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두동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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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네
그림/삽화
신가네
작품등록일 :
2024.08.22 13:06
최근연재일 :
2024.09.13 10:52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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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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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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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습 (奇襲)

DUMMY

#37 / 기습


정오가 지난 해운대 백사장. 태풍이 지나간 이후 뒤바뀐 일상을 잊으려는 듯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부모와 함께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반려견과 원반 던지기를 하는 남자, 돗자리를 깔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낚시대를 세워둔 중년의 아저씨..


평소와 같이 여유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해변 도로를 걷던 소현과 화영, 모래사장으로 내려와 여유를 느껴 본다.


“해운대 와 봤어요?”

“뒤에 보이는 높은 건물을 빼면 바다가 보이는 이곳은 예전과 같소. 파란 하늘과 바다, 노란 모래..”


“휙~”


화영의 눈앞으로 둥근 원반이 날아가자 순식간에 점프하며 원반을 무는 보더콜리.


“아! 깜짝이야! 무슨 놈의 개가.. 저리 멀리 뛰오? 그러고 보니 여기 사람들은 개하고도 노나 보오.”


놀란 화영을 보며 소현은 소리 내 웃는다.


“하하. 거기 사람들은 개하고 안 놀아주나 보죠?”

“개는 말이오. 놀아주게 아니고 집을 지키거나 때 되면 먹거나..”

“아.. 예상에 어긋나지 않는 대답 이네요.”

“헌데 저~기 바다 위에 저건 뭐요? 물개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한 것이..”


화영이 가리키는 바다위로 시선을 향하는 소현, 검은색 서핑 수트를 입은 서퍼들이 파도를 기다리며 서핑 보드 위에 앉아 있다.


“오~ 멀리서 보니 정말 물개 같네요. 하하.. 저 사람들 바다 위에서 파도 타며 노는 거예요. 저기 보이죠? 파도 위에 서서 미끄러지는 사람!”

“거 참.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잘 놀까 궁리만 하나 보오.”

“그럼. 저 뒤 저 배도 타고 노는 게요? “

“어디?”

소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먼 바다를 바라 본다.


은빛 바다 하얀 보드 위에 앉아 파도를 기다리는 남자, 하얗게 부서져 오는 파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가볍게 넘기며 바다 쪽으로 시선이 향해 있다. 빠른 속도로 패들링을 하며 남자에게 다가오는 여자.


“너무 멀리 온 것 아냐?”

“오늘은 파도가 약해서 여기까지 나와야 해, 기다리면 좋은 게 올 거야.”


남자와 여자는 뜨거워진 햇살을 받으며 출렁이는 바다 위에 앉아 파도를 기다린다.


“온다!”


뒤쪽에서부터 모습을 보이는 파도의 일렁임, 만족 할만한 높이의 파고를 보자 재빨리 보드에 엎드린 남자. 힘찬 패들링과 함께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보드에서 일어서며 파도 안쪽을 타고 미끄러져 간다.


“와~”


남자의 모습을 보던 여자가 환호성을 지르자 신이 난 듯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남자.


“쉬~익!” “퍽!”


날카로운 쇳바람 소리가 뭔가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겹쳐 들리자 보드 위의 남자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파도 속으로 사라진 남자를 찾아 한참을 두리번거리는 여자. 순간 등 뒤로 느껴지는 커다란 그림자로 인해 고개를 돌리자 꽃 문양이 그려진 황토빛 돛의 거대한 붉은색 목선이 여자를 삼키듯 서서히 다가온다.


순간 연이은 쇳바람 소리와 함께 목선에서 쏘아 올린 검은 물체들이 순식간에 해변가로 날아간다. 해변 가까이 서핑보드에 앉아 있던 서퍼들, 둔탁한 소리와 함께하나 둘씩 앞으로 고꾸라지자 백사장의 많은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 치기 시작 한다.


“무슨 일이지?”


소란스러운 해변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소현. ‘쉬~익’하는 소리와 함께 소현의 발아래 긴 막대가 꽂힌다.


“왜구! 왜구요! 왜구들이 쳐 들어 왔소!”



화영이 소리치며 소현을 잡고 뛰기 시작 한다. 혼란스러운 듯 되 묻는 소현.


“왜구라니요? 무슨 말 이예요?”

“잠자코 빨리 뛰시오!”


소현은 다급한 화영의 목소리에 따라 뛰며 뒤를 돌아 본다. 해변가로 떠 밀려온 서퍼들은 등과 가슴에 화살이 꽂혀있고 부서지는 파도는 핏물에 섞여 붉게 물들어 있다.

팔에 화살이 꽂인 채 아이를 안고 뛰는 남자, 화살에 맞고 쓰러진 남자를 부여잡고 우는 여자, 낚시대를 든 채 멍하니 서 있는 중년의 아저씨.. 도망갈 곳을 찾아 무작정 뛰는 사람들로 백사장은 아비규환처럼 변해 가고 있다.


화영의 손에 이끌려 뛰어가던 소현이 멈춘다.


“왜 그러시오?”

“저기로 가요!”


해변도로 입구에 있는 파출소로 뛰어 들어가는 소현.

“헉. 헉.. 여기요! 밖에 지금 사람들이 죽어가요!”


파출소 안의 경찰관이 의아해 하며 묻는다.

“무슨 소린교? 어데 사람들이 죽는단 말입니까?”

“빨리! 빨리 나와서 밖을 봐요!”


소현의 외침에 엉거주춤 자리에 일어나 해변을 보는 경찰관.


“이. 이기.. 무슨 일 인교? 마! 봐라 강순경! 니 빨리 내 따라 온나!”

“박경장! 니는 퍼뜩 지원 요청 해라! 지금 사람들 죽어 나간다꼬! 알았나!”


해변으로 내려온 파출소장과 강 순경이 화살에 맞고 쓰러진 사람들을 살펴 본다.


“이기 무슨 일 입니까? 소장님! “

핏빛으로 물든 백사장을 보며 발걸음을 멈춰 버린 파출소장.


“저건 뭐꼬?”


황톳빛 돛을 단 붉은 누각선을 가운데로 검은색 이층의 목선들이 바다 위에 멈춰서 있고 칼과 창을 든 왜구들이 파도를 헤치며 해변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쓰려져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듯 다시 칼로 찌르는 왜구들, 파출소장은 그 광경에 경악 한다.


“소장님! 저 놈들 뭡니까? 훤한 대낮에 사람들을 죽이고!”


울먹이듯 소리치는 강 순경, 파출소장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낸다.


“강 순경! 니 실탄 장전 했나?”

“공포탄 밖에 없심다.”

“뭐라꼬! 니 빨리 뛰가 실탄 장전 하고 박 경장 데리고 온나! 무전기도 챙기고!”

“소장님은 예?”

“빨리 안가나! 뛰라 마!”

“네! 알겠심다!”


파출소장을 뒤로 뛰어가는 강 순경, 그 모습을 본 왜구 한 명이 칼을 어깨에 얹은 채 파출소장에게 다가 온다.


“니 게 안 서나! 움직이면 쏜다!”


38구경의 총구를 겨눈 채 왜구를 향해 소리치는 파출소장, 아랑곳 하지 않는 왜구는 바로 앞까지 다가 온다.


“탕!”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파출소장, 해운대 백사장에 커다랗게 울려 퍼진다.

권총소리에 놀란 듯 뒤로 주춤하는 왜구,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여기저기서 칼과 창을 든 왜구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이 노마 들이 미친기가! 니들 그 자리 안 서나?”

칼을 든 왜구가 달려 들자 재빨리 테이저건을 꺼내 발사하는 파출소장.


“아악!”


다리에 맞은 왜구가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진다. 뒤 이어 긴 환도를 든 왜구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 오자 뒷걸음질 치는 파출소장.


“뭐~ 이런 놈들이 다 있노!”


테이저건을 버리고 삼단봉을 꺼내든 파출소장은 달려오는 왜구의 긴 환도를 보자 맞설 의지보다 공포가 앞선다.

한치 앞까지 달려온 왜구의 환도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순간.


“탕! 탕!”


두발의 총성이 들려 온다.

고꾸라지는 왜구, 쓰러진 모래위로 시뻘건 핏물이 흘러 나온다.


“소장님! 빨리 뛰세요!”


왜구들을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는 박 경장이 다급히 소리친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파출소로 뛰어가는 소장, 순간 뒤에서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앞으로 구른다.


“소장님!” “탕! 탕!”


연이어 총을 쏘는 박 경장과 강 순경. 총에 맞은 왜구들이 하나 둘 쓰러지자 허벅지에 박힌 화살을 보며 숨을 고르는 파출소장.

“내는 못 걷겠다. 니들 빨리 안으로 들어가라! 여기 있음.. 다 죽는다!”


고통을 참으며 소리치는 파출소장, 그 순간 화영이 뛰어 들어 파출소장의 겨드랑이를 잡고 나오자 총을 쏘던 강 순경이 화영을 도와 파출소 안으로 끌고 들어 온다.


“소장님! 괘 안습니까?”

“아까는 죽을 것 같드만 지금은 좀 살만 하다. 밖은 어떻노?”


유리창 너머로 밖을 살피는 박 경장.



“아직도 50여명은 넘게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 일단 입구부터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근데 점마들 뭡니까? 꼭 사극에 나오는 왜구처럼 생겨 가꼬!”



창 밖으로 총을 겨눈 채 묻는 강 순경, 화영이 살며시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본다.


“왜구요! 왜구가 맞소!”

“왜구 예? 아니 요즘 세상에 왜구가 어딨는교?”

“왜구든 미친놈들이든 가까이 오믄 일단 쏴 버리라! 사람 죽이는 놈들이니 까네. 지원요청은 했나”

“서에 연락 했고요. 지청에도 연락이 갔을 겁니다.”

“와~ 안 오노!”

“유선통화 밖에 안되니 시간이 걸리나 봅니다!”



“엎드려!”


박경장의 다급한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파출소 안으로 날아드는 화살들.



“쉭~ 쉬익~”


파출소 현관 유리들이 깨지며 무섭게 벽에 꽂힌다. 출입문 밖으로 칼을 든 두 명의 왜구가 다가오자 대응 사격을 하는 박 경장과 강순경.


“탕! 탕! 탕!”


다리에 총을 맞은 왜구들이 외마디 비명 소리와 함께 쓰러진다. 남은 실탄을 확인 하던 박 경장이 강 순경을 바라본다.


“강 순경 실탄 몇 발 남았어?” “3발 밖에 없어 예!”

“이런 젠장!” “경장님은 예?”

“난 두 발!”


경찰들의 대화에 어이없다는 듯이 끼어드는 소현.

“아니 무슨 파출소에 무기도 없어요?”

“여는 해변 센타라 일반 파출소랑 다릅니다! 무기고가 없어 예!”


떨리는 손을 진정 시키며 권총 실린더의 탄피를 빼내는 강순경, 하얗게 질린 얼굴에는 식은땀이 흐른다.

파출소 밖 백사장에는 삼 사십여 명의 왜구들이 파출소를 둘러싸며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검은 투구와 갑옷을 한 왜장으로 보이는 이가 칼을 뽑아 들자 십여 명의 왜구들이 화살에 불을 붙인다.


“이 보오~ 뒷문 없소? 왜구들이 불화살을 쏘려나 보오! 빨리 나가야 하오!”

화영이 다급하게 말하자 박 경장이 주변을 살핀다.


“강 순경! 이 사람들이랑 소장님 모시고 뒤쪽 순찰차로 빨리 나가!”

“경장님은 예?”

“상황 보고 바로 나갈게. 시간 없어 빨리!”


소현이 뒷문을 열자 화영과 강 순경이 파출소장을 끌고 나선다.

왜장이 칼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날아드는 불화살들. 파출소 안은 날아든 불화살로 인해 순식간에 불꽃과 연기에 휩싸인다.


“탕! 탕!”


입구까지 달려온 왜구를 향해 총을 쏘는 박 경장,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왜구를 보고 돌아서며 뒷문을 향한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박 경장, 날카로운 화살이 왼쪽 등에 박혀있다.


“박 경장님!”


쓰러지는 박 경장을 보며 소리치는 강 순경이 파출소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이미 큰 불이 붙은 파출소 내부는 열기가 뜨겁다.

해변 도로까지 올라온 왜구들이 순찰차로 몰려들자 차문을 닫고 시동을 거는 강 순경. 핸들을 꺾으며 후진하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다가오던 왜구 한 명이 순찰차에 깔린다. 기어 변속 후 엑셀레이터를 밟아 보지만 뒷바퀴가 헛돌며 나아 가질 않는다.


“왜 안가요?”

소현이 다급하게 묻자, 핸들을 좌우로 돌리며 엑셀을 밟는 강 순경.



“뒷바퀴에 뭔가 걸린 것 같심다~”


바퀴가 헛도는 굉음과 함께 고무 타는 연기가 하얗게 피워 오르자 몰려들던 왜구들이 주춤거린다.


“이런 씨발! 가자! 가자 쫌!”

온 힘을 다해 엑셀을 밟는 강 순경의 눈에는 빨갛게 핏줄이 서 있다.


“타타! 탕탕 타탕!”


총 소리와 함께 하나 둘 쓰러지는 왜구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와 함께 해변 도로에 SWAT 트럭과 경찰차들이 몰려든다.


“무기를 버려라!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즉시 사살 하겠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뭇거리는 왜구들이 주춤하며 뒷걸음질 친다.


“부~ 부웅~ 부~”

멀리 해변에서 들리는 호각 소리에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 하는 왜구들.


“발사!” “탕 탕 탕!”


SWAT팀이 도망가는 왜구들을 향해 고무탄을 쏘자 그 중 한 명의 등에 명중 한다.

쓰러진 왜구를 뒤돌아 보는 검은 갑옷의 왜장. 다시 파도를 헤치며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다.


“쉬~익! 쉭!”

바다에서 날아오는 화살들로 인해 추격을 멈추는 SWAT, 고무탄을 맞고 쓰러진 왜구를 향해 총을 겨눈다.


“コノヤロ!すべて殺す!“


고통으로 일그러진 왜구의 입에서는 알아 들을 수 없는 일본말로 크게 소리친다.

해운대 침략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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