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마수를 삼킨 헌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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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e
작품등록일 :
2024.09.02 09:26
최근연재일 :
20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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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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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부터 해 봤다. 좋아 보인다고 무작정 준비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각성자 특별 전형, 각성자 공무원, 공무원 월급. 각성자 공기업···.대체적으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검색어를 넣고,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 인터넷 강의 사이트 등을 돌아다녔다.

인터넷에는 1개의 도움이 되는 글과 전혀 쓸모가 없는 9개의 글이 있었다. 그래도,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한참을 구경했다.


[각성자 공무원 시험 ㅋㅋㅋ]


떨어지면 지긍 검사부터 받아봐야 함

우리 집 뽀삐도 풀 수 있음


└ ㅇㅈ

└ 지긍(X) 지능(ㅇ)

└ 이걸 떨어지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

└ ㄴㄴ 의외로 많이 떨어짐 과락이 40프로는 넘는 걸로 암

└ ㄷㄷㄷ???

└ 진짜임

└ 이걸 어떻게 떨어짐?

└ 설렁설렁 한 달만 해도 합격가능, 떨어지는 애들은 쉽다는 소리만 믿고 아예 책을 안 본 애들임


음, 한 달만 공부하면 된다고? 실제로 한 달 안에 공부가 끝난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정도로 쉽다는 얘기겠지. 군대도 면제인데 진짜로 한 번 해 볼까.

사람은 때로는 별 것 아닌 걸로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그 길로 서점에 가서 과목별로 한 권씩 책을 사 왔다. 공부를 하는데 어려운 것은 없는데 생각보다 자잘하게 외울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직급의 명칭과 순서, 결제를 받는 절차 그런 것들 말이다.

가끔,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었는데.


질문) 네 사람이 차에 함께 탈 때, 직급이 높은 순서대로 올바르게 자리를 배치 한 것은?


스읍-이게 왜 상식인거고 시험범위에 들어가는 거지. 난 뒷자리보다 조수석이 더 좋던데. 그냥, 타고 싶은 자리에 타면 안 되나.

이런 건 이해는 못 하고 그냥 외우기로 했다.


질문) 길을 걷다가, 처음 보는 여자의 가방에서 지갑을 훔치는 남자를 보았습니다.

다음 중, 내가 해야 할 행동으로 올바른 것을 고르시오.

가) 몰래, 남자를 뒤 따라가 지갑을 다시 뺏은 다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나) 그 자리에서 남자를 제압하고 정신을 차리도록 훈계한다.

다) 경찰을 부른다.

라) 모르는 척, 자리를 피한다.


이런걸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오답률이 30%나 되는 기출 문제였다.


공부만 한 건 아니었다. 퇴사하고 실업급여도 신청했고, 표창장도 받았다.

한바탕 싸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순순히 퇴사 처리를 해 주었다. 팀장님 덕분인가. 나중에 한 번 물어봐야겠다.

표창장은 나가기 귀찮아서 안 받으려고 했는데,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이 부여된다고 해서 그냥 다녀왔다. 1점, 2점도 아니고 10점이라니. 그럼 받아야지. 경찰서 가서 표창장 받고 사진도 찍고 돌아왔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정신 없이 휘몰아친 기분이다.

미리 설정해 둔 알람이 울린다. 각성자 등급 검사를 하러 가는 날이다.

각성하면 바로 확인해 주는 줄 알았는데, 미리 예약을 해야 하더라. 각성하는 사람이 많은 건지 가장 빠르게 예약 가능한 날이 2주 뒤였다. 결국 검사는 퇴원하고 한 달을 넘겨서 받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예약할 걸.


딩동-


번호표를 뽑고 자리에 앉았다. 대기인원 002명, 생각보다 한산했다. 기다리면서 너튜브나 볼까 했는데, 오 분도 안 되서 내 차례가 되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각성 검사 하러 왔는데요.”

“신분증 좀 주시겠어요?”


신분증을 받더니 사진을 한참 들여다본다.


“선생님, 모자 좀 벗어주시겠어요?”

“네.”


뭐지, 내 사진이 이상한가.


“여기 손바닥 올리시고, 안내 나오시면 지문 스캔해서 등록하시면 됩니다.”


『삑-엄지 손가락을 스캐너에 올려주세요』


“아뇨. 오른손 엄지부터. 네. 그렇게.”


그럼 처음부터 오른손 엄지라고 이야기해 주던가.

잠시 앉아서 기다리니 내 쪽으로 향한 모니터 화면에 신청서가 뜬다.


“여기 연락처 쓰시고, 주소, 여기랑 여기 싸인하시면 됩니다. 검사 결과 각성이 아닌 경우, 5만 8천원이 검사비용으로 청구됩니다.”

“네.”


생각보다 사무적인 태도다. 축하 인사 정도는 받을 줄 알았는데.

직원을 따라가 옷을 갈아입고 검사 기계 앞에 섰다. 2미터 50센티 정도 높이의 타원형의 장치, 꼭 공항 검색대 같이 생겼다.


“벨트, 반지, 목걸이 같은 거 없으시죠? 수술하셔서 철심이나 심장에 유지장치 같은 것도 없으신거 맞죠?”

“숨 참으시고.”


검사도 금방이었고, 결과도 금방 받아 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더 걸릴 정도로.


“등급은 D0 (디-제로)등급이시네요. 개성은 개화 전이신 것 같고. 개성은 나중에 개화 하는 경우도 많으니 너무 걱정 하지 마시고.”


각성자의 등급은 A부터 E까지 기본 5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S등급도 있지만, 이건 정말 이례적인 경우니 제외. 각성은 했지만, 너무 미약한 경우는 F등급이 나오는데 이 경우 좀 튼튼한 일반인의 취급을 받는다.

각 등급은 상중하 3개의 세부 등급으로 나뉜다. A+(에이플), A0(에이-제로), A-(에이-마이나) 이런 식이다.

각성자의 등급은 마나의 총량이라고 보면 된다.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의 출력 같은 거. 출력이 높으면 빠르고 한 번에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등급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각성자는 개성이라고 부르는 능력을 개화하는데, 개성에 따라서 강한 정도가 결정되기도 한다.

개성의 종류는 다양해서 불이나 물을 다루거나 몸을 단단하게 만들기도 하고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무기를 다루는 개성도 있고, 치료, 보호막, 순간 이동 같은 유틸성 개성을 가진 사람도 있다.

개성의 상성에 따라서 낮은 등급의 각성자가 이길 수도 있어서 등급만으로 각성자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등급이 높으면 복수의 개성을 개화하는 경우도 많아서, 등급이 높으면 더 강한 게 보통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개성을 개화하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는 데, 나는 아직 아무런 느낌이 없다.


“개성이 없어도 공무원 시험 보는데 지장은 없나요?”

“아, 공무원 시험 보시게요?”

“네.”

“D등급이시면, 상관없습니다. 아무 문제 없어요. 아직 원서 접수 전이시면 여기서 하시면 되는데제가 도와드릴까요?”

“여기서 원서 접수가 되요?”

“네, 가능하십니다. 대신에 추천인에 제 이름 써 주시면.”

“아···”

“작은 사은품도 드립니다.”


공무원이 갑자기 친절해졌다.

생각해 보니 크게 손해 볼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치려고 마음 먹은 시험이었고, 추천인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선물로 2만 9천원 짜리 별다방 기프트 카드를 받았다. 왠지 득템한 기분이네.



작가의말

다음 주는 쉬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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