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둘째 딸이 나에게 집착한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글먹과글망
작품등록일 :
2024.08.02 11:34
최근연재일 :
2024.09.19 19:2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69,607
추천수 :
2,628
글자수 :
264,254

작성
24.09.15 19:20
조회
2,112
추천
49
글자
13쪽

제43화 당신이 혼자 책임질 거야? 바보처럼?

DUMMY

제43화 당신이 혼자 책임질 거야? 바보처럼?



“저 끝에 앉아서 손 든 사람 뭡니까? 할 말 있어요?”


행장과 내 눈이 마주쳤다. 순간 사람들의 이목이 내게 몰렸다.


그 중, 감사팀장과 홍 부행장의 시선은··· 예상했지만 매우 곱지 않네?


[저 자식이 또··· 무슨 뻘짓을 하려고?]


감사팀장의 속마음이 멀리까지 들려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의자에서 일어나 자기소개부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방금 전 제보자로 알려진 성정민 대리와 같은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정희원 주임이라고 합니다.”


“정희원 주임··· 그래 할 말 있습니까?”


“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럼, 짧게 해보세요.”


내게 말해보라 한 뒤, 은행장이 시계를 힐끔 보았다.


아마도 뒤에 일정이 있는 듯 싶어 보였는데, 뒤의 일정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하려는 이야기가 더 중요할 걸?


“사실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기 전, 제가 먼저 감사팀장에게 제보했습니다.”


“뭐···라구요?”


은행장이 놀란 표정으로 내게 되물었다.


감사팀장 역시 내가 은행장 앞에서 겁대가리 없이 이렇게까지 나올 거라곤 생각치도 못했던 것 같았고.


하긴··· 한낱 입행한 지 얼마 안 된 병아리 행원 따위가 은행장에게 감히 말을 걸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인사들이니까.


난 저 인간들이 이것저것 머리 굴릴 시간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감사팀장, 그리고 저기있는 홍 부행장님, 주 부행장님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이 내용들을 전하자 제게 돌아온 것은 직무배제였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은행장 시선이 감사팀장을 향했다.


“저 말, 사실입니까?”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감사팀장.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물었습니다.”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바로 보고하지 않았고, 직무배제를 시켰습니까?”


“그게··· 그때만 해도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직무배제는 저··· 정주임이 그 제보와 전혀 상관없는 상사 명예훼손에 대해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사요? 상사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아··· 저···”


“제 질문이 어려웠습니까? 그 상사가 누군지 물었는데 아직 답을 듣지 못했네요.”


추궁하듯 날카로워지는 행장의 뉘앙스에 감사팀장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더듬더듬 대답하는 감사팀장.


“김동혁 차장입니다.”


그 답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졌다.


김동혁이란 이름, 방금 전에도 나왔던, 이 사달을 일으킨 그 사람 아닌가?


그 문제의 인물 이름이 또 다시 툭하고 튀어나온 것이다.


“뭘로 명예훼손을 걸었습니까?”


한 단계 타고 들어간 은행장의 질문.


“그게··· 볼라인드에 없는 일을 지어내 김동혁 차장을 폭력 가해자로 몰았다는···”


이봐, 감사팀장! 그게 무슨 변명이야!


그리고 진짜 그거 내가 한 일도 아니라니까!


난 감사팀장 입에서 더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 나올까 싶어 감사팀장 말 가운데 끼어들었다.


“그건 사실이 아니지 않습니까?”


내 말에 회의장이 잠시 고요해졌다.


다시금 사람들이 시선이 내 입으로 모였다.


“뭐가 사실이 아니란 말인가?”


“전 김차장을 명예훼손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번에 불거진 문제에 대한 여러 증거자료들을 가지고 감사팀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 의견이 묵살되었습니다.”


“묵살돼?”


“네. 감사팀장은 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제대로 듣지 않았고 오히려 제가 문제 있다는 식으로 몰았습니다. 그리고 본부장에 대한 의심스런 정황에 대해 말했을 땐···”


“본부장?”


“네.”


“본부장이 여기서 갑자기 왜 튀어나와? 본부장이라면 누구를 말하는 건가?”


“저 앞에 앉아있는 강북지역 담당 최본부장을 말했습니다.”


난 검지 손가락으로 최 본부장을 가리켰다.


“최본부장에게 무슨 혐의가 있어서?”


난 은행장의 연이은 질문에 왜 최 본부장을 지목했고 제보했는지를 설명했다.


김차장이 실행하기 전, 그런 문제의 고객들을 최 본부장이 소개해줬고 대출이 실행되기 전 최 본부장이 타이밍 적절하게 지점장을 압박해왔다는 말을 덧붙였다.


내 주장이 대부분 마무리 되었을 때 즈음 모든 시선은 다시 최 본부장을 향해 있었다.


“저 직원이 말한 게 사실입니까?”


은행장이 최 본부장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뒤로 몸을 살짝 젖히고 앉아 마치 남의 이야기 듣듯 흘려보내고 있던 최 본부장이 몸을 책상으로 바짝 당겨와 앉아와 답하기 시작했다.


“행장님, 저에 대한 근거없는 모함이 있었다는 걸 들어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진 그런 말도 안 되는 의혹에 굳이 답해야 할 이유가 없기에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최본부장은 황당하다는 듯 미간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만약 제가 불법대출에 관여했다면 일을 왜 이렇게 어렵고 복잡하게 하겠습니까? 지점장들에게 바로 전화해 그 대출건들을 실행하라고 지시를 했겠지요. 굳이 김차장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일견 듣기에 꽤나 합리적인 말이다.


그냥 전화해서 직접 해주라고 하면 되는데 뭐하러 이렇게 했겠냐는 방어 논리로 답하는 본부장.


그건··· 네가 딴 꿍꿍이가 있어서 그랬잖아?


김차장 뒤에서 조정하고 결재 서류에 네 이름 남기지 않고 지점장 가스라이팅 하려고!


하지만 은행장이 최 본부장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회의실 안의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게··· 그 말이 맞네.’하고 있는 분위기.


난 바로 반박에 나섰다.


“본부장님의 그 말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김차장이 지점장의 상관이 아님에도 어떻게 그런 대출들을 여러건 지점장 전결로 대출할 수 있었을까요?

그건 바로 지점장보다 더 높은 위치의 본부장님이 대출 때 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지점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지점들 모두 최 본부장 산하였던 것입니다.”


그러자 최 본부장이 또다시 반박에 나섰다.


“저희 본부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제게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제가 불법대출을 지시했다는 건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전, 김차장, 그 직원의 연락처도 모릅니다.”


김차장을 모른다라··· 확실한 꼬리자르기.


흠··· 그때였다. 바로 내 옆에 앉아있는 한 사람.


슬쩍 보니 어찌나 안절부절 못하는지 그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옆에서도 들릴 것 같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직원.


왜 자신을 째려보는지 몰라하는 그를 보며 난 말을 이었다.


“최 본부장님께선 김차장의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김차장과 주고 받은 문자나 카톡 내역도 지워버리셨겠죠. 하지만, 보통 본부장 정도면 본인이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밑의 직원을 시킵니다.”


순간 그 남자의 호흡이 가빠졌다.


굳이 속마음을 들을 필요도 없이 엄청 긴장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럼, 최 본부장이 아래 직원을 시켜 김차장을 움직이게 했다는 증거라도 있단 말입니까?”


내게 다시 묻는 은행장.


그런데··· 나에게 그런 증거가 있을 리가 없잖아.


단지, 그런 증거를 누구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다.


바로 내 옆의 남자.


이 친구가 그 증거들을 이 자리에서 까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제가 아는 네트워크로 수사 상황 진행에 대해 들었을때 김차장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에 대해선 이미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난 옆의 남자에게 들으라는 듯 크게 말했다.


더더욱 안절부절 못하는 그 남자.


난 다시 소리 높여 이야기했다.


“은행장님, 만약 여기 이 자리에 최 본부장을 대신에 산하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한 본부 직원이 있다면 그에게 직접 물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내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는 은행장.


“최 본부장 비서, 수행하는 직원이 여기 와 있습니까?”


그러자 최 본부장의 시선이 내 옆의 남자에게 와 멈췄다.


하지만, 쉽게 그라고 지목하진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남자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 하는 게 겉으로 보였거든.


아무래도 최 본부장이 아무도 안 왔다며 그냥 넘어갈 것 같은 상황이라 난 옆의 남자를 툭 치며 말했다.


“최 본부장님 수행하시는 분 아니세요?”


그러자 그 직원이 깜짝 놀라며 날 째려봤다.


“저, 전에 뵌 적 있잖아요.”


솔직히 전에 본 적 있는지 없는지 기억에 없지만 이렇게 내가 널 안다고 도장을 쾅 찍어두면 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 네네.”


당황하며 답하는 남자.


“행장님이 지금 찾으시는데···”


그 남직원이 속삭이듯 말하는 내 말에 어쩡쩡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를 본 은행장이 다시 물었다.


“혹시 본부장의 지시를 받고 김차장에게 연락한 적 있습니까?”


아무 말도 못하는 남자.


어쩌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허둥대는 게 보통 사람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말의 양심은 남아있기에 스스로를 속이지 못하는 보통의 사람.


그런데 그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아무 말 하지 못하자 은행장이 목소리를 높여 재차 질문했다.


“본부장의 지시를 받고 김차장에게 연락한 적 있냐 물었습니다.”


순간 그 남자의 마음 속 말이 계속 들려왔다.


[만약 경찰 조사에서 나와 주고받은 문자가 이미 나왔다면 여기서 거짓말해봤자 소용없잖아? 지금 이 자리만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 오히려 난 거짓말까지 한 걸로···]


갈등하고 있는 남직원.


그때였다.


그 직원이 계속 망설이고 있자 마치 본부장이 시킨 걸로 되어가는 분위기가 될 즈음 본부장이 대뜸 끼어들었다.


“김차장과 본부 직원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는 몰라도 제가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최 본부장님···!]


최 본부장이 말 한 마디로 선을 그어버렸다.


설사 잘못이 있어도 나까진 아니야라는 선언.


그 순간 그 직원의 원망섞인 속마음이 크게 들렸다.


난 때맞춰 그를 부추겼다.


“최 본부장님이 책임을 모두 그쪽에게 떠미는 거 같은데요?”


내 말을 듣던 그 직원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제 남은 건 스스로의 선택.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게 형사 책임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감출수록 죄는 무거워질 겁니다. 핸드폰에 있는 자료들 오픈하세요.”


핸드폰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있냐는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는 그 남자.


[이미 경찰에서 나와 김차장이 주고 받은 문자들을 확인했나보구나]


난 들려온 남자의 속마음에 ‘응~ 네 생각이 맞아.’라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더 이상 거짓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저는 강복본부 본부장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임정석 과장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 본부장은 전임 행장님과 홍 부행장 라인으로···”


누군가의 라인, 그 한마디에 웅성대던 좌중이 조용해졌다.


“그래서 전임 행장님 일가 분들이 원하는 초과 대출을 위해 일부러 본점 여신심사에 태우지 않도록 지점별로 액수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최 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김차장에게 전달했고, 최 본부장은 딱 그 건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점장들에게 신속한 업무처리를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대출을 승인하라고 하는 통화를 옆에서 들었습니다.”


처음엔 망설이며 어렵게 꺼낸 말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안절부절 못하며 지켜보던 최 본부장의 속마음이 들려왔다.


[혹시나 이럴까봐 그렇게 단도리를 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저 녀석을 어떻게든 뺐었어야 했는데··· 젠장!]


임과장이라는 사람의 진술이 술술 나올수록 최 본부장과 홍 부행장, 그리고 감사팀장의 얼굴이 흑색이 되어갔다.


이번엔 홍 부행장과 감사팀장까지 나서서 반박하자 임과장은 그동안 캡쳐해둔 카톡과 문자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최 본부장이 홍 부행장, 감사팀장과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는 말과 함께···


임과장의 진술이 이어질수록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제 남은 건 은행장의 결정뿐이다.


“감사팀장, 홍 부행장을 직무에서 배제합니다. 감사팀 차선임자가 팀장 직무를 대행해 내부적으로 다시 감사 진행하세요. 그리고 금감원 조사에 적극협조합니다. 더 이상 숨기거나 거짓말하는 직원은 그 직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징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집 둘째 딸이 나에게 집착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 시간, 제목, 극중 설정 관련 안내 24.08.12 4,387 0 -
47 제47화 영웅본색 NEW +3 15시간 전 856 29 13쪽
46 제46화 냥이의 조언 +3 24.09.18 1,409 35 12쪽
45 제45화 니 커피 싫어요 +3 24.09.17 1,761 42 15쪽
44 제44화 자네 줄 한번 세워볼 생각없나 +1 24.09.16 1,905 40 13쪽
» 제43화 당신이 혼자 책임질 거야? 바보처럼? +4 24.09.15 2,113 49 13쪽
42 제42화 본부장의 심복 +1 24.09.14 2,182 49 12쪽
41 제41화 라면 먹고 가라고 안 해? +1 24.09.13 2,258 49 13쪽
40 제40화 타짜 정희원 +1 24.09.12 2,338 37 12쪽
39 제39화 간만의 휴식 +4 24.09.11 2,428 43 13쪽
38 제38화 날 쫓아내? +12 24.09.10 2,581 44 12쪽
37 제37화 대유라는 회사 +3 24.09.09 2,620 58 12쪽
36 제36화 감사팀장 호출 +1 24.09.08 2,677 58 12쪽
35 제35화 근거라는 거 한 번 들어봅시다 +1 24.09.07 2,675 55 12쪽
34 제34화 날 묵사발 만들겠다고? +1 24.09.06 2,745 47 12쪽
33 제33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2 24.09.05 2,852 53 11쪽
32 제32화 난 지안이가 아냐. +1 24.09.04 2,932 52 13쪽
31 제31화 어릴 때 입양되셨었어요? +3 24.09.03 2,935 50 13쪽
30 제30화 지안아(2) +6 24.09.02 2,979 47 12쪽
29 제29화 지안아(1) +2 24.09.01 3,207 47 12쪽
28 제28화 성년후견인 +2 24.08.31 3,335 53 13쪽
27 제27화 몇 학번이세요? +1 24.08.30 3,368 52 13쪽
26 제26화 볼라인드 +2 24.08.29 3,394 58 12쪽
25 제25화 지록위마 +2 24.08.28 3,451 60 13쪽
24 제24화 제 생각은 완전 다른데요! +1 24.08.27 3,527 55 12쪽
23 제23화 숫사자 더쿠의 등장 +1 24.08.26 3,635 57 12쪽
22 제22화 리디노미네이션 +1 24.08.25 3,758 58 12쪽
21 제21화 취업장가를 꿈꾸는 놈 +1 24.08.24 3,832 56 13쪽
20 제20화 근사한 남자? +2 24.08.23 3,852 55 13쪽
19 제19화 나? 얘, 오빠야 +4 24.08.22 3,890 5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