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맛.
뚝.
뚝.
뚝.
"!"
"아씨 더럽게..."
"나한테 떨어졌잖아!!"
더운 여름.
땀을 뻘뻘 흘리는 녀석.
아이스크림 자판기 앞에서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는 중이다.
"언제까지 고를거야... 도대체."
툭.
툭.
툭.
비슷한 리듬으로 키우는 인내심.
"야. 그 정도면 안에 있던 아이스크림도 다 녹았겠다!"
찌릿.
"조금만 조용히 좀 해주시죠!"
깨갱.
"진짜 조금만 더 고민하면 되니까."
...
....
.....
"..."
어지간히 답답한지 걸음을 옮긴다.
"너 나와 그냥."
확.
"!!"
쿵!!
달그락.
뚜르르륵.
툭.
...
"..."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띠리리릭.
돌아가는 도박장의 기계처럼
랜덤으로 떨어진 아이스크림.
"그러게 빨리 결정했어야지."
쓰윽.
시선을 자판기 입구로 내리며.
"체리 맛이네. 잘됐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맛이거든."
그렇게 유유히 사라진다.
"..."
"으아아아아아!! 진짜!"
"저 체리 알레르기 있다고요!!!!!"
소리치며 흔들린
빨간색 루비 목걸이.
흠칫.
"아;;; 그래?"
"..."
"!!"
"지금 어딜..?"
빠르게 사라지는 그녀의 그림자로는
여전히 녹고 있는 체리 맛 아이스크림을
위로할 순 없었다.
"왜 도망가시는 거냐고요!!!!!"
"이...이..!!"
질끈.
"야!!!"
...
"하하."
뒷짐을 진다.
그것도 머리로.
어쩔 수 없는 기분이
가벼운 건 누구의 탓인가.
"으으..."
이것은 역시 기분의 기분.
누구나 하고
누구나 다르고
나 역시 모른 것.
"..."
그 여유를.
평생.
"이제 들어가자."
저주하며 살아야겠어.
- 작가의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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