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가의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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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렛
작품등록일 :
2024.07.19 13:39
최근연재일 :
2024.09.1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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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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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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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엘리시온 9

DUMMY

환상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정원이 무너져내린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도, 살랑이는 풀잎 소리도, 별이 빼곡하게 뜬 밤하늘도, 그 모든 것들을 지워버릴 정도로 환한 보름달도. 그 모든 것들이 보랏빛 칼날의 잔상을 따라 천천히 무너진다. 비산하는 마나의 파편을 따라 공간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건 마치 어둠 속에 피어난 한줌의 불꽃 같았다. 밤하늘의 한복판에 걸린 보름달마저 빛이 바랠 정도로 강렬한 보라색 불꽃. 정원에 내려앉은 달빛은 지독할 정도로 밝았으나, 허공을 가르고 튀어나온 자줏빛 칼날은 그 이상의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리안.


멍하니 지켜보던 세레나의 눈동자게 서서히 생기가 차올랐다.


“침입자다, 침입자! 이 망할 놈들! 감히 우리의 영역을!”


왼쪽의 여인이 당황인지 분노인지 모를 목소리로 외쳤다.


“흐음... 생각보다 빠르구나. 감이 좋다고 해야 할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건만.”


오른쪽의 여인이 짐짓 여유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뱉는 말은 분명 일이 어그러진 것에 대한 짜증인데, 어조는 은근한 기꺼움이 담겨 있었다.


“브레일 가의 꼬마야.”


뒤를 돌아보고 있던 세레나가 딱딱하게 고개를 돌렸다.


“아쉽지만 자정의 티타임은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구나.”


“.......”


“그 아이가 내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모양이다. 2위계의 워커가 3위계 소서러의 영역에 간섭하다니.”


“간섭...?”


오른쪽의 여인이 대답 대신 손가락을 들어올려 세레나의 뒤편을 가리켰다.


“보이는 그대로의 얘기다. 내 무의식을 억지로 열어젖히고 있지 않느냐?”


“억지로 열어! 건방진 놈!”


그 말대로 갈라진 허공의 균열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공간과 보라색 불꽃이 맞닿아 새빨간 불티를 튀겼다.


“힘싸움을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그랬다가는 그 아이의 육신에 무리가 갈 테니 이쯤 하고 물러나야겠군. 서로의 의지가 충돌해 있으니.”


오른쪽 여인이 어느 한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발 밑으로 드리워진 팔의 그림자에서 새카만 나무줄기가 솟아올라 하나의 지팡이가 되었다.


“왕궁의 결계를 다 해제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 또한 운명이리라.”


“.......”


“인연이 된다면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지. 오늘 여기서 나누었던 대화는 우리들 세명만의 비밀로 함구하는게 좋을 게다. 뭐, 딱히 여기저기 발설해도 상관은 없다만.”


“잘 있어라! 멍청한 년!”


“그럼.”


고깔모자의 챙을 깊게 내린 오른쪽의 여인이 지팡이를 가볍게 휘둘렀다.


“다음에 보자꾸나, 브레일 가의 꼬마야.”


정원의 그림자가 발끝에서부터 전신을 휘감았다. 두 여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건 찰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세레나는 현실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보이는 풍경은 아까와 다를 게 없는데 느끼는 감각은 확연하게 달랐다. 꼭 밤하늘 위를 둥글게 덮고있던 허물이 한꺼풀 벗겨진 기분이었다.


“아가씨.”


하늘을 올려다보던 세레나가 느릿하게 시선을 내렸다. 눈앞에 그토록 고대하던 소년이 서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자신의 안위를 묻는것과 반대로 리안은 많이 지쳤는지 거칠게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보랏빛 불꽃이 꺼졌다. 검도 리안이 평소에 쓰던 검이 아닌 누구에게 빌리기라도 했는지 다른 검이었다.


“대체 어딜 가셨던 겁니까?”


조금은 화난 얼굴의 리안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많이 걱정했습니다.”


“으....”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잖습니까. 지금 왕궁 안이 난리가 났습니다.”


“그게, 그러니까....”


“다들 걱정하고 있습니다. 케이드에게 제대로 말도 안하고 나왔으니,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왕궁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닐....”


타박하듯 말을 쏟아내던 리안이 돌연 입을 다물었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세레나가 풀썩 주저앉았다.


푸른 눈동자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어떻게서든 빨리 세레나를 데려가려던 리안은 손을 뻗으려던 걸 멈추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미안, 미안해 리안.”


“.......”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화 내지 마....”


맺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세레나는 떨리는 두 손을 모아쥔 채 흐트러진 드레스자락을 부여잡았다. 긴장이 탁 풀리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최대한 태연한 척을 했지만 방금 전까지 자칫하면 죽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리안은 그런 세레나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뭐라고 위로를 해야하나.


연신 입술을 달싹거리던 리안은 결국 끝까지 입을 열지 못하고 침묵했다. 대신 무릎을 굽혀 세레나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었다. 눈물로 범벅된 얼굴인데도 푸른 눈동자는 여전히 시리도록 맑은 빛을 띠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코앞에서 리안을 마주본 세레나의 떨림이 조금 잦아들었다.


“설 수 있겠어요?”


세레나가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었다.


“어쩔 수 없네요. 업히세요.”


검을 집어넣은 리안이 뒤로 돌아 등을 내밀었다.


“응....”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등 뒤로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리안은 세레나를 업은 채로 굽힌 다리를 폈다. 마나 저해 술식을 무시하고 억지로 마나를 끌어쓴 탓에 몸이 녹초가 되었지만 세레나가 걱정할까 내색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


“제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리안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소녀를 배려하는게 등 뒤로도 전해졌다. 현실로 돌아오자 멀지 않은 곳에서 병사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기사들의 거친 발소리도.


“아가씨가 사라진 동안 침입자가 들어온 모양입니다. 자세한 건 아직 모르지만, 케이드의 말로는 제국군으로 추정된다고....”


“화... 안 내는 거야?”


“화를 내요? 제가?”


리안이 의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애초에 아가씨 잘못이 아닌데 제가 화를 왜 내요.”


“그치만 방금 전에....”


“그냥 바보같은 저 자신한테 화가 나서 그랬어요. 그만 우세요.”


세레나는 리안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작게 흔들리는 소년의 등이 평소보다 크게 느껴졌다.


반년만에 리안의 키가 많이 큰 것 같았다. 한동안 둘은 그렇게 정원을 가로질렀다. 소년은 묵묵하게 소녀를 업은 채로. 소녀는 채 가시지 않은 울음기에 훌쩍거리면서.


스쳐 지나가는 정원에서는 아까 맡았던 익숙한 꽃향기가 났다. 거짓된 정원에서의 꽃향기와는 약간 다른, 진짜 꽃의 냄새였다. 리안의 발걸음에 따라 흔들리는 시야 너머 세레나는 두 여인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몰랐느냐? 그 아이가 에스테반의 하나뿐인 후계자라는 걸.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리안. 마법사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리안.


—그 아이의 어미도 너와 같은 환한 백금발을 가지고 있었지.


겉으로는 차가우면서 속은 여린. 그러면서도 다가오는 사람을 매정하게 밀어내지는 못하는.


—그 고슴도치 같은 아이가 네게 무른 것도... 어쩌면 너와 네 어미에게서 자신의 친모를 겹쳐보는 게 아니냐?


돌이켜보면 세레나가 리안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었다. 어쩌면 리안을 배려한다는 핑계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도 같았다.


과연 어느쪽이 진짜 너일까.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아, 케이드.”


세레나를 업고 걷고있던 리안이 입을 연 건 정원을 거의 다 빠져나왔을 즈음이었다. 저 멀리서 희미하게 보이는 붉은 머리의 인영이 이쪽을 보고선 급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리안... 그때 시간나면 엘리시온 곳곳에 놀러가자고 했던 거....”


“지금은 그냥 푹 쉬세요. 눈을 뜨면 내일 아침일 테니까.”


리안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응.”


뭔가 대꾸하려던 세레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


자정을 넘어 벌어진 소동은 사상자 한명 없이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그 여파는 결코 적지 않았다.


칼로스 왕궁을 침입한 제국군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수많은 병사들과 기사들이 왕국 곳곳을 뒤졌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그건 꼭 처음부터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만 같았다. 이따금 병사 몇명이 길을 잃어 복귀가 늦어지는 불상사가 발견했지만 그들 역시 신체적 상해는 없었다.


하지만 사상자가 없었다 뿐이지 물리적인 피해는 있었다. 왕궁 전체를 감싸는 마나 저해 술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3위계 소서러로 추정되는 범인은 백년 넘게 이어져오던 왕궁의 결계를 반쯤 박살내다시피하고는 귀신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뒤늦게 라이넬 시니스터를 포함한 3위계 마법사들이 손을 쓰려 했지만 근간이 파괴된 술식을 되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노인네들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 엘리시온, 그것도 브라알라스의 심장이라 불리는 칼로스 왕궁의 결계가 무너졌으니.”


“.......”


“말로는 다시 복구한다고 하는데... 글쎄, 적어도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리안은 케이드와 나란히 서서 동이 터오는 엘리시온 저택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예정보다 일찍 종료된 대연회로 인해 이른 아침부터 엘도르 기사단원들과 시종들이 부지런하게 짐을 옮기고 있었다.


“덕분에 그 영감만 피곤해졌어. 그깟 소드마스터가 뭐라고 비싸게 굴더니, 당분간 고생좀 하겠군.”


“그렇게 막 말해도 돼요?”


“뭐 어때? 없는 자리에선 나랏님도 욕한다는데. 우리 잘나신 소드마스터 영감께서 엘리시온 전역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진짜로 그게 가능하다면야. 잔소리나 꾸중 정도야 뭐.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지.


혼잣말을 중얼거린 케이드가 피식 웃었다. 리안은 다시금 시선을 돌려 별장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방에 있던 자신의 짐은 이미 마차로 옮겨두었다. 아침이 약한 세레나는 이른 시간부터 나와 눈을 몇번 비비더니 세워둔 마차 안에서 곤히 잠에 들어 있었다.


조금 있으면 이곳 엘리시온을 떠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국 엘리시온을 구경한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 정도였다. 대연회가 실패적으로 끝나면서 의회에 비상이 걸린 이 상황에 하루만 말미를 달라고 브레일 백작에게 요청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쉽냐?”


“...뭐가요?”


“세레나랑 도시 구경 하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 페리아에 돌아가면 또 몇년은 못 올지 모르니까. 엘리시온에 볼거리야 차고 넘치게 있고.”


맞다. 그러려고 했다. 남들은 몰라도 리안에게 엘리시온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도시였다. 드물게 기대까지 했으니.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엘리시온 한복판에 있는 대의사당이랑 십만명도 넘게 수용가능한 중앙 광장. 거기 분수가 또 기가 막히거든. 조각상도 그렇고.”


단지 상황이 안 따라주었을 뿐이다.


“또 뭐냐... 식당. 식당도 맛집이 한둘이 아니지. 브라알라스에 유명한 가게 절반은 엘리시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특히 술이....”


“.......”


“생각해보니 남 놀릴 때가 아니군. 원래라면 연회가 끝나고 지금쯤 한창 놀고 있어야 됐는데....”


케이드가 진심으로 아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여자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사고방식에 리안은 혀를 내둘렀다.


“설마해서 묻는 건데... 사고친 거 아니죠?”


“사고? 뭔 사고?”


“그때 숙녀분 몇분이랑 같이 나갔었잖아요.”


“하... 내가 그런 아마추어로 보이냐? 누누이 말하지만 난 신사다. 절대 억지로 하지 않아. 서로의 동의 하에 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그대로 깔끔하게 헤어지기. 십년 넘게 이 사교계에 발을 들이면서 단 한번도 추문이 나지 않은 비결이지.”


이상하게 말투에서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남들이 들으면 어이가 없어 말문을 잃어버렸겠지만 익숙해진 리안은 이제 놀라는 기색도 없이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이번 연회에선 애초에 거기까지 가지도 않았다.”


“거짓말 안 해도 돼요. 이미 바닥의 바닥을 봤으니까.”


“진짜야, 이 망할 꼬맹아.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벌써부터 의심이 이렇게 많아서야 되겠어?”


“그보다 그 범인. 누구였습니까?”


쓰잘데기없는 대화가 길어지자 리안이 화제를 돌렸다.


“몰라, 나도. 그 영감은 평의회 의원들 지키느라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했고, 네가 세레나를 데려온 뒤로 약속이라도 한듯 사건이 종료됐으니까. 그래도 추정하자면... 아마 글라우카 장군 휘하에 있는 불멸기사단이 유력하겠지.”


“불멸 기사단....”


“전원 3위계 마법사들로 구성되어 있는 대륙 제일의 기사단이다. 아마 마법을 사용하던가 해서 수작을 부린 모양인데....”


케이드가 말끝을 흐렸다. 찡그린 미간에 여러 고심이 보이는 듯했다.


“그 나태한 평의회 늙은이들도 한동안은 잠잠하겠군.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니.”


“.......”


“이걸 좋다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확실히 전쟁에서 패배한 주제에 뭐라도 된 것마냥 축포를 터뜨리는게 아니꼽긴 했는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케이드에게 누군가 목청높여 외쳤다.


“단장님! 준비 다 끝났습니다!”


“백작 각하는?”


“언제든지 출발하시랍니다!”


“돌아가면 또 할일이 잔뜩 쌓여 있겠군....”


작게 투덜거린 케이드가 손짓하며 몸을 돌렸다. 리안은 가만히 그 뒷모습을 쳐다보다 이내 입을 열었다.


“케이드.”


“.......”


케이드가 멈춰섰다. 리안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붉은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있었다. 고개만 돌려 리안을 바라보는 케이드의 새빨간 눈동자가 어딘가 평소보다 더 짙게 보였다.


“나, 할 말이....”


굳게 결심한 것도 잠시, 리안은 바보처럼 말을 더듬었다. 심장이 콱 조여오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대로 페리아로 돌아갈 순 없었다. 다른 이들은 대연회가 끝났으니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겠지만, 리안으로서는 꼭 여기서 해야할 일이 있었으니까.


“저기, 그러니까....”


“.......”


“그러니까....”


“알아.”


케이드가 말했다. 리안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전에 널 두번째로 만났을 때.”


“.......”


“그러니까, 웨일 준장의 영주성에서 널 봤을 때 했던 말 기억하냐?”


말을 이어나가는 붉은 머리의 기사는 평온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리고 두번째 만났을 때처럼.


“그때 네가 말했었지. 출신도, 소속도 불명이라고. 알려줄 수 없다고.”


당시의 리안은 변종 다이어울프의 토벌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장례식에 참가했었다. 또한 두번째로 만났다. 첫 만남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한 붉은 머리의 기사를.


“그 말을 들은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냐?”


“안다고. 고아인 것도, 출신과 소속을 알려줄 수 없는 것도....”


“그때의 넌 살기를 갈망했었지. 난 그런 네게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


“지금도 그래.”


리안의 숨이 멎었다.


“네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건, 어떻게 살아왔건... 그런 건 내 알 바 아니야. 내가 아는 리안이라는 꼬맹이는 쓸데없이 가시를 세우고, 허세만 부리면서... 그러면서도 속은 연약한 정 많은 꼬맹이에 불과하니까.”


“단장님!”


해가 점점 떠올랐다. 말에 올라탄 엘도르 기사단원 한 명이 케이드를 불렀다.


“그러니까.”


푸르스름한 하늘이 저 동쪽 끝에서부터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새빨간 눈동자를 가진 붉은 머리의 기사는 리안을 한결같이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아무말도 하지 말고.”


“.......”


“형수님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어서 집에 가자.”


케이드는 그 말을 끝으로 완전히 몸을 돌렸다.


“...네.”


고개를 푹 숙인 리안은 자신 혼자만 들릴 정도로 아주 작게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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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4

  • 작성자
    Lv.72 라벤님
    작성일
    24.08.31 23:49
    No. 1

    불멸장군이 꼬맹이 몸으로 갈아탈려고 일부러 살린건가??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99 울라라
    작성일
    24.09.01 07:55
    No. 2

    석기 시대에 갑자기 미래기술을 가진 외계인이 나타난 느낌이랄까요?
    거기다 지금까지 주인공의 고생을 통한 성장 내용도 적이 봐줘서 도움을 받은 샘이라 꼭두각시 스토리로 바뀐듯하고..
    글의 흐름이 완전히 망가진 느낌이네요.

    찬성: 16 | 반대: 0

  • 작성자
    Lv.70 겨울도시
    작성일
    24.09.01 08:39
    No. 3

    이게 아마도 글라우카 장군? 불멸 기사단이 주인공 신분 알았다는 부분에서 많이 꼬임 그것만 몰랐어도 괜찮음
    작가는 알아도 독자 입장에선 대체 언제부터 주인공 신분을 알고 있었늨지 모르니까 복수물에서 한순간에 불멸기사단의 테이밍물이 됨
    5살부터 주인공 강하게 키우려고 지켜본 건가? 뭐 반신 소리 듣는 인간이 지루해서 외손주 비슷한거 길러서 지루함을 탈피하려는 클리셰인가? 싶기도함
    적어도 복수물이라면 주인공의 신분과 목적을 몰라야 비수 꼽는게 되지 알고 당하면 최종보스가 삽질 한 것 밖에 안되지 않나요

    찬성: 14 | 반대: 0

  • 작성자
    Lv.70 겨울도시
    작성일
    24.09.01 08:41
    No. 4

    최근에 주인공의 존재를 파악했더라도 불멸기사단 측 보다 아군인 백작 측이 눈치 없는것 밖에 안되고, 앞으로 뭔 짓을 해도 주인공은 불멸기사단의 온실속 야생초 정도 포지션이라 생각하는건 저 뿐일까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도수부
    작성일
    24.09.01 13:53
    No. 5

    건필입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애들은가라
    작성일
    24.09.01 20:38
    No. 6

    건투를 !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89 볼린저
    작성일
    24.09.01 20:43
    No. 7

    돈주고는 못볼듯! 보더라도 끝까지 못갈듯. 납뜩이가 안가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5 검도장
    작성일
    24.09.01 20:46
    No. 8

    과하다 과해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5 검도장
    작성일
    24.09.01 20:46
    No. 9

    갑자기 에휴..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1 김가린
    작성일
    24.09.01 21:14
    No. 10

    초반하고 작가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글이나 분위기가 가볍네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89 트리플럭
    작성일
    24.09.01 22:10
    No. 11

    잘보고갑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52 Myth
    작성일
    24.09.02 19:15
    No. 12

    그냥 존나 암담하다 그냥 답답해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참좋은아침
    작성일
    24.09.03 20:57
    No. 13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4.09.13 22:20
    No. 14

    소설이니 뭐든지 가능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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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엘리시온 5 +14 24.08.27 7,267 213 15쪽
34 엘리시온 4 +23 24.08.26 7,388 228 19쪽
33 엘리시온 3 +11 24.08.25 7,462 197 16쪽
32 엘리시온 2 +12 24.08.24 7,624 169 14쪽
31 엘리시온 1 +13 24.08.23 8,004 156 14쪽
30 두 번째 보금자리 10 +10 24.08.22 8,066 169 16쪽
29 두 번째 보금자리 9 +12 24.08.19 8,058 168 16쪽
28 두 번째 보금자리 8 +13 24.08.17 8,249 167 17쪽
27 두 번째 보금자리 7 +8 24.08.16 8,379 181 21쪽
26 두 번째 보금자리 6 +9 24.08.15 8,616 162 21쪽
25 두 번째 보금자리 5 +12 24.08.12 8,869 179 21쪽
24 두 번째 보금자리 4 +13 24.08.10 8,925 171 16쪽
23 두 번째 보금자리 3 +11 24.08.09 8,822 183 17쪽
22 두 번째 보금자리 2 +12 24.08.07 8,994 175 16쪽
21 두 번째 보금자리 1 +11 24.08.06 9,384 17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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