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이계 생물로 차원 지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파도언덕
작품등록일 :
2024.07.17 03:16
최근연재일 :
2024.08.24 12:2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1,408
추천수 :
347
글자수 :
268,382

작성
24.08.21 17:50
조회
110
추천
6
글자
16쪽

035.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2)

DUMMY

035.






***




“개운해졌대.”

“후유증이나 부작용은?”

“딱히 없다던데? 그냥 다 좋다고.”

“다행이네.”


우아혜가 데려온 첫 의뢰인.

알고 보니 과거 심장생의 일을 도와주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환영술사.

이름은 리사 조.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갔던 고아 출신이라는데, 흥미롭게도 그쪽에서 입양한 가정도 한국계였다.


“그럼 이제 조리사씨는···.”

“그런 식으로 부르면 화낸다니까?”

“재밌잖아.”

“본인 이름도 이상하면서.”


‘그나마 걔가 이 자리에 없어서 다행’이라며 이야기하던 우아혜는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와. 이거 진짜 신선하다.”

“맛은?”

“그건 당연히 있지. 샌드위치는 신선함부터 먹고 들어가는 건데.”


최근 마트에 별도의 파트를 추가했다.

기존의 식자재 외에 다른 상품을 취급하는 부스를 넣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금의 샌드위치였다.


전문업체처럼 메뉴가 다양하진 않지만, 그래도 마트에서 취급하는 종류라면 대부분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


“이렇게 세트로 하면 얼만데?”

“3천원.”

“장난치지 말고.”

“3천원 맞아.”

“미쳤어? 그 두배를 받아도 싼데.”


두툼한 샌드위치가 세 개.

아주 달진 않지만 깔끔하고 시원한 맛의 생과일쥬스. 거기에 추가로 샐러드 한 팩까지.


양만 보면 마치 채소가게에서 재료가 남아돌아 떨이하려고 만든 구성 같지만, 농장에서 갓 따낸 듯 신선한 재료 일색이었다.


“그럼 4천원 받을까?”

“4,800원 받아. 그래도 돼. 샌드위치는 하나에 천원 받으면 되겠고.”


그렇게 이야기한 우아혜는 바로 고개를 젓더니, 하나는 1,500원 하고 두 개를 2천원 하라고 조언했다.


“근데, 정말 그렇게 재료가 남아?”

“막 남아도는 건 아닌데, 여력이 생기더라고. 굳이 덜 만들 필요 있나 싶어서.”

“탄산음료는 취급 안 할 거지?”

“그건 납품을 받아야 하니까.”


모든 상품은 자체적으로 수급이 가능한 것들만 취급할 것이다. 아직 유제품을 제한적으로만 취급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우유는 아직이랬지?”

“치즈 위주로 넣고 있어. 우유는 관련 업무가 더 까다롭더라고.”


기존 업체의 텃세와 견제도 나름 있었지만, 그렇다고 장사를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포장용 우유팩 같은 것도 문제고.”

“아. 그것도 맞네.”


고개를 끄덕인 우아혜는 하나 남은 샌드위치를 마저 집어들었다.


“아무튼, 리사는 괜찮아. 생각했던 대로 트라우마 같은 것도 없는 것 같고.”

“인식은?”

“그건 하던데? 당시 기억만 없어진 거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알고 있어.”

“그건 어쩔 수 없더라고.”


기억 삭제.

그것은 특정 사건을 기준으로 일정 구간을 지워버리는 거긴 하지만, 기억 전반에 존재하는 ‘포괄적 기억’까지 자동적으로 수정되진 않았다.


리사조가 입양을 가기 전 경험했다던 시설에서의 성추행은 더 이상 그녀의 기억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당시의 기억이 갑자기 어제처럼 떠오르거나, 악몽으로 되새겨지는 일은 없어진 거지.”


그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우아혜는 그렇게 말했다.


“넌 뭐 없어?”

“음?”

“지우고 싶은 기억.”

“글쎄. 생각 안 나는 거 보니 딱히 없는 것 같은데. 그럭저럭 평탄하게 살았거든.”

“근데 고등학교를 20대 중반에 졸···.”

“스물셋이거든?”


중반 아니고 초반이란다.

태클 걸 곳이 그 부분인가.


삐죽거리던 우아혜는 어느새 마지막 샌드위치마저 다 먹어치우더니, 아직 손도 대지 않았던 샐러드 팩은 고스란히 아공간 백에 넣었다.


“4,800원도 싸다. 5,800원 해.”

“그러면 빈민지역에선 부담이 될 거야.”

“그쪽은 세일해주면 되지.”

“아.”

“생각도 안 해봤구나.”


그러고보니 할인을 해본 적이 없다.

보통 신선상품은 저녁에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할인을 하게 마련.


하지만 그의 마트는 아차원에서 상태를 유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꺼내주기 때문에 저녁이든 다음 날이든, 심지어 한 달 후든 상관이 없었다.


“세일을 하면 되겠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가격은 헤븐타운을 기준으로 설정했었지만, 할인제도를 활용한다면 더 상급지역에선 가격을 높여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헤븐타운 방문객을 늘릴 수도 있겠지.”

“글쎄. 그렇게까지 될까 싶은데.”

“나는 될 것 같아.”


무슨 근거로 장담하는 건지.

고개를 흔든 그가 일어나자, 생과일주스를 한 손에 챙긴 우아혜도 이어서 일어났다.


“계속 바빠?”

“인수할 공장들이 있어서.”

“제대로 사업가 되셨네.”

“싸게 나왔더라고.”

“시골 매물? 더 후려쳐. 아무도 안 주워가면 그냥 건축 폐기물이잖아”

“충분히 후려쳤어.”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시간을 보았다.

마침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바로 움직였다.


“좋은 거래였습니다.”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그만큼 많은 거래를 행했다.


전국 곳곳의 버려진 농토와 집을 구매했을 때처럼, 이번엔 버려지거나 일부 해체되고 남은 공장 및 설비들을 인수한 것이다.


특히 식품 공장들이 주 목표였다.

유제품, 혹은 과자, 제빵 등등.


굳이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호주를 비롯한 해외 쪽에서도 인수를 이어갔다.


우아혜가 먹은 샌드위치.

그 재료인 빵도 그렇게 구입한 공장을 재단장해 돌려 생산한 것이었다.


아직 마음에 드는 퀄리티에는 살짝 모자라긴 한데, 그래도 상품화하기엔 충분했다.


‘그래도 빵만 단일상품으로 하기엔 좀 애매해. 샌드위치나 미국식 핫도그 같은 식으로 끼워팔아야지.’


핫도그용 소세지는 이미 만들었다.

지금도 만들어지는 중이고.


‘자동사냥이 최고라더니.’


(자동 아니거든?)


‘아. 미안.’


아차원에 설치된 각종 공장들.

무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경우엔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더미들을 투입해 관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더미들을 관리하는 게 바로 씨드였다. 그의 사업에 없어선 안 되는 존재인 것이다.


‘애초에 너 없었으면 시작도 못했지.’


(공장?)


‘아니. 다.’


그렇게 이야기한 심장생은 새로 구입한 공장들이 아차원 너머로 사라지는 광경을 스크린으로 확인했다.


그것들은 현장 상황과 필요에 맞춰서 분해되거나 재조립되어 운영될 것이다.

어쩌면 기존의 공장이 아니라 다른 설비의 자재로 쓰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풍차 같은 게 될 수도 있고.


‘더 늘려야 하나?’


(당장은 괜찮은데, 미리 늘려도 되긴 하지)


‘아니다. 잠깐만.’


메일함을 확인하던 그는 반가운 연락을 발견하고 내용을 읽었다. 그리고 씨드에게도 알렸다.


(전에 그거?)


‘연락이 왔어. 팔겠대.’


(움직인 김에 오늘 하자)


‘안 그래도 그러자고 했어.’


무슨 이유인지 운영이 되지 않고 있는 열병합 발전소를 발견했었다.

내부 시설이나 발전설비쪽에는 딱히 문제가 없는 것 같아서, 혹시 팔 생각이 있는지 소유 주체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도 금방 찾았네.’


어느 정도 찾아보다가 안 나오면 선조치할 생각도 있었다. 일단 주워갔다가 나중에라도 주인이 나오면 보상해주는 식으로.


그런데 일주일도 안 걸려서 주인을 찾았으니, 역시 사람 찾는 일엔 탐정들이 제격이다.


“35만 포인트. 확인했습니다.”

“체크.”

“체크 확인. 네. 입금 완료 확인했습니다.”


거래는 금방 이뤄졌다.


저쪽의 문제가 자금난인지, 아니면 쓰레기를 태워 전기를 만드는 원초적 문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그 업종 자체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 명백했다.


중고 설비긴 하지만 관리도 잘 되어있고, 전체적인 규모를 고려해서 현금 시세로 40억원 정도를 주었다.


원래는 더 줘야 하겠지만, 설비만 사고 땅은 사지 않는 식으로 계약해서 돈을 아꼈다.


(이전 완료)


‘돌릴 수 있어?’


(시험 가동 시작했어)


태울 건 충분하고 넘친다.

쓰레기는 어디에나 있으니까.


물론 대기와 토양 오염의 이슈가 있긴 하지만, 아차원에서 돌리기 위한 목적이니 상관 없었다.

아예 해당 설비가 있는 지역을 격리시킨 후에 별도로 관리하면 된다.


전력망은 씨드와 아차원을 활용하면 된다. 그 정도 여유는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데?)


‘자잘하게 바람개비 돌리다가 진짜 발전소가 생긴 거지.’


(외부에서 전기 안 가져와도 될 정도야)


‘그 공장들을 다 돌리고도?’


(아직 발전소 역량 100퍼센트 돌리는 것도 아닌데. 얼추 40퍼센트 정도거든)


‘어차피 100퍼센트는 못 돌리잖아. 안정성 생각하면 70에서 80선 잡아야지.’


비슷한 열병합 발전소를 추가로 찾아볼까도 생각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어졌다.


해당 발전소를 직접 연구해 일종의 설계도면을 확보한 씨드는 그곳에 활용된 자재를 비슷하게 구하면 마이너카피가 가능할 거라고 했다.


‘쓰레기 수거까지 해야겠네.’


석탄 화력 발전소를 알아보는 게 나았을까 싶지만, 그건 그것대로 연료 수급이 까다로울 것이다.


호주에서 광산을 찾아 퍼오는 방법은 대놓고 도둑질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쓰레기는··· 마르지 않는 샘과 비슷하지.’


그 부분은 한국보다 미국쪽을 알아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곳은 재활용이고 뭐고 구분 없이 봉지에 때려박아 버리는 나라로 유명하니까.


‘전기 확보했고. 물도 문제 없고.’


(물은 원래 문제 없었지)


‘공기 순환도 자체적으로 가능하고.’


(맞아)


‘그러면 이제 다 된 건가?’


(관리하고, 추가 확장하고, 추가로 관리하고··· 그 수순만 남았지)


아차원의 기본 세팅이 완료되었다.

아직 완벽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구가 멸망하고 인류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고객들도 없을 테니, 공장을 돌릴 전기도 필요 없어지지.’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제 앞으로는 많은 게 수월해질 것이다.


(음. 공격인가)


그때, 씨드가 말했다.

호주 쪽 진출 규모를 채운 후, 점진적으로 진출해 작업하고 있던 중동 쪽이었다.


‘심해?’


(그냥. 폭탄하고 대전차미사일 같은 것들)


‘그 정도면 심한데?’


그쪽에서 적을 만든 기억은 없다.

애초에 도와달라는 제안서를 받고 들어간 거였고, 일대에서 제안서를 보내지 않은 나라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굉장히 체계적이고 빠르게 움직였다는 것을 볼 때, 우발적인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그럼 그냥은 못 넘어가지.”


누군지 찾아봐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


찾기도 전에 나왔다.

저들 스스로 공개한 것이다.

자신들이 그랬다고.


“참 신기한 동네야.”


세상이 변했고 계속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를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들.


저들도 그랬다.

벽에 매달아놓은 천이나 그 앞에 모여 선 복면인들. 그들이 착용한 복장이나 터번.


달라진 건 종이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들고 성명서를 읽는다는 점일까.


(제보 들어왔어)


그들이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다시 보고 있을 때, 씨드가 이야기했다.


제안서를 보내왔던 여러 나라에서 저 이상한 단체의 규모와 구성, 상부조직 등을 꽤나 자세하게 보내왔다고.


‘다에시라. 그거 어디서 들어봤는데.’


과거 꽤 악명을 떨치던 집단이라고 했다.

거의 나라를 세울 정도라던가.

하지만 이후 몰락했고, 지역 반군 정도 수준으로 버티면서도 끝끝내 사라지지 않았다고.


‘뒤를 봐주는 자들이 있었다는 거군. 뭐, 당연한 일이겠지.’


저들이 영상에서 떠들던 명분은 종교적인 것 같은데, 들어보고 번역 자막을 확인해봐도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해당 집단의 세를 과시하려는 목적 같다던 어느 유튜버의 분석이 더 그럴싸했다.


‘정보 확인했지?’


(이상할 정도로 자세하네. 친절하기도 하고)


‘직접 건드리긴 애매했던 것 같아.’


(겸사겸사인가)


이이제이. 혹은 차도살인.

그런 식으로 이야기되는, 그걸 원하는 곳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생각 없이 휘둘려질 생각은 없으니까, 우리 나름대로 크로스체크 좀 해보고 들어가자.’


(마침 괜찮아보이는 점조직이 있네. 더미하고도 가까워)


‘좋아. 거기부터 하면 되겠어.’


어차피 균열 청소하는 김에 작업을 추가하면 되는 정도다. 저들이 미사일을 쏘든 뭘 하든 그와 씨드는 죽지 않는다.


‘그래도 아프지 않은 건 아니니까.’


(오랜만에 사람을 심겠군)


‘한동안 무덤 찾는 사람이 없긴 했지.’




***




-샌프란시스코?


-어젠 파리였지?


-호주는 됐어. 거긴 원래 일하던 곳이잖아.


-터키에서 또?


-아칸소? 거긴 또 왜 나와?



각국의 정보 부서들이 긴장한 채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럭저럭 평범하게 굴러가던 일상이 대략 열흘 전부터 급격하게 뒤바뀌었다.


처음엔 예상 범위대로였다.

저들의 점조직 하나가 지워졌다는 소식.

아마도 그들이 제공한 정보를 이용했던 것 같다는 계산이 섰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가 예상 범위를 넘어서기 시작한 건 바로 다음날부터였다.


특정 국가를 구분짓지 않고, 중동과 아프리카에 숨어있던 저들의 크고 작은 조직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중에는 각국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정말 깊이 숨어있던 조직들도 있을 정도였다.


경악한 그들은 서로 연락을 해가며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래야 할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국? 사업가로 위장? 아니라고? 진짜 사업가라고?


-갑자기 미국 땅엔 왜··· 그놈들이 언제 들어왔다는 거야? 뉴욕 외곽이라고? 이런 젠장.


그들이 놀란 이유 중에는 잠재적 테러 집단이 자국에 숨어있었다는 것도 있었지만, 그들을 순식간에 찾아내 지워버리는 문제의 존재에 대한 놀라움이 훨씬 컸다.


“이미 들어와있었다는 거군.”

“그런 것으로 파악됩니다.”

“근데 왜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을까? 호주 먼저 갔다가, 이후는 뜬금 없이 중동···.”

“나름의 기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그 기준이 뭔지를 모르겠으니까 이러는 거야.”


각국 정보 부서의 수장이 밤잠을 새우며 커피를 물처럼 마시게 된 이유도 그 부분 때문이었다.


국경이 뚫렸다.

테러집단이야 과거부터 실존하던 것이었고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지만, 문제의 존재라면 격이 다른 위협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존재의 행보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단순히 테러를 저지른 무력집단에서 끝나지 않고, 이젠 세계 곳곳의 사업가나 기업의 자산을 공격하고 있었다.


-확인되었답니다.


-맙소사.


그럼에도 당장 항의하지 못했다.

멈추라고 부탁도 못했다.


그 이유.

뒤늦게나마 그 공격의 대상들이 테러집단의 배후에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각국에서 꽤 높은 곳에 자리한 정치인이나 군부 인물들도 포함되어있었다.


“군산복합체의 망령이 되살아났군.”

“애초에 죽은 적도 없었죠.”


뒤늦게 심각성을 파악했을까.

문제의 배후집단은 소속 국가의 정부를 움직이려 로비를 시작했지만, 그보다 썰려나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제임스 상원의원이 실종되었답니다.”

“젠장! 그 인간은 분명히 얽혀있을 줄 알았어.”

“그래도 상원의원입니다. 뭔가 조치를···.”

“어떤 조치?”


상관의 말에, 부하는 입을 다물었다.

그가 화를 내는 게 아님을 알고 있었지만, 당장 떠오르는 대책도 대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명분도 저쪽에 있고, 전술적 우위도 저쪽에 있지. 그런 데다가···.”


상관이 문득 웃었다.

그리고는 서랍에서 시가를 꺼내 끝을 잘라내고 불을 붙였다.


“위치를 특정하지 못한다더군.”

“예?”

“애초에 해당 인물이 그것의 주인인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시가를 입에 물고 웅얼거리듯 이야기하는 상관. 그의 책상 위 모니터엔 수십 명의 사진과 신상명세들이 떠있었다.


심장생.

가장 유력한 인물.

하지만 그 외에도 그의 밑에서 일한다고 알려진 인물들이 그렇게 많이 있었다.


“호주에서도 계속 눈에 띄고 있지.”


분명 큰 조직이다.

처음엔 혼자였다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몸집을 불렸다.


“혼자가 아니야. 절대 혼자일 리 없지.”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모든 국가의 정보 부서가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이계 생물로 차원 지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화 기록 24.08.01 223 0 -
41 -후기- +1 24.08.24 90 5 2쪽
40 039. 세상 속으로 24.08.24 90 5 13쪽
39 038. 빌런 혹은 영웅 24.08.24 79 5 15쪽
38 037.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2) 24.08.23 91 7 16쪽
37 036.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1) 24.08.22 91 6 15쪽
» 035.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2) 24.08.21 111 6 16쪽
35 034.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1) 24.08.20 117 6 16쪽
34 033. 여러 제안들 24.08.19 138 5 15쪽
33 032. 2막의 인생들 (2) +1 24.08.18 132 8 15쪽
32 031. 2막의 인생들 (1) 24.08.17 159 5 14쪽
31 030. 채용 (2) 24.08.16 152 7 17쪽
30 029. 채용 (1) 24.08.15 174 6 15쪽
29 028. 계약 파기. 그리고 새로운 방향 24.08.14 189 8 19쪽
28 027. 균열을 삼키는 자 (2) 24.08.13 192 8 15쪽
27 026. 균열을 삼키는 자 (1) 24.08.12 206 5 17쪽
26 025. 청소 24.08.10 224 8 15쪽
25 024. 거점이 사라지면 24.08.09 218 9 17쪽
24 023. 강자의 논리 24.08.08 215 7 14쪽
23 022. 균열 (2) 24.08.07 235 8 16쪽
22 021. 균열 (1) 24.08.06 228 9 15쪽
21 020. 번지는 소문 (2) 24.08.05 253 6 16쪽
20 019. 번지는 소문 (1) 24.08.03 256 10 14쪽
19 018. 바다로 나아가는 준비 24.08.02 274 9 14쪽
18 017. 작은 마무리와 새로운 계획 24.08.01 266 8 15쪽
17 016. 연구소에서 얻은 것, 그리고 천사원 24.07.31 275 7 15쪽
16 015. 이아린, 이명화 (2) 24.07.30 295 8 15쪽
15 014. 이아린, 이명화 (1) +1 24.07.29 296 10 14쪽
14 013. 과거와의 조우 24.07.27 312 10 16쪽
13 012. 헤븐타운의 변화 24.07.26 340 1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