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아이템 자판기로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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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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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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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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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변환 철 곡괭이

DUMMY

6화. 변환 철 곡괭이



버스의 뒤 출입문이 열리자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따사로운 햇빛이 내 몸을 비췄다.


그 앞에는 새벽부터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템 뽑는 시간 때문에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길 잘했다.


늦지 않게 잘 도착했다.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 안전 장비를 착용하였다.


‘여기도 이제 마지막이겠네.’


보육원을 나가자마자 노가다 판에 뛰어들었다.


쥐뿔도 가진 것 없는 내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돈을 확실하게 많이 벌 수 있는 일이었으며 경력을 크게 따지지 않았으니까.


그게 벌써 6년 전이다.


시간 참 빠르다.


평생 노가다나 전전할 줄 알았는데 내게도 빛이 올 줄이야.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익숙한 얼굴이 튀어나왔다.


“찬영이 왔냐? 오늘은 빨리 왔네?”

“어제 일찍 잤더니 눈이 일찍 떠져서요.”


노가다하면서 친해진 아저씨다.


나이 차이는 있어도 형 동생 하는 사이.


평소에는 축 처진 형님의 얼굴이 지나칠 정도로 밝다.


새벽 일이면 항상 저기압이었는데 뭘 잘못 드셨나?


“뭐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계속 웃다가 입꼬리 하늘로 승천하겠습니다.”

“흐흐. 그래 보이냐? 이게 티가 안 날 수가 없나 보네. 나 아이 갖고 싶다고 말한 거 혹시 기억나냐?”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술 한잔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나랑 부인 닮은 아이 낳고 싶다는 거였으니까.


듣는다고 귀가 나가버릴 뻔했지.


하지만 원한다고 될 수는 없었다.


“불임 있으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것 때문에 1년 동안 노력해도 안 됐다고 했잖아요.”


형님의 부인께서 몸이 좋지 않았다.


아프거나, 병이 있거나 그런 게 아니다.


몸 자체가 빈약한 편이었다.


그 때문에 먹는 한약도 있을 정도니까.


노력해도 생기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들어 한숨도 늘어난 거로 아는데.


“설마? 생기셨어요?”

“그저께 밤에 하도 속이 안 좋다고 해서 응급실로 갔는데 의사가 산부인과를 가보라네? 검사해봤더니 임신 4주차라더라고.”

“진짜요? 축하해요. 당분간 술 못 드시겠네요.”

“나 혼자 좋다고 술 마셔댈 수는 없지. 당분간은 집에도 빨리 들어가야 해. 워낙 몸이 빈약해서 초기부터 잘 관리해줘야 하거든.”


도저히 사라지지 않은 미소가 이해된다.


“그보다 너 살 빠진 것 같다? 얼굴이 날렵해졌어. 군살도 빠진 것 같고.”

“요새 하도 살이 쪄서 다이어트했거든요. 티 나니 한 보람이 있네요.”


나만 느끼는 게 아닌 듯하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효과 한번 끝내준다.


어차피 말할 거 나도 말하기로 했다.


숨길 비밀 같은 것도 아니니까.


“아, 저 이제 안 나올 것 같아요.”

“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

“운 좋게 각성됐거든요. 능력도 괜찮아서 알바나, 노가다 안 뛰어도 될 것 같아서요.”

“진짜 잘됐다! 이거 오늘 술 한잔해야겠는데?”

“오늘은 형수님한테 가세요. 시간 날 때 한잔하면 되죠.”


그렇게 이야기를 이어가 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다.


안 늦으려고 빨리 왔는데 늦을 수는 없지.


빠르게 안전 장비를 착용하며 일을 시작했다.


벽돌 수십 개를 한껏 등에 짊어지며 20층이 넘어가는 건물을 올랐다.


베테랑이어도 40~50kg이나 되는 벽돌을 든 채로 오르락내리락 반복해야 한다.


2번이면 지쳐 쓰러지는 게 정상이다.


2번도 상당히 많은 편.


보통은 중간중간 쉬어주며 겨우 벽돌 한 번 나른다.


이게 체력, 근력만 좋아서 쉽게 되는 게 아니다.


들고 올라가는데 요령이 필요했다.


막 하다가는 어디 하나 다치기 마련.


‘땀밖에 안 흘리네? 그 외에는 멀쩡한데?’


딱히 숨이 차지도 않았다.


40kg의 무게를 달고 걸었을 때는 몰랐는데 빠진 살처럼 티가 확 난다.


0.1 ~ 0.4 올린 게 이 정도인데 더 올리면 얼마나 될지.


속도를 올렸다.


벽돌들을 짊어졌는데도 몸은 마력이 담긴 모래주머니를 착용할 때보다 가벼웠다.


지금쯤이면 떨려야 할 다리가 멀쩡히 몸을 지탱해준다.


오히려 활력이 돌았다.


모래주머니를 착용하고 할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무리다.


여기서 40kg을 더 얹는다면 나라도 움직이지 못할 거다.


내 몸을 하나 더 들고 다니는 꼴이니까.


집에 두고 왔기도 하고.


무아지경에 빠져 계속해서 벽돌을 날아올랐다.


한 번 왔다 갔다 하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최소한의 달성 목표인 5번은 진작에 넘어선 지 오래.


2배를 해도 멀쩡해서 형님 것도 나눠서 도와줬다.


“허억! 각성했다더니 체력 엄청나네. 안 힘드냐?”

“이제야 숨이 차네요.”


괴물 보듯 날 쳐다봤다.


수십 년을 벽돌만 옮기는 인부, 운동선수들도 불가능한 행위를 각성한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된 내가 행하고 있다.


했다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부족하네.’


마력이 담긴 모래주머니를 착용했을 때는 걷기만 해도 힘든데 그런 게 없었다.


2시간 30분 만에 일이 전부 끝나도 이제 스트레칭 좀 한 느낌.


더 하고 싶어도 그 많던 벽돌이 싹 사라졌다.


내가 더 할 일거리도 없고.


‘집에 가서 운동이나 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기 전에 책임자한테 그만둔다고 말은 하고 가야지.


“형님은 어떻게 할 거예요?”

“읏차. 나도 가야지. 네 덕분에 빨리 끝났으니까 오늘은 푹 쉬고.”

“좀 널널해지시면 연락해요.”

“그래. 잘 가라. 난 좀 쉬다가 갈란다. 이게 나이를 먹으니까 다시 움직이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더라고.”


힘들지는 않았어도 격렬하게 움직여서 온몸이 땀으로 범벅됐다.


점점 식어가니 끈적거림이 배는 짙어진다.


짐을 챙겨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을 때였다.


쿠쿠쿵!


“....갑자기 뭐야?”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거칠게 흔들리는 지반에 놀라 멈췄다.


바로 앞에 펼쳐지는 모습에 눈이 잘못된 줄 알았다.


20층이 넘어가는 건물 바로 옆 타워크레인이 넘어지고 있었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쾅!


귀를 앗아갈 듯한 굉음과 함께 자욱한 먼지를 일으켰다.


난 진작에 공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피할 수 있었지만, 한참 일하던 중인 인부들은 달랐다.


떨어진 타워크레인이 그대로 덮쳤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이게 갑자기 뭔 일인가?


전문가는 아니라서 잘 몰라도 책임자가 직접 안전 관리를 해서 쉽게 무너질 게 아닐 텐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6년 동안 별일 없이 잘 가나 했는데. 마지막에 큰 사고가 나 버리네.’


하필 무너져도 내가 있었던 쪽. 그러니까 형님이 있는 곳으로 무너졌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먼지 때문에 자세히는 몰라도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인부들의 앓는 소리에 사고가 크게 났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안전 장비를 착용했어도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다.


최소한의 안전을 예방하는 것뿐이다.


방탄복 입었다고 포탄까지 막을 수 없는 법이니까.


“씨발?! 갑자기 뭐야?”

“타워크레인이 무너졌어! 더 무너지기 전에 어서 피해!”


공사장에서 사고가 나면 한 번만 일어나는 법은 없다.


타워크레인이 무너지면서 건물까지 건드렸다.


무조건 2차 피해가 발생할 거다.


당장 공사장 자체를 나와야 하지만, 쉽게 발이 떼지지 않았다.


‘형님을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잖아.’


친한 형 동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힘들 때면 같이 술 한잔하고, 형수님은 가끔 반찬도 만들어줬다.


혼자 사는 고아 자취생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


위험하다고 이대로 보낼 수는 없었다.


“이찬영! 미쳤어?! 거길 왜 들어가?! 죽고 싶어 환장했냐?!”


날 아는 인부들이 붙잡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상관없다.


떨쳐냈다.


마냥 감정에 따르고 한 행동은 아니다.


때마침 상황에 딱 맞는 아이템이 있었으니까.


“곡괭이 쓸 때가 나왔네. 집에 가서 써야 하나 했었는데.”


가방을 열어 변환 철 곡괭이와 응급 처치 물약을 꺼냈다.


“곡괭이, 물약? 이게 다 뭐야? 그거 들고 들어가려고?”

“위험하다니까! 어서 나와!”

“괜찮습니다. 빨리 119나 불러주세요.”


자욱하게 피어나는 먼지 속으로 달렸다.


천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부서진 잔해 때문에 위험한 것도 있는데 먼지가 공기 속에 날아다니니 숨쉬기가 힘들다.


실눈을 떠도 먼지가 계속 들어와 시야가 잘 안 보이고.


그래도 공사장 짬빱이 있는지 버틸만했다.


방향을 찾아 빠르게 나아갔다.


먼지가 점차 가라앉자 주변도 잘 보인다.


도착은 금방이었는데 바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게 다 무너졌다고?”


건물 입구 무너진 크레인과 잔해들로 꽉 막혔다.


사람의 힘으로는 옮길 수 있어도 수십 일이 걸린다.


중장비를 쓰면 빠르긴 하는 데 지금 상황에서 그게 될 리가 없지.


대신 물약을 주머니에 넣고, 양손에 곡괭이를 쥐었다.


아이템의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힘이 난다.”


첫 번째 효과인 ‘활력이 미미하게 상승한다’인 듯하다.


조금 줄어들었던 체력이 채워졌다.


그대로 곡괭이를 휘둘렀다.


깡!


불똥이 튀며 손이 얼얼했다.


콘크리트와 철이라 곡괭이로 몇 번을 휘두르든 당연히 부서질 리가 없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부수는 게 아니다.


“....된 건가?”


콘크리트 잔해가 정사각형 블록으로 변했다.


변한 건 모양만이 다가 아니었다.


두 손으로 들어도 쉽게 들리지 않던 콘크리트 잔해가 스티로폼처럼 가볍게 들린다.


강도는 여전해도 무게가 변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반복이었다.


휘두르고, 정사각형 블록으로 만든 잔해를 옮긴다.


잔해들로 꽉 막혔던 입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허허. 노가다만 하다가 뒤지게 생겼구.... 어? 거 누구쇼?”

“다들 나오세요! 구하러 왔습니다!”

“꿈 아니지? 이거 진짜 맞지? 늙다 보니 이상한 게 막 보이네.”

“맞으니까 빨리 나오세요! 언제 또 무너질지 모릅니다!”

“지, 진짜였어?”


건물 안 헐떡이는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타워크레인이 건물과 부딪쳐서 무너져내린 것 치고는 대부분 상태는 괜찮은 편이었다.


긁히고, 멍만 조금 들었을 뿐이지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멀쩡했다.


자세한 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잘 움직이는 것 보니 큰 문제는 없을 거다.


입구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내고 더 깊숙하게 들어갔다.


숨 좀 고른다고 아직 거기 있을 터.


“형님!”

“아이고.... 찬영아. 위험한데 뭐 하러 들어왔냐?”


정답이었다.


나랑 같이 벽돌을 나르던 그 장소 그대로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쓸어내렸다.


다시는 못 볼 줄 알고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터질 뻔했다.


이제 좀 한숨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다가가려는데 상태가 이상하다.


철근 하나가 어깨에 반쯤 들어가 박혀 있었으며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져 왼쪽 다리를 짓누르고 있었다.


입에는 피각 주르륵 흘러내려 왔으며 안색은 창백하게 변해갔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을 시간 없었다.


“그쪽에서 들어주세요. 예. 거기요. 하나둘 셋!”

“크흡!”


인부의 도움을 받아 형님부터 밖으로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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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천경태 +3 24.09.16 1,998 60 11쪽
21 21화. 마력의 밀로 만든 크림 파스타 +4 24.09.15 2,182 58 11쪽
20 20화. 행운 증가 +3 24.09.14 2,341 64 11쪽
19 19화. 영물 +6 24.09.12 2,557 72 11쪽
18 18화. 천상의 맛을 내는 MSG +4 24.09.10 2,670 67 12쪽
17 17화. 능력치 렌즈 +4 24.09.09 2,754 77 11쪽
16 16화. 능력치 수치 +7 24.09.07 2,879 72 11쪽
15 15화. 부가적인 효과 +6 24.09.06 2,973 76 11쪽
14 14화. 보스 몬스터 +3 24.09.05 2,988 75 11쪽
13 13화. 자동 공격 도검 +6 24.09.04 3,118 76 12쪽
12 12화. 게이트 브레이크 +6 24.09.03 3,221 78 11쪽
11 11화. 5,000만 코인 +4 24.09.02 3,266 73 12쪽
10 10화. 숨겨진 효과 +11 24.08.31 3,329 85 11쪽
9 9화. 회복의 정수기 +5 24.08.30 3,417 76 11쪽
8 8화. 병원 +14 24.08.28 3,537 78 11쪽
7 7화. 응급 처치 물약 +5 24.08.27 3,595 85 11쪽
» 6화. 변환 철 곡괭이 +3 24.08.25 3,796 84 11쪽
5 5화. 초콜릿 복근 +5 24.08.23 3,911 86 12쪽
4 4화. 마력이 담긴 모래주머니 +6 24.08.22 3,953 90 11쪽
3 3화. 경매 +5 24.08.21 4,069 87 11쪽
2 2화. 간편 수리 망치 +2 24.08.20 4,250 84 12쪽
1 1화. 각성 +7 24.08.20 4,807 9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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