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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아카데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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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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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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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 연구소의 괴물(2)

DUMMY

“이건 좀 의외인데.”


태민이 으리으리한 연구소의 전면을 바라봤다.


“태풍에서 이렇게까지 투자했다고?”


아무리 서울이 아니라지만, 이 근방 땅값도 그리 싼 편은 아니었다.

그리고 분명 월세가 아니라 매입이라고 했다.

이만한 빌딩을 사려면 못해도 수십억은 들었을 터.

제품을 만들고 생산하기까지 돈이 들어갈 곳이 한두 푼이 아닌데, 시작부터 너무 거금을 쓴 게 아닌가 싶었다.


“여, 연구소! 멋지다!”


하상우 역시 연구소 외관이 마음에 드는 모양.

그런데 뒤늦게 차에서 내린 세경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둘 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녀가 빌딩 뒤편 샛길로 향했다.


“우리 연구소는 뒤쪽이야. 여긴 그냥 공용 주차장이고.”

“그럼 그렇지.”

“나, 나는 여기 좋은데.”

“일단 같이 가서 보죠.”


태민이 아쉬워하는 표정의 하상우를 데리고 세경의 뒤를 따라갔다.


“짜잔- 도착입니다!”


마침내 나타난 진짜 연구소.

그곳은 2층짜리 건물로 앞선 빌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아담해 보였다.


“건축 면적은 100평, 2층도 있어서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을 거야. 우리가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여기에도 어지간한 건 다 있거든.”


세경의 말대로 이 연구소는 작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시간을 하상우 혼자서 보낼 걸 생각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들어가자. 안에 고문님이 기다리고 계셔.”


일행은 연구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에서 보안 인증을 거치면 곧장 연구실이 나오는 구조.

내부에 들어서니 백발에 훤칠한 남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태풍 길드에서 고용한 김경석 고문이었다.

대기업 임원과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로 올해 나이는 66세.

노쇠함이 느껴져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건만, 김경석은 정정해 보였다.

허리는 올곧았고 풍성하게 자란 백발은 멋들어지게 뒤로 넘겼다.

너무 기운이 넘쳐 보여서 노인이라기보다는 멋들어진 중년 남성 정도로 느껴졌다.


“이 분이 하상우 연구원이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 안녕, 하세요. 으흐흐!”

“··· 독특한 분이시네요. 하하하!”


김경석의 얼굴에서 당황이 엿보인다.

수십 년간 기업에 몸담으며 온갖 파도를 넘나든 노련한 선장 같은 그였지만, 이 순간에는 침착함을 잃고 말았다.


“세경 씨. 잠시.”

“아, 넵!”


김경석이 세경을 불러선 조용히 속삭였다.


“이런 이야기는 없었지 않습니까.”

“··· 저도 오늘 알았어요.”

“현재로서는 저 사람이 유일한 연구원이죠?”

“네···.”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그 기술은 동네 바보를 앉혀놓고 연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때 멀뚱히 서 있던 하상우가 말했다.


“나, 귀가 밝은 편. 으흐흐!”

“그, 그런 의미가 아니고···.”


당황한 김경석이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결국 지켜보던 태민이 나섰다.


“고문님. 하상우 씨의 합류는 이미 결정 난 사안입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는 모든 연구를 여기 있는 하상우 씨가 책임질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을 받지 않겠습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대표인 태민의 의지가 저리 확고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김경석은 벌써부터 이마에 주름이 더욱 깊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인사를 나눈 이후 일행은 연구소를 크게 둘러봤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시설.

이전 기업 역시 마나 관련 기술을 연구했기에 나름 괜찮은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설비를 둘러본 하상우의 표정이 어딘가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으음···. 태민 대표.”


태민을 부른 그가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구려.”

“구려요?”

“응. 설비가 구려. 구닥다리.”


몇 년 되지 않은 장비들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에겐 성이 차지 않는 모양.

태민이 김경석 고문을 바라봤다.


“이것보다 더 최신이나 상급 장비를 사려면 얼마나 들죠?”

“불가능합니다. 그때부턴 장비 하나가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까지도 나갑니다.”


김경석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애초에 여기 있는 설비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닙니다. 대다수의 기업에서 사용하는 것들이고, 지금 이것보다 더 좋은의 장비를 사용하는 연구소는 국내에서 손에 꼽을 겁니다.”


다른 연구소도 다 비슷한 수준의 장비를 사용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듯한 표정.

그때 하상우가 말했다.


“괘, 괜찮아. 내가 개조하면 돼.”

“개조?”

“응. 부품은 값이 싸.”


하상우가 손을 내밀었다.

태민은 노트와 펜을 준비해서 그에게 건넸다.

전생의 기억으로 그 손짓이 요구하는 바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슥, 스슥-


하상우가 빠르게 노트에 무언가를 써 내려갔다.


“이, 일단 이것만.”


순식간에 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태민은 알지 못하는 내용.

김경석 고문에게 보여주니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건···.”


목록을 살펴보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습니다.”

“조, 좋아요.”


다행히 하상우가 요청한 물품을 구할 수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설비에 대한 부분을 일단락한 이후.

태민은 본격적인 주제를 꺼내 들었다.


“우리는 마총을 개발할 겁니다.”


순간 김경석이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마총이라. 훌륭한 선택입니다.”


오늘 만남 이후 처음으로 표정이 밝아 보인다.

그는 현재 지닌 자료와 마총 연구가 가져올 시너지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본격적으로 연구소를 가동하고 시제품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김경석은 잠시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이미 관련 기술이 있는 상황이지만, 이걸 적용해서 제품을 만드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테스트를 제외하더라도 최초 프로토타입이 나오는 데만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은 생각해야 합니다. 그 사이에 연구원도 추가로 구해야 할 거고요.”


6개월에서 1년이라.

그건 너무 길다.


“하상우 연구원. 한 달 안에 되겠어요?”

“가능.”

“더 빨리 당기는 건? 2주 정도···.”

“가능.”

“좋습니다. 2주 안에 부탁드립니다.”

“알겠어.”


둘의 대화를 들은 김경석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남태민 대표. 이 기술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단기간에는 무리입니다. 애초에 지금 지닌 기술도 완성 단계가 아니에요. 태풍 길드에서도 사업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니 그리 조급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뭐, 일단은 지켜보시죠. 하상우 연구원이 할 수 있다고 하니.”

“··· 알겠습니다.”


말로는 알겠다고 했지만, 김경석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연구가 무슨 애들 소꿉놀이도 아니고.’


마총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고작 2주가 걸려?

그런 게 가능했다면 세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다른 기업이 바보라서 천문학적인 금액과 시간을 들여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


‘심지어 저 못 미더운 남자 혼자서 작업하는 거니···.’


보통 이런 프로젝트 하나에 적어도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까지 달려든다.

기업에서 그만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저 모자라 보이는 남자 혼자서 2주 안에 결과물을 낸다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


“일단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결과가 나왔을 때 다시 모이는 걸로 하죠.”


태민이 말했다.

그리고 정확히 9일이 지난 후.

김경석과 일행은 다시 연구소에 모이게 된다.


“와, 완성했어!”

“예?”


바보가 결과를 내버렸다.

그것도 단 9일 만에.


*


김경석 고문은 재능이 많은 인물이었다.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를 원하는 기업은 많다.

그래서 처음 태풍의 김태영에게 제안을 들었을 때 그는 코웃음을 쳤다.


“김태영 길드장. 저보고 이 나이에 애들 소꿉장난에 끼란 겁니까.”

“딱 6개월. 6개월만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아, 알겠습니다.”


김태영에겐 과거 은혜를 입은 적이 있다.

그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결코 이런 일을 수락하지 않았으리라.


“그렇게 말씀하시니 일단 하겠습니다만, 나중에 성과가 없다고 뭐라 하시면 안 됩니다. 저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요.”

“물론입니다.”


그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일을 시작했다.

솔직히 일을 하면서도 그는 내심 아쉬웠다.


‘이건 시간 낭비야. 차라리 그 기술을 다른 기업에 파는 게 훨씬 나을 텐데.’


어떻게 구했는지 몰라도 꼬마들은 엄청난 기술 자료를 갖고 있었다.

자세히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대략 살펴본 것만 해도 현재 마나 기술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내용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 자료로 자신이 직접 대기업과 협상하면 수백억. 아니, 어쩌면 수천억을 받아내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 기술은 저희가 특허를 가진 상태로 공개할 겁니다.”

“그 특허를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조만간 다 해결될 테니 그 부분은 신경 쓰지 마세요.”


어린 대표, 남태민의 의지는 확고했다.

영특해 보이니 무슨 생각이 있겠지.라고 넘어갔으나,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남자의 치기로 보였다.


이런 김경석의 우려는 하상우 연구원이라는 남자를 만났을 때 더 짙어졌다.


‘이건 그냥 동네 바보잖아.’


말도 어눌한 이 남자가 도대체 뭘 할 수 있다고.

이쯤 되니 이런 남자를 데려온 남태민에게도 의구심이 든다.

나이는 어려도 영특한 친구라 여겼는데,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 벌써 완성했다고요?”


그렇게 불안한 만남 이후 9일이 지났다.

예상보다 빠르게 시제품을 완성했다는 연락.

솔직히 기대가 되기보다는 한숨부터 나왔다.


‘도대체 뭘 만들었다는 거야.’


무슨 90일도 아니고 9일 만에 시제품을 만들다니.

이번에 만나서 따끔하게 한 마디 해줘야겠다.

각오를 다지며 김경석은 연구소로 향했다.


“9일. 사, 삼의 배수라서 9일로 끊었어.”


하상우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많이 초췌해진 모습이었으나, 표정만은 밝았다.


“좋네요. 바로 볼까요?”

“응.”


하상우가 꺼낸 건 2자루의 총이었다.

특수국에서 수사관들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모델이었다.


“하, 하나는 위력. 다른 건 속력.”

“총기 위력을 강화한 모델, 그리고 총기 연사 속도를 개선한 모델. 이렇게 2가지라는 거죠?”

“맞아!”


마총은 기본적으로 마나를 응축해서 쏘아 보내는 물건이다.

마나 증폭을 활용해서 기존보다 더 강하게 마나를 쏘는 게 가능했고, 혹은 적은 마나로도 같은 위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응축 시간을 단축해 더 빠른 연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단하네요. 9일 만에 둘 다 만들 줄은 몰랐는데. 그때는 둘 중 하나만 작업한다는 의미로 말한 거였거든요.”

“으흐흐···! 그,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둘의 대화에도 김경석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아주 가관이구만. 고작 9일 만에 하나도 아니고 성능을 개선한 시제품 2개를 만들었다고? 장난도 적당히 해야지.’


이건 농담이 지나치다.

무슨 마총에 액세서리 하나를 달아놓고 성능을 개선했다고 하는 건가?

아니, 그렇게라도 개선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그조차도 9일 만에는 불가능하다.

도대체 뭘 만들어놓고 저런 소리를 하는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바로 실험해 보죠.”


성능 실험은 연구소 2층에 있는 시험장에서 이뤄졌다.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진 아담한 크기의 시험장은 어지간한 충격에는 끄떡하지 않을 정도로 튼튼했다.


“시, 시작하자.”


하상우의 목소리와 함께 성능 시험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김경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이게 무슨···?”


그가 경악한 얼굴로 하상우를 바라봤다.


“당신, 도대체 무슨 괴물을 만든 겁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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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화 - 뱀의 덫에 걸린 사냥꾼들(3) +6 24.09.04 9,310 257 12쪽
48 48화 - 뱀의 덫에 걸린 사냥꾼들(2) +8 24.09.03 9,719 252 13쪽
47 47화 - 뱀의 덫에 걸린 사냥꾼들(1) +8 24.09.02 10,129 257 13쪽
46 46화 - 엔젤 투자자(2) +9 24.09.01 10,234 26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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