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마수를 삼킨 헌터가 되었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lie
작품등록일 :
2024.09.02 09:26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13
추천수 :
16
글자수 :
24,752

작성
24.09.10 18:00
조회
31
추천
3
글자
7쪽

6

DUMMY

어제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너튜브를 보고 놀았던 건 기억이 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니겠지. 스읍- 뭐 별일이야 있겠어. 의사 선생님도 괜찮다고 했고. 집에 가서 몇 일 쉬면 되겠지.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걱정은 한쪽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가벼운 회피로 문제를 해결한 현우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아. 배터리 없네. 어제 그냥 잠들어서 그렇구나. TV라도 볼까.


리모콘을 집어드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똑똑-


"네."


"백현우님, 일어나셨어요?"


어제의 그 간호사다.


"네? 네. 안녕하세요."


"다른이 아니라, 그 검사 하셨던 거 결과 나왔다고, 들으러 오시래요."


"검사요? 무슨 검사예요?"


정신을 잃고 있었던 동안 검사 같은 걸 했나보다.

어제 이상 없다고 했는데,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하니 갑자기 또 불안해 진다.


"아. 그... 마나 오염도 촬영 결과랑 마나 활성도 검사 그리고 또, 마나 방출 단층 촬영, MRI(뇌자기공명영상), EEG(뇌파검사) 이렇게 다섯 가지네요."


"뭐가 많네요."


정신 잃고 있으니까 이 때다 싶어서 이것저것 돈 되는 거 다 검사한 거 아닐까. 의심이 고개를 든다.

하긴, 내 돈 안 들어가는데 상관없지. 어제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으니 팀장님이 이건 100%산재 처리 된다고 했다.


간호사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원장실로 이동했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원장님, 백현우님 오셨습니다."


"아유. 어서오세요. 여기로 앉으세요."


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가리킨다. 뭐지, 이 병원은 원래 이렇게 친절한가. 실력은 모르겠지만, 다녀본 병원 중에 제일 좋은 것 같다.

의자에 앉자 모니터 하나를 내 쪽으로 돌려준다.


"몸에 이상은 없는데, 계속 의식을 못 찾으셔서 검사한 거, 결과가 오늘 나왔네요."


의사는 말을 하다 말고 싱글벙글 웃는다. 무슨 말을 하려고.


"축하해요."


"네?"


"각성하셨어. 아.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다니까. 이것 봐. 딱 이렇게. 옛날 어른들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어요. 으허허."


각성? 왠 각성? 내가?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식당 주인이 뛰어 나와서 축하합니다. 복권에 당첨되셨습니다. 라고 하는 걸 들은 기분이다. 퍼레이드는 안 해 주나.

집중이 하나도 안 되고, 흥분해서 떠드는 원장의 푸둘푸들한 턱살만 보인다.


"백현우씨."


"..."


"백현우씨."


"네?"


의식이 현실로 돌아온다.


"백현우씨는 이제 각성자입니다. 각성자. 헌터. 이해되요?"


"각성자요? 제가요?"


"자, 설명해 줄게요. 여기를 보면."


모니터 스크롤을 쭈욱 내린다.


"여기는 블라블라 그냥 정상이라는 소리니까 넘어가고. 여기 마나 활성도. 첫 날부터 2배수로 뛰는거 보여요?"


보인다. 2배로 커지는 막대 그래프. 저게 뭐 어쨌다는거지?


"그리고 여기 신진 대사 속도 그래프도 일반 성인 남성의 1.5배. 여기 마나 방출 촬영 결과도 보면, 심장을 중심으로 농도 올라간거 보이죠?"


"네."


"이게 무슨 소리냐. 다이어트 안 해도 된다. 남들이랑 똑같이 먹어도 살 안찐다. 우허허."


"네?"


"농담이예요. 농담."


"아.아하하."


이 사람의 농담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알까.

그래도, 억지 웃음을 띄웠다. 나도 사회생활이라는 걸 할 줄 안다. 내면에서 우러 나오는 그런 웃음을 보여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바로 각성자가 된 건 아니고, 여기 통계 자료를 보면 최종 각성까지는 약 2주 정도 더 소요될 예정이예요. 근데, 각성이 중간에 취소 되는 경우는 없으니 그냥 각성했다 그렇게 보셔도 될 것 같네요."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1%~1.2%의 각성자는 강한 충격을 계기로 각성했다고 한다.

각성자들이 받은 충격의 종류는 다양한데 트럭에 치인 다음 각성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그럼, 나는 오크한테 치여서 각성한건가.

외국의 사례 중에는 충격을 받은 다음, 오랫동안 의식을 잃고 있다가 각성하면서 정신을 차린 경우가 있다고 했다. 절벽에서 떨어진 다음 각성했다는데, 정신을 잃은 기간이나 마나 활성도를 봤을 때, 나와 비슷한 사례라고.

그 외에도 한참동안 설명을 더 들었는데, 내용이 중구난방이어서 잘 기억이 안난다.


"이제 퇴원하셔도 됩니다. 퇴원하기 전에 나랑 사진 한 방?"


"네. 네."


찰칵.


호출을 받고 들어온 간호사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설마 저 사진 병원 로비에 걸리고 그런 건 아니겠지. 머리도 안 감았는데. 혹시 모르니, 퇴원할 때 이야기 해야겠다.


각성이라.

병실에 돌아와서도 각성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을 자꾸 맴돌았다.


각성자의 대우가 예전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각성자다. 등급이나 스킬에 따라서는 서로 모셔가려고 줄을 선다. 등급이 낮으면 그냥 일반인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각성만 해도 잔병치례 없이 무병장수할 확률이 높다니까.

그게 어디야.


퇴원 준비를 하려고, 짐을 싸고 있으니 처음 보는 것들이 많다. 음료수도 세 박스나 있고, 반 정도 꺼내 먹은 두유가 한 박스, 냉장고 안에서는 과일도 나왔다. 박스에 담긴 샤인머스킷 두 송이.


"이게 다 뭐야."


내가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누가 이걸 가져다 놨지.


드르륵-


"현우야. 집에 가자."


마침 등장한 팀장님이었다.


"오셨어요."


"집에 가자."


"이것만 정리하구요."


"아. 김주임님이 갖다주신거네. 맛있더라. 그거."


샤인머스킷을 드니, 고개를 끄덕인다.

김주임님이? 본인 술값 외에는 다른 데 돈 쓰시는 일이 없는 사람이?

팀장님이 아니라 나한테?


"자기 아니었으면, 나도, 현우 너도 위험할 일 없었을거라고."


그런 의미라면 뭔가 지나치게 약소하면서도, 또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하는. 그런 선물이었다.

뭔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지만, 김주임님을 구하는게 목적은 아니었지만, 살짝 섭섭하기도 하고. 마음 한 쪽이 불편했다.


"그리고, 음료수 그건 상우랑 철민이. 두유는 거래처. 길상에서."


"길상? 왠일이래요? 그 짠돌이들이."


"나도 몰라. 나중에 물어 봐."


정리하고 나오는데 데스크에 앉아있는 간호사들이 보였다. 인사 정도는 하고 가야지. 간호사들 입장에서는 내 얼굴을 금방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냥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오겠지 하고 살면 마음이 편하다.


"팀장님, 저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인사 드리고 갈게요."


"어. 그래. 퇴원 수속 밟고 있을테니 인사 하고 내려와. 원무과 1층이다."


"네."


팀장님을 보내고 간호사 선생님 앞에 가서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늘 퇴원해서 인사드리려고. 그리고, 이거 선생님들끼리 나눠드세요."


"오늘 퇴원하시는구나. 잘 됐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샤인머스킷 박스를 건냈다.


"덕분에 건강하게 퇴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가 볼게요."


"조심히 가세요."


걸음이 한결 가볍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의 마수를 삼킨 헌터가 되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8 24.09.13 16 2 7쪽
7 7 24.09.12 18 2 7쪽
» 6 24.09.10 32 3 7쪽
5 5 24.09.09 35 2 7쪽
4 4 24.09.06 42 2 7쪽
3 3 24.09.05 48 1 7쪽
2 2 24.09.03 48 1 7쪽
1 1 24.09.02 75 3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