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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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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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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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40)

DUMMY

“대인, 농업 생산량이 27억 냥으로 늘어났습니다.

“그거 다행이군. 상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항구의 무역량은 8억 냥입니다.”


이곳은 청나라 황궁, 나는 관료들과 함께 나라의 살림을 살폈다.


청나라가 최근 상업이 발전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전체 인구의 9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농업,


청나라 황제들도 대대로 농업에 큰 힘을 쏟았다.


청나라 시기에 편찬한 농업서적이 그 이전에 발행한 농업서적의 2배가 넘을 정도, 농토 면적은 7억 무(畝)에서 10억 무까지 증가했다.


1무 당 생산력도 청나라가 역대 왕조 중 최고, 당나라 시기에 1무 당 곡물 300근을 생산했는데 청나라에 접어들면서 350근까지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고구마의 전래가 청나라 인구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 하지만, 그건 이런 뒷배경이 받쳐줬기에 가능했던 것,


정말 청나라가 고구마 덕분에 인구가 늘었다고 생각하나?


누가 들으면 제대로 된 토지가 적어 사람들이 구황작물에 의존한 줄 착각하겠지, 이미 청나라 시기의 농업 생산량은 중국 역대 왕조 중 최고를 찍었고, 곡물 생산량은 1766년에 22억 냥을 돌파했다.


지금은 27억 냥을 돌파, 여기에 무역량도 8억 냥을 넘어섰다.


제대로만 돌아가면 이 정도의 생산력을 내는 중국, 지금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난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지금 눈 여겨 보고 있는 건 인도 시장,


최근 이곳 농민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종자를 살 돈이 없어 고리대금을 빌렸다. 종자를 심고 난 뒤에는 비료를 구입해야 했고, 관개시설을 갖춰야 했다. 가난한 집에서는 농사조차 지을 수도 없다.]


이게 인도의 현실,


인도가 영국을 지배하기 전에는 인도산 면직물이 전 세계 면직물의 27%를 차지했는데 지금은 2%도 안 된다.


영국에서 몰려오는 값싼 면직물에 파산한 인도의 산업, 더 심각한 건 면직물 산업이 무너지면서 남는 인력이 농촌으로 몰려들었다는 거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감이 안 잡힐 수도 있는데, 영국 지배 하의 인도는 수시로 대기근에 시달렸다.


1865 ~ 66년에 일어난 대기근은 2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868 ~ 1870년에는 140만, 1876~1878년에는 350만이 죽어 나갔다.


깜짝 놀란 영국 정부는 관개시설을 확충하고 농업 투자를 확대,


하지만 식민당국이 그 부담을 농민에게 지우고 생산량 50%를 약탈하면서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청나라의 농촌 세율이 15%라는 걸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 결국 인도인들은 나라를 떠날 수 밖에 없다.


산업은 무너지고 농촌에선 농사도 못 짓는데 뭘 어쩔 건가?


몸뚱이 하나만 들고 각지로 흩어져 노예처럼 일을 하는 중,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영국은 정신을 못 차렸다.


올해 인도 식민정부가 본국으로 보낸 세금은 약 1200만 파운드,


인도 전체 GDP의 1/3이 넘는데, 전부 영국의 빚을 갚는데 쓰인다.


그 사이 인도 농촌에서는 매년 수 만 명의 자살자가 발생, 솔직히 인도는 내가 신경 쓸 곳이 아니지만, 영국이 하늘 꼴을 반면교사 삼았다.


청나라의 농촌 생산량은 무려 27억 냥,


인도는 종자를 농민이 사야 하고 관개시설 정비도 본인들이 부담해야 하지만, 청나라는 수리시설 정비 비용을 건국 초에 비해 4배 이상 높였다.


선대 황제들이 정치를 잘했기 때문에 이것만 참고해도 중간은 가겠지,


어지간하면 농촌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다만 수리시설에 투입하는 예산은 철저히 감시, 조정에서 내려주는 돈을 지방관료들이 빼돌리고 그 부담을 농민에게 물리는 일은 없도록 했다.


⁕ ⁕ ⁕


“아니,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거야?”

“이게 정말 만주야? 황무지라고 들었는데? 이거 우리가 농사 지을 땅이 있을지 모르겠네.”


이곳은 만주,


후발주자들은 몰라보게 달라진 풍경에 혀를 내둘렀다.


20년 전만 해도 이곳은 청나라의 봉금 정책 때문에 아무도 살지 않는 황무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외세의 침략에 나라가 흔들리고 러시아의 남하로 만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청나라는 봉금 정책을 해지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만주에 유입,


지금은 인구 1100만 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이게 중국의 무서움,


청나라는 늪지와 뻘 밖에 없던 장쑤성을 인구 3천 만의 거대 도시로 만들어 냈고, 쓰촨성 역시 인구 2천 만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동 시대 티베트 – 신강의 인구가 110만, 몽골 – 대만의 인구가 100만도 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하면 중원의 생산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


그럼 만주는 어떤가.


만주는 분명 황무지였는데 중국인들이 몰려와 밭을 갈고 터를 일구면서 토지 면적이 4300만 무(畝)로 넓어졌다.


10무 당 인구 3명을 부양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만주는 지금 1300만 명을 부양하는 게 가능하다.


놀라운 건 이게 아직 시작이라는 것, 후발주자로 뛰어든 사람들이 개척할 영토는 충분했다.


청나라 조정은 앞으로 만주 인구를 2천만 까지 늘릴 계획,


일본이 조선을 병참기지화 시켜 만주로 쳐들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만주를 발전시켜 놔야 국방이 튼튼해진다.


수리시설에 드는 자금도 조정에서 지급,


세율은 15%, 이렇게 안정적인 환경에서 농업이 팽창하는 건 당연했다.


만주의 현재 농업 생산량은 대략 7200만 냥, 상업 생산량은 4천 만 냥, 만약 인구 2천 만을 채우면 농업 생산량만 1억 2천 만 냥을 넘길 거다.


뤼순 군벌이 이 힘을 바탕으로 조선까지 집어삼키면 만주의 경제력만으로 러시아와 일본을 견제하는 게 가능,


그게 청나라 조정의 목표다.


이미 절반의 목표는 달성, 청나라는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인 지주가 인도인 하인을 고용하는 것도 허락했다.


국제 시장에 넘쳐나는 게 값싼 인도인 인력 아닌가?


이렇게 인도인까지 추가 유입되면서 경제 발전은 급물살을 탔다.


⁕ ⁕ ⁕


“여기가 정말 그 촌구석이란 말인가?”

“예, 솔직히 저도 이렇게까지 바뀔 줄은 몰랐습니다.”

“하하 ~ 이 사람아, 자네가 살림꾼인데 그게 무슨 소리야?”

“세상이 변하는 건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죠.”


이곳은 뤼순,


나는 우창칭과 함께 만주 일대를 둘러봤다.


지금이야 중원 일대를 통치하고 있지만, 6년 전만 해도 우리는 뤼순에 처박혀 있던 일개 군벌에 지나지 않았다.


촌구석을 벗어났으니 이제는 중원에서 서울 사람 노릇 좀 해도 될 텐데, 일본과 러시아를 막기 위해 무조건 만주를 개발해야 했다.


6년 만에 돌아온 만주의 풍경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


나도 놀랐지만 우창칭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만약 일이 잘못 돼 우리가 중원에서 쫓겨나더라도 이곳으로 도망치면 되겠군. 하하하 ~ ”

“정말 여기서 살고 싶으십니까?”

“당연히 농담이지 이 사람아, 난 수도가 좋아. 계집들도 거기가 예쁘고 말이지, 흐흐흐 ~ ”


또 삼천포로 빠지는 양반,


약이 오른 나는 농담을 던졌다.


“저는 여기서 살고 싶은데요?”

“뭐야? 그게 정말인가?”

“전에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를 이번원(理藩院)의 수장으로 삼아달라고 말입니다. 만주는 우리의 본거지이자 청나라의 국경을 방어하는 최전선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곳이라면 제가 총독으로 부임해야죠.”

“이 사람아, 만주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수도가 더 중요해. 그리고 자네가 없이 중원 살림이 돌아가겠나?”

“그래도 이곳을 지키는 사람은 필요합니다. 고민해 보셨습니까?”

“끄응 ~ 그건 나도 잘 모르겠군.”


우창칭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하도 잔소리를 해댄 탓에 이제는 이곳을 누군가에 맡겨야 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다.


문제는 누굴 보내냐는 것,


믿을 만한 장수가 없는데 이렇게 큰 땅을 덜컥 내줘도 되는 건가.


대안이 없다는 추천을 받는 게 상책, 나는 예전부터 마음에 담아둔 인재를 천거했다.


“공유덕은 어떻습니까?”

“공유덕? 그 자가 누구인가?”

“조정에서 치의정(治儀正 : 정 4품)를 맡고 있는 자입니다. 눈에 띄는 공적을 세운 건 아니지만 사람이 성실하고 모난 곳이 없습니다.”

“글쎄 ··· 그런 사람에게 이곳을 맡겨도 되겠나?”

“이름 있는 자만 기용하면 어떻게 인재를 키우겠습니까? 제가 보증을 설 테니, 만약 그 자가 실수를 한다면 저를 중벌에 처하십시오.”

“아니야, 됐네. 자네가 천거한 사람이면 괜찮겠지. 알아서 하게”

“감사합니다 흠차대신 나으리”


이렇게 나는 뤼순에 주둔시킬 총독을 발탁했다.


정 5품을 정 1품으로 추증하는 대사건,


발탁을 받은 공유덕도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태사 나으리, 어찌 저에게 이런 중책을 맡기시는 겁니까?”

“만주는 앞으로 일본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중요한 요충지가 될 거야. 내가 보증을 서고 자네를 천거했으니 그렇게 알고 있게”

“하지만 ··· 저는 두렵습니다. 제가 실수를 했다가 대인께서 봉변을 당하신다면 ··· ”

“사람을 쓰고 책임을 지는 것도 상급자의 역할이네. 자네가 실수를 한다면 그건 사람을 잘못 본 내 죄이기도 하지, 어쨌든 이미 나는 자네를 뤼순 총독으로 삼기로 했네. 어떤가? 할 수 있겠는가?”


공유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믿어줬는디 거절한다면 그것도 성의가 아니겠지,


공유덕은 바닥에 머리를 세 번 박고 예를 올렸다.


“신(臣) 공유덕,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이게 무슨 짓인가? 내가 무슨 황제 폐하라도 되는 줄 아는가?”

“사내는 자신을 믿어준 사람을 위해 죽는다 하였습니다. 저를 믿어주셨으니 앞으로 제 주인은 태사 나으리입니다.”

“나에게 충성할 필요는 없네, 다시 말하지만 이곳은 우리 뤼순 군벌의 본거지이자 청나라의 최전 방어선이야. 여기가 무너지면 우리는 도망칠 곳이 없어. 우리의 목줄을 자네가 쥐고 있는 거라고, 그것만 명심하게”

“알겠습니다.”


이렇게 나는 믿을만한 사람을 후방에 배치하고 다시 중원으로 돌아왔다.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만주까지 신경 쓸 순 없는 상황, 그래도 가끔 들려오는 소식으로 만주의 상황을 살폈다.


“태사 나으리, 만주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공유덕 총독이 농민에게 수리시설 비용을 전가한 지주 3명을 처형했다고 합니다.”

“그래? 그거 잘 한 일이군.”


만주의 상황은 실시간으로 황궁에 전달됐다.


이것도 독일 기업 지멘스에게 전선주 사업을 위임한 덕분, 예전이라면 며칠을 걸려 도착할 소식이 지금은 바로 날아든다.


만주가 안정됐다면 다른 곳에 좀 더 신경을 써도 되겠지,


각지에 깔아둔 전선주와 첩자를 동원해 중국 전토를 손바닥 위에 뒀다.


비리와 연관된 자들은 남김없이 처형, 생산량을 초과한 지역에 상을 내리고, 흉년이 든 지역에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정책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올해 청나라 조정의 세입은 5억 4천만 냥으로 증가,


농업과 상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막대한 재정을 확보했다.


그에 반해 영국의 수입은 매년 감소, 청나라와의 무역에서 이득을 챙겨도 식민지인 인도가 저 지경이라 효율이 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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