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두동래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신가네
그림/삽화
신가네
작품등록일 :
2024.08.22 13:06
최근연재일 :
2024.09.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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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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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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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호출(呼出)

DUMMY

#32 / 호출



“금정산 고당봉에서 관측한 자료를 포함한 부산 4곳의 관측값의 평균 데이터야.”


노트북 모니터를 보여주자 재욱은 안경을 고쳐 쓰며 자세히 들여다 본다.


“관측값도 알겠고 네가 말한 대로 태풍 외곽 지역의 풍속이 보는 것과 다르게 연평균 속도와 비슷하다면 어떻게 장막 같은 구름이 생길 수 있는 거지?”

“글쎄 보이는 현상의 실체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내가 체험 한 바로는 이건 태풍이 아니야. 금정산을 둘러싼 장막 같은 구름이 마치 허상처럼 느껴졌을 정도였어.”


건호의 대답에 머리를 긁적이는 재욱, 또 하나의 궁금증이 떠오른다.



“건호야. 네가 금정산 아래로 떨어졌을 때 산 바깥쪽은 전혀 다른 풍경이라고 했지?”

“음 그게.. 그냥 일반적인 산속이나 시골 같은 느낌이 아니고 뭔가 이질 적인 느낌?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렇고 진짜 조선시대 사람들 같았어. 화영이를 봐도..”


건호의 말을 듣던 재욱은 상황실 안을 이리저리 구경하는 화영을 유심히 쳐다본다.



“저 친구 네가 볼 땐 어때? 겉으론 정상으로 보이는데 하는 말을 영~ 믿을 수 있어야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소현에게 뭔가를 물어보는 화영, 건호의 시선도 화영에게 머문다.


“저 친구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거짓으로 느껴지지는 않아.”


화영은 소현의 스마트폰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살펴보며 감탄하고 있다.


“띠리리~띠리리~”



시끄럽게 책상 위에서 울리는 전화기, 화영이 입을 크게 벌리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


“네. 관측과 김재욱 입니다. 아. 넵 청장님! 네? 지금이요? 네.. 알겠습니다.”



미간을 찌푸리며 놀라는 재욱, 전화기를 내려 놓으며 건호를 바라본다.


“우리 지금 해작사에 들어 가야겠다.”

“우리?”

“응. 우리.. 부시장님이 우리를 찾는다는데..”

“해작사.. 라면 해군작전사령부?”

“응. 거기.. 근데 부시장이 왜 거기서 우리를 부르냐? 뭔가 찜찜한데..”



궁시렁 대는 재욱을 보며 주섬주섬 노트북을 챙기는 건호.


“형! 일어서.. 할 일 해야지!”


건호는 소현과 화영을 바라본다.


“소현아. 이 친구 좀 데리고 있어 잠시 갔다 올게.”

“넵. 선배.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형님. 걱정 말고 다녀오시오~ 내 얌전히 있을 테니. 여긴 진기한 것 투성 이오. 하하.. “





#33 / 제안



군인의 안내를 받아 해군 작전사령부 회의실로 들어서는 재욱과 건호.

회의실 안 제복을 입은 영관급 군인들과 경찰들, 긴 테이블에 앉아있는 많은 시선에서 위압감이 느껴진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최영휘 부시장이 둘을 반갑게 맞이 한다.


“어서 오세요. 김재욱 과장님, 그리고 이교수님..”

“아.. 안녕하십니까? 부시장님.”


재욱의 인사를 뒤로 건호가 고개를 숙인다. 회의실 안의 모든 시선이 재욱과 건호에게 쏠리자 자리에 일어서며 소개하는 최 부시장.


“지금 오신 김재욱 과장님은 기상청 소속 관측 전문가 이시고 옆에 계신 이건호 교수님은 한국대학교 천문기상학부 연구원 이십니다.”

“갑자기 두 분을 모신 이유는 현재 태풍의 진행 상황 때문입니다. 최근 확인된 정보가 있는지 궁금 하네요.”


최 부시장의 질문에 재욱이 난감해 한다.



“아시는 바와 같이 본청과의 연락이 되질 않고 더욱이 통신망이 차단돼 기상 슈퍼컴퓨터의 관측 자료 또한 확인 할 수 없는 상황 입니다. 공식적인 관측 자료는 태풍 발생 관측 시작 후 8시간 자료가 전부 입니다. “


재욱의 설명을 듣던 강형백 사령관.

“결국 기상청에서도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소리군. 부시장님! 기존 작전대로 진행 해야겠습니다.”


“잠시만요!”


노트북을 꺼내며 일어서는 건호, 자신에게 쏠리는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노트북의 자료를 열어본다.


“기상청 슈퍼 컴퓨터의 관측 자료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태풍 상륙 다음날 08:00시부터 이튿날 10:00시까지 26시간 동안 부산의 동서남북 최고점 네 곳을 실측 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 여기 노트북을 모니터에 연결 할 수 있을까요?”


건호의 요청에 입구 쪽에 서 있던 군인이 모니터에 연결 하자 곧이어 회의실 벽면 대형 모니터에 관측자료가 나타난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태풍 「기루」의 부산 진입 직전 풍속, 풍압, 대기압력 등의 관측 그래프 입니다. 최대 풍속 80m/s, 중심기압 800hps로 역대 최고의 기록입니다.

다음은 태풍 진입 후 8~26시간 동안 부산의 장산, 태종대, 아미산, 그리고 금정산의 기상 관측 데이터 입니다. 네 곳의 평균 풍속은 4m/s 대기압은 1200hps로 일반적인 날씨의 대기 상태와 비슷합니다.”


“부산이 태풍의 눈 안에 있기 때문 아닙니까?”



건호의 설명을 유심히 듣고 있던 서은규 경찰청장이 질문 한다.


“현상으로 봐서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자료를 보시죠.”



금정산 고당봉 사진과 함께 관측 그래프가 대형 화면에 나타난다.


“이곳은 금정산 정상 입니다. 현재 태풍의 눈 외곽 지역으로 부산 진입직전 태풍의 눈 외곽은 최대 풍속 74m/s 중심기압 908hps로 작은 건물은 쓰러뜨릴 정도의 위력을 가진 강풍 이었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금정산 정상 역시 평균 풍속 5m/s 대기압 1205hps로 일반적인 대기 상태로 관측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점이 뭡니까?”

건호의 말을 끊으며 질문하는 강형백 사령관.


“실측한 자료를 분석 한 결과로는 부산지역의 태풍은 소멸 되었다고 보입니다.”


건호의 답변에 회의실 안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교수님의 관측이 맞는다면 부산 주위를 둘러싼 장막 같은 구름은 어떻게 된 거죠?”



최 부시장의 질문에 잠시 생각 하는 건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 하지 못했습니다만.. 저는 태풍의 잔상이라고 생각 합니다.”

“잔상 이라니요?”


건호의 대답에 의아한 듯 되묻는 최 부시장.


“이를테면 번개가 내리칠 때 실질적인 전기 에너지는 땅으로 맞닿아 있지만 사람의 눈에는 하늘에서 땅으로 연결되어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다만 그 잔상의 여운이 이처럼 오래도록 남는 것은 아직 물리적으로 설명이 안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태풍 속으로 들어가도 위험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관측된 자료를 토대로는.. 그렇습니다.”


건호의 설명에 고민 하는 최 부시장, 강형백 사령관이 나선다.



“교수님의 이론이 맞다고 한다면 내일 수색팀과 함께 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망설임 없는 건호의 대답에 재욱이 놀라며 만류 한다.

“이 교수!”


뭔가를 결심한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는 건호.



“저의 설명만으로 여러분들이 믿기 힘들 거라 생각 합니다. 저 또한 수색팀의 안전이 먼저라 생각 됩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 한 지원자만 수색에 참여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건호의 역 제안에 모두가 웅성거리며 서로를 쳐다본다.


“만일에 대비해 많은 인원 필요 없이 헬기를 이용해 외부지역 수색을 하는 건 어떨까요? 사령관님?”


부시장의 제안에 곰곰히 생각해 보는 강 사령관.



“좋습니다. 부시장님! 지금 사령부 부두에 정박해 있는 세종대왕함에는 작전 헬기가 상시 대기 중입니다. 수색작전은 내일 11:00시에 실시 하도록 하고 우리 군에서는 헬기 조종 지원자 1명을 참여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경찰에는 지원자가 있을까요?”

서은규 청장을 보며 최 부시장이 의견을 묻는다.


“저희도 오전 중을 지원자를 참여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서은규 청장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한광수 경정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경찰에서는 제가 참여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정보과에서 나서는 게 맞는것 같습니다.”

한경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서은규 청장.


“그럼.. 시에서는 제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최 부시장의 말에 회의실 안이 시끄러워 진다.


“부시장님! 안됩니다.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너무 위험 합니다!”

최 부시장의 의견에 강력히 만류 하는 안전실장.

“아닙니다. 저는 우리직원 누구에게도 지원 시킬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교수님의 관측을 믿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건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최 부시장. 건호는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34 / 풍백



“벽에 움직이는 그림들은 다 무엇이오?”


상황실 모니터에 기상구름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화영이 소현을 향해 묻는다.


“이건 대기 중 구름의 흐름을 보여 주는 건데.. 여기 우리나라 지도 보이죠?”

손끝으로 한반도를 가리키는 소현.


“오~~ 이게 조선이란 말이오? 그럼 요~ 아래 섬나라는 왜국 이겠구만.”

“하하.. 맞아요. 왜국.. 이 옆에는 중국 이에요. “


한참을 기상 모니터만 바라보는 화영.


“이곳은 세상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무릉도원 같소. 내 아직 실감이 안 나오.”

“화영씨. 어릴 적부터 동래에서 살았다고 했죠? 무슨 일을 했어요?”

“어릴 적 내 아비가 중원에서 신기한 물건들을 많이 가져와 보여주곤 했소. 재미로 그 물건들을 살펴보고 뜯어보기도 하다 보니 지금은 그게 업이 되어 농기구나 관청의 장병기 같은 물건 들을 고쳐 주곤 하오.”



“아~ AS 센터 기사님 이셨네.”

“그게 뭐요?”

“여기에도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하.. 그러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 하구만..”

“소현 낭자는 무슨 일을 하시오? 여기서는 아녀자들도 거리낌 없이 일을 하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오.”

“음.. 그러니까 별이나 하늘을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게 제 일이 예요.”



“아~ 그 조정에 *서운관 나리들이 하는 일인 게요? 그럼 낭자도 관리요?”

“하하.. 아니요. 아직은 그냥 연구하는 사람 이예요.”

“정말 대단한 일을 하는 것 아니오! 날씨를 미리 알아 맞춘다니.. 언제 비가 오는지, 날이 맑아지는지 알 수 있어도 세상을 다 얻겠소. 하하.. 그런데 날씨는 어떻게 미리 알 수 있는 것이오? 뭐 점을 치거나 제사를 지내거나 그런 것이오?”


화영의 질문에 어이 없다는 듯 웃는 소현.


“점 이요? 하하.. 그게 아니고 하늘 위에 떠 있는 기상위성 사진이나..”

“하늘? 오~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는 것이오? 어쩐지.”

“아니 라니깐! 그러니까.. 여러 관측소의 대기 관측 자료를 모아 분석 한 후 예측 하는 거예요. 공기의 온도나 압력, 속도, 방향 같은..“

“그런걸 알 수 있단 말이오? 대단 하오! 마치 단군조선의 *풍백 같소!”

“하하.. 그러네요~”



“재 작년 양산 동래 지역에 큰 가뭄이 들었었소. 일곱 달 동안 비 한 방울 오지 않아 농작물이 거의 말라 죽는 바람에 먹을게 없어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기도 했소. 이곳처럼 날씨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그리 굶어 죽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오.”


화영의 한숨 섞인 넋두리에 숙연해 진다.



“나랑 나갈래요? 어차피 건호 선배도 늦을 것 같은데 바깥 구경 해요.”

“그리해도 괜찮은 것이오? 엄연히 남녀가 유별 한데..”

“여기선 그리해도 되오!”



웃으며 화영이 말투를 따라 하는 소현.


“빨리 가요!”


화영의 등을 떠미는 소현이 상황실 문을 나선다.

유난히 파란 하늘, 산들거리는 바람에 맞춰 흔들리는 병꽃나무들이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는다.


“와 향기 좋다~ 5월 이라 그런지 미세먼지 하나 없네.”

“낭자도 꽃을 좋아하는걸 보니 영락 없는 여염집 처자 같소.”

“나도~ 여자랍니다~”

소현이 신난 듯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어딜 가는 것이오?”

“아! 건호 선배 부탁도 있고..”

화영을 위 아래로 훑어 보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아무래도 요즘 자기만의 개성이 유행 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우리 쇼핑 하러 가요!”

“무슨. 뭔.. 핑 이오?”

“따라 와요! “



*서운관: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기상관측 등을 관장하던 관청. 훗날 감상관.

*풍백: 환웅과 함께 인간세상에 내려온 바람을 일으키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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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화영 24.08.31 26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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