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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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생
작품등록일 :
2024.08.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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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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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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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4

DUMMY

“안녕하세요. 제하 파티 파티장 이종선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최고하입니다.”


나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파티장의 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곰처럼 푸근한 얼굴에 나이도 꽤 있어 보인다.


아직 약속 시간이 안 됐기에 미궁 앞에 모인 사람은 나와 파티장뿐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한 사람씩 합류하기 시작했다.

먼저 두 사람이 파티에 합류했다.


도착한 사람은 젊은 여자 서포터와 이제 신참 아빠가 된 듯한 원거리 딜러.


“안녕하세요! 전 서포터를 담당하게 된 유서연이라고 합니다!”

“전 딜러 조현석입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말없이 마지막 탱커를 기다렸다.


아직까진 괜찮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풋풋함.


원래 공략이 있는 날이면 무거운 짐에 커피를 사 들고 팀원들을 기다렸다.

지각이라도 하는 날에는 하루 종일 욕만 먹었다.


진작 이렇게 길드에서 나올걸 그랬어.


마지막으로 5분 정도 지각한 탱커가 허둥거리며 뛰어왔다.


뭔가 예전 내 모습···. 어?


탱커를 맡게 된 남자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이름은 오정훈.


“아, 안녕하세요! 탱커 오정훈입니다!”

“정훈···.”

“네?”

“아, 아닙니다.”


하마터면 아는 척할 뻔했다.


그는 이십 대 초반인 청년으로 꽤나 뛰어난 탱커였다. 무기를 잘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탱커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했다.


내가 그를 알고 있던 이유는 정훈도 여명 길드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와 대화도 자주 나누었다.


오정훈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공략에 나섰고, 단시간에 훌륭한 탱커가 되었다.


그는 나보다 동생이지만, 힘든 가정사 때문인지 가끔 나보다 형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팀 내에서 무시당하던 나와 친하게 지내기도 했고.


불행히도 그는 내가 죽기 두 달 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에 갔을 때 넋이 나가 있던 그의 엄마와 동생의 모습이 아직도 선연하다.


아무튼 정훈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래도 각성한 지 얼마 안 된 듯 보였다.


“늦어서 죄송···.”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나는 그의 어깨를 툭툭 토닥여주며 말했다.


“그럼 다들 오신 것 같으니 미궁 안으로 들어갈까요?”


파티장도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모두 파티장의 말에 동의했고, 우리는 미궁 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오늘이 처음이시죠?”


나는 딱히 공략해 본 적이 있다고 말하진 않았다. 오늘은 서포터가 아닌 딜러로 참여했으니 말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1층 보스룸은 그렇게 위험하거나 어렵지는 않아요. 혹시 고블린을 사냥해 본 적조차 없다 하시는 분들은 없죠?”

“저 사냥해 본 적은 없어요···.”

“아, 서포터는 뒤에 잘 계시기만 하면 돼요. 서포터는 1층에선 크게 할 일이 없을 거예요.”


전직 서포터 출신으로 거슬리는 말이긴 하지만, 실제로 딱히 할 일이 없었다. 파티가 어지간히 병신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면 바로 보스룸에 입장할게요. 입장 대기하면서 몸 좀 풀게요.”

“파티장님은 몇 층까지 올라가셨어요?”

“저는 전 길드에서 4층 보스까지 잡았고, 제 파티 만들고서는 3층 보스까지 잡았어요.”


나는 10층 보스까지 잡았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잘 부탁드려요, 정훈님.”


나는 바로 옆에서 경직된 얼굴로 서있는 정훈에게 말했다.


“저,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는 군기가 바짝 든 군인처럼 쩌렁쩌렁하게 대답했다.


먼저 대기하고 있던 파티가 들어가고 다음 우리 차례가 되었다.


“그럼 입장할게요.”


우리는 파티장을 따라 붉은빛 차원문에 들어갔다.



***



차원문을 지나자 숲이 펼쳐졌다.


이야, 1층 보스룸은 오랜만이네.


미궁의 보스룸은 꽤 넓다.

물론 광산이 배경인 2층 보스룸처럼 좁은 지역도 있으나, 보스룸은 대체로 넓다.


일단 보스룸은 단순히 보스 하나를 잡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페이즈가 존재하고, 난도가 점점 올라간다.


만약 고블린 보스만 잡고 끝났다면 혼자 파티를 만들어 공략했을 것이다.


“일단 천천히 이동할게요. 고블린 정찰대가 있으니까 주변 잘 살펴주세요.”


1페이즈는 정찰대와의 전투.

2페이즈는 고블린 친위대와의 전투.

3페이즈는 최종 보스와의 전투로 마지막 페이즈다.


일단 고블린 군대를 해치워야 최종 보스와 싸울 수 있다.


게임 같은 진행 방식이지만, 꼭 이런 진행 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다.


만약 모습을 감추고 은밀하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몰래 고블린 대장의 목을 따도 된다.


하지만 대부분 안전한 클리어를 위해 차근차근 진행한다.


“근데 진짜 그거 들고 싸우시게요?”


옆에 있던 원거리 딜러 조현석이 못 미더운 듯 바라보며 물었다.


내 무기는 쇠막대기.

이걸 무기로 쓰는 사람은 없었다.

보통 막 헌터가 된 풋내기들도 날붙이가 있는 검을 사는 게 대부분이니까.


타격을 선호하더라도 최소한 돌기가 달린 무기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근데 그렇게 안 좋은 무기는 아니라고.

그립감도 좋고, 싸고, 단단하다.


“생각보다 단단하고 좋아요.”

“그걸로 죽이려면 엄청 힘들 것 같은데···.”

“현석씨 말대로 나중에는 무기 바꾸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철퇴 쪽으로.”


이번에는 파티장까지 내 무기에 관심을 가졌다.


“저, 저기 고블린이요!”


그때 가장 앞서 가고 있던 정훈이 고블린을 발견했다. 1페이즈 고블린 정찰대의 수는 대략 50마리 정도.


고블린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파티장을 제외하고는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나는 내게 힘의 축복을 사용한 후 정훈의 옆에 섰다.


피이잉!!!


원거리 딜러의 화살이 날아가 고블린의 가슴을 관통한다. 관통된 화살은 뒤에 있던 고블린 머리에 박혔다.


조현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음 화살을 준비했다.


이윽고 우리는 고블린 정찰대와 격돌했다.


나는 평소대로 몽둥이를 크게 휘둘렀다.


부우웅!!!


퍼어어어억!!!


몽둥이가 닿는 대로 고블린들의 머리가 터졌다.

역시 짜릿하다.

놈들이 모여있어서 그런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두세 마리씩 죽었다.


나는 조금씩 전진하며 고블린을 처리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망치려던 고블린의 머리도 으깨 주었다.


양옆을 둘러보니 정훈과 파티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뒤에서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고, 고하씨? 이번이 처음인 거 맞죠?”

“아, 예. 딜러는 처음입니다···.”

“딜러는? 혹시 그럼 다른 포지션으로 공략한 적은 있나요?”


굳이 말할 생각은 없었으나, 또 숨길 필요까지는 없었다.


“예, 원래 서포터였습니다.”

“아, 서포터···. 그럼 몇 층까지 올라가셨어요?”

“십··· 이 아니라 6층 보스까지 잡았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일단 진행할까요?”


우리는 숲을 지났다. 푸르른 언덕이 보인다.

이곳은 2페이즈 장소.

저 언덕 위에는 고블린 친위대가 기다리고 있다.


신체 능력은 일반 고블린과 큰 차이가 없어도, 대장의 지휘에 따라 나름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녀석들이다.


체계적으로 움직여도 고블린은 고블린.

1페이즈인 정찰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언덕을 올라 고블린 친위대를 마주했다.


뿌우우우우!!!


고블린의 뿔피리가 울려 퍼진다.

이번에는 방패를 내세우고 열을 맞춘 채 천천히 진격하는 고블린 친위대.


나는 방패가 있든 말든 무기를 휘둘렀다.


콰직!!!


나무 방패가 고블린의 머리와 함께 부서졌다.

친위대나 정찰대나 내 몽둥이 앞에선 모두 평등했다.


이번에는 전진하지 않고 탱커 옆에서 천천히 고블린의 머리를 부쉈다.


고블린 친위대 역시 가볍게 격파.


“와···. 진짜 강하시네요.”


옆에 있던 정훈이 말했다.


“정훈씨도 충분히 강하잖아요.”

“저는 할 줄 아는 게 막는 것밖에 없어요. 고블린을 죽이는 데도 한세월 걸리는 걸요.”

“탱커는 앞에서 단단하게 버텨주는 사람이 제일 강한 거 아니겠어요?”


현재 오정훈은 평범한 신입 헌터에 불과하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괴물이 되는 녀석이다.


물론 급하게 공략에 임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비운의 헌터긴 하지만, 꽤나 실력 있는 헌터였다.


그의 말대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격을 잘 못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도 탱커로서의 역할은 잘 수행했기에 그를 데려가려는 길드가 많았다.



어쨌든 친위대가 전멸했다.

마지막은 홉고블린 보스.


사냥터에서 죽였던 고블린 대장보다 배는 세고 빠른 녀석이다.


“고하씨. 혹시 저 고블린 보스도 한 번에 죽일 수 있나요?”

“한 번에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요.”


10층 보스 머리통도 한 번에 터트리긴 했다.

뭐, 지금보다 좋은 장비와 좀 더 나은 육체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9층 보스도 아니고, 1층 보스지 않은가.

고블린 머리통이 내 몽둥이보다 단단하진 않다.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괜찮을까요? 연습이 필요하거나···.”


모두 내가 한 번에 죽이길 동의하는 눈치.

아니, 무언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들이다.


멀리 덩그러니 서있는 고블린 보스가 보였다.

사람만 한 크기, 투박한 철제 갑옷을 입고 있다.


나는 천천히 놈에게 다가갔다.

녀석도 나를 향해 다가온다.


보호막을 걸어놨으니 놈의 공격을 허용해도 된다. 녀석의 머리를 정확하게 때리는 것에만 집중.


“크엑!”


홉고블린이 속도를 높여 달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거리가 가까워졌다.


나는 두 손으로 몽둥이를 붙잡고 타자처럼 머리가 날아오길 기다렸다.


이 정도면 휘둘러도 되겠다 싶을 때쯤 힘껏 휘둘렀다.


카아아아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홈런.


고블린이 쓰고 있던 철제 투구가 찌그러진 채 하늘 위로 날아갔다.


머리를 잃은 몸은 몇 발짝을 더 움직이다 쓰러졌다.


이렇게 1층 고블린 보스까지 스무스하게 클리어했다.


이 정도면 혼자 왔어도 별문제 없이 클리어 했을 것이다.


고블린 보스 뒤쪽에 있던 커다란 보물 상자가 입을 열었다.


안쪽에 들어있는 것은 마석.

가끔 무기나, 고급 재료가 나오기도 한다.


오늘은 마석만 있다.

1층 보스룸은 마석만 나오는 게 가장 효율적이긴 하다.


“오늘 어쩌다 보니 고하씨만 고생하셨네. 분배는··· 그래도 고하씨가 고생하셨으니까 더 주는 게 맞겠죠?”


천사 같은 파티장님.

돈을 더 받을 생각은 없었건만.

준다면 감사히 받아야지.


“1층 보스룸은 한 5백 정도 나오니까···. 25씩 해서 고하씨한테 드리도록 하죠. 다들 괜찮으신가요?”


나는 조용히 파티원들의 눈치를 살폈다.

원거리 딜러는 불편해하는 것 같은데···.


“네, 전 괜찮아요. 저는 거의 구경만 하다 가는걸요.”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현석씨는요?”

“뭐···.”

“그럼 고하씨한테 더 드리도록 할게요.”


초보 파티에 와서 너무 나댄 듯한 느낌도 들지만, 돈은 생각보다 두둑하게 챙기게 됐다.


우리는 미궁을 빠져나와 먼저 협회에서 운영하는 헌터 상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마석을 몽땅 팔았다.


내 통장에 입금되는 200만 원.

아주 만족스럽다.


“저는 주마다 저층 공략 파티를 구하고 있으니까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아무래도 파티장은 본업은 있고, 재미삼아 공략에 임하는 것 같았다.


파티장 중에 쓰레기 같은 사람도 많다던데···.

이번 파티장은 아주 청렴한 사람이다.


“오늘 다들 고생하셨고 저는 이만 가볼게요. 아들하고 놀아주기로 약속을 해서···.”


파티장 이종선은 자애로운 미소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고생하셨습니다.”


시큰둥하게 인사하고 떠나는 원거리 딜러.

역시 내게 돈을 더 준 게 맘에 안 드는 모양.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은 건 서포터 유서연과 탱커 오정훈.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서포터 유서연이었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나중에도 저랑 같이 파티에 들어가는 건 어때용?”


파티를 만들 생각이긴 하다만···.

솔직히 서포터는 아직 필요가 없다.


당분간은 저층을 공략할 생각이고, 굳이 돈을 분배하면서 서포터를 추가 영입하기엔 아깝다.


또 내가 서포터와 딜러 역할을 둘 다 할 수 있고. 오히려 든든한 탱커가 있으면 좋지.


오정훈, 군기가 바짝 잡혀 있은 저 녀석이야말로 놓치기 아까운 인재다.


그는 나와 유서연의 눈치를 살피며 떠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일단 유서연의 제안을 거절했다.


“죄송해요. 제가 아직 어디 파티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서···.”

“아, 네 알겠습니당···.”


그녀는 아쉬운 얼굴로 인사를 하고서는 자리를 떠났다. 마찬가지로 오정훈도 나와 서포터에게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붙잡아야 한다.

능력도 능력이고, 성품도 완벽한 청년이다.


그리고 정훈의 불행한 미래도 내가 알고 있지 않은가.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가 어깨를 붙잡았다.


“저기, 정훈씨.”

“예, 예?”

“혹시 저랑 같이 일할 생각 없어요?”

“고하님이랑 저랑요? 저야 감사하긴 한데···.”

“네. 공략팀을 만들고 싶은데 정훈씨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럼 동의하신 거죠?”


오케이.

든든한 탱커 영입 성공.


1층 보스룸도 무난하게 클리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 이제 개인 공략팀만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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