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급 파일럿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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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3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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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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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빌어먹을···.”


위기관리부 1수색팀의 팀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손목의 패널과 눈앞의 보스를 번갈아보았다.

에이리언을 연상케 하는 흉측한 생김새의 특수개체, 속칭 ‘보스’는 30분 전과 다를 바 없이 건재했다.

1수색팀이 전력을 다해 입힌 상처라고는 생채기 몇 개가 전부였다.


“전투 가능한 인원 다시 말해봐.”

“···없습니다. 팀장님.”


고작 처음 만난 특수 개체, 첫 번째 보스일 뿐이다. 고작해야 탑의 튜토리얼에 불과한 존재.

그러나 팀은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12명 중 2명은 의식을 잃었고, 3명은 한시가 급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남은 여섯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왼쪽 아랫배가 관통당한 그의 부상은 귀여운 수준이었다.


“시련의 탑이라지만 너무한 거 아니냐···.”


전세계에서 14번째, 대한민국의 2번째 탑. 아직 그 어떤 탑도 공략된 적이 없기에 정부는 국가에서 먼저 탐색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탑에서 민간인들이 함부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고려한 게 분명했다.

그러나 불합리한 탑의 시련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의식 없는 애들이랑 못 걷는 애들···데리고 갈 수 있겠냐?”

“가능은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입구로 옮겨.”


하지만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임무를 전달받고 준비를 소홀히 한 자신의 잘못이 컸다.


“내가 반대쪽으로 시선을 끌 테니까 그때 빠져 나가. 알겠지?”

“예? 잠시만요, 팀장님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잖아.”


그는 보스와 눈을 마주치며 품에서 새파란 알약을 꺼냈다.

체내의 마나를 과부하시켜주는 각성제. 알약을 삼키면 마나 코어가 폭주하며 한계가 넘어선 힘을 얻지만, 그 끝엔 코어가 파괴된 폐인만 남는다.

최후의 수단이다. 외통수에 몰렸을 때 사용하는, 팀장급 이상의 헌터들에게만 지급되는 물건.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끝까지 가보자. 이 새끼야.”


앞발을 들어 올리는 보스의 움직임을 보고 약을 삼키려는 순간.


-콰악!


소름 끼치는 파육음과 함께 그의 얼굴에 새카만 피가 튀었다.

앞발을 들어 올린 채로 옆으로 맥없이 쓰러지는 보스의 모습을 넋이 나간 얼굴로 보고 있던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손에 쥐고 있었던 알약을 버렸다.


“무슨···.”


퇴로를 가로막던 특수개체가 쓰러져, 길이 열렸다.

하지만 그 길 너머에는 웬 괴인이 있었다.

넝마를 두르고 나무로 된 가면을 쓴 주제에 기계 장치를 부착하고 있는 기괴한 모습.


“미친.”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저 괴인이 방금 그 보스보다는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마나 티타늄 합금에도 생채기만 입고 끝이었던 보스가 나무로 된 창에 머리가 뚫려 죽은 것이 그 사실을 명백히 하고 있었다.


“······.”


푸슉! 괴인이 보스의 머리에서 나무 창을 뽑아냈다.

튀어 오른 피가 아마존 원주민이나 쓸 법한 나무 가면에 묻었다. 가면 아래에서 빛나는 새카만 한 쌍의 눈이 그를 응시했다.

시선에서 느껴지는 살기. 맹수를 앞에 둔 것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눈을 굴리던 팀장은 괴인의 다리에 부착되어 있는 주먹만 한 기계 장치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곤 놀라서 목소리를 높였다.


“한글?”


기계 장치는 괴인의 팔과 다리에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엑소 슈트. 어림잡아 10년 전쯤 사용했던 구식 모델. 헌터와 군인이 구분되지 않던 시절엔 비각성자들이 저런 엑소 슈트를 사용했다.

아주 높은 확률로 한국인, 그것도 일선에서 활약하던 군인이다.


“호, 혹시 한국인 입니까?”


그의 물음에 괴인이 천천히 가면을 벗었다.

보라색 연기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예. 한국인입니다.”

“이런 우연이! 저는 위기관리부의 1수색팀의 이지훈 팀장입니다! 혹시 성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천유화.”

“아, 천유화 헌터님이시군요.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언제 저희를 따라 입장하셨습니까? 분명 아직 민간 헌터는 입장하지 못하게 관리되고 있을 텐데···.”

“원래부터 여기 있었습니다.”

“네?”


남자의 대답에 팀장이 입을 다물었다.

나흘 전에 나타난 탑인데, 언제 들어왔는지 모른다고?

이지훈 팀장은 마른 침을 삼켰다. 귀환자. 게이트에 휘말려 이계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이들. 하지만 탑에서 귀환자가 나오는 건 처음이었다.


“지금은 2058년입니다. 천유화···귀환자님. 마지막으로 한국에 계셨던 게, 언제입니까?”

“2047년.”


11년.

고작 첫 번째 특수 개체에게 막힐 뻔한 이 지옥 같은 탑에서 11년을 머무른 귀환자.


“아마도.”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오래 머물렀을지도 모르는 귀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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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귀환자 천유화 +14 24.07.31 12,813 234 13쪽
2 귀환자 천유화 +6 24.07.30 13,194 2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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