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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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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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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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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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DUMMY

''전하...무엇보다 제가 전하께 드릴 말씀은 하나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전쟁은 끝없는 살육입니다. 그것이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예외는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오로지 대련만 하셨을 뿐. 사람의 목숨을 해친 적은 없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그저 전하께서 전쟁의 참담함을 겪으며 상처받지 않으시길 바랄 뿐입니다. 이건 그저 아비의 마음이라 생각해 주십시오.''

''그 또한 성장의 과정 아니겠습니까. 해보기도 전에 물러서고 싶지 않습니다. 전 오히려 마주하고 싶습니다.. 마주해서 단단해지고 싶습니다. 그러려고 이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전하..''

''아버지 소자가 아버지를 도와 대승을 거두고 무관들이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그건...''

''왜 그러십니까 아버지..?''

''...아닙니다.. 쉬십시오. 이만 가보겠습니다.''


상장군은 척현과 대화를 나누고 퇴궐하던중 갑자기 선황제가 떠올랐다. 항상 선황 폐하와 함께 수많은 영토를 정복했는데 이젠 그분 없이 정벌을 나선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가국이 선황 폐하를 적대시 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폐하께서는 자비로운 성정이 아니셨으니까.


무종황제는 자신에게 항복하지 않은 이들을 그냥 죽이지 않고,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때까지 고통을 주었다. 포로의 가족에게 매질을 시킨다거나,용맹한 적군 장수를 어떻게든 생포해 눈알과 혀를 뽑아 앞을 보는것도, 말을 하는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성 앞에 내거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이유는 엄연한 본보기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국의 선왕비가 무종황제에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아, 결국에는 말로 표현 못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그와 반대로, 현 황제의 친모인 정선황후 이씨는 패전국의 공주였으나 무종황제의 눈에 들어 황후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며 가장 성공한 경우라고 볼 수 있었다.




황제는 야심한 시각, 척현을 따로 불렀다. 할 이야기가 많은듯했다.


''폐하 부르셨습니까?''

''앉으세요. 긴히 할 말이 있어서요.''

''예 폐하.. 긴히 할 말씀이 무엇이길래..''

''이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중요한 것이라.. 그건 모든 적을 섬멸시키는 것 아닙니까?''

''그것도 중요하지만 약탈이 가장 중요합니다.''

''약탈이요?''

''예.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것 하나가 약탈입니다. 약탈품들로 하여금 군의 사기를 올리고 남은 약탈품들로는 이 나라 빈민들을 구제해야지요. 게다가 가국은 문화가 융성한 곳 아닙니까? 얼마나 훔칠게 많겠습니까.''

''폐하...그런 깊은 뜻이!''


해리는 듣자하니 황제가 하는 말이 어이없었다. 약탈품으로 가난한 백성들을 돕겠다니.. 착한건지 나쁜건지..


''그보다.... 부부로서 연을 맺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전장에 나간다니..참 씁쓸하군요.''

''폐하...걱정 마십시오. 금방 돌아올 것입니다.''

''.....''

''걱정되십니까?''

''당연하죠... 제가 말은 아무렇지 않게 했어도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폐하 생각보다 여리셨군요.''

''여리다니!! 자기 가족이 전장에 나가는데 슬퍼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건 여린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예..예 알겠습니다. 폐하..''

''아니 못믿는 것 같은 이 반응은 뭐지?!''

''에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어찌..''


둘이 웃으며 담소를 나누던 중 박 내관이 급히 뛰어들어왔다.


''박 내관.. 무슨 일인가?''

''폐하..!! 전하... 크...큰일났습니다!! 급보이옵니다!!''

''급보라니?!! 대체 무슨...''

''전령이 당도하였는데.. 그가 하는 말이, 가국 군사들이 국경 지역을 넘었다 합니다...!!''

''뭐?!! 그게 사실인가?''

''예 폐하....''


황제는 크게 놀랐다. 자신들이 먼저 선공하기 전에 가국이 먼저 여해국 국경을 넘다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병력 규모가 어림잡아 몇이라던가?''

''오백이 조금 안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찌 되가고 있는가?! 오백보다 적은 수를 동원했다면 전쟁을 일으킨 것은 아닐테고..대체 무슨...''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령이 다시 출발한다면 이틀 후에나 답이 올 듯 합니다.''

''하아...''


척현은 가국 국왕의 의중을 알아챘는지 황제에게 말했다.


''폐하.. 아무래도 가국 국왕이 저희를 교란시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교란..?''

''예.. 자신들도 언제든 여해국을 침범할 수 있다고 각인시켜 저희가 전쟁을 일으키기도 전에 혼란에 빠뜨리려는 겁니다.. 절대 흔들리지 마십시오.''

''그래.. 맞는 말이군..''

''저희도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서둘러 대처해야 합니다.''


상장군은 소식을 듣고 급히 황궁으로 달려왔고, 중앙군 모두 비상이 걸렸다. 아무리 소수라지만 국경을 침범해 선공을 가한 것부터가 명백한 선전포고였다.


''폐하. 지금 당장 중앙군과 지방군 모두 집결지에 모이도록 해야 합니다. 저들은 지금 폐하를 얕잡아 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아니되옵니다.''

''맞습니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저 방어하기만 하면, 저들이 더한 짓을 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국경을 넘은 가국 군사들을 모두 죽이고, 국경지역에 저희 군을 주둔시켜야 합니다 폐하!''


황제는 심란했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국경지대와 너무 멀어 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한 놈도 살려두지 말고 소탕하라고 전령에게 알렸다.


임천호는 황제를 너무나도 만만하게 생각했다. 신하의 말대로 어릴때 한 번 만난걸로 황제의 성정을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황제가 불안감에 떨어 아무것도 못하고 정벌을 미룰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전쟁의 불씨만 키워버렸다. 이 일로 여해국의 무장들은 크게 분노해 황제의 출정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강력하게 나오는 황제의 모습에 가국 국왕은 크게 당황했다. 그저 여해국도 언제든 정복당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심어주려던 임천호의 헛된 기대는 한순간에 날아가버렸다. 옛날에 여해국으로 유학와 궁주였던 황제를 만났던 일을 생각했다. 분명 평화를 지향하는 순수한 소녀였는데.. 역시 속내는 모르는 거였구나.


척현은 가국 국왕의 횡포를 더 이상 못참겠는지, 당장이라도 군사를 이끌고 가국을 불바다로 만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신을 보내 변명만 늘어놓은 것도 충분히 분노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달랐다.


''폐하 다들 황제폐하의 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디 출정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낭군..정말...가려는 겁니까..?''

''저는 언제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폐하께서는 이 대국의 황제이십니다. 설마 저때문에 결정을 마다하시는 겁니까?''

''아니요. 아닙니다.. 정녕 모두의 뜻이 그리하다면 조금 더 앞당겨도 되겠군요.''

''폐하. 그렇다면...''

''출정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가족들과 인사하고 오는게 좋겠군요.''

''예 알겠습니다 폐하.''


현은 황제의 명에 따라 한밤중에 가족들에게로 향했다. 황제가 시키지 않았어도 보러갔겠지만 말이다.


''전하...!!''

''어머니!''

''이 시각에 어인 일이십니까?''

''폐하께서 곧 출정 명령을 내리실 겁니다.''

''..!!''

''그래서 어머니와 설희 얼굴만 보고 가려고 왔습니다.''

''결국에는...나가시는군요.''

''예..''

''내 낭군도..아들들도 사지로 향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졸이던지..''

''어머니. 걱정 마십시오. 아버지가 누굽니까? 이 나라 최고의 명장이십니다.''

''압니다. 알기 때문에 걱정하는 거예요. 모두가 상장군을 주목하고 노릴겁니다. 명성이 자자한 만큼 표적이 되기 쉬우니까요.''

''어머니..''

''전하..부디 몸 건강히 돌아오십시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해 무관들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제 아들이 다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상장군은 무패의 기록을 세운 명장이다. 하지만 이번 전투만큼은 달랐다. 전쟁의 신인 무종황제도 겨우 굴복시킨 나라를 재침하는 것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을정도로 막중한 책임감이 따랐다.


30만 대군은 일제히 국경 지대로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다. 지방군까지 집결한 터라 그 수는 어마어마했다. 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군사들을 보고는 갑자기 부담감이 마구 올라왔다. 아버지께선 대체 어찌 그 수많은 난간을 헤쳐오신 걸까. 내가 감히 상상도 못할 인생을 살아오신 거구나..


''전하...전하!!''

''아..아버지...부르셨습니까..''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예 아버지. 소자가 잠시 수에 놀란 것뿐입니다. 이젠 괜찮습니다..너무 걱정 마십시오.''

''자신이 부릴 수 있는 군사들을 보고 자아도취에 빠지는 것보단 부담감을 느껴 그것이 책임감으로 이어지게 하는것이 더 좋을겁니다 전하.''

''예..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강은 국서나되서 떨고있는 동생의 모습이 한심했다. 고작 아군의 규모로 놀라다니. 막상 전투가 시작되면 도망갈 것 아닌가? 저런걸 국서로 앉히다니.. 목소리만 큰 놈이었어. 그저 대련좀 한다고, 사냥좀 한다고 허세 부리는게 딱 너의 수준이다. 전쟁은 너와 어울리지 않는 말이야.


''전하, 표정에 다 드러나십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님..''

''떠는게 다 느껴집니다. 정 못하시겠으면 황궁으로 돌아가시죠. 돌아가서 폐하께 못싸우겠다고 말씀 드리세요.''

''아뇨. 전 끝까지 남을겁니다. 모욕적인 말은 그만하세요.''

''제가 지금 전하를 시기해서 이러는 거라 생각하십니까..?? 국서가 흔들리면 군 전체의 사기도 내려갑니다. 아시겠습니까?''

''...그것은..''

''제 말이 틀렸습니까?''

''..아닙니다. 형님..솔직히 이번에는 형님의 말씀이 맞군요.''

''그럼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하께서 겁에 질리신 상태로 진군해도 문제고, 이대로 황궁에 돌아가셔도 문제입니다. 아..그래도 전자가 낫겠군요. 적어도 후자를 택하신다면 아버지의 위신까지 땅에 떨어질 테니까요. 어찌 하시겠습니까 전하??''

''결정했습니다. 진군하겠습니다..''

''그럼 그 표정부터 숨기십시오.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을 전쟁 내내 유지하기만 해도, 군사들이 전하를 보는 눈빛이 달라질 것입니다.''

''예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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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신분 24.09.08 1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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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약점 24.09.04 16 1 12쪽
33 친구 24.09.03 18 1 12쪽
32 황제의 뜻 24.09.02 19 1 11쪽
31 마지막 전투 24.09.01 20 1 11쪽
30 첫날 24.08.31 17 1 14쪽
29 관직에 나아가다 24.08.30 16 1 12쪽
28 운명을 걸다 24.08.29 19 1 11쪽
27 욕심 24.08.28 19 1 12쪽
26 기회 24.08.27 19 1 11쪽
25 모두 폐하를 좋아해 24.08.26 25 1 11쪽
24 화해 24.08.25 21 1 11쪽
23 자업자득 24.08.24 18 1 11쪽
22 합리화 24.08.23 19 1 12쪽
21 선을 넘다 24.08.22 23 1 11쪽
20 의외의 조합 24.08.21 27 1 11쪽
19 우연 24.08.20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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