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querade The Original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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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1is
작품등록일 :
2024.08.20 16:57
최근연재일 :
2024.09.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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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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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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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2 : A SUMMER FESTIVAL

DUMMY

나, 엔비, 샹들레는 원래 있었던 현장에 도착했다.

이 시기 배가 고팠다.


'여태껏 시간이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있었네...'


확실히 이른 오전 시간부터 이런저런 많은 일이 겹쳐 정신없기는 했다.


'고기는 어제 다 먹었고 오늘은 뭘 먹으려나...'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닮아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는 뭐 먹을까?

아니지. 지금은 점심인가?"


엔비가 지금은 불이 꺼진 모닥불 앞에서 물었다.


"짐칸 안에 있는 거 꺼내서 먹어야지."


난 엔비를 보며 대답했다.


"난 지금 고기를 먹고 싶은데 말이지?"

"고기는 어제 먹었잖아?"


말에게 먹이를 주던 샹들레가 물었다.

또한 엔비는 아까 싸움 현장에서 이미 고기를 먹었다.


"그건 어제 먹은 거잖아.

오늘은 또 오늘의 고기를 먹어야지!"


'그건 그러네...'


난 코웃음을 쳤다.


"나랑 뭐라도 잡으러 갈래?"


난 엔비에게 물었다.

엔비는 고개를 저었다.


"방금 고기 먹고 싶다고 했잖아?"


"고기는 물론 먹고 싶지.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기운을 뺐더니 피곤하고 기운도 없으니 그냥 쉬어야겠다.

난 짐칸 안에 들어가서 잘래."


엔비는 저렇게 말하고 나서 짐칸 안으로 향했다.


"그러든지..."


'나도 자야겠다.'


난 짐칸 안으로 향했다.


......


눈을 뜨자 주변이 어두컴컴했다.

지금 이유는 모르겠지만 주변이 계속 달달 거리면서 흔들리는 중이다.

난 짐칸을 덮은 막을 걷어내고 나서 앞을 바라봤다.

샹들레가 말을 몰고 있었다.

난 하늘을 올려다봤다.


......


저물어 가는 태양, 황금빛 저녁놀, 뭉실뭉실한 구름...


......


날이 이제 서서히 밤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일어났어?"


샹들레가 날 보며 말했다.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난 샹들레의 옆에 앉아서 물었다.


"집으로 가는 거지!"


샹들레가 씩 하고 웃었다.


'이번에도 이렇게 며칠 동안 말을 몰고 가야 하는 건가?'


볼 일은 이제 끝났고 별다른 일도 없을 테니 마음은 가벼웠다.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엔비가 짐칸을 덮은 막을 걷어내고 나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물었다.

나랑 샹들레는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집에 가는 거지!"


난 씩 하고 웃었다.


"왜 웃고 있는 거야?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엔비가 눈을 껌뻑였다.


"그런 건 아니고 웃겨서..."


샹들레가 씩 하고 웃었다.


"또 이렇게 며칠 동안 다녀야 하는 거야?

끝나도 끝난 게 아니었네..."


엔비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건 아닐걸?

이번엔 아마 더 일찍 도착할지도 몰라.

출발도 일찍 했으니 앞으로 사흘 정도 걸리려나?"


샹들레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결국 며칠 정도 걸리는 건 마찬가지잖아.

당분간 고기도 못 먹고 지내게 생겼네..."


엔비가 풀이 죽은 상태로 말했다.


"뭐라도 먹으니깐 굶는 건 아니잖아?"


난 엔비를 보며 말했다.


"오늘 먹을 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샹들레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그래. 짐칸 안에 먹을 게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엔비가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나랑 엔비는 그때까지 샹들레가 한 말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다.


......


눈 깜박할 사이 주변이 금세 어두워졌다.

나랑 엔비, 샹들레는 평소에 그랬던 것처럼 적당한 터를 잡아 정착했다.

이제는 이런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된 것 같았다.

괜찮았다.

괜찮았지만 역시 밖에서 노숙을 하고 지내는 건 불편하고 달갑지 않다.

한편으로는 어느 때는 씻지를 못하니 이게 가장 불편했다.

솔직히 먹고 자고 하는 문제보다 씻지를 못 하는 게 더 불편한 것 같다.

난 찝찝한 기분을 느끼며 엔비랑 함께 나무를 등지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저 너머에서 샹들레가 이쪽을 향해 손짓했다.

나랑 엔비는 그곳으로 향했다.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자 맛있는 냄새가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엔비는 샹들레가 만든 요리를 보며 물었다.


"고기 먹고 싶다고 했었잖아?"


샹들레가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짐칸 안에 이런 게 남아 있었나?"


엔비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게..."


난 낮게 중얼거렸다.


의외였다.

의외였지만 그런들 어떠랴?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지.


나, 엔비, 샹들레는 즐겁게 식사를 시작했다.


......


"배부르다..."


엔비가 부른 배를 쓰다듬었다.


"잘 먹었다..."


난 부른 배를 쓰다듬었다.


"둘 다 오늘 하루 수고했어!"

"나랑 잭이 수고를 하기는 했지..."

"너도 수고했어."

"난 따로 한 것도 없는데..."


샹들레가 쑥스러워했다.


"이렇게 먹을 거 만들어 줬잖아.

또 말도 몰고 말이야.

아까는 잠깐 인질이 돼서 곤란하긴 했지만 결국엔 이겼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니겠어?"


엔비가 씩 하고 웃었다.


"그건 맞아."


난 엔비를 보며 씩 하고 웃었다.


......


캄캄한 밤하늘, 몽실몽실한 구름, 별, 달, 귀뚜라미 소리, 불이 꺼져서 어둡고 조용한 주변...


......


나, 엔비, 샹들레는 지금 저마다 자려고 자리에 누워 있다.

엔비는 자고 있는 것 같다.


"샹들레 자?"

"아직 안 자는데 왜 그래?"

"재료는 어디에서 구한 거야?"


난 아까 먹은 식사를 떠올리며 물었다.


"무슨 재료 말이야?"

"아까 먹었던 식사."

"그거 그때 거기에서 가져왔어."


'그때?'


난 샹들레가 언급한 그때에 관해 잠깐 생각했다.


"싸움이 끝나고 나서 말하는 거야?"

"맞아."


이게 무슨 말이냐면 상황은 잠깐 싸움이 끝나고 난 뒤로 거슬러 올라간다.


......


"다 끝난 모양이네?"


엔비가 기지개를 켰다.


"다들 수고했어. 이제 돌아가자!"

"그러자."


난 샹들레를 보며 대답했다.


"저게 뭐지?"


샹들레가 어딘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그래?"


난 샹들레에게 물었다.


"잠깐만 저기 뭔가 있는 거 같아서 둘러보고 올게.

넌 엔비랑 먼저 가고 있어.

금방 따라갈게!"


샹들레가 어딘가로 향했다.


"알겠어."


난 잠깐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샹들레는 왜 안 와?"

"곧 온다면서 먼저 가라고 했어."

"그래?"


난 엔비랑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


"현장에 식재료가 보이길래 포대에 적당히 담아왔어."

"뭔가 들고 있었던 게 그거였구나..."

"맞아!"


샹들레가 현장에 버려진 건지 보관해 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식재료 남은 것을 가져왔던 모양이다.

난 궁금증을 해소하고 나서 눈을 감았다.


......


눈을 뜨자 주변은 아직 어두웠다.

난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엔비랑 샹들레는 아직 자고 있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기지개를 켰다.


'씻고 싶다...'


요즘 씻지를 못했더니 머리카락이 부스스했다. 덕분에 찜찜하고 불쾌했다.

난 인상을 찡그리며 짐칸으로 다가간 뒤 수통을 꺼내 물을 마셨다.

난 주위를 둘러봤다.

오늘은 날씨가 그다지 춥지는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활에 적응해 버려서 그런지 버틸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었다.

난 물을 마시고 나서 자리에 다시 눕지는 않고 간단히 산책하기로 했다.

난 발걸음을 옮겼다.


......


덥다.

뭔가 덥다.

그것도 꽤 덥다.


'왜 이렇게 더운 거지?'


난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이 시간엔 꽤 쌀쌀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뭔가 이상했다.

난 원래 있었던 곳으로 향했다.


......


현장에 도착하자 엔비랑 샹들레 둘 다 잠에서 깨어 있었다.


"일어났어?"

"너야?"


엔비가 날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일 있어?"

"그런 건 아닌데..."

"더워..."


샹들레가 인상을 찡그리며 손으로 부채질했다.


"날씨가 왜 이렇게 덥지?

주변에 혹시 불이라도 난 건가?"


엔비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주변은 지금 고요하며 불 같은 게 나지도 않았다.

단지 더울 뿐이었다.


'나만 더운 게 아니었나 보네...'


엔비랑 샹들레는 짐칸으로 가서 수통을 꺼내 물을 마셨다. 그러고 나서 저마다 주변 정리를 한 뒤 이 현장에서 벗어났다.


......


이번엔 엔비가 말을 몰았다.

나랑 샹들레는 지금 짐칸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날씨가 갑자기 왜 이렇게 더워진 거지?"


난 궁금해서 말했다.


"그러게..."


반대편 자리에 앉아있는 샹들레가 대답했다.

그 시점 난 문득 그 장소가 떠올랐다.


"오늘 날씨도 더운데 씻고 가지 않을래?"


난 샹들레를 보며 제안했다.


"어디에서 씻으려고 그러는 거야?"

"이 근방에 연못이 한 군데 있어."

"연못?"

"엔비, 오늘 날씨도 더운데 씻고 가지 않을래?"


난 짐칸을 덮은 막을 걷어내고 나서 엔비에게 물었다.


"그럴까? 이 근방에 있는 연못 말하는 거지?"


엔비가 뒤를 보며 대답했다.


"맞아!"


나랑 엔비, 샹들레는 지난번에 들린 연못으로 향했다.


......


"이런 곳이 있었구나.

물고기는 다 여기에서 잡은 건가 보네?"


등진 상태로 서 있는 샹들레가 연못 안을 들여다보며 감탄했다.


"나랑 잭이 여기에서 함께 잡았지!"


엔비가 몸을 풀며 대답했다.


"물고기는 어떻게 잡은 거야?"


샹들레가 뒤돌아 보며 묻더니 갑자기 비명을 내질렀다.

샹들레는 양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난 몸을 풀며 물었다.


"옷!"

"옷? 옷이 뭐 어쨌는데?"

"왜 벗고 있는 거야?"

"난 원래부터 벗고 있었는데..."


엔비가 자신의 몸을 잠시 바라보고 나서 대답했다.


"너 말고!"


"왜 그러는 거야? 혹시 얘가 벗고 있어서 그래?"


엔비가 날 바라봤다.


"빤스는 입고 있잖아.

뭐가 문제야?"


엔비가 샹들레를 보며 말했다.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샹들레는 짐칸 안으로 들어갔다.


"알 수 없네..."


엔비가 짐칸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엔비는 퐁당 소리를 내며 연못 안으로 들어갔다.

난 엔비를 따라 풍덩 소리를 내며 연못 안으로 들어갔다.

난 엔비랑 함께 연못 안에서 한참 동안 수영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또한 기분 좋게 씻었다.


"역시 씻고 지내야 상쾌하다니깐?"


엔비가 연못 밖에서 몸을 털며 만족스러워했다.


'고양이가 물을 좋아하나?'


난 연못 안에서 엔비를 보며 피식했다.

난 연못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 나서 몸을 말린 뒤 옷을 입었다.

나랑 엔비는 짐칸으로 다가갔다.


"너 언제까지 그 안에 있을 생각이야?"


엔비가 짐칸을 보며 소리쳤다.


"나 이제 옷 입고 있어!"


난 짐칸을 보며 소리쳤다.

샹들레가 짐칸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 나서 나를 잠깐 쳐다봤다.

샹들레는 엔비랑 함께 어딘가로 향했다.


......


"그냥 씻으면 되지 귀찮게 하네.

너 나랑 잠깐 어디 다녀오자."


엔비가 이쪽으로 다가오며 투덜댔다.


"알겠어."


엔비가 나랑 산책을 하고 싶었나 보다.

나랑 엔비는 잠시 동안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고 나서 다시 연못으로 향했다.


......


등까지 닿는 붉고 긴 머리카락, 얇고 흰 원피스 속옷...


......


누군가 마차 근처에 뒤돌아서 있다.


"우리 왔어..."


엔비가 말하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엔비는 지금 앞을 보며 멀뚱멀뚱 서 있는 상태다.


......


나보다 조금 더 큰 키, 반 가르마, 연두색 눈동자...


......


"누구야?"


엔비가 앞에 서 있는 여성한테 물었다.


"나야, 나!"


낯익은 목소리였다.


"샹들레?"

"맞아."


샹들레가 살짝 웃었다.


"여자는 다 화장발이라고 하더니 정말이었네..."


엔비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난 화장 같은 거 안 해!"


샹들레가 성질냈다.


"저 모습을 보니 샹들레가 맞나 보네..."

"누가 봐도 샹들레네..."

"뭐라고!?"


이런 일이 있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으니 식사를 하기로 했다.

원래는 지난번처럼 물고기를 잡아먹을까 했었는데 짐칸 안에 샹들레가 가져온 것도 있고 먹을 게 있으니깐 그것을 꺼내 먹기로 했다.

나랑 엔비 샹들레는 주변에 적당히 자리를 잡았다.

난 엔비랑 함께 땔감을 모았다. 그러고 나서 그곳에 불을 지폈다.

식사는 늘 그랬듯이 샹들레가 만들었다.


"샹들레가 없었으면 불편했을 것 같아..."


난 나무에 등진 상태로 앉아서 말했다.


"뭐가 말이야?"


엔비가 나무에 등진 상태로 앉아서 물었다.


"식사나 이런저런 준비하는 그런 거?"

"네 말대로 짐칸도 없었으니 채비하느라 고생하기는 했겠네."


엔비가 내 말에 수긍했다.

여관에서 샹들레를 우연히 만나 함께 할 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았던 건지 뭔지 모르겠다.


"식사해!"


저 너머에서 샹들레가 손을 흔들었다.

나랑 엔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으로 향했다.

식사가 끝난 뒤 다시 갈 길을 나섰다.


......


저물어 가는 태양, 황금빛 저녁놀, 뭉실뭉실한 구름...


......


날이 금세 저물어 버렸다.


"벌써 저녁이 돼 버렸네..."


엔비가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러게? 벌써 저녁이네..."


난 하늘을 올려다봤다.


"너희는 왜 내 양쪽에 앉아서 가는 거야?"


샹들레가 말을 몰며 성질부렸다.


"짐칸 안에 있으면 더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난 너희가 있어서 더 더운 것 같은데?"


샹들레가 나랑 엔비를 번갈아보며 말했다.


......


밤하늘, 초승달, 별, 미지근하지만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 조용한 주변, 벌레 소리...


......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 주변에 적당히 터를 잡았다.

지금 눈앞에선 모닥불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졸리다. 잘래..."

"나도 졸려. 잘래..."

"나도 잘래..."


샹들레를 시작으로 나랑 엔비는 자리에 차례대로 누웠다.


......


어디선가 이상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난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엔비랑 샹들레는 아직 자고 있다.

난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직 이른 오전 시간인 것 같았다.

오늘은 여느 날과는 다르게 주변에서 자꾸 이상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그 소리의 출처를 찾아 나섰다.


......


작은 몸과 눈.

짧은 더듬이.

투명한 날개.

얇은 앞, 중간, 뒷다리.

시끄러운 울음소리.


......


곤충 한 마리가 나무에 달라붙어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다.

난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원래 있던 장소로 향했다.


......


난 짐칸에서 수통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그때 샹들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났어?"


난 샹들레에게 다가갔다.


"잘 잤어?"


샹들레가 더운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너도 물 마실래?"


난 들고 있던 수통을 보며 샹들레에게 물었다.


"고마워..."


샹들레는 수통을 받으면서 대답했다.

이번에는 엔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났어?"

"매미가 벌써부터 극성이네..."


엔비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매미?'


"너도 이거 마실래?"


샹들레가 한 손가락으로 수통을 가리키며 물었다.


"좋지!"


다들 이렇게 잠에서 깬 뒤 물 마시고 나서 주변 정리를 하고 갈 길을 나섰다.

나랑 엔비는 지금 짐칸 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엔비는 지금 반대편 자리에 엎드린 상태로 누워있다.

아무래도 피곤한 모양이다.


"배고프다..."


난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샹들레 혹시 짐칸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그런 거 있어?"


난 짐칸 속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물었다.


"짐칸 안에 빵 가져온 거 있으니깐 그거 꺼내서 먹어."

"빵은 어디 있어?"

"끄트머리에 있는 동그란 나무통 안에 들어가 있을 거야."

"알겠어."

"우유도 가져왔으니깐 따라 마셔."

"우유?"

"동그란 나무 통나무통 옆에 원형으로 길쭉한 나무통 있는데 그 안에 담아뒀어."

"알겠어."


난 샹들레가 말한 대로 짐칸 끄트머리에 있는 동그란 나무통을 찾았다.

이 안엔 빵이 들어가 있었다.

종류는 다양했다.

양은 나무 통의 3분의 1 정도로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다.

생김새는 뭔가 고급진 느낌이 나는 빵들이었다.


'이것도 그 현장에서 챙겨 온 건가?'


알 수는 없지만 여태껏 빵을 먹은 적은 없었으니 아마 맞는 것 같다.

샹들레가 정말 포대에 이것저것 다양하게 종류별로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적당히 챙겨 온 모양이다.

난 빵 2개를 꺼내서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나서 식사를 시작했다.

빵을 먹다 보니 목이 말랐다. 그래서 샹들레가 말한 대로 우유도 꺼내서 따라 마셨다.

우유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이 우유도 고급진 느낌이 났다.

난 피식했다.

설마 이런 곳에서 이런 고급진 느낌의 음식을 먹게 될 줄은 몰라서 그렇다.

난 오전 식사는 이런 식으로 간단히 끝냈다.


......


이번에는 엔비가 말을 몰았다.

샹들레는 지금 짐칸 안에 들어가서 쉬고 있다.

난 짐칸 안에만 있기 따분해서 엔비 옆 자리에 앉아있다.

난 주위를 둘러봤다.

날씨는 덥고 푹푹 찌고 땅바닥은 달아올라서 이글이글거리는 중이다.

난 어서 이 시간이 일찍 흘러 지나가고 도시에 도착했으면 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기운이 없다.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나른했다.


"졸리면 자..."


엔비가 내게 권했다.


"졸리지는 않아..."


그 대답을 끝으로 눈이 스르르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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