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들의 기연을 무한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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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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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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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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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저주받은 금화

DUMMY

/014



어둑한 야산의 오두막집.

김시루는 441번째 이불킥을 날렸다.


"아오!"


고된 수련을 마치고 잠들려고 했으나,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정신이 말똥말똥해졌다.

과거의 망령이 김시루를 괴롭혔다.


"망할 주술사 녀석! 젠장! 크아악!"


웃기지도 않은 가면을 착용한 주술사에게 당한 이후, 김시루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안되겠어. 야간 훈련이다."


원래도 살벌한 수련을 하던 김시루였으나, 충격적인 패배는 김시루를 더욱이 몰아붙였다.


훈련량은 기존의 2배 이상!


패배로부터 무려 2주가 지났음에도, 단단히 서린 독기는 풀릴 줄을 몰랐다.


<예명은 나의 적. 예명을 죽입시다.>


흉흉한 문구가 적힌 머리띠까지 착용한 김시루는 뒷산을 달렸다.


우다다다-!


불도저같은 고속 등반에, 밤잠을 자던 산짐승들이 모조리 달아났다.

민폐가 따로 없었다.


"내가 천율에 못 들어간다고? 하!"


네가 그렇게 말하면 더 들어가고 싶어진다고! 짜샤! 이렇게 된 이상, 김시루는 반드시 천율자가 될 생각이었다.


보란듯이 들어가주마!

하지만 그 전에.

복수를 완수하고서 말이다.


"네놈 안면을 마구마구 때려준 다음, 반성문을 쓰게 하고 불판 위에서 큰절하게 만들어주겠다!"


그래. 모든 복수를 완수한다면.

밤마다 꿀잠을 잘 수 있겠지.

그 다음에야 천율에 들어가리라.


"예며어어어어엉-!"


쿠어어엉!!!!!

김시읍의 호된 외침에 불곰과 호랑이가 짜증을 내며 나타났다.

밤마다 산간소음 일으키는 개벌레같은 이웃의 뼈와 살을 발라버리기 위해서였다.


어흥-!(이 날짐승만도 못한 새끼야.)

쿠어어어엉!(넌 오늘 디졌다.)

산중 최고라 불리는 불곰과 호랑이!

아! 정말 무섭다!


"너흰 뭐야!"


김시루는 그대로 달려나갔다.

와장창!


돌진하는 김시루와 부딪힌 불곰과 호랑이는 전치 12주의 외상을 입고는 나가떨어졌다.


어째서 대한민국의 뒷산에 불곰과 호랑이가 살고 있는가? 누군가는 이런 의문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논리적으로 풀어갈 도리는 없다. 스트림으로 인하여 지구가 위기에 빠진 지금, 생태학적 상식을 앞세울 여유따위는 없는 것이다···.


"크롸롸롸-!"


짱쎈 투명 김시루는 울부짖었다. 단번에 뒷산의 패왕이 되었음에도, 답답한 속이 풀리지 않았으니.


"이대로는 못 이긴다고-!"


훈련량을 2배로 늘려봐도.

옹골찬 복수심을 불태워봐도.


예명을 따라잡으려면 이대로는 안 된다. 분하게도 예명의 재능은 진짜였으니까.


김시루가 강해지는 동안, 예명도 강해지고 있을 테니까! 고작 길 가던 주술사에게 벽을 느끼다니.


"브론즈 따리에게 당하다니! 물론 나도 브론즈이지만서도!"


심지어 예명은 템빨도 지렸다. 김시루는 '나도 템빨 좀 받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다시 말해.

불곰과 호랑이를 털기 시작했다.


"축생 짜식들아. 주머니에 뭐 들었어? 꺼내봐. 숨기다가 걸리면 쪼인트 깐다."


쿠어어엉···.(누나 저 진짜 아무것도 없어요. 흑흑.)


어흥···.(제발 봐주세요. 대신 좋은 장소를 알려드릴게요.)


이러한 사연 끝에···. 김시읍은 산 속의 영험한 호수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호수!

호수의 중앙에는 푸르른 꽃이 피어나 있었는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흩뿌리고 있었다.


"와우. 뭐 이딴 꽃이 다 있담? 심지어 뿌리가 사람 모양이잖아?"


김시루는 꽃을 뿌리까지 채취했다. 뿌리를 핥아봤는데, 입맛이 몹시 떯었다.


"윽···! 맛대가리 없군! 그렇지만 잡초치고는 나름 귀한 품종 같은데."


혓바닥이 생식을 거부했다. 독뱀도 그냥 잡아먹는 김시루에게는 흔치 않은 일!


영약의 일종일까?

그렇다면 해석사에게 들고 가는 것이 상식이다. 김시루는 알고 지내는 해석사가 없지만 말이다.


"해석사 친구를 만들면 되지."


김시읍은 꽃을 품에 넣었다.

해석한 다음 아껴 먹어야지.



* * *



천율의 사옥.

치료실.


"야이 잡노무 새끼야."


치료사가 붕대를 집어던졌다.

2주 동안 시훈을 살려내느라, 치료사는 20년은 늙어버리고 말았다.


존칭은 일찍이 사라졌고, 친애와 존중은 바닥났다.


"160억 규모의 가루를 전부 폭발시키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뻑뻑-.

치료사는 담배를 피워댔다. 치료실은 금연구역이었으나, 흑화 치료사에겐 금기란 없었다.


"덕분에 살았네요."

"제발 다시는 오지마라."

"그럴 수는 없죠."

"······."


시훈의 불길한 예언에 치료사는 몸을 떨었다. 2주 동안, 시훈은 80회의 폭발에 휘말렸다. 160억 분량의 신비를 몸에 담아낸 것이다.


"돈이 많으니 참 좋군."


재벌3세로 회귀하진 못했으나, 재벌 3세를 등쳐먹으면 그게 그거다.


"이제 실적 좀 채워야겠네."


160억의 연구비를 타냈던 시훈이기에, 슬슬 성과를 보여줄 참이었다.


시훈은 창고에서 '금화'를 챙겨들고 서찬일을 찾아갔다.

시훈은 서찬일의 소속이다. 당장은 서찬일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


상속자 서찬일.

십이지의 개를 담당하는 개같은 인간이지만, 압도적 쓰레기는 아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몇년 뒤에는 야수가 되어버린다.


'특이한 케이스이긴 해. 적당한 망나니가 어쩌다 광견이 되어버리는 건지.'


시훈은 당분간 서찬일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해보기로 했다.

불법 도핑. 악마 계약. 정신 지배.


인격을 비틀어버리기 좋은 방법은 많고, 그것들은 지구를 좀먹는 원흉이기도 했다.


서찬일을 미끼로 쓴다면 악행의 뿌리와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서찬일을 타락시키고 유혹하는 자는 누구였을까?


"서찬일 상속자님. 저 이시훈입니다."

"들어와!"


서찬일은 사무실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후웅. 후우웅-.


서찬일의 비서들은 몸을 떨었으나, 시훈은 당당하게 나아갔다.


"월석, 해석해냈어?"

"아뇨."

"야. 죽을래? 네가 탕진한 예산이 160억이야. 네 배를 째도 160억 안나오잖아. 대체 사무실은 왜 올라온 거야."


훙. 후우웅.

서찬일은 열심히 골프채를 휘둘렀다. 서찬일에게 악의가 없다.


협박하고 싶으니 협박하는 거고, 골프채를 휘두르고 싶으니 휘두르는 거다. 들개의 행동에 깊은 뜻이란 없다.


"운동하고 있으신가요."

"그래 임마. 보면 모르나. 몬스터 대가리 깨는 연습하고 있잖아."


훙- 후우웅-!

골프채가 휘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스윙이었다.


"멋지십니다. 그런데 창고에 금화가 널려있던데요. 보셨습니까?"

"미리 말해두는데, 그거 가져가면 큰일난다. 이세계의 금화인데 <저주> 받았거든. 괜히 건드려서 인생 존망하지 마라."

"저주요?"

"그래. 꼭~ 일년에 한두놈이 그걸 가지고 나가지. 여기서부터 재밌는데, 내가 처벌하지도 않았는데 다들 알아서 뒈지거든."

"헉!"

"교통사고. 화재. 익사 등등···. 참고로 익사한 놈은 아침에 우유 마시다가 죽었다."

"그렇군요. 제가 저주의 원인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후웅!

서찬일의 빠따질이 중단되었다.


"자세히 말해봐."


팅-!

시훈이 엄지로 금화를 날렸고, 서찬일은 냉큼 잡아챘다. 매우 불손한 행동이었으나, 들개는 예의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아이템 : 카즈텍의 금화」⎯⎯


⌜1급 위험물질. 순수하게 위험한 물질으로, 제국의 황제조차 살아남기 힘들다.⌟

- 위험물 분류자 -


등급 : S

분류 : 성물 > 저주 > 화폐

성능 :

◆ 저주받은 금화 ▶︎ 카즈텍 제국의 백성들은 모두 단명하였으나 위대한 전사였다.

행운이 크게 줄어든다.

근력과 민첩이 늘어난다.


◆ 지독한 저주 ▶︎ 해석하지 못하면, 스탯 변화가 드러나지 않는다. 해석하지 못하면, 금화를 몹시 탐하게 된다.

⎯⎯⎯⎯⎯⎯⎯


"허!"


서찬일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놀라워서 말이 안 나오는 모양.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저주받은 금화였잖아? 얘들아. 보너스다. 하나씩들 받아."


서찬일이 금화를 던지자 비서들은 지레 겁을 먹고 물러났다.


"하하! 쫄기는. 안 죽어."

"죽잖아요."

"아 그랬지."

"급사한 직원들. <지독한 저주>에 빠져 금화를 탐했던 겁니다. 그리고 행운 수치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을 거고요."


마이너스 스탯.

이건 그야말로 저주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행운 스탯의 마이너스는 극히 위험하다.


'불행'이라는 특수 스탯으로 전환되기 때문. 제아무리 강한 플레이어도 불행을 버티긴 힘들다.


서찬일은 자신의 스탯을 확인해보고 있었다. 재벌 3세들의 행운은 기본적으로 7이상.(국가대표급)


서찬일의 행운 스탯은 아마···.

시훈의 눈이 번쩍였다.


⎯⎯⎯「해석의 마안」⎯⎯⎯

서찬일이 저주받았다.

행운 : 13 → 3

⎯⎯⎯⎯⎯⎯⎯⎯⎯⎯⎯⎯⎯


갑작스러운 정보 전달에 시훈은 휘청이며 주저앉았고, 서찬일이 크게 웃었다.


"뭐냐 이시훈. 금화의 영향으로 갑자기 죽는 거 아니지? 죽으면 안 된다~ 죽으려면 160억 갚고 죽어야 해~ 캬캬캬."

"아 예. 죽으면 안 되죠."


시훈은 식은땀을 닦으며 일어났다. 일순간 보였다. 타인의 능력치가.


'마안 강화의 효과인가!'


곧장 성능이 나타나다니.

단점이라면 심력 소모가 크다는 것이었다. 아이템 해석은 곧잘 해내는 시훈조차, 진이 쪽 빠지고 말았따.


시훈은 다짐했다.

미친짓을 마구마구 일삼아, 신화 파편을 잔뜩 모아서 강화를 추가하리라.


"금화 효과. 중첩은 안되네? 1인당 1개씩만 영향을 받는군."

"그럼요. 한 사람에게 100개씩 적용되었다가는 큰일이 발생할 테니까요."

"잘 했어. 이시훈. 밥값은 하네. 사촌들 사무실에 몰래 꽂아넣어야지. 바보들에게 고생길을 깔아주자고. 재밌겠지?"


서찬일. 역시 개같은 남자.

알아서 잘 해주는구나.


앞으로 상속자들은 재수가 옴 붙을 예정이다. 금화를 찾아내기 전까지는 일이 꼬일대로 꼬이겠지.


시훈에겐 호재 그 자체였다.


"상속자님. 저도 가져도 될까요."

"얼씨구. 어디 쓰려고?"

"미운 놈들이 있어서요."

"하하하하! 솔직해서 좋은데? 추적마법은 풀어둘 테니, 원하는 만큼 가져가. 괜히 뒈지지나 마라."

"그렇게 위험한가요?"

"그래. 행운이 10이나 깎이거든. 보상이랍시고 근력과 민첩이 5씩 오르긴 하는데. S급 아이템 치고는 성능이 많이 허접해."

"성물이라서 등급이 높은 거겠죠."


혹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나봐요.

S급 비밀 말입니다.



* * *



41층의 창고 구석.

시훈은 가면로이더 장난감을 착용했다. 손도끼도 꺼냈다.


체내에 잔뜩 쌓인 신비 스탯의 위력을 확인할 시간이었다. 신비는 기량과 덧붙여 가장 귀한 스탯이라고 평가 받는다.


오늘 스트림은 즐거울 것이다.


"그럼 가볼까."


시훈은 스트림의 포탈에 몸은 던졌고, 이윽고 광화문에 도착했다.


플레이어들이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광화문은 최악의 전장이니까.


스트림의 전장에는 규칙이 있다.

유명한 지역일수록 난이도가 오른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타임스퀘어나 영국의 빅벤은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물론 광화문도 밀리진 않는다.

5성급 지옥불이라고나 할까.


"아아! 재수 옴 붙었네! 샹!"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그렇다. 저들은 재수 옴 붙었다.


시훈 때문에 말이다.

시훈은 금화를 퉁겼다.


⎯⎯⎯「상태창 개선」⎯⎯⎯

행운 스탯 3 → -7

근력 : 6 → 11

민첩 : 3 → 8

신비 : 0 → 10

⎯⎯⎯⎯⎯⎯⎯⎯⎯⎯⎯⎯⎯


-7의 행운이란 +7의 불행과 같다.


7부터는 국가대표급 스탯이니.


이른바 국가대표급 불행!


물론 불행 스탯을 잘만 활용하면, 최악의 전장만을 찾아갈 수 있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리고 원하는 경기 종목까지 얼추 선택할 수가 있지."


광화문 최악의 경기 종목은 딱 하나로 정해져 있다. 광화문의 지형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그 종목!
신비 스탯의 테스트로 적당할 터였다.


"야! 주술사 새꺄-!"


시훈은 감탄했다.

불행 +7은 이정도의 위력이 있구나.

분노한 무투가가 다가왔다.


시훈은 여분의 금화를 꺼냈다.

미리 선물을 준비하길 잘했군.


황금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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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 캐러빈 상인들 +1 24.09.19 325 13 13쪽
21 021. 천율 스타디움 24.09.14 518 15 14쪽
20 020. 이클립스 24.09.12 527 16 14쪽
19 019. 원혼과 저주 +2 24.09.11 583 14 13쪽
18 018. 배신의 배신 +3 24.09.11 617 16 12쪽
17 017. 무혼 : 사막부츠? 24.09.10 667 18 14쪽
16 016. 별의 탄식 24.09.09 715 20 13쪽
15 015. 광화문 디펜스 24.09.08 822 24 13쪽
» 014. 저주받은 금화 +2 24.09.07 886 21 12쪽
13 013. 자폭중독자 +2 24.09.06 943 26 13쪽
12 012. 천재와 돌대가리 사이 어딘가 +1 24.09.05 1,044 24 13쪽
11 011. 신화상점 개방 +3 24.09.05 1,087 21 13쪽
10 010. 주술과 기원 +5 24.09.04 1,146 26 12쪽
9 009. 무혼 : 빙하장갑 +3 24.09.04 1,289 27 14쪽
8 008. 원숭이 무서운 줄 모르는군 +2 24.09.03 1,347 27 12쪽
7 007.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2 24.09.03 1,388 32 13쪽
6 006. 상속자 서찬일 +1 24.09.02 1,498 29 14쪽
5 005. 무혼창조자 +1 24.09.02 1,537 34 13쪽
4 004. 시력 99 +1 24.08.30 1,611 32 13쪽
3 003. 삼각헤드 +3 24.08.29 1,716 30 13쪽
2 002. 직업은 초혼사 +1 24.08.29 1,844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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