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두동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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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네
그림/삽화
신가네
작품등록일 :
2024.08.22 13:06
최근연재일 :
2024.09.13 10:52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23
추천수 :
31
글자수 :
87,111

작성
24.09.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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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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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재회(再會)

DUMMY

#29 / 재회


여전히 짙은 안개 구름이 가득한 금정산 경계를 따라 걷는 건호, 서너 걸음 앞서 화영이 길을 안내 한다.


“얼마나 가야 해요?”


옆구리 통증에 걷는 게 힘든 듯 건호는 식은 땀을 흘린다.


“요~ 앞 사배고개만 넘으면 바로 청련암 이오. 거의 다 왔소. 허~ 이런 안개는 처음 이오. 앞이 보이질 않으니.”


굵은 나무 작대기를 땅에 집으며 올라가는 화영 또한 힘겨워 보인다.


“그런데 진짜 도깨비는 아니오? 그 쪽이 가지고 있는 물건 들은 듣도 보도 못한 거라 신기해서 말이오! 아님 혹시 서역에서 왔소? 내 아비가 중원에서 건너와 진기한 물건에 대해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런 물건은 처음 보오.”


“아.. 그래요? 내 이따가 더 진기한 물건을 많이 보여 주겠소~“

화영의 말투를 따라 하는 건호는 어이 없는지 웃음이 난다.


“정말이오? 하하.. 그럼 빨리 갑시다!”


건호의 실없는 농담에 반색하며 걸음을 재촉 하는 화영. 사배고개를 넘은 지 10여분이 지난 시간 안개 구름 사이로 청련암 지붕의 용마루가 희미하게 보인다.


“이제 다 왔소. 청련암 아래 길로 내려가면 바로 범어사요.”


상기된 목소리의 화영을 바로 보는 건호.


“늦었지만 고마워요 화영씨. 그런데 가는 곳이 어디라고 했죠? 가는 길까지 태워 줄게요.”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태워 주다니.. 거. 됐소! 내 이래 봬도 한 걸음에 오십리는 거뜬 하오. 하하.. 일단 동래현으로 가야 하는데 내 어미가 게 있소.”

“동래? 기상청 근천데.. 같이 갑시다. 우리도 거기로 가야 해서.”


건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화영.

“도통 못 알아들을 소리만 하는 구려.. 뭐.. 그러시오.”


건호의 양 어깨를 뒤에서 잡는 화영 건호 등에 업히려고 한다.



“뭐.. 뭐 하는 겁니까?”

“아니.. 방금 태워 준다고 했잖소~”

“나 원..참.. 내 말은.. 아 됐네..”


서둘러 앞서는 건호, 화영이 궁시렁 거리며 따라 온다.

설법전을 지나 박물관 앞을 지날 무렵 아래 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선배! 건호 선배!”

“건호야! 야. 임마!”

소현과 재욱이 건호를 보며 뛰어 온다.


“선배! 난 선배가 죽은 줄만 알았어요. 엉~엉~”

“야! 임마! 잘못된 줄 알고 내가 얼마나 걱정 했는지 알아? 너 죽었으면 내가 진짜 너 죽일려고 했어 임마!”


흥분한 재욱과 울고 있는 소현이 건호를 얼싸 안는다.

“아! 아퍼~ 껴 안지마! 왜이래 새삼스럽게..”


재욱과 소현의 얼굴을 밀어내는 건호. 싫지 않은 듯 웃는다.

놀란 표정으로 세 사람을 바라보는 화영.


“오~ 그 쪽 같은 사람들이 또 있네.”


화영의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재욱과 소현, 재욱은 화영을 찬찬히 훑어본다.


“허허.. 옛 것을 몸으로 실천 하는 젊은일세.”

“말 하자면 긴데, 날 구해준 친구야. 일단 가자. 지금 몸이 말이 아니야.”


건호를 부축한 재욱과 소현이 아래 길로 내려가자 천천히 뒤따르는 화영, 잠시 후 주차장에 다다르자 소리를 지른다.


“어? 어! 이게 다~ 뭐.. 뭐요?”

화영의 소리에 소현과 재욱이 깜짝 놀란다.


“아~깜짝이야! 이 친구 왜 이래?”

“응.. 좀 적응 해야 할 거야.”


재욱의 SUV 앞에서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뜬 화영이 제자리에서 움직이질 못 한다.



“자~ 타요! 내가 태워 준다고 했죠?”

건호가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뒤로 나자빠지는 화영.

“어.. 어~”

말을 잇지 못한 채 SUV만 손으로 가리킨다.


“선배! 이 사람 정상이 아닌 것 같은데, 선배 구해준 것 맞아요?”

소현 역시 이상한 사람을 보 듯 화영을 쳐다 본다.


“맞아. 저 친구 아니었으면 진짜 죽었을 지도 몰라.”


엉겁결에 뒷자석에 앉게 된 화영, 두리번거리며 여기저기 만져 본다.

“오~ 이렇게 신기한 철가마는 처음 보오~ 말 없이 가는 가마라니.. 빠르기가 마치 천리마 같소!”

“선배! 이 사람 뭐라는 거예요? 아무리 봐도 어디 안 좋은 것 같은데.”

옆에 앉은 화영을 보며 어이 없어 한다.


“동래구청 근처에 먼저 가야 할 것 같아. 저 친구 집이 그쪽이라.”

“동래구청? 기상청 근처니까 가깝네.”


운전하고 있는 재욱의 뒷모습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화영,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본다.


“어? 뭣이요? 여기가?..”


산길 아래 도로로 진입한 재욱의 차는 어느새 드문 드문 보이는 아파트와 건물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잠깐! 잠깐만.. 이 보시오! 멈추시오!”

화영이 소리치며 부술 듯이 차창을 두드리자 놀란 재욱의 발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끼~~익!”



급정거하는 재욱의 SUV.


“아이 놀래라! 뭐야? 이 친구!”


양손을 차장에 대고 넋을 잃은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는 화영은 문을 열어보려 하지만 열리지 않는다. 차에서 내린 건호가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힘 없이 내리는 화영.길게 뻗은 아스팔트 도로 위로 높게 쏟은 건물들과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들, 알 수 없는 글씨로 쓰여진 표지판.


모든 것이 낯선 부산 시내의 모습에 화영은 얼어 버린 듯 서 있다.





#30 / 동래


“선배님. 건호 선배는 아직 인가요?”


기상 관측 자료를 보는 재욱에게 다가오는 소현.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본다.


“응. 병원 간지 한 참인데 곧 오겠지. 아! 그 친구는 뭐 하고 있어?”

“음.. 그게.. 오후 내내 옥상에서 밖에만 쳐다 봐요. 말 한마디 없이.”

“내 생각에는 말이야.. 그 친구 진짜 조선 시대에서 온 것 같아. 그 왜 있잖아. 시간 여행자 같은..”

“선배님. 농담을 너무 진지 하게 하시네요. 하하..”

“아니! 그 친구 말투나 행동이 너무 꾸밈없이 정직해! 꼭 나를 보는 것처럼. 하하하..”


목캔디 하나를 집으며 입안으로 넣는 재욱. 너털웃음을 짓는다.

“아 네.. 암요.. 하하.”


옥상에서 바라보는 노을 진 하늘은 이틀 전 양산에서 바라본 하늘과 닮아 있다. 다만 난생 처음 보는 건물들과 자로 잰 듯 반듯한 도로, 그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빼고는...

어디서부터 이 요상한 세상으로 들어 온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화영,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은 결국 건호에게 닿아 있다.


“계속 여기 있었어요?”

양손에 뭔가를 잔뜩 든 건호가 옥상 위로 올라 온다.


“여긴 내가 아는 동래현이 아니오. 여기가 대체 어디요? 날 어디로 데려온 것이요?”



화영의 불안한 눈빛은 그대로 건호에게 느껴진다.


“화영씨가 살던 곳 얘기해 봐요. 어떤 곳인지..”

“내가 계속 말했잖소! 경상부 동래현이라고! 동래 읍성이 내가 사는 곳이오!”


가만히 화영의 말을 듣던 건호는 손을 들어 한 곳을 가리킨다.

“저기~ 저 산 보이죠? 저 산이 마안산 이예요. 동래 읍성이 있는.”


건호의 손끝을 따라 노을 진 산을 바라보는 화영.

“그럴 리 없소! 내가 사는 동래 읍성에는 이런 기괴한 건물들이 없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영씨와 내가 서로 진실이라 믿고 있는 게 사실 이라면 제자리를 찾아야만 해요. 그러니까.. 서로 도웁시다. 어때요?”


건호의 말에 화영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다.


“난 그쪽이 도깨비라 생각 했소. 금정산에서 도깨비에 홀려 도깨비 마을까지 끌려들어와 있다는 생각에 무서워 죽을 것 만 같았소. 진짜 사람 맞으오?”


화영의 엉뚱한 질문에 웃음을 참기 힘든 건호.

“내가 어딜 봐서 도깨비 같다는 거요? 이리 잘난 도깨비 본적 있소? 하하..”



건호의 농담은 화영의 마음을 한결 놓이게 만든다.


“배 안고파요? 국밥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맛있는 음식이 있어요. 이번엔 내가 살 테니 저녁 먹으러 갑시다.”

“그렇지 않아도 허기 가져 무서운 게 쏙 들어갔소.”

“아~ 그리고 내가 한참 형인 것 같은데 그냥 형으로 부르지. 그쪽 그쪽 하니까 듣는 그쪽이 영~ 아니네.”

“그럼.. 그럽시다. 형님.. 화영이라 부르시오.”


한 결 밝아진 표정으로 건호를 향해 웃는 화영, 건호의 손에 들린 상자를 빤히 바라 본다.



“헌데 그것은 무엇이요?”


상자를 열어보는 건호.

“짚신이 맘에 걸려 하나 샀네. 내 발 사이즈와 비슷한 것 같은데 한번 신어봐.”


상자 안 운동화를 꺼내 화영의 발 아래 내려 놓는다.


“오~ 내 평생 이리 가볍고 푹신한 가죽신은 처음이오! 이걸 신으면 100리도 거뜬 하겠소. 고맙소 형님. 하하..”


자신의 발에 딱 맞는 운동화가 신기한 화영은 제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어보며 아이처럼 좋아한다.





#31 / TFT


강형백 사령관을 중심으로 최영휘 부시장, 서은규 경찰청장등이 TFT에 구성된 팀원들의 소개를 받고 있다. 소개가 끝나자 회의실 중앙으로 자리를 옮긴 최 부시장.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쩌면 부산시뿐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운명이 여러분들에게로부터 시작 될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여기에 모인 여러분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거라 생각 됩니다. 군, 경, 관 개별적인 팀이 아닌 하나의 원 팀으로 임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최 부시장이 팀원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뒤이어 벽면 스크린에 뜨는 부산시 지도와 함께 부산경찰청 정보과 소속 한광수 경정이 자리에 일어선다.


“앞에 보이는 지도는 현재 부산시내 모든 외곽도로 및 경계지 통제상황 입니다. 서쪽으로는 낙동강 대교, 북쪽으로는 외곽순환도로, 동쪽으로 해운대IC가 태풍으로 인해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고 아시다시피 외부지역과의 통신 및 연락은 불가능한 상태 입니다. 수색 작전을 위해서는 태풍 경계지역의 진입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 우선인데 아직까지는 안전상으로 인해 대기 중입니다.”


“무인기나 드론 같은 비행체를 활용하는 것은 어떤가요?”

브리핑을 듣던 최 부시장이 질문을 한다.


“무인기는 김해나 포항 비행장에 있어 현재로선 활용하지 못하고 드론 같은 경우 조종 주파수 대역이 짧아 통제선 바깥으로 날릴 경우 조종 불가 합니다.”

“그럼 사람이 직접 진입 하는 방법 밖에는 없나요? “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브리핑을 듣고 있던 강형백 사령관이 불쑥 자리에서 일어선다.


“우리 군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해 왔습니다. 이번 수색 작전은 해군 특수전단에서 준비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령관님! 경계지역 태풍의 풍속이 어떤지는 아무도 예상 못합니다. 더구나 우리 해군 최정예 장병들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사지로 몰아 넣을 순 없습니다.”


강 사령관의 독자적인 계획에 제동을 거는 최 부시장.


“부시장님. 이런 작전은 오직 군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UDT/SEAL팀은 이런 특수한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해온 부대 입니다.”


강 사령관의 대답에 생각에 잠긴 최 부시장, 잠시 후 입을 연다.


“사령관님. 우선 기상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건 어떨까요? 기상 전문가들의 의견도 불분명 하다면 그때 해군 특수전단을 투입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만..”

최 부시장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강 사령관, 고개를 끄덕이며 의견에 동의 한다.


“알겠습니다. 생각하신 기상 전문가가 있습니까?”

“네.”


조용히 비서관을 부르는 최 부시장.


“기상청에 연락하세요. 지금 바로 해군 작전사령부로 와 달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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