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과일.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말싸움 도중 처음 들어본 반말.
...
그저 한 페이지로 사라진 사람.
언제나 그렇듯
다시 채워져 있었다.
"아리스. 너..."
우지직.
신경 줄 하나가 끊어지고
덕분에 한쪽 눈을 올릴 수 있었어.
그저 이름을 부르고
얼마나 대단한 말을 할지
귀를 기울이는 게.
나이 먹은 사람이 되는 기분.
"이 모든 걸 당연히 여기는 게..."
...
"그러는 게..."
"정말...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라고요."
같은 모습.
역시나 같은 결과.
어겼어야 했었는데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돼버렸어.
다항식처럼 중요한 일.
그리고
함수처럼 재미없는 삶.
나 역시
다를 게 없었다.
"..."
아일의 차가운 눈빛에
고갤 숙인 아리스.
어느덧 눈을 놓치고
서서히 다가오는 아일.
"우리의 고민이 의미가 있을까."
가볍게.
그러나 진심을.
"또는 생각이."
"..."
"또는 행동이."
"..."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인정 못 한다며 표정으로 말하던 놈들에게
당당하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길.
"..."
바램 또한 지웠다.
모든 걸 지우다 뚫려버린 심장.
이젠 더 이상
그 어떤 맛도 느껴지지 않아.
"후..."
철학자를 동료로 둔 것도
여간 힘든 일은 아니겠지.
단순한 머리가
유리하다는 가설에
원시인들은 총을 들고 날뛰었어.
"이제... 돌아가죠..."
위로하지 않아.
난 엄마가 아니니까.
그런 어리광을 눈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래."
잊는 것뿐이었다.
"..."
이젠 확실히 알 거 같아.
술에 담가지는 기분을
그리고
사냥꾼에겐 죄책감 따위 없다는걸.
작은 상자.
...
멈칫.
"너."
"?"
"아이스크림 좋아해?"
덩어리로 나눠진
동료를 보며 알아야 했다.
- 작가의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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