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러시아군 대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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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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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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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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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경매

DUMMY

어쨌든 현명한 선택이다.


이 거리에서는 도망치려고 해도 금방 따라잡힐 테니까.


정의롭고 자비로운 러시아 군대는 숙친왕부를 점령하고 그 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내쫓지는 않았다.


비록 돈될만한건 알아서 바치긴 해야했지만, 왕부는 사실상 러시아군이 지키고 있는 안전구역.


이 난리통에 목숨이라도 건진게 어디인가.


그래서 원래 왕부에 머무르던 식구들은 안전하게 저택 한켠에 격리되어 수용 중이었다.


두려운 눈으로 러시아군을 쳐다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휘관이 머무는 곳인지라 러시아군이 아직까지 크게 행패부린 것도 없고.


- 방금 돈 뜯었다며.


그러니까 그건 자발적인 보호비 상납이라니까.


어쨌든 그 가운데 아이들도 제법 있고, 애들이 다 그렇듯 이런 비상시국에도 놀러다니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법.


우리도 장사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가만 놔뒀으니, 왕부 공터에서 뛰어노는 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이 아이의 얼굴은 처음 본다.


‘잘 차려입었네.’


애 주제에 기품이 남다른 것 같은데.


살짝 넘겨짚어 볼까.


“너, 이 집 딸이지?”


내 말에 아이의 몸이 순간적으로 딱 굳었다.


흠.

이 시기가 되면 만주족들도 만주어를 할줄 모른다고 들었는데.


역시 대충 중국어로도 대화가 통하는군.


나 같으면 거짓말이라도 할텐데, 저렇게 반응이 몸으로 다 드러나서야 어디 쓰겠나.


잠깐 고민하던 아이는 내 추궁에 잡아떼도 소용없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고개를 움직였다.


끄덕끄덕.


“네 엄마는?”


도리도리.


아이는 눈을 내리깔더니 고개를 슬며시 저었다.


나는 즉각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엄마 없어?”


- 야야. 좀 살살 물어봐라.


옆에서 잔소리를 해대는 박춘명을 무시한 채.


나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저벅저벅 걸어가 손을 내밀었다.


“사실 나도 엄마 없어. 반갑다.”


“······!”


아이의 눈이 놀라움으로 반짝였다.


잠시 꺼리던 아이가 두 손가락으로 내 손을 살포시 잡자, 나는 손을 흔들었다.


- 도대체 이게 무슨 교감이냐······.


나는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한 라포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주머니 속에 꼬불쳐뒀던 초콜릿을 까서 내밀며 말했다.


“내 이름은 김하준이다.”


그러자 최초로 녀석이 오물거리던 입을 열어서 물었다.


“조선 사람?”


“아니, 부모님은 조선 출신이긴 한데, 난 보다시피 러시아인. 네 이름은 뭔데?”


아이가 머뭇머뭇 입을 뗐다.


“······현산.”


짓던 아파트가 무너질 것 같은 이름이군.


뭐, 좋다.


나는 초콜릿을 오물거리는 녀석과 대화를 나눈 끝에 이 녀석이 숙친왕부의 주인인 애신각라 선기의 셋째딸이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숙친왕 선기는 대청의 친왕답게 여자도 많이 건드리고, 그 사이에서 자식도 많이 본 모양인데.


하필 이 아이의 친엄마는 출생 직후 병사해버렸고, 양육을 맡은 양엄마는 북경 성문이 뚫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제 아들만 데리고 홀라당 튄 듯했다.


- 거 야박하구만.


그러게 말이다.


아무리 친딸이 아니라도 도망치는 김에 같이 좀 데리고 가지.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깊은 고민에 잠겼다.


‘이러면 얘는 별 쓸모가 없는데?’


처음엔 몸값이라도 두둑이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집 식구들이 죄다 얘를 버리고 갈 정도라면······ 그냥 천덕꾸러기 아닌가?


그렇다고 애 쌈짓돈이라도 뺏들기엔 그거 얼마나 모아놨을까 싶고.


아닌가? 명색이 왕녀니까 제법 되려나?


- 우와, 쓰레기.


그런 이유로 나는 통성명을 끝으로 현산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꺼버리기로 마음먹었을 때.


마침 급히 달려나온 왕부 사람들이 내 신경을 건드렸다.


“아이고, 격격! 혼자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얼마나 말씀 드렸습니까!”


“저 아라사 군인 놈에게 무슨 험한 일이라도 당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그녀를 품에 안은 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렇게 외쳤다.


뒤에서 달려나온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


보아하니 러시아군의 눈에 띄면 험한 꼴을 당하거나 인질로 쓰일까봐 숨겨놓고 있던 모양인데.


내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는건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대면 내게 아무 정보도 없었더라도 눈치를 깔 수밖에 없잖아.


게다가 지금의 소란은 중국어의 특성상······.


매우 시끄럽다.


나한테 권총이라도 있었으면 (허공을 향해) 한발 갈겨줬을 정도의 소란이다.


내 심기가 불편해지는 것을 느꼈는지 급히 뚱뚱한 총관이 뛰쳐나와서 읍을 했다.


“용서해주십시오. 대인께서 또래인데 군인이신 것이 신기했는지······ 구경을 나오신 모양입니다.”


실질적 권한과는 상관없이 고작해야 자원병따리인 나보고 대인이라고 부르는 꼴이 상당히 웃겼지만, 총관의 다급한 심정도 이해는 갔다.


총 가진 놈을 등에 업고 있는데 어쩔거야.


러시아군 역시 이 왕부에서만 그나마 상관 눈치를 살필 뿐, 바깥에선 온갖 학살 약탈 강간을 벌이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더더욱.


총관은 주위의 눈치를 살피더니 말했다.


“제발 못본 척 해주십시오. 격격, 그러니까 친왕의 따님께서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도 잃고 홀로 자라신 분입니다.”


아이, 그게 대수야?

나도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지금 북경까지 앵벌이하러 나와있다고.


중간과정이 좀 생략되긴 했지만.


불우이웃은 나란 말이다.


그러나 어린애를 괴롭히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니다.


특히 돈 안되는 어린애는.


- 돈이 되면 괜찮고?


춘명아, 춘명아.

지금은 1900년인데 대체 뭘 바라냐?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 끌려간 조선인들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대접받았을까?


나는 젠틀하게 대답했다.


“충성스러운 러시아 병사에게 비밀이란 있을 수 없지요. 이건 우리 장군께 보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말에 총관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지만, 나는 담담히 대답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장군께선 명예를 아시는 분이니까요.”


총관은 너희가 명예를 알아서 지금 북경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선빵 맞은건 엄연히 우리다.


그리고 바실레프스키의 명예 따위와는 상관없이, 페테르부르크의 눈치를 봐야하는 지휘관들 입장에선 함부로 왕족 자제를 죽일 순 없다.


오히려 신분을 드러내는게 더 안전할걸? 이 왕부 안에선 말이야.


“그리고 장군께서는 나를 무척 신임하고 계시고요.”


나는 그런 구구절절한 사정을 설명하는 대신, 내 영향력을 발휘해 바실레프스키가 현산을 해치지 못하도록 해주마고 약속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나는 총관에게 물었다.


“혹시 이 집에 남는 관복 같은거 있소?”




* * *



잘됐다.


마침 내가 구상하고 있던 장사가 있었는데, 이건 현지 협력자의 조력이 필수적이거든.


왕부 사람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다면 훨씬 쉬워질 것이다.


나는 하준 익스프레스 같은 단순 노동 수수료 떼먹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더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펼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러시아군은 금은 위주로 약탈품들을 뜯어댔지만, 당연하게도 며칠에 걸쳐 8개국 군대와 한국인 노동자들까지 가세한 탓에 단순 금은은 금방 동나고 말았다.


왕부에 쌓인 약탈품들은 점점 회화, 조각, 글씨, 도자기 같은 예술품에다가 심지어는 가재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져가고 있었다.


그렇게 쌓인 물건들이 천장까지 닿은 판이었으니, 이걸 전부 러시아 본국으로 보내려면 꽤나 공을 들여야할 것이 분명했다.


부지런히 약탈해놓고 그 보수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이겠는가?


나는 러시아군의 신성한 노동의 대가를 위해 다시 한번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듣자하니 영국인들 역시 그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로 보내지 못하는 물건들은 공사관에서 경매를 열어 팔아치우고 있다지 않은가.


하지만 해적 모리배인 영국과 달리 러시아는 고아한 신사의 나라.


일국의 공사관을 도떼기 시장으로 만드는 짓거리는 할 수가 없으니 나는 당연히 숙친왕부에서 그것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숙친왕부는 오랜 역사를 가진 청나라의 왕부.


상식적으로 코쟁이들이 동양 예술에 대해서 뭘 알겠는가?


경매는 신뢰가 생명이고, 한 왕부의 살림꾼답게 마당발인 숙친왕부의 총관이 난리통에 모아온 ‘전문가’들은 그 신뢰를 충분히 더해줄 수 있었다.


“이건 건륭 황제라는 훌륭한 임금님의 시가 적힌 족자입니다. 이 임금님은 예술에도 깊은 관심이 있으셔서, 많은 예술 작품을 남기셨지요.”


“오오, 정말 글씨만 봐도 힘이 느껴지는군!”


“이거, 이건 내가 사겠소!”


“아냐, 나한테 팔아! 중국인들은 황제를 무척이나 존숭한다는데, 족히 두 배는 더 받을 수 있겠지!”


나에게 고용된 전문가들은 감정서까지 써주면서 동양의 예술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중에는 사서삼경 겨우 떼고 연해주에서 훈장하고 있던 정씨 아저씨도 끼어있었다.


이 아저씨가 청나라 예술에 대해서 뭘 알겠냐만은, 고급스런 중국 옷(관복) 잘 차려입은 동양인이라는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제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중국어로 떠들든 조선어로 떠들든 통역은 내가 할텐데 뭐.


물론 이런 경매 과정에서 감정가와 실제 가치 사이에서 사소한 오류가 발생할 순 있겠지만.


‘그래서 어쩔건데? 뭘할 수 있는데?’


뒤늦게 속은걸 깨달아도 어쩔거야.


그때쯤엔 나는 돈 거하게 챙겨서 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는 중일텐데.


당연하겠지만, 나는 딱히 우리 높으신 분들에게는 장난질을 치지 않았다.


러시아로 돌아가도 계속 볼 사람들이니 뒷감당이 안될뿐더러, 미리미리 기름칠을 쳐놓는게 나을테니.


허접한 시가 적힌 족자 따위가 아니라 중화의 기상이 담긴 금은 세공품들을 받은 바실레프스키와 휘하 장교들의 입꼬리는 하늘까지 치솟았다.


뇌물, 아니 선물을 받고 만족한 그들이 귀하신 몸이라 한들 부모한테 버려진 꼬맹이 하나를 신경쓸 리가 없었다.


그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우호를 위해’ 현산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히는 방관.


그건 총관한테 해놓은 얘기가 있으니 다행이었지만, 문제는 그 뒤처리가 나한테 떨어졌다는 것.


“루슬란. 네가 그 꼬마 공주님을 돌봐주도록 해라. 이건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임무다.”


‘그럼 직접 하쇼.’


이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나는 꾹 삼켰다.


하필 현산도 자유롭게 나다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지자 옆에 쪼그려앉아 내가 열심히 경매를 진행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도대체 이게 뭐가 재밌다는건지.’


나야 돈버는 재미로 하지만 현산은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귀찮으니 왕부에 있는 다른 애들이랑 놀라고 등 떠밀어도 요지부동. 걔네는 천해서 싫은건가.


‘나도 천한데.’


옆에 있던 박춘명은 은근히 그런 나를 보고 놀려댔다.


- 버림받은 공주와 그녀를 보호하는 외국 병사의 로맨스라! 이거 영화 소재구만!


정신 나갔냐?


청나라 망하면 얘는 그냥 평민 1이야. 그것도 소수민족.


누가 홀애비 아니랄까봐 망상이 수준급이군.


- ······.


내 말에 박춘명이 입을 삐죽거리면서 눈 앞에서 사라졌다.


에휴.


그나저나 사라질 수도 있는거였구나.



* * *



경매는 날이 갈수록 성황을 이루었다.


“이건 뭐야? 감정가가 1천 달러인데 3천? 3천 달러부터 받겠다고?”


“아니, 그 전에 달러?”


잠깐.

너희는 미군 아니냐?


워낙에 한국인 노동자들까지 투입된 러시아군의 약탈량이 많았던데다, 즉 경매 물량이 많아진데다 날로 드높아진 숙친왕부 경매의 명성까지 겹쳐진 결과.


다른 나라 군인들까지 보따리 싸들고 와서 경매에 참여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내 입장에서야 경매 수수료와 감정가 차액까지 두둑이 챙길 수 있으니 나쁠게 없지만.


하지만 그것도 끝이 있는 법.


들락날락하는 코쟁이들의 존재에 줄곧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총관이 이리로 다가왔다.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이 참에 아저씨도 재테크나 해보지 그러쇼.


어차피 외국에 못가져가는 것들은 중국에서 다시 소화해야할텐데, 지금 염가에 매물 많이 나왔다고.


다른 중국인들은 낙찰 받아서 밖에 가져가는 순간 물건(과 목숨) 뺏길 걱정을 해야할테지만, 당신은 이야기가 다르잖아.


그러나 이리로 걸어온 총관은 목소리를 낮추더니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조만간 이 난리도 끝난다는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나라에서 맹약을 맺는다는 소문이 장안가에 파다합니다.”


나는 한숨을 푹 쉬면서 대답했다.


“나도 장군께 그렇게 전해들었소.”


젠장, 청나라 놈들 왜 이렇게 근성이 없는건지.


연합군이 북경에 입성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청나라 조정은 협상을 위해, 그러니까 사실상 항복을 위해 사절을 파견했다.


그 사절의 면면은 다음과 같았다.


흠차대신 이홍장, 경친왕 혁광.


그리고 숙친왕 애신각라 선기.


바로 내 경매장의 원래 주인이었다.







---

최근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건륭제의 문학적 재능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4만 편이 넘는 시를 남겼기 때문에, 아마 저걸 낙찰받은 사람은 기대하던만큼의 이익을 남기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스토리위즈님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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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자대 NEW +14 11시간 전 2,007 196 11쪽
24 들통 +14 24.09.17 3,524 258 11쪽
23 치욕의 날 +28 24.09.16 4,151 303 11쪽
22 혈서 +21 24.09.15 4,492 300 12쪽
21 전야 +13 24.09.14 4,625 300 12쪽
20 반응 +13 24.09.13 4,469 297 11쪽
19 이륙 +37 24.09.12 4,960 340 14쪽
18 이륙 준비 +17 24.09.11 4,812 269 12쪽
17 발전 +14 24.09.10 4,975 294 12쪽
16 착수 +15 24.09.09 5,141 308 12쪽
15 내기 +18 24.09.08 5,145 282 12쪽
14 파티 +12 24.09.08 5,578 289 14쪽
13 황족 +21 24.09.07 5,733 311 13쪽
12 귀환 +19 24.09.06 5,668 344 12쪽
11 제안 +27 24.09.05 5,810 325 10쪽
10 호의 +22 24.09.04 5,891 307 14쪽
» 경매 +25 24.09.03 5,925 322 13쪽
8 수확 +27 24.09.02 5,974 325 12쪽
7 시작 +13 24.09.01 6,071 304 11쪽
6 참전 +10 24.08.31 6,571 311 14쪽
5 귀신 +21 24.08.30 6,723 313 12쪽
4 입학 +30 24.08.29 6,946 353 12쪽
3 연줄 +20 24.08.28 7,183 357 11쪽
2 스타팅이 왜 이래 +24 24.08.27 8,129 392 12쪽
1 프롤로그 +41 24.08.26 9,245 38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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