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들의 기연을 무한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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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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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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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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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배신의 배신

DUMMY


마법과 화살이 들이닥쳤고, 시혼은 오히려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투사체들이 시훈을 스치듯 지나갔다.


- 과연 누가 배신할 것인가?


길드에게 있어 정예병력이란 대들보와 같다. 길드는 수천 억을 들여 정예병력을 키운다.


가족보다도 끈끈한 사이.

그것이 바로 길드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배신하거든."


배신자에게 날아가는 도끼날은 즉시 S등급에 도달했다.

S급의 도끼날은 마법사의 쉴드를 깨부수고, 골통도 함께 부셨다. 그러고도 힘이 남아, 다른 마법사까지 함께 베어버렸다.


- 과연 누가 배신할 것인가?

반복되는 물음.


"다 보인다고."


시력 99는 필요도 없었다.

시훈에게는 뻔히 보였으니까.


어떤 놈은 버티다가 배신하고. 어떤 놈은 천지가 무너져도 배신하지 않는다. 어떤 놈은 가족마저 팔아치운다.


-과연 누가 배신할 것인가?

인류사를 관통하는 이 문장.


시훈은 결과가 뻔히 보였다.

전생에 수많은 영입을 시도했고, 시훈 본인도 회장의 배신자였으며. 회장 또한 인류를 배신했으니.


따라서 그 누구도 시훈의 눈을 속이진 못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한편, 배신자들은 일사분란했다.

전열에서는 전사와 기사, 후열에서는 궁수와 마법사가 요격 준비를 마쳤다.


"어이! 주술사! 그냥 얌전히 죽으시지!"

"그건 좀 곤란한 제안이네요. 지금부터 여러분들을 죽여서 <원한>을 모아야 하거든요."

"하! 이래도 덤빌 거야?"


파지직-!

전사의 거대망치가 빛을 발했다.

전사의 스킬 <강화>였다.


거기에 힐러와 마법사의 버프까지 추가되니, 데미지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졌다.


"전사님. 그걸로 나 못 맞춥니다."

"누가 너를 때린다고 했지?"

"아!"


시훈은 감탄했다. 전사가 제법 머리를 굴릴 줄 아는 놈이었으니. 이건 협박이었다.


"이 망치로 이순신 동상을 후려치면 어떻게 되겠어?"

"그 정도 견적이라면···. 동상 체력이 60은 깎이겠네요."

"오냐. 지금부터 딱 2대! 동상을 후려칠 거다!"


2대면 동상은 파괴된다.

매우 강력한 협박이었다.


시훈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워워. 진정하세요. 그거 이순신 동상인데요? 한국인이 이순신 동상을 부술 수 있을까요?"

"시발! 이깟게 뭔데! 보여주마-!"


전사가 거대망치를 들어올렸다. 전사가 보여주는 근육의 움직임. 진심이었다.

거대망치가 동상을 내리찍었다.



* * *



"내가 졌습니다! 제발요!"


시훈은 두손을 들어올렸다. 전사의 거대망치가 우뚝 멎었다. 이순신 동상에 닿기 직전이었다.


"항복이라고?"

"그래요. 항복입니다. 진짜로."


시훈이 항복했음에도, 배신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도끼에 3명이나 당해 20명만 남았으니까.


저 도끼는 위험하다!


"무기를 버리고 천천히 다가와라."


시훈은 시키는대로 했다.

손도끼를 내버리고 걸어나갔다.


배신은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고, 20명의 입에는 미소가 걸렸다.


"크흐흐···."

"전사님. 축하합니다. 내가 3명이나 줄여줬으니, 보상도 확 늘어나겠네요."

"-."


분위기가 싸해졌다.

시훈은 뒷말을 이어갔다.


"여러분들이 받을 보상은 총액이 정해져 있을 테니, 머릿수가 줄어들면 배당이 늘어나게 되잖아요."

"···!"


20인의 배신자들은 스산함을 느꼈다. 이놈은 대체 뭐지? 배신을 눈치챈 거야 그렇다고 치자.


그렇지만 어찌하여 <계약>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단 말인가?


⎯⎯「비밀 계약 : 태양신의 사냥」⎯⎯

위대한 태양신이 사냥을 장려하였다. 태양 아래에서 피를 보아라.


목표 : 예명


보상 : 3000만 카르마의 분배


추가 보상 : 상위 5인은 화신 테스트 자격을 얻는다.

⎯⎯⎯⎯⎯⎯⎯⎯⎯


태양신으로부터 들어온 제안. 처음에는 너무 기뻐 숨이 차오를 정도였다.


3000만 카르마라니!

한화로 약 400억 가량.

게다가 화신이 될 기회까지!


길 가다가 당첨 복권을 덜컥 주워버린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배신자들은 내심 바랐다.


머릿수가 적당히 줄어들기를.

23명은 조금 많으니까···!


"시벌새끼가···. 혹시 메시지가 보이기라도 하는 거냐?"


하하하.

순진한 질문에 시훈은 실소를 흘렸다.


"메시지는 보이지 않지만 뻔하거든요. 배신에는 속도감이 중요하거든."


그렇다. 배신은 경쟁이다.

일종의 스포츠와 같다. 1등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꼴찌는 빈그릇을 핥아야 한다.


"여러분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를 아웃시키고 거금을 받으면 핵이득이잖아요."

"그래 임마. 진짜로 죽는 것도 아니잖아? 얌전히 잡혀서 우리 인생 좀 거들어줘라."


역시. 태양신은 직접접속에 대해 저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좋아요. 좋습니다. 탈락해드리겠습니다. 애초에 저 혼자 20명을 어떻게 상대합니까. 하하."


시훈이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으나, 배신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뭔가 꺼림칙했다. 이상하리만치 판을 잘 읽는 사냥감이 저렇게 순순히 나오다니.


"시간 끌지 말고 빨리 죽여버리자! 괜히 기분이 더러워지니까!"

"여러분 중에 딱 한 명."

"-?"


시훈이 달콤한 제안을 꺼내들었다.

사람을 홀리는 목소리였다.


"-저랑 계약합시다.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한 명에게 죽어드릴게요."

"···!"


씨발 개소리하네!

우리가 너를 어떻게 믿어!

그냥 당장 죽여버리자!


배신자들이 고함치며 동요했다.

그만큼 두려운 유혹이었으니까.


"진심인데요. 솔직히 탈락 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캡슐로 로그아웃 되는데."

"······."

"얼마쯤 받기로 했습니까. 아마 600억 쯤 예상해보는데. 태양신에게 그 정도는 푼돈이니까. 쪼잔하게 400억 따리 제시는 하지 않았겠지."

"-!"


씨발. 400억 맞는데?

태양신이 쪼잔한 거였나?

배신자들은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격렬히 손해 보는 기분.

핫바지 외주업체가 된 기분.


"여러분이 얼마를 받기로 했던 간에, 나는 딱 100억만 챙기겠습니다."

"······뭔 개소리야!"

"저는 지금부터 아주 아주 협조적으로 행동할 겁니다. 최후의 1인에게 웃으며 죽어드릴 거에요. 그리고 100억을 받을 겁니다."

"씨발! 안 한다니까! 최후의 1인 같은 개소리 그만 하라고!"

"개소리? 이게?"


시훈은 웃었다.


"흐···. 다들 이렇게 시작하거든. 총상금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는데, 최후의 1인은 그냥 벼락부자 되는 거야. 이야. 천율자가 부럽지 않겠군. 물론 나도 뽀찌로 100억을 챙기니 아쉬울 것도 없지."


시훈의 제안은 뱀처럼 배신자들을 옳아맸다. 이들은 파이를 나눠야만 한다. 400억이라는 파이를.


적지 않다.

20조각으로 나눠도 충분하다.


그러나 독식한다면?

먹다가 배가 터져도 호상이다.

물론 이 전략에는 결함이 있었다.


"쓰레기 새끼야! 내가 최후의 1인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데 그딴 제안을 받아들이겠냐! 아가리를 적당히 털어야지!"

"그건 네 생각이고."


시훈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래. 그건 네 생각이고.


최후의 1인이 될 자신 따위는 없다. 20명 전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이.


고작 네 생각에 불과하다면?


너를 제외한 19명이 은화를 받아 예수를 넘길 작자라면?


"-과연 누가 배신할 것인가?"


시훈은 독니로 이들을 베어물었다.

효과는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이 문장은 인류 역사가 만들어 낸 가장 치명적인 독소였으니.


독소가 주입되었고.

1초···. 2초···. 3초···.

발작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전사와 기사들이었다. 그들은 딜러들에게 등을 맡기고 있었으니까.


등 뒤가 가려워지기 시작했고.

공포가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전사와 기사들은 곧바로 뒤돌았다.


"감히 뒷통수를 까려고 해?! 자기 밖에 모르는 새끼들 같으니! 처음부터 믿을 수가 없었어!"

"우왁! 뭣하는 거야!"

"우리가 만만해보여?! 그냥 담글 수 있을 줄 알았냐!"


전열에서 일어난 봉기.

기사와 전사들은 '피해자 모임'을 결성하였다. 감히 뒷통수를 노리다니!


마법사와 궁수들이 쓰러졌다.

그러자, 마법사와 궁수는 '복수자 모임'을 결성하였다. 감히 선빵을 치다니!


시훈은 즉시 노마크가 되었다. 순식간에 가장 무해하고 중립적이고, 심지어 신뢰받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채캉캉-!

병장기가 부딪혔다.


시훈은 이순신 동상에게 다가가, 한쪽 팔꿈치를 동상에 걸치고는 관람을 했다.

특득석이었다.


"장군님은 어느 쪽이 이길 것 같나요."


-과연 누가 배신할 것인가?

역사의 소용돌이와 함께한 의문.


생각해보니 원균 장군께서도 1등을 차지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더랬다.


이처럼 배신은 빠를수록 유리하니.


"역시나 스포츠랑 닮았어."



* * *



헉- 헉-.

다섯 명이 남았다.


기사. 전사. 마법사. 궁수. 힐러.

이들의 전신에는 더러운 배신자들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브라보. 고져스."


시훈은 기립 박수를 쳤다. 재밌는 구경거리였다. 실력순으로 5명이 살아남았던 것이다.


"금메달은 하나 뿐인데 안 싸우시나요?"


허억. 허억.

다섯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어차피 나 빼고는 전부 비열한 배신자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 말고도 진정으로 양심적인 영혼이 있다면? 아아. 어찌해야 하나.


"우리, 그만 하자···."


전사가 무기를 거두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흑흑. 미안해."


기사도 무기를 내렸다.

마법사와 궁수. 힐러까지 동참했다. 같잖은 연극이 아니었다. 이들은 서로를 끌어안기까지 했다!


첩첩이 쌓인 시체들.

그것은 이들의 원죄이더라도.


최후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이들은 인류애를 되찾았다. 사악한 뱀의 극독을 물리친 것이다!


아아.

인간을 위한 찬가 있으리.


"우으으으. 기사야. 나를 베어낼 기회가 있었는데 어째서 넘어갔던 거야?"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야···. 너도 나를 한 번 봐줬잖아···."

"흑흑. 우리, 이대로 길드를 결성해보는 건 어때요?"

"그래! 무려 3000만 카르마가 생겼잖아! 뭐든 할 수 있을 거야!"

"1류 길드가 될걸요?!"

"그야말로 최고의 길드가 될 걸? 천율도 뛰어넘을 거야! 한 번 부러진 뼈는 더욱 단단하게 붙으니까!"


전사가 이들 앞에 섰다.

거대망치로 협박을 행했던 그 전사였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는 무적이야! 의심암귀에서 벗어난 우리이기에 무엇이든 할 수-."


손도끼가 벼락처럼 내리꽂혔다.

전사의 머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푸쉬쉬쉬.

스프링쿨러처럼 피어오르는 선혈.


전사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그 뒤에서, 피칠갑을 한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궁수가 비명을 내질렀다.

뱀의 혀를 지닌 악마!

이 모든 비극의 원흉!


"감동적이군."


뱀의 혀를 지닌 악마는 전사의 사체에서 도끼를 뽑아내고, 사체를 걷어차버렸다.


"너희는 꼭 길드를 결성해라. 3000만 카르마라는 종잣돈은 없지만···. 되게 잘 어울릴 거야."

"이새끼가아아아아!"


기사가 격분했다.

전사가 죽었기 때문일까. 종잣돈이 사라진다는 도발 때문일까.


"길드 이름은 원균파이브···. 이건 너무 직설적인가?"


그래도 원균 씨는 금메달을 가지기라도 했다. 기간제 금메달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간제조차 가지지 못할 거다. 시훈은 손등으로 뺨의 피를 닦다가 관두었다.


별 의미 없겠군. 피가 더욱 흐를 테니.


이윽고 원균 길드는 전멸했다.



* * *



⎯⎯「퀘스트 : 방해와 저주」⎯⎯

방해꾼 23인의 원망이 첩첩이 쌓였다.

짙은 원망이 저주로 승화되었다.

무혼에 새로운 효과가 부여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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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20. 이클립스 24.09.12 523 16 14쪽
19 019. 원혼과 저주 +2 24.09.11 580 14 13쪽
» 018. 배신의 배신 +3 24.09.11 613 16 12쪽
17 017. 무혼 : 사막부츠? 24.09.10 664 18 14쪽
16 016. 별의 탄식 24.09.09 712 20 13쪽
15 015. 광화문 디펜스 24.09.08 818 24 13쪽
14 014. 저주받은 금화 +2 24.09.07 881 21 12쪽
13 013. 자폭중독자 +2 24.09.06 939 26 13쪽
12 012. 천재와 돌대가리 사이 어딘가 +1 24.09.05 1,042 24 13쪽
11 011. 신화상점 개방 +3 24.09.05 1,085 21 13쪽
10 010. 주술과 기원 +5 24.09.04 1,144 26 12쪽
9 009. 무혼 : 빙하장갑 +3 24.09.04 1,286 27 14쪽
8 008. 원숭이 무서운 줄 모르는군 +2 24.09.03 1,344 27 12쪽
7 007.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2 24.09.03 1,384 32 13쪽
6 006. 상속자 서찬일 +1 24.09.02 1,494 29 14쪽
5 005. 무혼창조자 +1 24.09.02 1,532 3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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