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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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생
작품등록일 :
2024.08.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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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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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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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2

DUMMY

10층 보스룸 공략 1년 전으로 돌아왔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감각과 기억은 선명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멍한 상태로 한참을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죽기 전 기억을 더듬었다.


우리 파티는 급하게 10층 보스 레드 오크 족장 공략에 나섰고, 개같이 패배.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내가 보스의 머리통을 단번에 깨부쉈다.


서포터인 내가?


내 능력 [힘의 축복]은 공격력을 3배 정도 상승시킨다. 지팡이의 성능을 받으면 약 4배 정도.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헌터 중 공격력을 배 이상 상승시키는 버프를 보유한 헌터는 내가 유일했다.


그 덕분에 각성자이면서도 신체 능력이 평범한 내가, 대한민국에서 꽤 상위권에 위치한 파티에 속해 있을 수 있었다.


나는 그간 적의 공격이 날아오지 않는 최후방에서 버프만 걸었다.


뭐, 버프를 걸어주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다.


서포터로서 파티원들의 특징과 능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버프를 제때 사용할 수 있었다.


헌터 생활을 하는 동안 직접 몬스터와 싸워본 적은 없었다.


무섭게 생긴 몬스터가 죽자고 달려드는데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내가 어쩌겠는가.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그랬던 내가 족장의 머리를 터트렸으니 나조차도 믿을 수가 없었다.


일단 능력부터 확인.


[고유 스킬] : 힘의 축복(SR급).


강화 전이라 SSR급은 아니다.


그건 그렇고···

내가 정말로 강한지 한 번 체크해보면 된다.


그나저나 이걸 이제야 해보네.

물론 헌터가 된 건 반강제이긴 했으니까···.


능력을 얻었을 때 시험해 본적은 있지만, 그때는 큰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


나는 공격력 버프를 사용했다.

그리고 침대를 툭툭 건드렸다.


금이 생기거나, 부서지진 않았다.

내 힘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힘껏 밀어 보아도 조금 밀릴 뿐이다.

무언가 달라진 느낌도 없다.


뭐야···. 착각이었던 건가.

괜히 기대했다.


나는 아쉬움에 옆에 있던 애꿎은 의자를 살짝 때렸다.


콰악―!


의자가 부서졌다. 쪼개진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어···?


나는 얼빠진 상태로 조각난 의자를 가만히 바라봤다.


쿵쿵!


누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총각 이게 무슨 소리야! 방금 방에서 뭐 터지지 않았어?”


나는 대답할지 말지 고민하다 옆집 아줌마가 일을 크게 만들 것 같아 애써 대답했다.


“괘, 괜찮아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이, 이 문 좀 열어봐. 대체 무슨 일인데!”

“의자가 부러져서 넘어졌어요. 전 괜찮으니까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분명 뭐가 터지는 소리였는데.”


옆집 아줌마는 현관문 앞에서 뭐라 중얼거리더니, 다행히 오래 지나지 않아 제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의자를 살폈다.

부서진 의자가 있던 자리는 바닥이 조금 가라앉았다.


공격력 강화는 내 힘을 증가시키진 않았다.

무언가를 공격할 의사가 있을 때만 버프가 적용됐다.


이번에는 버프를 꺼두고 침대를 내리쳤다.


투웅.


으음···.


확실히 버프를 걸기 전, 내 힘은 평범하다.

하지만 버프를 걸면 갑작스레 폭발적으로 강해진다.


우리 파티에서 가장 강한 이세훈보다 내가 배는 더 강한 것 같았다.


하기야 나는 이세훈이 10층 보스를 단번에 잡지 않았던가.


내게 버프를 사용하면 공격력이 3배가 아닌, 수십 배는 강해지는 듯했다.


뭐야···.

원래 날 강화하는 능력이었다고?


우우웅.


그때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파티원 문재혁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평소라면 씻다가도 받을 전화다. 하지만 지금은 받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1년 전, 오늘 무슨 일이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


나는 여명 길드의 제1공략팀에 속해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미궁 공략팀.


처음 공략팀에 들어갔을 땐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했다. 성장 기대치가 높은 이들이 모여 있는 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실제로 1년 뒤 꽤나 상위권에 위치한 공략팀이 되었다.


그러나 파티원들은 나를 싫어했다.

목숨 걸고 전방에서 싸우는 본인들과 달리, 나는 최후방에서 버프만 걸고 있으니 아니꼽던 모양이다.


날이 갈수록 괴롭힘은 심해졌다.

심지어 제1공략팀 명성에 비해 나는 보수도 적었다.


물론, 헌터가 아니고서야 할 줄 아는 게 없던 나는 천만 원 정도 되는 보수에 나름대로 만족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일단 제1공략팀은 가장 안전한 파티가 아니게 됐다. 그들과 함께 보스 공략에 나섰다가 뒤질 뻔했다. 아니, 뒤졌지.


괴롭힘을 버텨온 이유?

그냥 길드가 무서웠다.


그들은 내가 그만둘 낌새를 보이면 나를 협박했다. 앞으로 공략팀 생활은 못 한다느니, 네가 어디 가서 대접은 받을 수 있겠냐느니. 네가 다른 걸로 먹고 살 수는 있겠냐느니···.


“씨벌롬들···.”


그 결과 나는 뒤졌다.

어차피 그 새끼들과 있어 봐야 미래는 암울하다.


그래···. 그만두자.

이미 한 번 죽은 목숨.

두려울 게 뭐 있겠는가.

나도 버프를 걸면 한 방이 있는데.


심호흡을 하고 핸드폰을 잡았다.

그다음 문재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명 길드 사옥 제1공략팀 훈련장.


“그만둔다고?”


파티장 이세훈이 말했다.


“어휴, 남자가 돼서 왜 이렇게 줏대가 없어.”


원거리 딜러 예지연이 한마디 덧붙인다.


뺨따귀를 후려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다.


“길드장님하고는 내가 얘기할게.”

“그래 네 맘대로 해라. 근데 생각 잘하는 게 좋을 거다.”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어깨 쪽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담배를 피고 온 문재혁이 내 어깨를 붙잡은 것이다.


“으윽.”

“이 새끼 전화도 안 받고. 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뭐? 그만둔다고?”


내 힘으로는 문재혁의 손을 떼어낼 수가 없었다.


“어쭈, 힘을 줘?”


손아귀의 힘이 점점 강해진다.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가 내 어깨를 부러트리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아아악! 아파 뒤지겠네!


나는 [힘의 축복]을 사용하고, 반대 손으로 문재혁의 가슴을 때리듯 밀었다.


퍼억!!!


그 순간, 신장이 2미터가 넘는 거구의 몸이 부웅 날아올랐다.


한 10미터쯤은 날았을까, 벽에 부딪힌 문재혁이 억소리를 내며 숨을 토해냈다.


“커헉!”


앗, 너무 세게 밀쳤나?

아니다. 선을 넘은 건 저놈이다.


문재혁은 곧 죽을 사람처럼 신음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전)파티원들의 눈도 휘둥그레져 있다.


일단 빠르게 벗어나자.




최고하가 떠나고.


다들 벙찐 상태로 쓰러져 있는 문재혁을 바라봤다.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도울 생각조차 못 했다.


“바, 방금 뭐였지?”

“재혁이가 날아가지 않았어?”

“지금 최고하 저 새끼가 재혁이를 날린 거야?”


문재혁은 여명 길드 공략팀의 탱커.

대한민국에서 거의 제일 단단한 탱커라 보아도 무방하다. 그것도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가만히 있지 말고 좀 도우라고!”


바닥에 쓰러져있던 문재혁은 팀원들에게 소리쳤다.


가장 당혹스러운 건 문재혁이었다. 늘 좆밥처럼 생각하던 최고하에게 맞고 날아갔으니까.


그는 믿지 않았다.

최고하의 힘으로 밀친 것이 아닌, 아이템을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장이라도 최고하를 쫓아 짓밟아 주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사실 문재혁의 눈가에는 눈물도 찔끔 맺혀있었다. 태어나서 이토록 아팠던 적은 처음이었다.




대표실.


“그만두고 싶은 사람 붙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 네 맘이 정 그렇다면 떠나야지.”


여명 길드장 남성철이 말했다. 그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날 노려봤다.


“그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딱히 감사한 마음은 없었으나,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에 마무리 인사를 하고 등을 돌렸다.


“쥐뿔도 없는 놈 데려다 키웠더니···. 쯧쯧.”


개같은 새끼···.

키우긴 뭘 키워.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내가 만약에 죽지 않았더라면.

아니, 내가 나름 한 방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더라면 오늘 그만두겠다는 말도 못 했을 것이다.


“최고하, 우리 길드를 나가고 다른 길드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냐? 어디 쓰레기 같은 길드에 들어가서 공략이나 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뒤지겠지.”


이 양반은 내 맘대로 하라더니 등을 돌리니까 폭언을 쏟아붓네.


들을 가치도 없다.

이미 그만두겠다고 단언했다.


나는 꿋꿋이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닫을 땐 평소보다 조금 더 세게 닫았다.


철컥.


음. 이 정도면 남성철도 내 각오를 느꼈을 거다.


아무튼 퇴사 통보는 끝났다.

아직 떨떠름하긴 하지만 발목에 감겨있던 족쇄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큰일을 하나 했으니까 맛있는 것 좀 먹고 쉬자.


오랜만에 소고기를 구워 먹을까 했지만, 작은 방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쉽지 않다.

통잔 잔고를 확인하니 5만 원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운 좋게 각성하여 남들에 비해 괜찮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내게 돈이 남아나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템 비용으로 지출했기 때문이다.


길드장이 돈을 버는 족족 아이템을 사라고 시켰으니···.


심지어 1년 전이면 돈이 별로 없던 시기이기도 하고.


그래도 집으로 돌아와 꿋꿋이 치킨을 시켜 먹었다. 맛도 있고 치우기도 간단하다.


치킨을 뜯으며 앞으로 계획에 대해 고민했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공략자로 살아가는 것뿐.


고블린 정도는 괜찮겠지.


일단 미궁 1층에서 고블린과 싸워볼 생각이다.


다수면 몰라도 고블린 한 마리쯤은 충분히 사냥할 수 있을 것이다.



*



거대한 미궁이 하늘을 가렸다. 입구에는 수많은 공략팀과 헌터들이 모여 있다.


혼자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먼저 어깨 쪽이 가볍다. 서포터였던 나는 뒤쪽에 서있기만 하면 됐기에 배낭은 내가 들었다.


지금도 배낭을 들고 있긴 해도, 무게는 평소보다 몇 배는 가벼웠다.


사람이 붐벼 서둘러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미궁 1층에 입장하셨습니다.]


판타지나 영화 속에서 볼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나는 곧바로 1층 고블린 사냥터로 향했다.


이제 막 헌터가 된 것 같은 이들이 고블린과 싸우고 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다음 내가 사냥할 고블린을 탐색했다.


어딘가 덜떨어져 보이는 고블린 위주로.


마침 혼자 들판을 터벅터벅 걷는 놈이 있었다. 내가 직접 싸울 생각을 하니 살이 떨린다.


할 수 있겠지?


오늘 급하게 헌터 상점에서 구매한 몽둥이를 꺼냈다.


별다른 능력은 없지만, 몽둥이의 강도는 괜찮으니 고블린 잡기엔 충분하다.


고블린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놈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들어가자 반응을 보인다.


“끼륵?”


고블린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날 바라본다. 조금 더 다가가자 더럽게 생긴 송곳니를 보였다.


“키이이익!!!”


몽둥이를 번쩍 들고 [힘의 축복]을 사용했다.


때마침 단검을 뽑아 든 고블린도 내게 달려들었다.


부웅!


고블린의 관자놀이를 정확히 가격했다. 마치 두부를 때린 것처럼 타격감이 없다.


파아악!!!


고블린의 머리가 폭발한다. 초록빛 선혈을 사방에 흩뿌려졌다.


머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몸통은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내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고블린의 몸통이 쓰러져있던 자리에는 새끼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마석이 남아있었다.


“내가 잡았어···.”


레드 오크의 족장이 내 첫 번째 사냥감이긴 했으나, 그거야 눈 질끈 감고 휘두른 것에 운 좋게 걸려들었을 뿐이다.


이거 꽤 재밌는데?


쉽다.

간단해도 너무 간단하다.


물론 고블린이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그래도 고블린의 머리를 이렇게 쉽게 터트릴 수 있는 놈은 세상에 몇 없지 않을까.


옆에서 고블린을 사냥하고 있는 놈만 봐도 그렇다. 신참인 것 같긴 하나, 덩치도 좋고 아이템도 적당히 골라서 사왔다.


무기는 오히려 나보다 좋지 않을까?

그럼에도 고블린의 머리를 터트리진 못한다.


“좋아, 나도 할 수 있잖아.”


멀리 두 고블린이 가만히 서있었다. 두 마리의 시선은 내게 고정돼 있다.


고블린들의 표정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뭐, 뭐. 제까짓 게 화나 있으면 어쩔 건데.


나는 고블린을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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