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급 파일럿이 돌아왔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새글

핫소스통
작품등록일 :
2024.07.30 18:06
최근연재일 :
2024.09.18 23:57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387,919
추천수 :
7,699
글자수 :
289,898

작성
24.08.05 21:30
조회
10,702
추천
191
글자
12쪽

귀환자 천유화

DUMMY

-안녕하세요~ 메카와 파일럿 백과사전 메파백이에요!


버츄얼 캐릭터에 인공지능으로 만든 목소리가 홀로그램을 타고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서예나는 경비원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무선 이어폰과 자신의 홀로그램만을 식별하는 특수 안경까지 끼고 나서 다시 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정말정말 자료 모으기가 어려웠어요. 전쟁 초기에 활동한 파일럿이라 뉴스도 없고 사진 자료 같은 것도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겨우! 풀린 자료들이 있어서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영상 시청하기 전에 구독과 좋아요 꾹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 콜사인 ‘닥터’ 이 파일럿을 한 번 알아볼게요!


-먼저 ‘닥터’라는 콜사인, 제 영상을 애청해주신 구독자분들은 아실 테지만 되게 특이하죠? 보통 우리나라 파일럿들은 영어로 된 콜사인을 잘 안 쓴단 말이에요? 유명한 콜사인으로는 하얀 별, 철 기사, 청룡, 앵무새, 두꺼비 이런 것처럼요. 여러분들이 아시는 영어 콜사인을 쓰는 한국 파일럿은 누가 있을까요?


-딱 두 명 있어요. 그중 한 명이 바로 수도사령부의 파일럿, 이서진 대령입니다! 이서진 대령은 ‘스타라이트’라는 콜사인을 사용해요. 나머지 한 명은 김태원 예비역 준장입니다! 김태원 준장은 ‘탱크’라는 콜사인을 사용했었죠? 극 초창기 우주군 파일럿들은 콜사인 규정이 없어서 본인이 끌리는대로 지었다고 해요.


-그러면 여러분 모두 아시겠죠? ‘닥터’는 이서진 대령과 김태원 준장과 비슷한 시기에 파일럿이 된 사람이라는 걸! 우주군 사관학교 1기 졸업생 다섯 명 중 한 명입니다! 다만 다른 네 분과 다르게 파일럿들의 신상이 공개되기 전에 은퇴했기 때문에 이름 나이 성별 등 신상은 따로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 메파백, 무려 우주군사관학교 생도 생활을 했다는 사실! 저는 그분의 현역 시절 영상을 조금 봤습니다! 남성이고 키는 185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얼굴이 나온 사진이나 영상은 하나도 없었고 키도 어림짐작이라서 알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이 정도로 베일에 쌓여 있는 인물이지만, 저희 메파백 시청자분들 중에선 모르시는 분들이 더 적은 전설적인 파일럿입니다!


-먼저 ‘닥터’에 대한 여러 가지 기록을 말씀드릴게요. 5년의 복무 기간 중 거수 격퇴 횟수가 무려 73회입니다! 이것도 공식적인 작전에서의 공식적인 킬 카운트만 기록된 겁니다! 동해전투단 강재구 사령관이 현역 활동 중 111회의 킬 카운트를 기록했지만, 기간이 거의 2배 가까이 차이 난다는 걸 고려해보면 어마어마한 기록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에요!


한참 영상을 보던 서예나의 머릿속에서 뉴스에서 떠들던 내용이 떠올랐다. 파일럿은 5~6년 정도 복무하고 은퇴하는 게 보통이고, 이들은 보통 15~20회 사이의 격퇴 횟수를 갖는다. 외국은 보통 25회 정도. 그것 때문에 뉴스에서 양성 비용과 선발 기준을 가지고 시끄럽게 떠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73회라니, 그것도 5년 동안. 그러면 대충 계산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거수를 쓰러트렸다는 것이다.


-또 말씀드릴게요. 메카 전손 기록 없음! 달리 말하면 진 적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실력 때문에 CDA 국제 본부에서는 그에게 알파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신상 기록이 거의 없지만 이렇게나 유명한 이유는 그가 유일무이한 알파이기 때문인데요, 알파 등급을 부여받은 파일럿은 ‘닥터’ 외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일무이한 등급 알파.

전세계의 파일럿들은 CDA에서 편대를 구성해 구분했다. 표면적으로는 편대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헌터들의 등급처럼 편대 등급이 높을수록 어려운 임무에 투입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15개의 편대. 대부분의 파일럿들은 10번째인 줄리엣부터 15번째인 오스카 편대로 구성되고, 유명한 파일럿들은 대부분 에코 편대 이상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이서진만이 유일한 브라보 편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영상의 설명이었다.


-동시에 스트라이커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역하면 타격대 정도가 되겠죠? 이 스트라이커라는 직책은 거수를 상대로 방어가 아니라 공격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파일럿들에게만 주어지는 직책이에요. 보통 세이버나 가디언 같은 직책은 파일럿 임명 시에 같이 주어지는데, 스트라이커는 보통 성과가 좋은 파일럿들에게 주어집니다. 훈장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현재 일본의 이카리 리코 파일럿이 알파 등급 후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어디까지나 풍문이고 확실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카리 리코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정말 전설적인 파일럿 중 한 명인데 이런 파일럿도 후보에 불과한 알파 등급에 이미 올라와 있는 파일럿이 바로 ‘닥터’입니다.


-이런 위상은 단순 킬카운트나 출격 기록만으로 얻은 게 아닙니다! ‘닥터’가 가진 다른 기록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최초로 심해에서 작전을 수행한 파일럿이라는 점이 있습니다. 심해 게이트에서 나오는 거수들을 사전에 제압하기 위해서는 게이트를 닫아야 했는데요, 당시 메카의 기술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심해에서 작전을 성공해냈습니다. 현재 심해에서의 작전 교리는 대부분 이때 얻어진 거라고 합니다.


-또 심해뿐만 현재의 작전 교리 중 상당수가 ‘닥터’의 활동으로 얻어진 결과입니다. 현재는 파일럿들이 각성자 위주로 구성되어 전투 교리에 변경점이 많지만 여전히 그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투 교리는 눈에 띄는 공로라고 하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죠? CDA에서 ‘닥터’에게 알파 등급을 부여한 이유는 달 탈환 작전의 공로 때문입니다.


-전쟁 초기에 빼앗겼던 달을 다시 탈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다시 탈환할 작전을 세우고 실행한 것, 또한 작전을 성공하고 달을 기반으로 한 전선을 구축한 것까지 모두 ‘닥터’의 공로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이카리 리코 파일럿이 ‘닥터’와 함께 달 작전에 투입된 파일럿 중 한 명입니다! CDA에서 달 작전의 성공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이제 다들 아시겠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달 작전의 성공을 기점으로 전쟁의 판도가 인류 측으로 넘어왔습니다.


“···말도 안 돼.”


초등학생 시절이지만 기억하고 있다. 온 세상이 달 작전의 성공을 자축하며 기뻐하던 순간을. 거수가 머리 위에서 떨어질 일이 없다며 전쟁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떠들던 순간을.

아는 게 하나도 없던 초등학생 서예나도 기뻐하는 부모님을 따라 좋아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 업적을 이룬 사람이, 저 사람이라고?


홀로그램 안경을 벗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자 맑은 하늘에 하얗게 뜬 달이 해의 반대편에서 슬쩍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종 병기.


-달을 탈환하고 전쟁의 판도를 뒤바꾼 인류 측의 최종 병기 ‘닥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상 메카와 파일럿 백과사전 메파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상이 끝난 순간, 면회실의 문이 벌컥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




“검진관님?”

“네?! 아, 네?”

“면회 끝나서요.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영상이 끝나자마자 들려오는 목소리에 서예나는 화들짝 놀라며 화면을 껐다.

특수 안경을 통해 자기만 볼 수 있는 홀로그램이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안경을 벗고 선글라스처럼 티셔츠의 목 부분에 걸어둔 서예나가 침착해보이려 애쓰며 물었다.


“잠깐 다른 걸 하고 있었는데 부르셔서 조금 놀랐나 봐요. 괜찮아요! 면회 끝나셨다고요?”

“네.”

“그러면 검사실로 안내해드릴게요. 검사관님이 말씀하신 거 준비해 놓으셨다고 하셔서요. 그러고 보니 면회는 어떠셨어요? 되게 목소리가 크시더라고요. 절도 있고, 막, 군인처럼. 아 군인이죠? 선생님을 되게 존경하시는 것 같던데요?”

“예. 같은 학교 후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얼굴 본 적은 없지만요.”

“그래도 학연은 학연이죠. 우주군사관학교···였죠? 선생님이 나온 학교.”

“되게 옛날이긴 하지만요.”


서예나가 보았던 영상의 운영자는 팬심을 숨기지 못해 열렬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오죽하면 댓글 중 ‘이 영상 만드는 내내 싱글벙글했던 주인장이면 고정 좀’이라는 게 있었을까. 실제로 그 댓글을 고정해 놓기도 했고.

하지만 그 주인공인 천유화는 그 모든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를 찾아온 후배라는 군인 역시 면회실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존경심을 드러냈는데, 정작 본인은 정년퇴직한 노인보다 의욕이 없어 보였다.

궁금증이 생긴 서예나가 눈치를 살피다가 슬며시 입을 열었다.


“괜찮으시면 무슨 이유 때문에 계속 군대에서 사람이 오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 범죄 이력 때문에···? 아니면 혹시 다른 이유가···.”


현역 복귀를 제안한 건 아닐까. 그런 궁금증이 들어 은근슬쩍 물어보았으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유화가 생소한 디자인의 홀로폰을 들어 올린 것이다.


“아뇨. 오늘 온 사람은 이거 준다고 왔습니다.”

“어···!”

“왜 그러십니까?”

“홀로폰이네요? 그것도 최신 모델! 이거 한정 판매하는 버전인데···! 지인분이 천 선생님을 되게 각별하게 생각하시나 봐요!”


금세 서예나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사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고, 사전 예약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던 기종의 홀로폰이었다.


“구하기 어렵습니까?”

“사전 예약 받자마자 1분 만에 다 나갔어요. 이 버전만 시계로 변형할 수 있거든요.”

“······예?”


유화의 눈엔 자신의 것이나 서예나의 것이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홀로그램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그저 손가락 길이 정도 되는 쇳덩어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예나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유화의 홀로폰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잠깐 줘보실래요? 변형시켜 드릴게요.”

“···예.”


시계로 변형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유화를 향해 서예나가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홀로폰을 넘겨받은 그녀는 천유화의 손을 붙잡더니 그대로 손목에 대고 홀로폰에 달린 버튼을 조작했다.

딸깍. 스위치가 눌리는 소리와 함께 서예나가 손을 떼었다.


촤르르륵! 구슬을 쏟아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손목 위에 올려진 홀로폰이 작은 정육면체 조각들로 흩어지더니 순식간에 손목시계 형태로 변형되었다.

말 그대로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 유화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서예나를 올려다보자, 그녀는 부럽다는 듯이 손목시계만 바라보며 말했다.

“하이그레이드 전자에서 낸 최신 홀로폰인데 솔직히 홀로폰은 삼성이거든요. 그래서 삼성한테 안 밀리려고 이런 기능을 추가했대요. 다음 모델부터 전부 다 변형 가능한데 이건 반응 보려고 프로토타입으로 냈다나 봐요.”

“하이그레이드 전자요···? 그······HG 중공업 말입니까? 군수 기업 아니고?”“네! 아, 원래 군수기업이었죠?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이에요! 삼성 다음 가는 대기업! 선생님 지인분들은 잘 아실 것 같아요. 우주군이랑 같이 메카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들었거든요.”


서예나의 설명을 들은 유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쟁 이전부터 연이 깊은 기업이었다. 프로게이머 시절, 팀의 스폰서를 맡은 기업이었으니까.

전쟁 이후엔 군수 기업답게 총알과 포탄, 그리고 메카의 초기 엔진 부품을 만들었다.


“이제 메카를 개발하고 있다고요?”

“네. HG에서 이제 5세대 메카 만들겠다고 발표해서 한동안 시끌벅적했어요. 뉴스에선 우리나라도 진짜 강대국 반열에 들었다고 하고···.”


자신이 탑승했던 메카가 2세대 메카. 4.5세대 메카가 경량화와 마나 효율을 개선한다고 했으니 5세대까지 왔으면 얼마나 많은 게 변했을까.

유화는 자신의 손목에 휘감겨 있는 홀로폰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양반들 대체 뭘 만들려고 하는 거야.’


작가의말

댓글로 말씀해주신 사항들 수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국가권력급 파일럿이 돌아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변화 +6 24.08.21 7,865 152 12쪽
22 변화 +3 24.08.20 8,042 157 12쪽
21 변화 +6 24.08.19 8,074 160 13쪽
20 변화 +5 24.08.17 8,161 155 12쪽
19 변화 +6 24.08.16 8,435 143 15쪽
18 변화 +3 24.08.15 8,598 161 12쪽
17 변화 +8 24.08.14 8,982 163 12쪽
16 복귀 +11 24.08.13 9,090 184 12쪽
15 복귀 +9 24.08.12 9,116 146 13쪽
14 복귀 +12 24.08.11 9,224 172 12쪽
13 복귀 +5 24.08.10 9,415 166 13쪽
12 복귀 +6 24.08.09 9,877 173 12쪽
11 복귀 +7 24.08.08 10,120 188 12쪽
10 복귀 +6 24.08.07 10,368 183 12쪽
9 귀환자 천유화 +11 24.08.06 10,658 189 12쪽
» 귀환자 천유화 +9 24.08.05 10,703 191 12쪽
7 귀환자 천유화 +8 24.08.04 10,845 198 13쪽
6 귀환자 천유화 +8 24.08.03 11,110 190 12쪽
5 귀환자 천유화 +13 24.08.02 11,588 195 13쪽
4 귀환자 천유화 +10 24.08.01 11,941 205 12쪽
3 귀환자 천유화 +14 24.07.31 12,811 234 13쪽
2 귀환자 천유화 +6 24.07.30 13,191 239 13쪽
1 프롤로그 +15 24.07.30 15,545 244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