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선 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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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sha
그림/삽화
써니
작품등록일 :
2024.08.20 13:36
최근연재일 :
2024.09.19 12: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412
추천수 :
45
글자수 :
38,536

작성
24.08.20 13:49
조회
44
추천
3
글자
5쪽

실어증

DUMMY

그가 말하기를 기다린다.

굳게 다문 입은 좀처럼 쉽게 열리지 않는다.

살짝 흥분할 때마다 떨리며 갈라지는 목소리를

듣지 못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주변 사람들은 ‘실어증’ 아니냐며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한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지금의 상황이 궁금할 뿐이다.

원인과 증세에 대해 걱정하는 눈빛을 하지만

결국 무엇 때문인지 호기심만 있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주변인들은

가시 돋친 말로 간섭하기 시작한다.

감정의 칼날들은 여기저기 스치고 베어

상현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다.


“갑자기 왜 그래?”

“우리 없을 때는 멀쩡한 것 아니야?”

“병원은 가봤어?

의학적으로 근거 있는 거야?”

“하여튼 이상해.”

“별나다니까.”


그들의 거침없는 말 들은

때론 상현을 흥분하게 만든다.

유별나게 친절한(?) 이웃들 덕에

상현은 ‘이상한 인간’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여러 개의 카테고리 안에

종류별로 사람을 구분하는

놀이를 즐긴다.


상현은 ‘이상한 인간’

섹션에 분류되었다.

스스로 인정하지 않지만.


***


상현은 오늘도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 연습을 한다.

장거리 마라톤이 아닌 빠른 시간

최고의 속도를 내기 위해 백 미터를

왕복하며 시간을 갱신한다.


깃털보다 가벼워야 하고

언제나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잘 도망칠 수 있다.


미꾸라지 같이 공간을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은

지역을 훤히 알고 있는 익숙함과

달리기 솜씨라고 판단한다.


운동화가 닳을 정도로

연습은 언제나 혹독하다.

자신을 몰아붙이며

강한 정신력을 장착하고자 한다.


흔들리면 안 된다.


반드시 다시 복귀해

모두로부터 인정받기를

간절히 원한다.


‘나는 프로다.’

‘내가 없는 조직은 성장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한다고?’

‘후회하게 만든다.’

‘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고!’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안전한 장소를 확보한다.

인적이 드문 공간일수록

상현의 관심도는 높아진다.

물건이 제대로 보관되어야 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적게 받는

장소일수록 비교적 괜찮은

장소로 기억해 둔다.


빌라가 밀집되어 있는 곳의

우편함이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아래도 임시 보관 장소로

나쁘지 않다.


상현에게 도시의 모든 공간은

그들이 사고파는 물건의 중요도에

따라 거대한 보관 장소로 기억된다.


물건은 언제나 비밀스럽게

거래되어야 한다.

상대가 필요로 하는 물건은

반드시 최적의 장소로

보안이 유지되어야 한다.


상관없는 타인의 간섭은

원하지 않는다.


본사에서 상현에게

조만간 연락을 준다고 약속했었다.

그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회의 테이블에서

문제로 거론되는지 기다림의 시간이

예상 밖으로 길어진다.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을 것이다.


손실이 컸고

조직이 크게 휘청였다.

상현은 공감한다.


또한

다른 조직원 관리에도

명분이 있으니까.

그 또한 인정한다.

그래서 기다린다.



***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얼마짜리 물건인 줄 알아!”

“프로답지 못했습니다.”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프로라는 말을 해!”

“죄송합니다.”


“도대체 갑자기 왜 그런 거야?”

“······”


“말 안 해? 말 안 하냐고!”

“정보에··· 수배자라고···”


“허, 미친 새끼. 네가 경찰이야?”

“죄송합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거 일 좀 한다고 키워줬더니

완전 또라이네!”

“실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이 파고들면 어떻게 할 거야?

조직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이 바닥에서 끝장이야!”

“죄송합니다.”


“팀장에서 당장 내려와.

넌 당분간 숨어있어.”

“······”


***


큰 작전이었다.

금액도 상당했고 위험성도 있어

다들 긴장한 상태였다.


여러 그룹 중

가장 활발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현에게 일이 맡겨졌다.


이번 일만 잘 성사되면

으뜸 조직으로 선정되어

해외 운송 사업 건도

획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


중요한 시점에

상현이 개인적으로 놓친 부분은

또 다른 자아인 하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상현과 하현은 한 몸이다.

몸에 두 인격이 공존한다.

서로 다른 인성을 갖고 있는 둘.


어릴 때부터 함께 공존하면서

치열하게 영역을 다투는 관계이다.


성격이 다른 둘은

언제나 타협점을 찾기 힘들었다.


상현은 그날.

하현과 의견이 맞지 않은 것이

큰 문제가 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조직에서 중요한 고객과 약속한

접선 장소는 평범한 동네 놀이터.


그 시간 아이들은 뛰어놀며

그네를 탔고 모래 장난이 한창이었다.

모두 예상하지 못한 장소였다.


고객은 그 놀이터를 지목하며

그곳에서 물건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했다.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조직원들 모두 최대한

동네 주민처럼 행동했다.


그러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고 대기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사건은 그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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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검은 고양이 24.09.02 16 2 3쪽
10 컨테이너 46호 24.08.31 12 2 3쪽
9 라스트 댄스 24.08.30 18 1 3쪽
8 곰팡이 24.08.29 12 2 5쪽
7 파도타기 24.08.28 20 2 4쪽
6 스카우트 24.08.27 26 2 4쪽
5 다시 시작 24.08.26 24 2 4쪽
4 쇼 타임. 24.08.23 31 2 3쪽
3 평행선 24.08.22 23 2 3쪽
2 알량한 정의감 24.08.21 29 2 4쪽
» 실어증 24.08.20 44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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