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꾼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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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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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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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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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힘닿는 곳까지 돕겠습니다.”


황길동은 뒷배가 되어주겠단 항복선언을 끝으로 돌아갔다.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나혜연은 한 바퀴 눈알을 굴리더니 그리 물었다.


“괜찮습니다. 민아야 혜연 씨 물 좀 챙겨드려. 과일도 좀 깎고.”

“알았어.”

“생과일이네요! 감사히 먹겠습니다.”


나혜연은 물을 달게 마시고 사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먹었다.

볼수록 씩씩한 사람이었다.


“후배는 선배가 챙겨야지.”

“감사합니다. 선배님.”


나혜연이 민이한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며칠 새 둘은 꽤 친해져 있었다.


“두 사람은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연락처도 교환 안 했잖아.”

“길드 인맥을 타고 연락이 닿았거든.”

“고찬성이 백민 선배를 알아보셨더라고요. 선배님 자료 다 가지고 오라고 고래고래 날뛰길래 제가 먼저 움직였죠.”


나혜연은 고찬성이 우리 남매에게 해코지할까 봐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오늘은 직접 뛰어왔다.

영상 등록 문제 때문에 민이가 연락을 받지 않아서였다.


“그럼 잘됐네요.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요. 전에 회식하기로 했었잖아요.”

“고찬성 문제는··· 해결된 건가요? 법적으로는 꼼짝도 못 할 텐데.”

“조금 전에 빌런전담과 사람 보셨잖아요? 보통 사람 아닙니다. 고찬성은 뼈도 못 추릴 테니 우린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심!”

“크게 다쳤다면서요!”


두 사람이 놀라 펄쩍 뛰었으나 나는 멀쩡하게 병실을 활보해 보였다.


“다 나았습니다. 신체 강화자는 빨리 낫는 거 모르셨습니까?”


두 사람은 몸이 굳은 채 눈만 굴렸다.

신체 강화자가 빨리 낫는 걸 삼화 길드 선후배인 두 사람이 왜 모르겠는가.


‘말도 안 되게 빠르네.’


산탄총에 다리를 얻어맞고 사흘 만에 완치.

신체 강화자 중에서도 유례가 없는 회복속도.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스킬 직감.

그걸 사용하니 병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나혜연의 숨소리가 들렸다.


그것만도 대단하다고 하겠는데, 숨소리를 통한 감정까지 추측이 됐다.

병원 속에 가득한 그 많은 소음 중에서 나혜연의 것이 특정까지 했다.


‘그런 날 건드리겠다고?’


고찬성은 상대를 잘못 건드린 대가를 치러야 할 거였다.


*


길드 차원의 게이트 임무에서는 영상 촬영이 허가되지 않는다.

헌터 둘에 짐꾼 하나로도 공략이 가능한 블루 게이트라면 몰라도, 오크 부족 섬멸전 같은 경우에는 길드 자체의 노하우가 담기기 때문이다.


물론 나처럼 자기 홍보 영상을 만들 목적으로 영상 촬영을 요구하는 프리랜서가 없진 않다.

그래서 프리랜서가 길드와 협업한 영상을 헌터넷을 비롯한 인터넷상에 업로드할 때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필수다.


프리랜서 계약은 길어야 한 달, 짧으면 일주일.

나와 삼화 길드가 맺은 계약처럼 이틀 만에 체결될 때도 있기에 이 모든 것은 서류화가 아니라 관례로 이루어진다.


역시 관례로 민이와 같은 저등급 헌터.

더구나 길드에서 뚜렷한 자리 없이 잡일 하는 헌터가 갑자기 그만뒀다고 고소하지도 않는다.

문자 메시지로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는 것 정도라면 몰라도.


‘고찬성 이놈이 약을 먹었나.’


그렇기에 민이를 구실 삼아 날 공격하려는 고찬성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게 당한 굴욕이 그렇게 열 받았나?

날 치려고 하면 자기가 더 많이 다칠 텐데.


사실 황길동의 조력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민이 문제는 민이가 짐꾼이라는 이름의 카메라맨으로 게이트에 들어간 순간 해결된 거였다.


고찬성이 관례를 어기고 나도 관례를 어기면 벌써 삼화 길드의 손해가 더 크다.

고찬성의 손해가 어느 정도일지는 추측도 불가능하다.


‘그따위로 임무 하는 걸 길드장이 좋다고 하겠다.’


고찬성은 팀장답지 않은 과격한 임무 진행으로 짐꾼과 저등급 헌터 여럿을 다치게 했다.

그건 단순히 길드장에게 찍히는 선에서 무마되지 않는 문제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되지 않는 상황.


-고찬성 그 인간 그만뒀답니다. 짐꾼들이랑 저등급 헌터들이 그때 임무에서 무리하던 거 공론화했거든요. 그래서 승진 짤리고, 전에 있던 제1팀장이 만든 길드로 옮긴대요. 가기 전에 제대로 똥 뿌릴 생각입니다. 삼화 길드랑 백규 각성자님을 싸움 붙이려는 거죠.


나혜연의 메시지가 왔다.


‘그렇게 된 거로군.’


자기 승진을 자른 삼화 길드와, 자기에게 굴욕을 준 나를 싸우게 한 후 새 직장으로 옮기기.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는 아주 못된 심보.


‘제법이야.’


과연 삼화 같은 거대 길드에서 팀장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의 수완이었다.

평범한 프리랜서 각성자라면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했겠지.

그러나 난 평범한 프리랜서 각성자가 아니었다.


“메일로 주시면 되는데.”


고찬성이 사표를 내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던 때.

난 황길동에게 고찬성 관련 자료를 받았다.

받는 김에 고찬성이 옮겨갈 새로운 길드 자료도 받았다.


거기에는 삼화 길드장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구린 짓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하는 짓이 구린 만큼 감춰진 구린 짓은 더 많았다.


“저희 일이 아니잖습니까. 나중에 책잡히지 않으려면 기록을 남기지 않아야겠죠.”

“CCTV가 도처에 깔렸는데 여기까지 오신 기록은 걱정 안 되십니까?”

“영상은 검색이 어려워서 괜찮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사적인 일로 연락하지 않겠습니다. 몸값도 비싸신 분인데.”

“연락하셔도 됩니다. 이런 업무는 저도 좋아해서요.”

황길동은 달동네 꼭대기까지 행차해서도 표정이 밝았다.


“고찬성 그놈은 빌런제조기입니다. 저놈이 헌터 업계의 중추에 자리 잡고 있으면 멀쩡한 사람도 빌런 편에 붙어버리겠죠. 이거 백규 각성자님 덕분에 모처럼 재밌게 일했습니다.”

“고맙단 말밖에 할 말이 없군요.”

“말은 됐고, 앞으로 저희 일도 신경 좀 써주십시오. 각성자님 잡기 좋은 빌런만 엄선해서 추려낼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황길동은 내게 엄지를 치켜세우고 돌아섰다.

이로써 고찬성의 목숨은 내 손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고찬성에 악감정은 크지 않았다.

짐꾼 시절 당한 일은 나로서는 너무나도 오랜 옛 기억이고, 얼마 전에는 몇 번이나 골탕 먹인 적이 있어서였다.

근데 자료를 보니 그냥 둬선 안 될 인간이었다.


‘장난을 쳐도 집으로 치냐 이놈은.’


이놈은 자기 이름을 팔아 전세 사기를 쳤다.

얼굴은 신나게 팔고 다니면서 계약서에는 자기 이름을 빼는 수법으로 백억이 넘는 재산을 축적했다.


그 돈으로 A급 헌터로는 넘보지도 못할 값비싼 장비를 갖췄다.

웬만한 각성자보다 강한 헌터란 말이 그래서 나왔다.


강남 부촌에 거주하는 주제에 동네 산책을 할 때의 무장 수준도 보통이 넘어, 너 죽고 나 죽자는 테러도 어려웠다.

몇 번인가 시도한 테러는 무참하게 제압당했다.

이 지독한 놈은 자기가 사기 친 사람을 선처 없이 감옥에 보내고, 용감한 시민상까지 두 번이나 받아먹었다.


‘감옥에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만으로는 이놈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을 거였다.

돌아오는 것이 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형과 나는 고찬성에게 당한 사람들과 접선을 시도했다.


“전세 사기당한 사람들이 모인 채널이 있어. 거기 고찬성한테 당했다는 사람은 없고, 고.찬.성, 고찬.성같은 사람에게 당한 사람은 있네.”

“게시글 삭제까지 하다니 지독한 놈.”


형과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가지가지 하는 놈이었다.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있어. 헌터들한테는 악명 높은 인간이지. 자료만 있으면 골수까지 빼먹어준대.”

“메일 따줘. 파일 보낼 테니까.”


나는 형이 알아본 지독한 변호사에게 황길동에게 받은 자료를 촬영해 전송했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고찬성은 구속됐다.

그래서 나와 삼화 길드를 맞붙이려는 수작도 중단됐다.


삼화 길드에는 안된 일이지만 고찬성의 범죄 행각 일부에 길드장이 연관됐단 물증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길드 자체에 타격이 갈 거란 소문이 돌았다.


헌터 업계는 발 빠르게 삼화 길드와 선을 그었다.

빌런전담과도 확보하지 못한 자료 또한 내놓았다.


헌터의 사기 행각은 헌터 업계에 만연했다.

국회가 헌터 업계에 불리한 법안을 상정할 때 단골로 들쑤시는 주제이기도 해서, 업계 입장으로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고찬성은 상황을 인정하지 못했다.

방청객으로 가서 보니 가관이었다.


“그 사람들은 사기당한 게 아니라 투자를 잘못한 거지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전 집을 구해준 겁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있고 중개사법 위반도 아니라고요!”


고찬성은 변호인이 없어 자기변호를 했다.

효과는 좋지 못해서 최고 형량이 나왔다.


사기범죄의 특성상 최고 형량이라 봐야 그리 길진 않았다.

그러나 고찬성은 악귀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배상액이 자기 전 재산을 갉아먹고도 한참이나 남을 수준이기 때문이었다.


“너··· 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끌려나가던 고찬성이 돌연 멈춰섰다.

비각성자이지만 거대 길드의 A급 헌터로 오래 자리를 지킨 사람답게 간수가 잡아끌어도 미동하지 않았다.


“각성자. 백규.”


고찬성은 나를 보고 있었다.


“날 보러왔나? 완전히 망한 고찬성을 비웃으러 왔나?”

“아니.”


담담하게 답을 줬다.

비웃으러 온 건 아니었다.


“그럼 왜 왔지?”

“너처럼 살면 어떻게 되는지 보러 왔지.”


내 돈으로 진행한 재판 결과를 보러 왔단 말은 애써 삼켰다.

난 짐꾼 시절 많이 당해봐서 그런지 티배깅을 좋아하는 성미는 아니었다.


“이 좆만 한 어린놈! 운 좋게 각성해서 뭣도 모르는 놈! 이 게이트 시대에서 높이 올라가려면······.”


고찬성은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표정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았다.


‘열심히 안 산 사람 어디 있나.’


고찬성은 아마 열심히 살았을 것이다.

사기만 칠 줄 알아서 올라갈 수 없는 자리가 삼화 길드의 팀장 자리니까.


그렇다고 납득할 행태는 아니었다.

세상이 아무리 구려도 드러난 범죄는 단죄되어야 했다.


짐꾼처럼 밑바닥에 붙어사는 사람은 내가 잘살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니 가끔 이렇게 세상이 정의롭단 착각이라도 주어져야 옳았다.


“이거 놔! 내가 누군 줄 아냐고! 대 삼화의 팀장이다!”


고찬성은 경찰봉을 두들겨 맞고 끌려나갔다.

생각보다 유쾌하지는 않았다.


짐꾼이란 온갖 종류의 짐에 짓눌리는 일이다.

그런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악한이 죗값에 짓눌리는 모습도 마냥 재밌게 볼 순 없었다.


‘잘 됐어.’


만족감은 있었다.


고찬성에게 고통받은 사람들.

집을 빼앗겼다는 고통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어줄 수가 있어서.


단언컨대 고찬성을 응징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얼마간은 스스로 위로받는 느낌이기도 했다.


짐꾼 시절 얼마나 많이 상상했던가.

기왕 짐꾼 일 하는 거 세상에서 제일 강한 짐꾼이 되어 세상 모든 짐을 짊어지는 모습을.


물론 공짜는 안 된다.

아무리 무거운 짐도 너끈하게 짊어진 나에게 사람들은, 온 세상은 환호와 갈채를 보내야 한다.


돈도 많이 줘야 한다.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는데 부와 명예는 당연히 줘야지.


‘이젠 상상에서 그치지 않을 거다.’


재판은 유례없이 빨리 진행됐지만 시간은 흘렀다.

나는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재판이야 변호사가 준비했지, 자료 보내고 난 이후로는 잘 먹고 잘 자고 계속해서 스킬만 썼다.


그래서 지금 내 스킬은 근력이 lv2, 직감이 lv2다.

스킬 레벨 총합이 무려 4로, 초보 각성자를 막 벗어난 수치.


그러나 풍부한 전투 경험과 냉철한 판단력이 곁들여지면 놀라운 효과를 냈다.


백규가 함께하는 오크 섬멸전은 사흘이 걸리지 않는단 소문이 퍼졌다.

백규가 교외 헌팅을 나가면 그 지역 몬스터의 씨를 말린단 소문이 퍼졌다.


소문은 모조리 사실로 밝혀졌다.

밝혀지지 않은 소문은 내 손에 잡힌 빌런 집단이 속리산식구파를 제외하고도 셋이나 된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축하합니다. 의식을 차리셨습니다.”


입원한 지 여섯 달.

그러나 내게는 너무나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어머니가 눈을 떴다.

중환자실에서도 벗어나 우리 네 가족은 마침내 마주 보게 됐다.


“엄마!”

“이모!”


민이랑 형이 엉망진창으로 오열했다.

칠칠찮다고 탓할 처지는 못 됐다.


‘난 울면 안 되는데.’


돈은 민이가 잘 벌고 수완은 형이 좋았지만 삼 남매 정신적 지주는 언제나 나였다.

그래서 난 여간해서는 울지도 약한 척도 하지 않았다.


내 역할은 집안에 무슨 일이 있어도 미소를 날리며 여유로운 척하는 것.

나머지 구성원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것이었으니까.


그런 내가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표정도 차츰 찌푸려지고 있었다.


“우리 규는 훤칠해졌네. 보기 좋다.”


마침내 어머니 말씀을 듣자 눈물샘이 터지는 걸 막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대비마마가 드디어 눈을 뜨시었으니, 소자 염원하던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무리수를 던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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