28,966

작성
24.05.25 19:41
조회
4
추천
0
글자
8쪽

서리가 낀 풍경화.

DUMMY

“하하하!”


비웃는 사이.


장난이 섞여 있어.


“무슨 이름이 그래?”


그런 사이는 아니더라도


무례하다 생각하지 않았어.


“...”


익숙한 일은 언제 나의 일.


명확한 이름.


할.


흐지부지한 의지와는 사뭇 달라서


“그래도.”


미워했던 과거.


“부를 땐 편하고 좋을 거야.”


불필요한 말.


“풉!”


내뱉고 1초 만에 후회했지만.


“그런 걸 자랑이라고 하는 거야?”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왜 대화를 이어나가는지.


“글쎄.”


“그래도 어떤 연기파 카우보이 보다...”


왜 이런 장난을 치는ㅈ...


“그건!!”


다급히 말을 막고


난 그 이유를


올라가는 입꼬리에서 찾았다.


“...”


재밌는 얼굴,


반응


그리고 주황빛 착시를 만드는


매력적인 눈.


“그건 비밀로 하기로 했잖아..!!”


덕분에 감도는 분위기가


색을 칠해 선명해진 방.


난처하고 부끄러운 것.


이 세상에 비밀이 존재하는 이유.


인정하면 끝날 일들인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완벽을 추구하는 자연과


일맥상통했다.


“그럼 알려줄래?”


그렇게 알게 되겠지.


“넌 이름이 뭐야?”


모르는 죽음은


생각보다 입이 가볍다는걸.

-------------------------------------------


“자살했어.”


오전 12시 43분.


점심시간.


학교 옥상 서


케디의 첫마디는 그러했다.


“흠.”


듣는다고 들었다지만


당황스러워 단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했다.


“...”


이를 악물고 숙이는 모습.


왜지.


왠지 모르게 울고 싶어서 화내는 것처럼.


어색한 그 감정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밖에.


“괜찮아?”


어쨌든


건네는 위로.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다면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닐까.


아무리 장난이라도


그 정도의 인간성은 아니야.


게다가 이건


진심이지.


“아직...”


“아직은.”


흠.


이제야 굴러가는 머리.


들어온 정보의 처리가 끝난 모양이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데?”


이젠 뭔 말을 들어도


전부 그러려니 할 거 같아.


“복수해 줘.”


?


“뭐?”


정말 방심할 수 없는 상대야.


“그건 너도 알고 있ㄴ..”


“그니깐!!!!!”


아악!


몸을 찢으며 나오는 비명.


난 안다.


저 울부짖음이 어떻게 생겨난 괴물인지.


“할.”


“그들을”


“전부...”


죽여버려.

-------------------------------


“...”


가능.


한가?


"그렇게 못한다면?"


가정.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아니.


자신이 있는 게 이상한 거지.


정신 나간 판타지 소설도


은밀하게 이뤄지는 거래의 비디오도


아닌 현실이니까.


“미안.”


“너도 지금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


“우리 다음에..”


"그럼..!!"


미뤄두고 싶었는데.


케디는 다급하게 날 막았다.


“나도”


말을 하고


눈을 오른쪽 아래로.


자신이 없던 걸까


아니면.


“죽을 거야.”


“.”


케디는 착하다.


그래서 너무나 악하지.


악당이 될 수 없는


그저 악마에 불과해.


순수하게 고통받은 사람.


난 그들을 악마로 보았다.


얘기를 듣는 순간


빼낼 수 없는 닻줄이 박혀


영원히 끌어가야 하니까.


...


그럼에도.


“상당히 불합리하네.”


“결국.”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니.”


“...”


“내가 죽어도...”


“네 잘못은 아니야 할.”


“...”


와닿진 않지만.


“말이라도 고마워.”


무거운 웃음을


“...”


가볍게라도.


사소한 침묵 이후


내리는 결론.

---------------------------------


“만약.”


“딱 한 개의 식물만을.”


“이 세상에 남겨야 한다면.”


“...”


“넌 어떤 아이를 고를래?”

--------------------------------------


“...”


뜬금없는 뜬구름에


당황 잡아 내려가는 분위기.


덕분에 우린 조금은 이성적으로.


“난...”


고민하는 케디의 눈동자.


옅은 검정의 색이다.


아니.


어두운 회색빛이 더 바른 말이겠어.


“장미를 남길래.”


고민하던 시간과는 달리


떨림 없는 진심.


“왜?”


“그야 제일 유명하니까.”


음.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


...


“그런데.”


“??”


“그럼 그 아이는 행복할까?”


“그건..”


“유명하다는 이유로 목숨은 부지했지.”


“장미는 매력적인 아이니까.”


“...”


“모두를 생각했을 거야.”


“그 유명세는 동아줄이자 저주가 되겠지.”


“...”


모두를 위하니까


우린 평생 불행할 거야.


생명을 구원하며


갈아 넣어진 마음.


그럼, 대체 남은 게 뭐야?


텅텅.


채워도 없어서


결국 모두가 희생을 선택하니.


마치 바이러스처럼


점차 세상을 병들게 하고 있어.


...


주제를 알아야지.


만병통치약 같은 건


진작에 먹어 치웠으니까.


“그런데 만약.”


그래서 생각했어


“저주를 축복으로 바꿀 방법이 있다면.”


“?”


세상을 포기하자고.


“케디.”


“...”


“모두가 죽은 그 세계를”


그리고


“용서해 줄 수 있겠어?”


혼자가 되자고.

------------------------------------------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케디의 말을 무시하고


“튤립을 남길 거야.”


돌려주는 당혹.


“왜?”


“하하.”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웃으며.


“혹시 튤립 시대라는 말 들어 본 적 있어?”


“없어.”


쉬지 않고 그대로.


“과거에 튤립을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서”


“마치 보석처럼 대했다고 해.”


“...”


“덕분에 너도나도 할 거 없이”


“모두 튤립을 원하고 키워냈어.”


“그리고.”


이제 잠시 멈추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됐을 거 같아?”


“...”


케디는 무심하게 답했다.


“가치가 없어졌어.”


“...”


가치가 없다.


이유는 모르겠어.


지금은 그냥


모든 걸 내려놓은 태도가


맘에 안 들고 싶었어.


“...”


터벅.


케디를 향해 걸어간다.


“맞아.”


어느덧 호흡이 닿을 정도의 거리.


“그저 아무 힘도 없는 쓰레기가 되었어.”


갑작스런 접근에 당황한 얼굴.


생각을 하는 듯


오른쪽 아래로 떨어지는 눈동자.


“...”


다시 시작하려는 침묵.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그런데.”


“!”


행동이 겹친 순간.


올려다보는 케디와


마지막 말을 하기 위한 지금.


“그건.”


침묵하는 케디의 목에


“대체 누가 정한 거야?”


칼날을 밀어 넣고 있었다.

-------------------------------


“오오!!”


발견의 기쁨.


“이것 좀 봐 페르도~”


트득.


“이쁘지 않아?”


비틀어진 무언가는


“꽃을 함부로 꺾으면 어떻게.”


파란색 튤립.


“에이.. 그러지 말고~ 자!”


귀로 넘기는 머리칼.


위에 안착한 푸른 꽃.


장미와는 다르게


피어난 듯 피어나지 않은 생김새.


“...”


그런 애매모호한 모습에 빠져


여인의 곁을 지키는 나그네.


“이쁘네.”


기쁜 듯 웃고 있었다.

---------------------------------


“[라파엘 병원.]”


숲 먼지를 털으며.


“달라졌네.”


“꽤나.”


큰 모자에


반쯤 잘린 눈.


“예전엔 좀 더 회색빛이 돌았던 거 같은데.”


과거를 떠올리니


“...”


그곳에 서 있는 소년의 모습.


냉정한 병원의 색과는 다르게


희망을 보았던 푸른 생물.


지금부터


“하.”


과거 이야기.

...


“아저씨 안 가면 안 돼요?”


“응?”


나그네의 모자가 흔들린다.


소년의 부탁.


“...”


스윽...


척!


절도 있게 가리킨 손.


그곳에는 병원 지붕에 달린


커다란 시계.


“넌 저 시계가 움직인 걸 본 적이 있니?”


“..?”


“아니요.”


하하하!


“난 있어!”


그렇게 말하며


너무나 커진 동심.


수염 난 아이의 모습은


소년은 당황케 했다.


“아주 재미있었지~!!”


반짝이는 눈.


“그래서 말야.”


소년을 바라보며.


“난 떠나야 해.”


“그런 순간들을 찾으러.”


“...”


그게 결론인가.


결국 작별.


“그럼...”


“만약 저도 저 시계가 움직이는 걸 보게 된다면.”


“그러면..”


도중에


말을 끊고.


툭.


가볍게 어깨를 쳤다.


“...”


약간의 침묵 후에


“하하하하하!!!”


호탕하게.


“이봐 페르도!!”


나그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던


소년.


“다시 여행을 떠날 시간이야!”


“그럼”


그 이름의 의미를 이젠


어디서도


“안녕!”


찾을 수 없어.


작가의말

[ Accost ]


오류.


완벽한 자연에 더하는 완벽.


허점은 언제나 존재하니까


섬세히 다가가지 마.


이는 세상의 배려.


죽는 사람이 끊이지 않아.


"진심이야..?"


정말이지.


끝내주는 계획이네.


"과찬이야."


이건 뭐


탓할 게 없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Accost. 차가움이 스는 곳.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식어버린 철기 식기. 24.09.02 5 0 7쪽
9 동결된 비디오 테이프. 24.08.18 4 0 8쪽
8 쌀쌀한 마을 거리. 24.05.25 7 0 8쪽
7 안약도 눈은 시려서. 24.05.25 6 0 6쪽
» 서리가 낀 풍경화. 24.05.25 5 0 8쪽
5 오전도 온도가 낮다면. 24.05.25 2 0 7쪽
4 겨울 하늘 지하도. 24.05.25 3 0 7쪽
3 정지, 여긴 이제 추워. 24.05.25 3 0 7쪽
2 얼음 장벽 - 1도. 24.05.25 6 0 7쪽
1 [프롤로그] 살이 시렸던 일몰. 일출? 24.05.25 10 0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