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오브 팀버잭:선녀와 나무꾼의 후손과 염라대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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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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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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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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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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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DUMMY

새벽으로 접어드는 시간. 불빛 하나가 북한산을 오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산길. 적막한 산속에서는 산을 오르는 이의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고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는 이따금 침입자를 바라보는 불빛에 반사된 산짐승들의 눈의 초록빛 광채가 보일 뿐이었다. 산을 오르는 이는 한 밤 중 깊은 산이 주는 무서움을 모르는 듯 개의치 않고 자신이 가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다.


‘운석은 얼마에 팔아야 좋을까?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 너무 크면 어쩌지? 들지 못하면 깨서라도 가져와야지. 엄마, 아빠 용돈도 드려야겠지? 집은 서울 어디가 좋을까?’


현수는 혼자 상상에 빠져 있느라 무서운 줄도 몰랐다. 그리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오로지 운석에만 온통 정신이 쏠려 있었다. 운석을 발견하면 인생역전이다.


“대충 다 온 것 같은데... 운석아, 어딨니? 운석아...”


현수는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불빛에만 의지하다보니 나무가 우거진 산비탈에서 운석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현수는 어릴 적 소풍에서 보물찾기 하던 것이 생각났다.


“그래, 보물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지. 그럼, 그럼. 쉽게 찾으면 재미없지.”


현수는 혼자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다 저 앞에 금속이 불빛에 반사되는 것을 발견했다. 현수는 흥분했다.


“우, 운석인가?”


허겁지겁 나무를 해치고 다가가 불빛을 자세히 비춰보았다.


“이게 뭐지?”


크기는 1.5리터 생수병 만한데 마치 비행기 엔진처럼 생긴 게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장비처럼 보였다. 처음 보는 신기하게 생긴 물건이었다.


“이거, 이거, 중고거래사이트에 팔면 돈 좀 되겠는데?”


현수는 미소를 지으며 그것을 일단 가방에 넣어 두고 운석을 찾기 위해 다시 주변을 두리번댔다.


“자, 이제 운석아, 나와라...”


불빛으로 주변을 훑는데 무엇인가 잠깐 보이다 마는 것이 있었다.


“?”


뭔가 형체가 익숙한 것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뭘 잘못 봤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잠시 멈칫한 현수는 다시 불빛을 천천히 옮겨가며 그것에 비춰보았다. 사람 형체로 보이는 것이 낙엽에 쌓인 산비탈에 엎드려 있었다.


“아, 사람이구나. 나는 또 뭐라고. 놀랄 뻔 했잖아. 하하.”


그러다 현수의 눈이 커지고 얼굴이 굳어졌다.


‘사, 사람이다. 사람이야... 아, 아니, 사, 사람이 맞나... 호, 혹시, 마네킹 아냐?’


몸까지 굳어진 현수는 고개는 돌리지 못하고 곁눈질로 슬쩍 보니 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 그러자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고 등골을 타고 오르는 오싹한 기운 때문에 순식간에 겁에 질렸다.


‘사, 사람 맞네. 새벽에, 북한산에, 웬, 사람이, 쓰러져 있냐고요...’


겁에 질린 현수는 뇌조차도 굳어졌는지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가 없었다.


‘잠을, 잠을 자는 거겠지... 그래, 잠을 자는 거야... 절대, 죽은 사람은 아닐 거야... 등산하다 피곤해서 자는 거라고 해줘... 제발...’


눈을 질끈 감고 속으로 애원했다. 그런 현수의 머리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어, 어서 여기를 떠야지.’


현수는 뻣뻣한 로봇처럼 덜덜 떨리는 다리를 안간힘을 써가며 억지로 발걸음을 뗐다.


“주, 주무시는데 방해해서 죄, 죄송합니다. 아, 안녕히 주무세요.”


들리지도 않을 만큼 작게 개미 목소리로 말을 하는데 마치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 이럴 거면 속으로 생각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신음소리가 들렸다.


“으...”


“우왁!”


깜짝 놀란 현수는 소리를 지르더니 허겁지겁 그곳에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엄청난 속도로 내달렸다.


“우와아아아악! 사람 살려!”


공포심은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게 했다. 한 밤중에 길도 아닌 산비탈을 어찌나 빠르게 뛰는지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썩은 나뭇잎에 발이 빠지는데도 속도는 줄지 않았다. 누군가가 봤다면 북한산에 도깨비가 나타났다고 할 정도였다. 순식간에 현수는 산 아래까지 내려왔고 드디어 어느 가로등에서 멈춰 섰다.


“헥, 헥, 헥...”


현수는 풀썩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렸다. 얼굴이 나뭇가지에 쓸려 여기저기 생채기가 났고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진정하기 위해 생수를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우와 씨. 죽을 뻔했네. 학교 졸업도 못해보고, 장가도 못가보고 뒤질 뻔 했네.”


한참 헐떡거리던 호흡은 점점 진정이 되고 이제야 정신이 돌아오는지 가방을 열어 자신의 전리품을 확인했다.


“다행이 이건 잘 있네. 운석은 못 찾아서 아깝지만, 이거라도 건졌으니 헛수고한 건 아니야.”


가방을 닫으며 흡족한 표정을 짓던 현수는 갑자기 고민에 빠졌다.


‘근데, 그 사람 다친 거 아냐? 죽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저렇게 있다가 정말 죽으면? 나를 원망하려나? 원혼이 나한테 달라붙어서 괴롭힌다면?’


이런 생각을 하다가 결심을 했는지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구해주자. 나 말고, 119가.’


현수는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이렇게 119에 신고하고 집으로 간다면 이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는다.


‘이게 아닌 것 같은데...’


번호를 누르던 현수의 손가락이 멈췄다. 신고를 했다가 경찰에 까지 신고가 가면 꼬치꼬치 경위를 캐물어 볼 것이고 새벽에 산에는 왜 올라갔냐, 뭐를 했냐, 쓰러진 사람하고는 어떤 관계냐, 네가 해친 거 아니냐 하는 식으로 뭔가 단단히 꼬일 것 같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현수는 고뇌를 하며 머리카락을 쥐어뜯다가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으이구. 그래, 좋은 일 한 번 해보는 거야. 사람 한 번 살려보자. 혹시 모르잖아. 운석을 찾게 될지도.”


하지만 말과 그의 얼굴표정은 정반대였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표정.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흙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그리고 모자를 꾹 눌러 쓰고는 다시 산으로 향했다.



올랐던 산길을 다시 오르는 현수의 마음은 영 찝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맞는 건지 머릿속으로 수도 없이 되뇌었다.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게 아닐까? 그래도, 다친 사람 같은데 그러다 정말 죽기라도 하면? 그럼 불쌍하잖아. 내 도움으로 살 수도 있는 거잖아? 아니, 내가 아니더라도 날이 밝으면 사람들한테 발견 되서 무사할 수도 있을 건데.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봇짐 내놓으라고 하면? 설마, 구해준 사람한테 그럴까? 혹시, 그 사람이 부자라서 생명의 은인이라고 사례를 후하게 해줄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래, 부자였으면 좋겠다. 사례를 해 주겠다고 하면 예의상 처음 한 번만 사양하고 두 번째는 거절하지 말아야지.’


현수는 상상했다.


‘내일 뉴스에는 이런 보도가 나오려나?’


「북한산에서 실종 되었던 모 그룹 회장이 대학생 나현수 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구출된 모 그룹 회장은 나현수 씨에게 거액의 사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꿩 대신 닭이다. 아니, 운석 대신 대기업 회장이다. 목숨을 살려줬는데, 운석만큼의 값어치는 사례해 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얼굴에 다시 웃음기가 돌고 기운이 났다. 이런 상상에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그곳에 다다르게 되었다. 현수는 조심스럽게 불렀다.


“여, 여보세요? 제, 제가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부자 아저씨. 아니, 뉘, 뉘 신지는 모르겠지만 부자시죠?”


현수는 사례를 받는 것에 온통 정신이 쏠려 있었다. 불빛을 비추며 쓰러진 사람을 보았던 곳을 찬찬히 훑어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가 맞는 것 같은데. 더 올라가면 가파른 곳이고. 아니면, 내가 잘못 봤나? 아니지. 신음소리도 들었는데, 분명히 사람이었다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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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1) 24.09.15 11 0 9쪽
12 오. 수 공주마마, 너무 감동하지 마소서. 24.09.14 11 0 11쪽
11 자네가 좋다하니, 나도 더 없이 좋구만. 24.09.13 15 0 11쪽
10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24.09.12 13 0 10쪽
9 역시, 언니는 모르는 게 없어. 24.09.11 14 0 9쪽
8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2) 24.09.10 16 0 8쪽
7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1) 24.09.09 19 0 8쪽
6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24.09.08 20 0 9쪽
5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이상한 여자야. 24.09.07 24 0 14쪽
4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2) 24.09.06 25 0 9쪽
»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24.09.05 29 0 8쪽
2 저게 뭐지? 신고를 해야 하나? 24.09.04 28 0 8쪽
1 프롤로그 24.09.04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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