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들의 기연을 무한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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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프로
작품등록일 :
2024.08.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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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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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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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01. 개판을 보여주지

DUMMY


/001



"회장님. 이게 무슨 지랄입니까."


나는 배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흐르는 피를 막을 수는 없었다.


회장놈. 제대로 쑤셨네.

나는 주르륵 미끄러지고 말았다.


이곳은 <천율 재단>이 운영하는 비밀 서고다. 재단에서 긁어모은 무공서적이 가득한 특급보안 지역.


또한, 정황상 내 무덤이 될 예정.


복부의 출혈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회장이 종결급 무기로 나를 찔러버렸으니까.


"섭섭하네요. 회장님. 내가 평생을 천율 위해 일했는데. 이게 대체 뭡니까?"

"비서실장. 지금까지는 참 잘해줬어. 그런데 앞으로는 비서실장이 해줄 일이 많지 않아서."


드디어 올 것이 왔군.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말하지만, 비밀 서고는 특급보안 지역이다. 회장의 직계 자손 중에서도 못 들어오는 놈들이 수두룩하지만, 나만큼은 예외.

언제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회장에게서 인정받은 자.

많은 것을 알고있는 자.


비서실장 이시훈.

그것이 나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확신했다. 혈육도 아닌 내가 너무 많은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무엇보다 회장은 인정머리 없는 냉혈한.

회장에 비하면 조조마저 성인군자가 된다.


철철철···. 내게서 흘러나온 피가 무공서적을 더럽히자, 회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비서실장. 괜히 피 뿌리지 말고 곱게 죽도록 해. 여기 청소부 못 들이는 거 알잖나."

"아이고. 미안하게 됐습니다. 보안유지를 위해 회장님이 직접 걸레질을 하셔야겠네요."


나는 일부러 손을 흔들어댔다. 서고에 핏빛 손자국이 쩍쩍 찍혀들어갔다.

회장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비서실장. 잘도 피했군. 내가 노린 지점보다 8mm정도 비껴갔어."

"제가 눈이 좋지 않습니까. 회장님 공격이 너무 느려서 피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인류 최강이신데, 밋밋하네요."

"하! 역시 이시훈이는 달라! 내 앞에서 그따위로 말하는 인간은 너 하나 뿐이었어. 깡다구가 좋아. 독기도 넘치고. 자네는 전투 직업이었다면 대성했을 거야."


회장놈. 멕이는군.

나는 해석사다.


⎯⎯⎯ 「저주 발동」⎯⎯⎯

해석사의 저주에 걸려 있다.

무력이 0으로 고정된다.

⎯⎯⎯⎯⎯⎯⎯⎯⎯⎯⎯⎯⎯


모든 해석사는 전투력을 지니지 못한다. 동시에 무한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전부 자네가 채워준 곳간이지."


회장은 서고의 보물들을 탐스럽게 바라보았다. 서고에 잠들어있는 보물은 전부 내가 해석해냈다.


SSS급. 특급. 레전더리. 신화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종결급 아이템들.

나 말고는 해석해낼 이가 없었다.


눈이 좋았다.

어릴 때부터 말이다. 그리고 해석사에게 날카로운 시선은 필수이니. 나는 애초부터 대성할 해석가였던 것-.


-이라며 자화자찬하는 것도 허무하군.

체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우리 대단하신 회장님. 나까지 담궈버리면 이제 어쩌시려고?"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내 인생이야 여기서 끝난다 쳐도, 인류는 어떻게 되는가?


인류는 아슬아슬한 처지에 놓여 있다. 비밀 서고의 종결급 아이템을 총동원하더라도 멸망을 막기는 힘들 지경.


"이시훈이. 정신 차리게. 지구는 텄어. 우리는 차원 포탈을 타고 이주할 거야. 내가 선별한 인간들만 살아남겠지."

"하. 이런 개새끼···."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도 너희 가문이 세상을 지켜주리라 기대했건만. 그것만 보고 뼈가 빠지도록 굴렀거늘. 이제와서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시겠다?


"뭐 잡담은 이 정도로 해두고. 우리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회장이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거의 맞닿을 거리.

이대로 회장의 목덜미를 물어뜯고 싶었으나, 차가워진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고작 해석사.


⎯⎯⎯ 「저주 발동」⎯⎯⎯

해석사의 저주에 걸려 있다.

무력이 0으로 고정된다.

⎯⎯⎯⎯⎯⎯⎯⎯⎯⎯⎯⎯⎯


해석사는 전투에 소질이 없다.

아쉬울 따름. 이럴 줄 알았으면 살아생전 더 열심히. 아주 열심히···.


해먹었어야 했는데!


"이시훈이. 회사에서 얼마나 해 쳐먹었나?"

"아이쿠야.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힌트 있습니까?"

"로펌에서 장부를 뒤지고 사설탐정들이 자네 뒤를 캐냈어. 자네의 횡령 사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했거든."

"뭐라도 나왔답니까?"

"먼지 한 톨 나오지 않더군."


아드득. 회장이 이를 갈았다.

속이 다 후련했다.


나는 비밀스러운 취향을 지니고 있다.

횡령을 하면 흥분된다.


······아. 신이시여.


나는 아이템은 뒤로 빼돌리고. 예산을 유령회사로 넘기고. 장부는 이중으로 작성했다.


나의 우수한 관찰력이 회사의 빈틈까지 해석해버리고 만 것이다.

규정의 빈틈! 보안의 빈틈! 내 눈에는 훤히 보였다. 천율은 어차피 악덕 블랙 기업이었기에, 즐겁게 횡령을 일삼을 수 있었다.


나만의 레저 스포츠. 횡령.

달리 말하면 회장 엿먹이기.


"······사람은 모름지기 취미가 있어야 하는 법. 해먹을 자리가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참습니까?"

"빼돌린 아이템이 얼마나 많은지. 가는 길에 시원하게 자랑이나 해보라고."

"글쎄요···."


솔직히 추산 불가능.

나의 레저 스포츠 연혁은 너무나 길어, 리스트를 뽑게 되면 미국의 1년 국방 예산을 아득히 웃돌 것이다.

알짜배기 아이템이 워낙 많았으니.


"빼돌린 아이템들. 지금 어디에 있나?"

"몰?루."

"천류신공."


회장의 눈빛이 번뜩였다.

드디어 본론이로군.


"딴 건 필요 없어. 천류신공. 원본 구했지? 해석에도 성공했지? 응? 천하의 이시훈이라면 분명 해냈을 거야!"

"앗~ 실패했는데요~"

"흐. 이시훈이. 나를 속일 수는 없어. 어서 말해봐. 그것들을 어디에 숨겨뒀나."


천류신공.

나의 기나긴 레저 스포츠 경력에서도 가장 빛나는 트로피. 이곳의 모든 무공비서를 합쳐도, 천류신공에 비하지는 못한다.


가히 차원이 다른 보물.

그렇기에 해석하며 피똥을 쌌다.

진짜 더럽게 어려운 서적이었다.

신공이라더니. 이름값 하는 놈이었다.


그 난해한 구결은 지금 내 머릿속에 있다.

원본? 그건 내가 꼭꼭 씹어먹었다.

문자 그대로 말이다.


천류신공은 나의 배 안에 들어있다!


나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처럼 천류신공을 뜯어 잘근잘근 씹어먹었던 것이다.


"좋습니다. 회장. 특별히 알려드리죠. 나는 천류신공을 해석했습니다."

"역시나!"

"그렇기에 알아챘습니다. 이토록 위험한 무공은···. 너에게 못 줍니다."


평생을 천율을 위해 일했다. 회장과 그들의 직계 자손들은 최강의 플레이어 집단이었으니.


그들이 세상을 구해주길 바랐다.

동시에, 그들이 세상을 구해줄 리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악인이니까.


"차라리 나를 죽이쇼."

"원대로 해주지. 흑염화형."


그 순간.

나의 전신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계의 성좌가 다루는 검은 불꽃! 회장이 애용하는 주술이기도 했다.


"대답하지 않아도 돼. 그냥 자네 시체에 물어보겠네. 시체에게 질문할 방법이야 많거든."

"하-."

"지금까지 고생했네. 비서실장. 편히 쉬게."


하하하-!

나는 지옥 속에서 웃었다. 회장은 나를 잘 알고 있듯, 나 또한 회장을 잘 알고 있으니.


"그래! 흑염을 쓸 줄 알았지!"


너는 천류신공을 얻지 못한다. 나와 하나가 되어, 나와 함께 잿더미가 될 테니. 녹아내린 나의 뱃속을 뒤적거리며 후회나 해라.



* * *



"감히 본좌를 먹어치워?!"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말했다.

뇌가 만들어 낸 환각인 듯했다.

화형은 그만큼 괴로웠으니까.


"평생을 악인의 똥받이나 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던 자가 어찌 그런 기행을 저질렀느냐?"

"거 누구쇼!"

"끝까지 비굴하고 파렴치하게 굴 것이지. 쯧쯧."

"아니 근데 이 새끼가."


나는 부들댔다.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 지금 심란합니다. 머릿속의 망상에게 팩폭당하고 싶지는 않으니, 닥쳐주세요."

"본좌는 망상이 아니···."

"망상이 아니면 뭔데?"


슥-!

칼날이 내 목을 겨누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영혼이 베어져나가는 이 감각! 천류신공의 구결이 자아내는 기세와 동일했다!


"아앗. 망상이 아니셨군요! 잘 알겠습니다. 진정하십시오. 선생님."


상대는 염라대왕쯤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부터 심판을 받게 될까? 이거 일 났군.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네놈은 부정부패를 일삼던 학사. 무력이 없고, 청렴함이 없고, 대의 또한 없나니. 본좌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지."

"저기요. 무력이 없는 건 해석사라 그렇고요. 나도 해석사만 아니었으면 날아다녔습니다."


염라대왕에게 꼬박꼬박 대들다니.

내가 봐도 바람직한 대응은 아니었다.


"죽어서도 변명이냐! 그렇다면 청렴함을 버리고 부정부패을 일삼은 이유는 또 무엇이냐?

"아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남의 가산을 빼돌려 이룰 꿈이라? 뭔지는 몰라도 참으로 하찮을···."

"-세계평화."


무거운 침묵. 익숙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세계평화를 꿈꿔온 나였으나, 이 발언은 언제나 좌중을 침묵하게 만들 뿐.


'담임조차 웃음을 참는 게 충격이었지.'


그리고.

염라대왕 또한 웃음 참기에 돌입했다.

풉. 끄으으으응!


"횡령한 아이템은 모조리 구호물자로 보냈습니다. 나보다 강력하고, 나보다 착실하고, 나보다 절실한 자들을 지원했단 말입니다."

"뭣이!"


염라대왕은 화들짝 놀랐다.


"그렇다면 네놈이 정녕 바라던 것이 세계평···. 풉!"

"······."


내가 남긴 재산은 0푼. 횡령물과 연봉은 모조리 빈자들에게 넘겼으니까.

아아. 내가 취한 횡령물이 하나 있긴 했네. 천류신공의 원본 말이다. 문자 그대로 <낼름> 해버렸다.


"저는 평생을 레저 스포츠에 힘썼으나, 도저히 세계평화를 이룰 수 없었···."

"끄으으- 푸핫! 그 단어 좀 쓰지 마라! 네가 무슨 다섯 살 먹은 아해냐!"


결국 터져버린 웃음.

웃참대왕은 박장대소를 넘어 광소했다.


"크하아아아···. 좋다. 무력이 없고, 청렴함이 없더라도, 대의는 있었더냐."

"대의가 아니라 그냥 어릴적 꿈이···."

"그만! 본좌를 삼킨 짓거리는 괘씸하지만, 이번만큼은 넘어가도록 하마. 하지만 기억하라. 본좌가 너를 지켜보겠노라."


⎯⎯⎯ 「천류신공 발동」⎯⎯⎯

천류신공의 오의가 발동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초월적 업적 3개를 보유하였다.

3개의 업적이 특성으로 전환되었다.

⎯⎯⎯⎯⎯⎯⎯⎯⎯⎯⎯⎯⎯⎯


* * *



팟-!

눈을 떠보니 면접장이었다.


‘사옥 65층이로군.’


천율의 본사 60층 이상부터는 특별 구획인데, 65층에서는 주로 <특수인재 면접>이 치러진다.

이처럼 나는 천율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다. 의문점은 흑염에 타죽은 내가 어쩌다 면접장에 끌려왔냐는 건데.


"-이시훈 씨. 해석 못하겠습니까?"

"못하면 자리로 기어들어가. 임마. 시간 아까우니까."

"야. 서일찬. 너 때문에 긴장하잖아."

"내가 보기에도 실력이 부족한 듯한데? 다음 면접자들도 기다리고 있고."


와글와글.

나를 평가하는 목소리들.


나는 저 목소리들을 알고 있다. 저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던가. 탈모가 오지 않은 것이 용한 지경이다.


전방을 바라본 나는 웃고 말았다.

목소리는 진짜로 '놈들'이었다.


회장의 손자손녀들. 도합 12명으로 이루어진 그들이 일렬으로 앉아있었던 것이다.

이런 순간이 예전에도 있지 않았던가.

정확히 20년 전에 말이다.


해석사 면접을 보러 왔던 나는 12명의 상속자들 앞에서 꽁꽁 얼어붙었더랬다.


"해석을 못하겠다면 들어가십시오."


장손 서우식이 내게 일렀다.

나는 허탈하게 이마를 짚었다. 서우식은 상당히 젊었고, 다른 핏줄들도 마찬가지였다. 꼭 20년 전처럼 젊구만.


"······이시훈 면접자?"


서우식의 마지막 경고.

서우식은 젠틀한 척을 하지만 잔혹한 새끼라, 더는 무시할 수 없었다.


"예예. 해석합니다. 해요."


나는 정면에 놓인 <숙제>를 바라보았다.

나는 천율의 비서실장이었고.

세상의 모든 보물을 봐왔다.

내게 해석하지 못할 아이템이란 없다.


⎯⎯⎯「해석력 발동」⎯⎯⎯

아이템 : 하룬 왕국의 돌성벽


⌜하룬 왕국의 강철석은 최고의 전술자원으로, 같은 무게의 은화와 거래된다.⌟

- 이계의 경제학 서적 -


- 등급 : C

- 분류 : 수비 > 유적 > 석재

- 성능 :

◆ 강철의 돌 ▶︎ 강철과 같이 튼튼하다. 부수려면 최소한 C급 둔기가 필요하다.

◆ 품질 부족 ▶︎ 마감이 부실하다. 실력이 떨어지는 석공이 만들었다.

⎯⎯⎯⎯⎯⎯⎯⎯⎯⎯⎯⎯⎯


"이거 하룬 왕국의 돌성벽이네요···."


나의 눈에서 빛이 터지며, 돌덩어리의 정체가 드러났다. 이것이 나의 해석력.


'시벌 뭐지.'


정작 내 상황을 해석하지 못하는 처지.

진짜 20년 전이라고? 돌아온 건가?


나는 곧바로 적응했다. 회장 아래에서도 버틴 사람이 나다. 이런데 휘말릴 내가 아녔다.


"마감이 부실하고···. 오래 됐고···. 파쇄하려면 D급 둔기가 필요하고···."


나는 대충 읊자, 12명의 표정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미치겠군. 이대로라면 과거사가 반복될 것이다.


고액연봉에 혹해서 입사하고. 저 새끼들한테 시달리고. 인정받고. 승진하고.

서로 나를 채가려고 하고. 그러다가 회장에 눈에 들고.

그리고.


배때지 찔리고 흑염 처맞아 사망.

화끈하군. 화끈한 위기였다.


이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게 맞겠지. 뭐가 됐든 천율이 아니라 다른 세력을 찾아 회장을 엿먹일 수 있도록···.


⎯⎯⎯ 「비밀 개방」⎯⎯⎯

폐기름에 담궈두면 두부처럼 물러진다.

이때 재가공하면 등급이 올라갈 수 있다.

⎯⎯⎯⎯⎯⎯⎯⎯⎯⎯⎯⎯⎯


일어나려다가 단정히 앉아버렸다.

이건 20년 전에는 없던 일이니까.


비밀 개방이라니.

이런 옵션은 처음 본다.


내가 처음 본다면 아무도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천율에서 나보다 뛰어난 해석사는 없었으니.


아니.

세상에서 나보다 뛰어난 해석사는 없었으니.


'-해석 능력이 보존되었다?'


아니다. 이건 보존을 넘어, 강화가 되어버린 격이다. 아이템의 액면가를 넘어 미래 가치까지 꿰뚫어보았으니.


"······훌륭하군."


나의 대답에 서우식이 얇게 웃었다.

다른 상속자들도 저마다 관심을 보였다. 저들 12인은 면접관이다. 당연히 '답안지'를 가지고 있고, 내 해석이 '완벽'하다고 판단했겠지. 하지만.


'비밀은 모르고 있다.'


저들의 100점 답안이 사실은 50점이라면? 나 혼자만 진짜 100점을 볼 수 있다면?

나의 머리가 빠르게 굴러갔다.


1안.

박차고 나가서 천율에 대항할 세력을 키운다.


2안.

얌전히 입사하여 안에서부터 천율을 흔든다.


2안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전생에서도 횡령이라는 레저 스포츠에 몰입하였으나, 한계가 명확했기에.


그렇지만.

강화된 해석력이 있다면.

아이템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다면-?


대놓고 속여먹을 수 있다. 천율의 곳간이 아니라, 대들보를 파먹을 수 있다. 대들보가 무너져 전부 깔려 뒈질 때까지 말이다.


횡령을 고작 레저 스포츠가 아니라, 엘리트 체육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시훈 지원자. 해석 실력은 어디서 키웠어요?"

"천율에 입사하려고 밤낮없이 노력했습니다! 제발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에이. 우리 그룹. 그 정도는 아닌데?"

"개처럼 일하겠습니다!"


나는 머리를 꾸벅 숙였다.

연기를 펼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정말 개처럼 일했으니까.

그리고, 물론 자신 있었다.


반드시 개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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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019. 원혼과 저주 +2 24.09.11 583 14 13쪽
18 018. 배신의 배신 +3 24.09.11 617 16 12쪽
17 017. 무혼 : 사막부츠? 24.09.10 667 18 14쪽
16 016. 별의 탄식 24.09.09 715 20 13쪽
15 015. 광화문 디펜스 24.09.08 822 24 13쪽
14 014. 저주받은 금화 +2 24.09.07 886 21 12쪽
13 013. 자폭중독자 +2 24.09.06 943 26 13쪽
12 012. 천재와 돌대가리 사이 어딘가 +1 24.09.05 1,044 24 13쪽
11 011. 신화상점 개방 +3 24.09.05 1,088 21 13쪽
10 010. 주술과 기원 +5 24.09.04 1,146 26 12쪽
9 009. 무혼 : 빙하장갑 +3 24.09.04 1,289 27 14쪽
8 008. 원숭이 무서운 줄 모르는군 +2 24.09.03 1,347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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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06. 상속자 서찬일 +1 24.09.02 1,499 29 14쪽
5 005. 무혼창조자 +1 24.09.02 1,537 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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