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톱스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윈난성
작품등록일 :
2024.09.01 23:05
최근연재일 :
2024.09.19 22:3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8,651
추천수 :
209
글자수 :
93,262

작성
24.09.17 22:30
조회
277
추천
7
글자
10쪽

미친 존재감 1

DUMMY

19. 미친 존재감 1






“히야, 방영 첫날부터 제대로 터졌네요.”

“그러게요. 공식 홈페이지에 최선준씨 얘기로 도배가 됐어요.”

“유튭 티져 봤어요?”

“정신 나갔는 줄 알았어.”

“왜요?”

“거기 여명의 동쪽 스토리가 아예 새로 하나 써져있더라구요.”

“최선준씨의 내면에 1화부터 몰입감이 장난 아니라고···.”

“드라마 전반에 선준씨의 호흡이 강하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진짜, 요즘 시청자들은 내공이 장난이 아니에요.”

“이···. 댓글은 러시아어죠?”

“OTT 서비스 나가자마자, 불곰국에서 너튜브에 댓글 부대를 파견했네요.”


1화를 소속사인 Z 엔터 식구들과 같이 보고 난 다음 날.

매니저와 직원들이 나눴던 대화란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드라마 시작 전엔 긴급 출시된 한정판 핸드폰 모델 완판과 광고 대박에 이어, 이젠 드라마까지.


요즘 기자들은 드라마 보지도 않고 기사 쓴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의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아직 1편엔 내가 안 나온다.

베르체노프 박이 아닌, 완전 어린 꼬마 박노아만이 나올 뿐이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이 이런 식의 댓글과 반응이 터지니, 소속사는 물론이고 드라마 제작사도 입장을 표명하지 못할 정도였다.


지이이—

지이이—


“그렇지. 최선준 공식 팬클럽 회장님께서 왜 연락이 없으신가 했다.”

[어젯밤, 아니지. 아침까지 내내 달렸어.]

“맞다. 너 새드라마 들어가지?”

[아하푸. 그나저나 글로벌 프린스 일냈던데?]

“너까지 놀리냐? 아직 1화에 내 숨결도 불어넣지 못했다.”

[그러니까 글로벌 프린스지. 세상에 한 번도 안 나온 배우 얘기로 SNS가 들썩거리는 거 보면, 그냥 미친 거지.]

“그래서 걱정이다.”

[왜? 돈방석에 앉게 될까 봐? 사실 돈은 너희 아버지랑 할아버지께 증여만 받아도 삼대는 먹고 살지 않냐?]

“속물.”

[야, 이 험난한 세상 형 정도 되니까, 우리 프린스한테 현실을 알려 주는 거야. 속물이 아니라, 진정한 리얼리즘 선구자라고나 할까?]

“괜히 이렇게 풍선처럼 기대만 모았다가 펑 터지면 어쩌냐?”

[그래도 이슈를 모았잖냐. 첫 작품에 등장도 전에 해외 댓글 원정단까지 불러들였으면, 그것으로 절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이 형님은.]

“이걸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무조건 좋아해도 돼. 인기는 거품과 같은 거야. 네가 지금 당장 일어나는 거품을 막기도 힘들지만, 걱정을 하든 즐기든 어차피 사그라 들게 돼 있으니까.]

“야.”

[왜?]

“요즘 도 닦냐?”

[이 동네에서 도 닦지 않으면 이 형님처럼 잘 나가다 쭈구리됐을 때, 몹시 힘들어지는 법. 나중에 너무 잘 되면 형님도 동반으로 좀 꽂아주고 그래. 알았냐?]

“뭐래. 피곤할 텐데 자라.”

[그러려고. 내일까지 연락하지 마라. 형님은 딱 서른 시간 잘 예정이니까.]

“그래. 잘 자고. 고맙다.”


아직까지 소속사에서 특별한 이야길 하진 않고 있었다.

일단, 광고의 여파로 잠깐 터지다 말아버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매니저 역시 일단 4화까지는 추이를 봐야 제대로 된 지표를 알 수 있다고 했다.


***


“에헤이. 기억을 잃었다고해서 사람을 바보 취급하시면 안 될 텐데 이러시네.”

“뭐라는 거야? 그럼 근본도 모르는 무식한 놈을 이런 큰 호텔에 들이라는 게 씨알이라도 먹힐 줄 알았더냐?”

“머릿속 근본은 어떨지 몰라도 이 얼굴에 근본이 있는 거 안 보이시오?”

“허, 요놈 봐라.”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매던 박노아가 베르체노프 박으로 살아가게 된 4회.

박노아의 목숨을 살려준 자는 러시아 암살조직의 중간 보스였다.


기억을 잃기 전엔 조선의 독립과 복수를 위해 살기가 돋는 인물이었다면, 기억을 잃은 뒤엔 능구렁이 같은 매력이 넘치는 카사노바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어설픈 의협심으로는 구정물에 손 담그는 일도 하지 마라.”

“제···. 게 의협심이 있었습니까?”

“모른다. 다만, 조직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네 개인사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조직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좋습니다. 소인은.”

“나중에 기억이 돌아왔을 때 후회하지 않겠느냐?”

“기억이 돌아왔을 때, 오히려 보답을 하고 싶어하지 않겠습니까? 그날 나리가 아니었다면, 소인은 돼지 오물통에서 썩어갔을 텐데 말입니다.”


입으로 뱉은 대사의 무게를 오롯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역설하는 장면이었기에 촬영 전부터 거의 스스로 주문을 외다시피하고 들어간 씬이다.


탕.탕.탕.

펑.


‘이 정도면 정말 편집이 사긴데?’


염감독이 새삼 대단한 게, 러시아 조직의 일원으로서 특수 훈련을 받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많은 장면을 찍은 게 아니다.

그런데 여러 각도에서 어떻게 저런 장면을 뽑아낼 수 있는지 그저 감동이었다.

내가 촬영했지만, 최선준이 아닌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러시아 조직과 조선인 조직 단원들에 비교했을 때, 밀리지 않는 기럭지와 힘으로 거짓말처럼 죽음의 길에 이르는 고통이 따른다는 그들의 훈련을 속성으로 끝낸 박노아.

이제 박노아는 베르체노프 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처음 맡은 임무가 일본인 장교를 암살하는 것이었다.

사교와 노름을 좋아하는 자였기에 호텔로 위장취업을 들어간 것인데, 담당자와 옥신각신 하다, 마지막에 베르체노프 박만의 필살기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칵테일 제조와 쇼.

그리고 현란한 카드 놀림.


4부의 엔딩으로 카드를 공중에 뿌리고 정확하게 퀸을 뽑아낸 뒤, 다시 정렬하면서 윙크하는 베르체노프 박의 익살과 매서움이 공존하는 모습이 나갔다.


‘이거다.’


내가 출연해서가 아니라, 이건 무조건 되는 거란 확신이 왔다.


적어도, 작년 겨울에 불렀던 ‘슬픈 가면’의 고음 판타지.

그리고 피치스 광고의 후광 효과가 아닌, 연기가 보일 수 있는 회차였던 것이다.


***


— 우리는 베르체노프 박을 만나야만 한다.

— 박노아 총 맞고 돼지 오물통에 투척 됐을 때, 제작사 폭파할 뻔.

└ 저도

└ 저도2222222

└ 친구랑 작가 욕 엄청하다 나중에 칭찬함

― 울다가 웃다가 사랑에 빠짐

― 도박이나 마술을 해도 어울릴 듯

― 최선준은 나올 때마다 사람이 달라짐

└ ᅌᄌ매번 다른 사람이 돼서 나옴


SNS마다 이런 식이었다.

댓글이 드라마 내용에 따라 파도를 탄다고 해야 하나?


베르체노프 박의 얼굴이 돼지 오물에 처박힌 체, 돼지들이 밟고 지나갈 때, 진짜 반란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작가, 감독, 제작사를 싸잡아서 욕하더니, 극적으로 살아나서 능글능글한 매력으로 엔딩을 내보내니, 칭찬과 칭송 일색이 된 것이다.


고생은 했지만, 실제로 돼지 오물이 아니라, 제작진이 정성껏 만든 짜장 옥수수죽에 얼굴을 묻은 거라, 싱거운 걸 제외하면 꽤나 맛있는 촬영이었다.

그걸 알 리 없는 시청자들은 혼신의 힘으로 최선준을 구하고자 난리가 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미 회사에서도 난리가 났다.


***


“형?”

“잘 잤어요?”

“저야. 행복하게 잘 잤죠.”

“전 새벽부터 선준씨 픽업해오라고 하도 회사에서 재촉해대는 바람에 잠을 설쳤어요.”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만 했길 망정이지.”

“예?”

“거기서 조금만 더 괜찮게 나왔으면, 밤에 납치라도 해오라고 했을지 모르니까.”

“농담도.”

“전, 밤에 대표님한테까지 연락받았다니까요.”

“저도 받긴 했는데······.”

“뭐라 세요?”

“그야 뭐 축하한다. 이제 스케줄이 좀 생길 거다 정도죠.”

“저는 매니저 처음 할 때도 안 들었던 매니저의 세계와 뭐라 시더라? 스타는 스타 혼자가 되는 게 아니라, 매니저의 정성으로 생기는 거라고. 일장 연설을 하시더라고요. 요약해서 선준씨 관리 잘 해라 한 마디면 될 것을.”

“고마워요. 형.”


매니저가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게, 입으로는 밤새 있었던 일을 툴툴거리며 말하지만, SNS별 분위기 정리는 물론이고, 팬카페 동향, 그리고 밤사이 갑자기 쏟아진 스케줄을 차근차근 정리해서 주었다.

스케줄이야 그렇다 치지만, 다른 것들은 모두 자신이 근무 외 시간을 아껴서 마련한 것들이었다.


“저도 몰랐던 신생 카페가 엄청 생겼네요?”

“요즘은 혼자서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모여서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니, 광고 팬카페도 있고, 그 사이 4화까지 나온 선준씨 관련 모든 장면을 모니터링해서 올려놓은 카페가 나타났더라구요.”

“헐. 이건가요?”

“맞아요. 거기.”

“비공갠데요?”

“모집인원 천 명으로 제한했는데, 이야. 그새 찼네, 그새 찼어.”

“어떻게 모니터링했는지 궁금한데 아쉽네요.”

“아쉽긴 뭐가 아쉬워요?”


매니저는 무심한 듯 카페에 로그인해서 내게 내밀었다.


“제가 칠백 두 번째로 가입 성공했었습니다.”

“대박. 역시. 제가 성공하면, 모두 형 덕분입니다.”

“이미 절반은 성공 중인데, 나중에 좀 더 잘 돼도 우리 같이 가는 겁니다.”

“물론입니다. 형 스스로 그만두시기 전까진 우린 무조건 한배를 탄 거죠.”


밤사이 이뤄진 역사를 미처 다 확인하기도 전에 회사에 도착했다.


아직 아침 10시밖에 안 됐는데, Z 엔터 배우 관련 매니지먼트 쪽은 거의 업무 마비가 된 상태였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작부터 톱스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을 변경할 예정입니다. [시작부터 톱스타] 24.09.11 47 0 -
공지 제목 변경 합니다. 24.09.09 149 0 -
21 미친 존재감 3 NEW 9시간 전 79 5 10쪽
20 미친존재감 2 24.09.18 186 5 10쪽
» 미친 존재감 1 24.09.17 278 7 10쪽
18 CF요정 3 24.09.16 281 5 10쪽
17 CF요정 2 24.09.15 305 6 10쪽
16 CF요정 1 +1 24.09.14 327 9 10쪽
15 처음이라고? 2 24.09.13 316 6 10쪽
14 처음이라고? 1 24.09.12 319 8 11쪽
13 돌발 인기 4 24.09.11 330 10 10쪽
12 돌발 인기 3 24.09.10 336 8 11쪽
11 돌발 인기 2 24.09.09 349 7 10쪽
10 돌발 인기 1 24.09.08 375 7 10쪽
9 계란으로 바위 치기 3 24.09.07 379 10 11쪽
8 계란으로 바위치기 2 24.09.06 389 11 11쪽
7 계란으로 바위치기 1 24.09.05 412 12 10쪽
6 오디션 4 24.09.04 445 11 11쪽
5 오디션 3 24.09.03 482 13 9쪽
4 오디션 2 +1 24.09.02 565 15 8쪽
3 오디션 1 +1 24.09.02 656 19 9쪽
2 스물? +2 24.09.01 828 18 10쪽
1 딱 두 캔 +2 24.09.01 996 17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