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으로 모험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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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서로
작품등록일 :
2024.07.23 03:00
최근연재일 :
2024.09.01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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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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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석벽 미로 (7)

DUMMY

쿠구궁···!


선두에서 걷던 흑의인이 멈칫했고, 뒤이어 홍련파의 무리가 걸음을 멈추었다.


부당주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미로를 둘러보았다.


“왜 그러지. 뭔가 문제 있나?”


흑의인이 뒤에다 대고 물었다.


“······아무래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들어온 것 같군요. 어떤 자들인지 모르겠으나··· 저희가 즉시 조치하겠습니다.”


부당주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세 명의 전투부장과 그는 이럴 때를 위해 온 자들이었다.


“그런가. 그럼 한 가지 묻지.”

“하문하십시오.”

“내가 이 미로에서 무얼 하면 되지?”


부당주는 미소를 지었다.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옛 살성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옵니다.”

“보스를 쓰러트리면 되는 건가?”

“예. 가급적이면 영웅보다 먼저 도달해야 이야기의 승리자로서 결말이 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문헌에 따르면 살성(煞星)은 말 그대로 죽음의 별.

그가 가는 길의 모든 것을 죽음으로 물들인다.

그것이 살성이었다.


그리고 그 걸음은, 미로의 가장 낮은 지역, 구릉지대부터 마지막 장소인 보스방까지 이어진다.


“그럼 그 죽음에는 너희들도 포함인가?”


흑의인은 시험하듯 물었고, 부당주는 지금까지 중 가장 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 가능하시다면. 그러한 자세야말로 배역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지름길일 테니 말이지요.”


쿠구구···


미로가 다시 한 번 세차게 흔들렸다.


강력한 모험가들이 날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자리의 누구도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눈앞의 흑의인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눈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꿈, 대리자, 부귀영화와 장차 만인지상을 모시는 행복을 가져다줄 자.


그것이 살성이었다.


오싹.


흑의인은 처음으로 그들의 광기 어린 믿음을 마주하고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이 썩 기분 나쁘지 않아서, 곧 미로가 떠나가라 웃어 젖혔다.


“좋다, 마음에 드는구나. 아주 마음에 들어.”

“다행입니다.”

“부당주.”

“예.”

“너희가 나를 거지들이나 사는 밑바닥 시궁창에서 끌어올릴 때 말했지. 자신들을 따라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살아가는 의미를 주겠다고 말이야.”


그날, 흑의인은 고작 비렁뱅이에 불과한 자신을 찾아온 부당주 일당을 하늘이 떠나가라 비웃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웃지 않았다.


“분명 그랬습니다.”

“좋다, 부응하지. 나를 추대한 것을 너희들도 마지막까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앞길을 막는 모든 걸 죽음으로 물들일 것이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따라오라.”

“존명.”


흑의인은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미로를 걸어 나갔다.


수많은 갈림길을 넘어, 그들이 도달하려는 끝에 보스방이 있었다.



***



쿠구구···


통로를 내달리던 정도운과 알렉스도 이변을 알아차렸다.

고유의 각성과 함께 열린 기운을 느끼는 감각을 통해, 미로에 일제히 강림한 격상의 기운들이 느껴졌다.


“이건···!”

“도운도 느꼈나. 좋지 않은데.”


둘은 급히 제동을 걸었다.


아직 앞뒤로 보이는 것은 없다.


하지만.


‘미로가······ 갑자기 그 어느 때보다 복마전(伏魔殿)이 되었다.’


꼴깍.


이렇게 자신을 숨길 생각도 없는 포식자들이 사방에 깔려서야, 어느 쪽으로 가든 휩쓸리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실제로 사방에서 미로가 울리는 폭음이 들려왔다.


그 여파를 가늠하자 식은땀이 흐른다.


‘진퇴양난이군. 어떻게 하지?’


정도운은 보스방이 있는 방향을 주시했다.


‘약탈자들을 잡기 위해 움직였지만 결국 보스방 근처를 맴돌고 있기는 해. 즉 탈출구가 바로 코앞이다.’


문제는 그쪽에서도 강력한 기운이 하나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면 돌파?


아니면 다른 길을 도모?


고민하고 있는데 알렉스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도운.”

“왜?”

“밖에서 온 나나 다른 졸업자들이 미로를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이유가 뭐일 거 같아?”

“···글쎄?”

“간단해. 각자 경로는 다르지만 미로의 완성된 지도, 완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 그런 거였나.”


정도운은 그 말에 공략률이 올라갈수록 미로의 지도가 완성되던 모습이 떠올랐다.


100%가 되면 지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도운이라면 이미 공략률 후반대를 채우고 있는 상태겠지?”

“그래, 근데 그게 왜?”

“완본 지도의 소유자는 언제 어디서든 탈출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


정도운의 눈이 살짝 커졌다.

저 말은 도망 다니면서 어떻게든 지도를 완성해보자는 의미였다.


“그렇군. 그런데 너.”

“응?”

“짐작이지만 지금도 뭔가 혼자만의 탈출 수단이 있는 거지? 가문의 도련님이시니, 아마도 자기 한 몸 정도는 건사할 무언가가 있을 텐데. 탈출 스크롤 같은······.”

“······뭐?! 그건 묵비권을 행사할게.”


두 사람은 잠깐 서로를 쳐다보다가 푸흐흐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 와중에 주변 분위기에 움츠러들어서 크게 웃지는 못했다.


“아냐. 일단 정면 돌파해보자. 안 되면 그건 그때 생각해보자고.”

“흐흐, 좋아. 까짓거 한 번 죽어보자.”

“아니 죽는 게 아니라 정면 돌파라니까.”

“도운이 모르나 본데, 이 정도 기운이면 틀림없이 앞에 있는 상대는······.”


그때였다.


“꼬마들~ 즐거운 수다는 다 떨었나?”


저벅, 저벅.


누군가 저 너머, 통로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정도운은 눈을 가늘게 떴다.


펑키한 검은색 컬러의 차림에, 당장이라도 일렉트릭 기타를 칠 것 같은 남자였다. 남자는 다크서클이 짙은 눈을 들어 앞을 가로막은 두 모험가를 보았다.


그는 검은 손톱을 마치 거대한 꼬챙이처럼 길게 늘어뜨려 그곳에 사람의 머리를 다닥다닥 꽂고 있었다. 석벽 미로에서 깽판을 치던 약탈자들의 머리였다.


“···!”


예상 이상의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두 사람이 입을 다물었다.

더욱이 느껴지는 상대의 체급.


‘개척경(開拓境)의 모험가······!’


알렉스는 알고 있었다.


이미 입문을 완성하고, 자기 자신을 개척해나가는 경지에 이른 자들의 힘을.


날뛰는 살쾡이들 사이로 호랑이가 풀린 격이었다.


뚝, 뚜둑.


남자가 손톱을 타고 떨어지는 핏물을 혀로 핥았다.


“음~ 너희 좀 강해 보이네. 입문경 후반··· 고유 세 개에서 다섯 개 사이려나?”


히죽.


“일단 눈빛은 합격. 투지가 넘쳐 보여.”


후두두둑!

퉁, 투웅.


남자가 손톱에 낀 머리를 전부 치우더니, 두 사람을 보며 기괴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자 그럼 꼬마들, 이놈들이랑 뭐가 다른지 재롱 좀 볼까?”


두 사람이 바짝 긴장하며 검을 들었다.



***



‘젠장, 이게 무슨 일이지?’


유리크는 석벽 미로를 빠르게 질주했다.


중간중간 불쑥 함정이 튀어 올랐지만 그가 푸른빛 기운을 칭칭 감은 검을 휘두르자 모조리 찢겨나갔다.


그는 지금 후회가 막심했다.


‘제길,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도련님과 친구분을 그대로 놔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당장 기감에 잡히는 개척경만 열둘··· 도저히 두 사람이 살아있을 만한 환경이 아니야. 서둘러 두 사람을 찾고, 특히 도련님을 안전하게 모셔야 한다.’


그것이 청룡의 은혜를 입고, 그들의 직계를 지키는 자의 본분!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


쾌속하게 미로를 쏘아지던 유리크는 어느 순간 멈추어 섰다.


파밧.


그는 얼른 몸을 숨겼다.


저 앞에, 흑의인과 홍련파 일당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한 사람만 빼고 전원 홍련의 수실이 새겨진 무복을 입고 있어서 정체를 알아보긴 쉬웠다.


푸화악―!


흑의인은 약탈자들이 달려드는 족족 압도적인 무력으로 베어 넘겼다.


입문경이라기엔 너무나 월등한 힘!


품은 기운에 비해 육체 능력이 급이 다르다. 타고난 재능이었다.


유리크는 눈매를 좁혔다.


‘······그보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곳의 약탈자들은 애초에 저들이 규합한 게 아니었던가?


‘자기들이 불러놓고, 자기들이 죽이고 있다.’


그때 흑의인이 준엄한 목소리로 뇌까렸다.


“거기, 숨어있는 놈 누구냐.”


유리크는 놀라 움찔할 뻔했으나, 잠시 후 또 다른 이인조가 허공에서부터 배경의 장막을 벗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형? 고작 입문경 따위가 우리의 매복을 알아채다니.”

“모르겠구나 동생아. 어쩌면 미로의 썩은 내가 진동해서 우리한테까지 밴 걸지도 모르지.”

“네놈들은······!”


홍련파 무리는 그들을 알아보고는 눈을 부릅떴다.


흑의인이 검을 갈무리하며 부당주에게 눈짓했다.


“아는 놈들인가?”

“······최근 무법지대를 전전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입니다. 설마 했는데 이리도 빨리 냄새를 맡고 움직일 줄은 몰랐군요.”


현상금 사냥꾼이라면, 목적은 단순할 터였다.


“아무래도 저희 홍련파의 목에 걸린 현상금을 노리고 들어온 모양입니다.”


그 말에 흑의인은 잠시 부당주를 바라보았다.


“직접 맡고 싶은가 보군.”

“예, 어차피 미로의 이야기엔 불필요한 인물들.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좋다, 허락하지.”

“크큭, 지금 뭐라는 거냐 이것들?”


그렇게 현상금 사냥꾼 이인조와 홍련파 무리들.


양측이 격돌했다.


쾅!!


‘······.’


유리크는 그 앞을 몰래 지나갈 수 없기에, 은밀히 모습을 감추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꽈악.


몇 번이나 검을 뽑고 나서려다가 망설인다.


과연 여기서 나서는 게 옳은 판단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였다.


‘지금의 홍련파는 내게 적인가, 중립인가?’


하필 가는 길이 겹쳤다.


‘금방 가겠습니다, 도련님. 제발 무사하십시오···!’


도련님에 대한 걱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



콰가강!


남자의 열 줄기 손톱이 잔상처럼 휘둘러졌다.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미로의 벽면을 아이스크림 푸듯 퍼내며 길쭉한 흔적을 남긴다.


정도운은 그의 검을, 알렉스는 청룡이라는 글자가 음각된 검을 들고 각자 한계가 넘는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공격과 전위는 한 수 위의 기량을 가진 정도운이 도맡고, 알렉스가 그 뒤를 따르며 보조한다.


처음에는 손발이 안 맞아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으나, 그때마다 치명상만은 가까스로 피하며 손발을 맞춰간 둘은 마침내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콰가가가가각!

콰가가가각!


그동안은 완전히 남자의 독무대.


“으하하, 으하하하하하!”


미로의 벽면이 전후좌우 할 것 없이 난도질의 흔적을 굵직하게 그려낸다.


“···.”


두 사람은 일격 일격을 버티는 것만도 두뇌를 활짝 열고 치열하게 몸을 내던져야 했다.


그 정도로, 이 순간만큼은 남자가 미로의 재해 그 자체였다.


카가가가각―!


그러나 둘이서 기예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였음에도, 남자에게 그들은 여전히 손쉬운 농락의 대상일 뿐이었다. 입문경과 개척경 두 경지 사이에는 그 정도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분명 그랬을 터다.


그러나 이변은, 어느덧 전신에 미처 피하지 못한 상처들의 누적으로 만신창이가 되며, 정도운과 알렉스, 두 사람이 호흡이 본격적으로 맞아떨어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 조짐을 보였다.


스팟!


“어?”


두 사람의 눈부신 연계에 남자의 허벅지에 최초로, 그 공세를 뚫고 정도운의 검이 흠집을 냈다.


깊은 상처도 아니었다. 그저 조금 긁고 지나간 흔적.


스르륵.


‘우연이겠지.’


남자는 괴물 같은 모험가답게 즉시 자신의 상처를 재생시켰다.


여전히 그는 방심을 버리지 못했고, 눈앞의 상대를 언제든 우그러뜨릴 수 있는 약자로 얕잡아보고 있었다.

실제로도 그러했으니까.


그리고 그 방심이 상대에게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손발이 맞아떨어질 기회를 벌어다 주었다.


물론 두 편의 수준 차이를 감안하면, 그조차도 무의미한 시간이었을 터였다.

원래라면.


하나 정도운과 알렉스.


두 모험가의 재능은 우수했다. 한계를 넘고, 생사를 건 격렬한 싸움을 이어감에 따라 개개인이 남자에 대한 적응과 더불어, 자신들의 기량 또한 그 짧은 시간에 꽃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쐐애애액!


카가가가가가가각―!


남자의 쏜살같은 열 갈래 손톱에 의해 미로의 지형이 실시간으로 그 형태를 바꾸어 갔다.


그 안에서 두 신형이 아슬아슬한 춤을 추었다.


두 사람은, 그리고 남자는 몰랐지만 둘의 성장은 석벽 미로에 무시무시한 전운(戰雲)이 드리운 것도 영향을 끼쳤다.

모험의 정도가 농밀해진 공간이 그 안에 있는 모험가들의 성장을 부추긴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맞물렸음에도 정도운의 손끝에서 펼쳐진 한 수가 다시 한 번 기어코 통한 것은 분명히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허억, 허억, 허억.”


정도운의 검은 마침내 남자의 심장에 도달했고, 꿰뚫었다. 그는 남자를 그대로 밀어서 넘어뜨렸다.


“크, 허억······.”


발버둥칠세라 알렉스의 검이 얼른 남자의 두 팔을 양단했다.


“끄아악!”


완벽한 제압.


이걸로 승부는 났다.


“크, 크흐흐.”


남자는 눈앞의 애송이들에게 자신이 패배한 게 믿기지 않는지 흉측하게 인상을 구겼다.


실제로 그는 급소를 당한 것만 제외하면 아직 사용하지 못한 여력이 넘쳐흘렀고, 반대로 승리한 두 사람은 오히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온몸이 한계에 몰려 있었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경계하면서 적당히 시간만 끌었어도 두 사람이 알아서 자멸했을 터.


그럼에도 진 것은 두 사람이 아니라 그였다.


남자가 허탈한 듯 웃었다.


“크, 크큭. 이, 혼란을 틈타, 만만한 사냥감을 마음껏 잡아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후우······.”

“귀조(鬼爪)··· 라고 부르더군. 나는··· 바루마다.”

“?”

“무법지대에서의··· 내 이름··· 그리고 네놈들에겐··· 솔직히 놀랐다··· 모험가···에겐···운도 실력인···법······ 경의를··· 표하지······.”


잠시 후 바루마는 완전히 숨이 멎었다.


“······멋진 이름이네.”


정도운은 깊은숨을 토해냈다.


그 순간이었다.


빰빰―빠라밤!


[ 공적, 귀조 바루마를 물리쳤다. ]

+대량의 모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15은화 19동화를 얻었습니다.


돈주머니로 주화가 우수수 들어온다.

그리고 경험치가 대거 차올랐다.


고오오오.


느껴졌다.

단 한 사람을 쓰러트렸을 뿐인데, 미로를 몇 번이고 탈출한 것보다도 월등한 모험기가 쌓이고 있었다!


메시지로 보이진 않아도 능력치도 몇 계단이나 상승했다.


뒤이어.


[ 집필자의 석벽 미로 공략률이 100%를 달성하였습니다. ]

[ 석벽 미로 지도가 완성됩니다. ]


지이잉―


어느 때보다 강력한 환영이 정도운의 뇌리를 강타했다. 귀신과 손톱이 융합하는 장면이었는데, 환영이 환영만으로 그치지 않고 마치 그 융합하는 파장이 그를 덮치듯 골을 울렸다.


“···! 끄윽···!”


돌아보니 알렉스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 비틀거리고 있었다.


“저, 정신 차려.”


잠시 후 어지럼증은 줄어들었다.


“후! 그나마 다행이네.”

“뭐가?”

“이 사람, 개척경 초반이었어. 조금만 더 강자였어도 우리가 위험했다.”

“······그래? 그래도 지금은 이 승리를 즐기자.”

“하하, 그래.”


두 사람은 그대로 널브러져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완전치는 않지만 유리크가 시범을 보여준 대로 생명력을 운용하여 상처를 치료한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다시 갈림길 앞에 섰다.


“음···.”


정도운은 지도가 완성되어 두 개의 탈출구를 향한 경로가 그려져 있었다.

하나는 코앞의 보스방, 하나는 조금만 더 가면 보이는 다른 길 너머에 있었다.


“어쩔 거야?”

“근처에 탈출구가 두 개일 줄은 몰랐네. 그래도 뭐, 보스방이 코앞인데 굳이 돌아갈 것 있나?”


정도운이 명쾌하게 말했다.

보스방 쪽에서 별다른 상위 모험가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가보자. 기왕 온 거 보스도 얼굴은 봐야지.”


알렉스도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보스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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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석벽 미로 (3) 24.07.25 88 4 18쪽
3 석벽 미로 (2) 24.07.24 61 3 21쪽
2 석벽 미로 (1) 24.07.23 76 4 15쪽
1 모험의 시작 24.07.23 94 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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