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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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생
작품등록일 :
2024.08.28 20:19
최근연재일 :
2024.09.0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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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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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도 넣는 역대급 서포터 6

DUMMY

“할 수 있겠어?”

“예, 할 수 있습니다!!!”


정훈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만 들으면 군인이 다름없다.


거대한 마석을 챙겨 돌아가는 길.


커다란 돌에 박혀있는 마석을 채취할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채로 협회까지 들고 가기로 했다.


배낭도 없어 직접 들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


무게는 최소 100킬로가 넘는 것 같았다.


[힘의 축복]을 사용해도 내 힘은 그대로.

신체 능력이 평범한 나는 들 수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힘이 좋은 정훈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다.


정훈은 방패와 검은 뒤로 메고, 양손엔 마석이 박힌 거대한 돌멩이를 들었다.


그는 땀을 흘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워낙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기에 나갈 때도 꽤 오랫동안 걸어야 했다.


다행인 점은 백구가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몬스터도 찾아줘, 보물도 찾아줘, 길도 찾아줘 아주 유용하다. 은근히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힘들면 좀 쉬어도 괜찮아.”

“그, 그럼 잠깐···.”


많이 힘들었는지 광석을 내려놓는다.


“그래, 좀 쉬어둬.”


잠깐 땀을 식히고 있는 사이 근처에서 소리가 들렸다.


···코볼트인가?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사람 목소리인 것 같기도 한데.


조금 더 가까워지자 사람 목소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깊숙한 곳에서 공략자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으나, 간혹 모험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 않겠는가.


잠시 후 그들의 목소리가 점점 명료해졌다.


“아, 좆같네. 뭐가 이렇게 요구하는 게 많냐.”

“미궁 안에서 나온 아이템이라 바깥에 두면 각성효과가 떨어진다던데. 그리고 여기는 안전하잖아. 사람도 없고, 들킬 위험도 없고.”

“아,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 각성 효과가 떨어지긴 왜 떨어져. 어휴 됐어. 길은 맞지?”

“맞아, 맞아. 빨리 따라와.”


뭘까···.

엿들으면 안 될 것 같은 대화를 들은 듯하다.


각성효과···?

설마 페르인 말하는 건가.


페르인은 미궁의 각성제로 신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약이었다.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각성자처럼 신체 능력을 강화한다.


강한 중독성과 부작용이 있어 당연히 불법.

특히 각성제를 범죄에 사용하는 이들이 생겨 미궁의 각성제는 금지 약물로 지정되었다.


대규모 길드에는 각성제가 늘 구비돼 있다.

여명 길드에도 각성제가 있었다.

물론 사용한 적은 없었다.


잠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솔직히 대화만 엿들었을 때 나쁜 놈들인 건 확실하지만, 위험한 일에 연루되는 건 사양.


백구는 내 속마음을 알아챘는지 스스로 빛을 낮췄다.


점점 놈들의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지금 다가오는 저 사람들···. 나쁜 사람들인 것 같지 않아요? 대화가 이상한데. 저희 괜찮겠죠···?”


정훈도 당황스러운 모양.


“일단 피···.”


일단 피하자 하려 했건만, 정훈의 옆에 거대한 마석이 눈에 보였다.


저걸 들고 반대로 가봤자 따라잡힐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두고 갈 수도 없는 노릇.


어쩔 수 없다.

그냥 평범한 공략자처럼 앉아 있을 수밖에.


놈들이 뚜벅뚜벅 다가온다.

이윽고 모퉁이를 돌았다.


“어, 씨바 깜짝이야!”

“뭐야? 여기에도 공략자가 있네.”


그들의 관상은 범죄자 상이 확실하다.


무섭게 생긴 빡빡이 아저씨 한 명.

문신이 가득한 남자 한 명.

운동을 아주 열심히 했는지 근육이 가득한 남자 한 명까지.


나는 내 소유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광석에 팔을 올려두고 앉아 있었다.


사나운 멍멍이들을 흥분시킬까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그들은 어슬렁거리며 우리 앞을 지나간다.


그렇게 지나가나 싶었지만···.

가장 앞쪽에서 가던 빡빡이 아저씨가 멈췄다.


그냥 가줬으면 좋겠는데.


다행히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곁눈으로 확인하니 그냥 지나가는 듯하다.


후우···. 귀찮은 일은 넘어갔다.


“이제 우리도 슬슬 움직이자.”


정훈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광석을 들었다.



***



“형, 방금 봤어? 2층에서만 간혹 발견된다는 대형 마석이잖아.”

“나도 봤어. 걔네도 무거워서 쉬는 것 같던데.”

“형, 그냥 가게? 저거 어림잡아도 억대는 될 것 같은데.”


대인은 발걸음을 멈췄다.

대형 마석을 빼앗아 팔기만 해도 최소 1억.

보는 사람도 없고, 마석을 가지고 있던 녀석들도 그리 강해 보이진 않았다.


어쩌면 말로 강압만 줘도 광석을 순순히 내놓지 않을까.


“형. 아니 이거야 저거 뺏은 후에 가져다 두면 되잖아. 저 새끼들 그렇게 세 보이지도 않던데? 눈 피하는 거 보니까 겁도 많은 것 같고. 그리고 저 새끼들 우리 말 들은 것 같지 않아?”

“야, 가자.”


대인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미궁 각성제 전달책으로서 받는 돈은 100만 원. 동생들과 돈을 나누면 40만 원.


나쁘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눈앞에 억이 있다.

동생들과 나눠도 최소 몇 천이다.


“먼저 찾았다고 주인은 아니지. 가져다 파는 사람이 주인인 거지.”

“그래 인마, 네 말이 맞다.”


대인은 동생의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거대 마석을 들고 있던 놈들을 뒤쫓았다.



***



끝이 안 보인다.

워낙 깊숙이 내려오기도 했고, 무거운 광석을 정훈이 독박으로 들고 있으니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그 새끼들 다시 오는 거 아니야?


잠시 후 내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뒤에서 누군가 온다.

돌아보니 아까 마주쳤던 녀석들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와, 친구들 좋은 거 주웠네.”


빡빡이 아저씨가 마석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했다.


“아, 뭐···. 감사합니다.”

“근데, 미안하게 됐네. 우리가 아까 두고 온 거랑 똑같이 생겨가지고. 아까도 지나갈 때 긴가민가했거든. 원래 우리 거라서 그런데 돌려줄 수 있나?”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는 직접 벽에 붙어있던 걸 부숴서 떼어왔다.


만약 정말로 저놈들 것이라고 했을지언정 이미 우리가 주운 이상 돌려줄 수는 없다.


아니···. 그건 좀 그런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우리가 직접 채광해서 온 건데.”

“어휴, 그럴 줄 알았어. 눈앞에 그렇게 커다란 마석이 있는데 거짓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지. 근데 그러면···. 우리도 어쩔 수 없거든.”


이 친구들···.

그냥 지나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정훈아, 내려놔.”

“네? 알겠어요···.”


정훈은 내가 그냥 넘겨주는 줄 알았는지 상당히 아쉬운 눈치.


빡빡이도 똑같이 착각했는지 어두웠던 표정이 풀어졌다.


“아이 진작 그러지. 우리 좋게 좋게 해결할 수 있었잖아.”


지겹다.

지긋지긋하던 서포터로서의 인생.

맨날 남 뒷바라지만 하던 나날들.

언제까지 빼앗기고 살 것인가.


이젠 내게도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도 압도적인 힘.


내 걸 빼앗아 가려는데 지난날처럼, 겁쟁이처럼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카앙!!!


“뒤지고 싶으면 가져가든가.”


꽤 효과적이었다.

놈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내 강건한 의지를 보여줬음에도 놈들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


“정훈아, 네가 한 명 맡아라. 내가 바로 도와주마.”

“알겠습니다!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범죄자 놈들도 무기를 꺼낸다.

다행히 중무장은 아니다.


가끔 나타나는 코볼트와 싸우기 위해 준비한 작은 무기들. 손도끼와 단검, 한손 곤봉이 그들의 무기였다.


“이게 너희 목숨보다 소중한 거냐?”


문신이 가득한 남자가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그래, 이 새끼야.”


마음만 같아서는 저놈들의 대가리도 터트리고 싶다.


아마 이곳에서 놈들을 죽여도 모를 확률이 높다.

미궁에서 범죄에 의해 죽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미궁이 우범 지대인 이유는 몬스터가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발견만 안 된다면 사인 파악이 어려우니 말이다.


그래도 죽이는 건 좀 그렇지···?

딱 죽기 전까지 제압하자.


다만 나는 아직 미숙한 딜러.

힘 조절을 잘못했다간 놈들의 신체 부위가 터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문신한 남자가 내게 달려들었다. 그가 들고 있는 무기는 단검.


확실히 코볼트와 고블린보다는 빠르다.


나는 [힘의 축복]을 두르고 골프를 하듯 땅을 향해 스윙을 했다.


까아아앙앙!!!


딱딱한 돌바닥이 부서지며 파편처럼 잘게 쪼개졌다. 쪼개진 파편이 정면으로 비산했다.


파편에 맞은 남자가 뒤로 고꾸라졌다.


“끄아아아아악!!!”


많이 아픈가 보다.

내가 봐도 많이 아팠을 것 같다.

파편 하나가 허벅지 살을 깊게 파고들었으니 말이다.


“이 개새끼가!”


그때 옆에서 빡빡이가 달려들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손도끼.

하마터면 관자놀이에 도끼자국이 날 뻔했다.


빡빡이는 멈추지 않고 도끼를 세로로 그었다.


나는 그의 공격을 피하다 뒤로 자빠졌다.


먹잇감을 포착했는지 빡빡이가 손도끼를 치켜세운 채 달려들었다.


그 순간, 빡빡이가 자신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내 머리 위에 있던 백구가 강렬한 빛을 내뿜은 것이다.


빡빡이의 눈이 잠시 멀어 있는 사이, 나는 발로 그의 몸을 밀었다.


퍼어억!!!


“크헉!”


빡빡이의 몸이 부웅 떠올랐다.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 빡빡이는 더 이상 몸을 일으켜 세우지 못 했다.


내 뒤쪽에서는 정훈과 근육남이 싸우고 있었다.

아직 결판은 안 난 모양.


키가 2미터쯤 돼 보이는 근육남의 피부는 나무껍질처럼 변해 있었다.


저놈도 탱커인 것 같았다.

한 손으로는 곤봉을 들고 정훈의 방패를 내려쳤으나 데미지를 입히진 못했다.


나는 근육남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떤 식으로 때려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근육남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


근육남은 곤봉을 냅다 던졌다. 다행히 곤봉은 내 옆으로 지나갔다.


그러고는 도망친다.

눈치가 좋은 녀석이다.


내게 달려들었다면 깜짝 놀란 나는 몽둥이를 휘둘렀을 것이다. 그거에 맞았으면 평생 불구로 살았겠지.


뜻밖의 싸움은 끝이 났다.

승리다.

적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다만 내가 애용하던 쇠몽둥이는 수명을 다했다. 몇 번 더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지만, 금이 생겨 언제 부러질지 모른다.


마석 팔면 무기부터 사야겠다.


두툼하고 단단한 둔기로다가. 아니면 길고 단단한 지팡이도 괜찮을 것 같다.


공격력은 충분하기에 꼭 돌기가 달린 걸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형님! 괜찮으세요?”

“어···. 가자.”


사람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으니 왠지 나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정훈은 광석을 들었다. 역시 무거워 보인다.


얼마나 걸었을까.

50분 정도가 흐른 뒤에야 우리는 광산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곧바로 미궁을 빠져나와 헌터 상점으로 향했다. 상점에 있던 헌터들의 눈이 모두 정훈이 들고 있는 마석을 향했다.


협회 직원도 살짝 당황했다.


“자, 잠시만요···. 팀장님!”


한 시간쯤 지나고. 정산금이 나왔다.


2층에서 찾은 마석으로 받은 돈은 2억.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나는 딱 절반으로 나누어 정훈에게 나눠주었다.


오히려 내가 절반을 가져가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고생은 정훈이 다했으니까.


“혀, 형···. 형이 찾으셨잖아요. 저는 힘밖에 안 썼는데···.”


역시 착한 친구다.

가정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우리 공략팀에는 네가 있어야 해. 돈이야 같이 벌면 되지.”

“형···. 전 진짜 못 받아요. 파티에 넣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한걸요.”


결국 대화 끝에 그에게 나눠준 돈은 5천만 원.

남은 1억 5천은 내가 꿀꺽.


돈이 들어온 통장을 확인해 보니 약간 어지럽기까지 하다.


오늘은 빠른 휴식을 위해 회식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잠에 들기 전까지 통장에 찍힌 금액을 5분마다 확인했다.


“저 녀석을 쓰다듬어 줄 수도 없고···.”


마음만 같아서는 백구를 품에 안고 싶을 정도다.


늘 지옥 같았던 미궁이 이제는 점점 재밌어진다.

내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돈도 잘 벌린다.


좋아, 내일도 달려야지.


빨리 보스룸을 공략해 상층으로 가는 것이 목표.


내가 여명 길드에서 나올 당시 1공략팀이 공략하고 있는 층수는 7층.


내가 나간 후 8층까지 올라갔을지도 모른다.


현재 내 공략 속도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만하다.


딱히 복수를 원하진 않지만, 내가 여명 길드를 따라잡는다면 정말 짜릿할 것 같다.


개자식들···.

기다려라. 형이 금방 따라가 주마.



***



“너희 뭐 하는 거야. 정신 안 차릴래? 지금 7층 공략한 지가 얼마나 됐는데 아직도 공략을 못 했어?”

“그게, 아직 합이 안 맞아서···. 그, 그거 때문에 못 깨고 있습니다.”

“지금 나랑 장난해! 너희가 원하는 힐러형 서포터 데리고 왔잖아! 자신감 있게 공략에 임할 수 있다며?”


여명 길드의 1공략팀은 고개를 숙인 채 면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7층을 도저히 공략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힐러형 서포터로 바뀐 후 공략이 더 어려워졌다.


지금까지 잘만 죽던 몬스터들이 갑작스럽게 단단해진 느낌이다.


“야, 문재혁.”

“예?”

“네가 데리고 와.”

“누굴요? 설마 최고하요?”

“그럼 누구겠냐? 네가 어떻게든 데리고 와.”


남성철이 나가고 방안엔 침묵이 맴돌았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최고하가 있을 때 공략하기 더 쉬웠다는 것을.


문재혁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씨발···. 그 새끼 내가 꼭 데려오고 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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