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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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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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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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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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DUMMY

''저기 있는 포로들의 목을 베라.''

''상장군! 목을 베다뇨. 저들은 화살받이로 쓰려던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반은 화살받이로 쓰고, 반은 목을 베거라.''

''예 상장군.''


현은 의아했다. 갑자기 포로들의 목을 친다니, 아버지께서 왜 그런 결정을 내리신걸까. 모두 화살받이로 쓰는게 더 적합할텐데.


''이..이 짐승만도 못한 것들아!!! 이게 뭐하는 짓이냐!!! 이젠 하다하다 아이들의 목을 베려는 거냐..?!''

''아니, 아이들은 건들지 않을 것이니 너무 걱정 말거라.''

''뭐..??''

''어서 끌어내라.''


군사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포로들 앞으로 칼과 창을 가져왔다.


''마침 전령이 도착했군...''


''상장군.''

''그래, 알아보았는가?''

''예, 아무래도 공성전을 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 어찌 그리 생각하는가?''

''가국의 기병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히려 잘 된 일이네. 적이 성 밖으로 스스로 나와준다면 우리야 고맙지.''

''저..상장군.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상하다니?''

''이번 전투 일반 백성들 몇이 섞여있는듯 했습니다.''

''백성들이라..''


상장군이 전령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척현은 군사들의 창에 꽂아진 물체를 보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까 목을 벤 이유가...이것 때문이었어..?''


상장군은 절대 유약한 자가 아니었다. 조정에서의 무관과, 전장에 나온 무관은 확실히 달랐다. 척무결은 이기기 위해서는 비인륜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진짜 맹수였다.



여해군은 최대한 국경지대와 가까운 평야에 진을 구축했다.


''상장군, 아까 말씀드렸듯이 가국의 주력은 기병인듯 합니다. 저희는 보병으로 선공을 하기로..''

''우리 보병들을 뭘로 보는겐가.

난 오히려 그들이 기겁하고 말에서 떨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군.''

''그들을 가볍게 봐서는 아니될것입니다..''

''내 척후병에게 듣자하니 일반 백성들이 몇 섞여있다고 들었네.''

''그들이 기병은 아닐겁니다.''

''훈련된 기병은 효수된 머리보고 놀라지 말란 법 있는가?''

''그것은 아니오라..''

''내가 명을 내리면, 그때 우리 기병들도 출정할 것이다.''


척현은 내색을 안할 뿐 아버지의 잔인함에 기겁할 지경이었다.


현과 달리, 상장군은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은지 태연한 말투로 대장군에게 명했다.


''보병 출격을 준비하라.''

''예 상장군.''

''군사를 숨길 곳도 없는 완벽한 벌판이구나. 말이 균형을 잃도록 선두에는 효수되지 않은 창을 든 창병을 세워라.''

''알겠습니다.''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멀리서도 들려오는 정신없는 소리에 척현은 잠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가 온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 속도라면 보병 모두 전멸해 가국 기병들이 자신이 있는 곳까지 진격해 올 것만 같았다.


''으아아악!!!''


상장군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말들은 창을 보고 놀라 히이잉 거리는 소리를 내며 움직임이 요란해졌고, 그 위에 타고 있던 기병들 또한 크게 놀랐다. 효수한 목을 꽂아넣은 수많은 창들의 충격은 기병들의 중심을 잃게 만들었다.


''상장군, 지금이 기회입니다. 기병 출격을 명해주십시오!!''

''아니, 아직은 아닐세.''


정신없이 대열을 정비하는 가국 기병들에게 야속하게도 두세명 이상의 보병들이 붙어 공격을 가했다. 결국 기병들은 비틀대며 말에서 떨어졌다.


''적군 기병이 전멸하고, 보병이 다가오면 그때 우리 기병들을 출격시키게.''

''예 상장군.''

''역시..!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군.

잔뜩 독기가 오른 모양인데? 하지만 너무 강한 충격은 평정심을 잃기 마련이지.''

''......''

''물러서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 죽을때까지 공격해라!!''


여해국의 거침없는 공격으로 가국 기병들을 거의 제압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잠잠했다. 보통 이때 적군 보병들이 공격을 가해야 하는데.. 기병들이 거의 전멸 위기인데도 그들은 나올 생각을 안했다.


상장군은 무언가 불길함을 느꼈다.


''어서 방패를 들어라! 어서!!''


아니나 다를까 하늘에서 화살이 미친듯이 쏟아졌다. 몇몇 여해국 보병들이 효수된 창을 내던지고 방어하는데 정신이 팔려있을 무렵, 가국이 숨겨놓은 기병들을 출격시켰다.


''상장군...어찌합니까...!! 저들이 군사를 숨겼습니다!''

''우리도 기병들을 출격시킨다. 신호를 보내라.''

''예 상장군!''


대열은 순식간에 붕괴되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가국 기병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효수된 창을 들고 기병의 머리를 내리치는 창병과, 그깟 자극에는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적군 기병 몇은 여해국의 보병을 압살했다. 하지만, 효수작전에 당당히 맞서는 이들보다 겁에 질려 정신을 놔버린 이들이 많았다.


''상장군...!! 이대로 가다가는...''

''보병 이천을 더 투입하게.''

''예 알겠습니다..''

''(네놈들의 수가 훤히 읽히는구나.. 우리가 이정도 공격에 진을 뺄거라 생각하느냐?)''


이들을 물리치고 나아가서 공성전을 치뤄야 했다. 하지만 상장군에게 그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그 어려운 공성전을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해낸 명장이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 병력을 크게 낭비할 수는 없었다. 후에 있을 전쟁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발 이쯤에서 적군이 물러가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끝없이 몰려오는 여해국 보병의 공격에 가국군은 급히 퇴각할 수 밖에 없었다.


김 대장군의 추격 명령이 떨어지고 상장군은 크게 놀랐다.


''다들 방심하지 마라! 저들은 성 안으로 들어가 공성전을 펼칠 자들이다 끝까지 추격해 전멸시켜야 한다!''

''대장군, 명을 거두게!!''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상장군!''

''저들은 지금 유인을 하려는 걸세!! 지금 저 멀리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안 보이지만 지리상으로 저곳은 그들의 요충지인 성일걸세. 지금은 단 한 명의 군사라도 아껴 후에 있을 공성전에 대비해야하네. 자네 지금 그것도 판단할줄 모르는가..?!''

''...!!''

''지금 이곳과 가까운 곳에 진을 치고 척후병을 보내 성과의 거리를 측정해 그들의 동태를 살피는게 먼저야.''

''하오나..!! 저들은 성 안으로 들어가서..''

''자네는 생각이 없는가!! 이대로 저들의 요충지로 가면 스스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질세. 어찌 대장군이란 자가 이리도 생각이 짧은겐가?!''

''그..그것은...''

''모두 퇴각하라!!''


상장군의 퇴각 명령에 적군을 쫓던 군사들도 일제히 추격을 멈췄다. 김 대장군은 자신의 실책은 생각 안하고 상장군이 자신을 면박주고 모두 앞에서 망신시킨 것 때문인지 속으로 분노를 삭혔다. 전쟁때는 그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해야 했지만 김 대장군은 그러질 못했다.


척현은 첫 전투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무력감이 밀려왔다. 정말...난 한 게 뭐지..? 이대로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간다면... 폐하께서도.. 신하들도 나를 뭐라 생각하겠는가.


가뜩이나 정치에 대한 지식도 없는데, 무관집안 출신의 국서가 전쟁에서조차 아무런 업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자신은 허수아비 국서가 될 거란 생각에 척현은 불안했다.


''전하..''

''아..아버지.''

''편히 쉬시지요.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이요..? 제가 한 게 뭐가 있습니까? 그저 저는 가만히 지켜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소자는 이대로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까?''

''전하!!!''

''..ㅇ..예 아버지..''

''지금..성과라 하셨습니까? 쓸데없이 머리쓰지 마시고 가만히 계시는게 절 돕는겁니다. 이번 전투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겁에 질려 계셨던 분이 지금 성과타령을 하시는 겁니까?''

''...그..그게 아니라..저는 그저...''

''전하께서 여기까지 오신 것만으로도 군사들의 사기는 충분히 올라갔습니다. 그러니까 전쟁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계시는 것이 모두를 돕는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아버지..''

''전하께서 막 나가시는 성정이라 저도 처음엔 걱정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직 어린 소년의 지극히도 평범한 장난끼더군요. 오히려 안심입니다. 가장 무서운건 능력 없는 지휘관이니까요. 폐하께서 제게 지휘권을 주신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아버지...''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아닙니다. 아버지의 조언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현은 하고 싶은 말이 목끝까지 올라왔으나 꾹 참았다. 자신의 꿈은 원대했으나, 실상은 능력도 경험도 없는 무능한 국서였다. 장점이라 여기던 자신감과 발랄함도 이곳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말로만 듣던 전쟁과 직접 겪는 전쟁은 그야말로 차원이 달랐으니까.


''..아버지..아니 상장군.''

''더 하실 말씀이 남아있나 보군요.''

''상장군께선 계속해서 전쟁을 겪어 제가 성장하길 바라셨죠.''

''예 맞습니다.''

''이번 전쟁은 오랫동안 치뤄질 것입니다..만약 제가 이번에 많은걸 겪고 성장한다면..저에게 지휘권을 넘겨주실 수 있으십니까?''

''전하께서 어떤 모습을 보이시는지에 따라 결정 하겠습니다.''

''....''

''그럼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상장군은 척현과 쓸데없는 말장난 할 시간이 없었다. 대장군의 실책에 대해 크게 꾸짖어야 했다. 이래서 실력 없이 올라온 것들이란...



* * *


''폐하, 저녁 수라를 내왔습니다.''

''오늘 수라는 내오지 말라 이르지 않았느냐? 내 군사들 걱정에 밥이 넘어가질 않는다고..''

''그..그게.. 조금이라도 드셔야 해서..''

''됐으니 물리거라.''

''예 폐하...''


황제는 상장군이 첫승을 거뒀는지도 모르고, 온통 걱정 뿐이었다. 전령은 적어도 사흘 후에나 당도할테니 말이다.


해리는 그래도 황제가 걱정되는지, 궁녀들이 들고있는 상 위에 올려진 죽 한그릇을 가져왔다.


''폐하.. 조금만 드세요.''

''됐어. 너나 먹어.''

''..그래도 한입만요...네?''

''사실 걱정도 있지만 아까부터 속이 안좋구나..''

''속이 안좋으시면 태의를 부르셨어야죠..!''

''그저 걱정이 너무 과해서 이런 것이라 생각했어...''

''..폐하 설마...아니겠죠?''

''뭐가..?''

''회임하신거 아닐까요?''

''회임...? 그래...그럴 수도 있겠군. 만약 그렇다 해도 낭군에게는 알리지 말거라.''

''예..? 왜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도 있으니까.''

''....그런가요.''

''그보다 곧 과거시험이 다가오는구나. 그들이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 나도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게 옳은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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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옥새 +1 24.09.13 23 1 12쪽
42 복직 +1 24.09.12 23 1 11쪽
41 바뀐다 24.09.11 21 1 11쪽
40 출세 24.09.10 22 1 11쪽
39 다시 돌아오다 24.09.09 19 1 11쪽
38 신분 24.09.08 14 1 11쪽
37 스스로 말하다 24.09.07 15 1 11쪽
36 가짜범인 24.09.06 16 1 11쪽
35 마지막 자존심 24.09.05 15 1 11쪽
34 약점 24.09.04 16 1 12쪽
33 친구 24.09.03 18 1 12쪽
32 황제의 뜻 24.09.02 19 1 11쪽
31 마지막 전투 24.09.01 20 1 11쪽
30 첫날 24.08.31 17 1 14쪽
29 관직에 나아가다 24.08.30 16 1 12쪽
28 운명을 걸다 24.08.29 19 1 11쪽
27 욕심 24.08.28 20 1 12쪽
26 기회 24.08.27 19 1 11쪽
25 모두 폐하를 좋아해 24.08.26 25 1 11쪽
24 화해 24.08.25 21 1 11쪽
23 자업자득 24.08.24 18 1 11쪽
22 합리화 24.08.23 19 1 12쪽
21 선을 넘다 24.08.22 24 1 11쪽
20 의외의 조합 24.08.21 27 1 11쪽
19 우연 24.08.20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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