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오브 팀버잭:선녀와 나무꾼의 후손과 염라대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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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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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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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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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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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1)

DUMMY

<삐리릭.>


그날 저녁 현수의 원룸 현관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고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봐. 현수 이 자식, 우리를 놀린 거라니까.”


“어쨌든 문 열렸으니까 어서 들어가자. 현수가 우리를 보면 깜짝 놀라겠지? 자기가 좋아하는 매콤한 통닭이랑 생맥주를 생각이나 했겠어?”


승환이와 아름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현관에 들어와 신발을 벗다가 화들짝 놀랐다. 불 꺼진 방안에 하얀 얼굴에 검고 긴 머리를 드리운 여자가 TV앞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엄마! 귀, 귀신이야!”


놀란 아름이는 소리를 질렀고 승환이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붙었다. 아름이가 허둥지둥 현관문을 열고 뛰쳐나오자 승환이도 정신을 차렸는지 들고 온 것을 떨어뜨리며 그 뒤를 따라 나오려다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복도를 뛰어 밖으로 나갔고 바닥을 한 바퀴 구른 승환이도 벌떡 일어나 아름이를 따라 뛰었다. 그리고 건물 밖으로 나온 이들은 누구에게 쫓기는 것처럼 길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때마침 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현수.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는 승환이와 아름이를 보고는 한 밤중에 날뛰는 미친 사람 보듯이 한심하게 바라봤다.


“야. 너희 밤에도 쌍으로 잘들 논다.”


둘은 현수 앞에서 멈춰 숨을 헐떡거렸다.


“혀, 현수야.”


“왜 그래? 귀신이라도 봤냐?”


“맞아. 귀, 귀신. 귀신이야.”


다리에 힘이 풀린 이들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아름이가 아직도 무서운지 얼굴을 감싸고 울먹이며 말했다.


“현수 네 방에 귀신이 있어. 머리가 긴 처녀 귀신. 어떡해.”


“마, 맞아.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더라. 나, 머리털 나고 귀신 처음 봤어.”


승환이도 많이 놀랐는지 거들먹거리고 장난 끼 있던 표정은 싹 가시고 사뭇 진지해져 있었다. 현수도 승환이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그러게 내가 남의 집에 무단침입하지 말랬잖냐.”


현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말했다.


“우씨, 요새 어떤 세상인데, 귀신이나 나오고. 근데, 어떡하냐. 퇴마사를 부를까?”


승환이는 심각하게 말했다.


“퇴마사? 네가 아는 퇴마사가 있긴 하냐? 차라리 무당을 부른다고 하지?”


“아니, 현수야. 너 어떡할 거야? 집에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아름이는 현수를 걱정했다. 하지만 현수는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귀신이 있다고 착각하면 다시는 자신의 원룸에 올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


“야. 내 집이 거긴데, 거기 안가면 어딜 가냐? 내 걱정하지 말고 어린이들은 집에나 가라.”


“너 그러다 처녀귀신한테 잡혀가면 어쩌려구 그래? 가오 잡을 게 따로 있지.”


“귀신은 무슨. 난 간다. 월요일에 보자.”


“야! 나현수!”


아름이가 현수의 뒤에 대고 소리쳤지만 현수는 돌아보지도 않고 손만 흔들었다.


“나둬라. 귀신한테 혼나봐야 정신을 차리지. 아름아. 우린 가서 맥주나 마시자. 목 탄다.”


“야. 내가 너랑 단 둘이 술 마시기 싫다 그랬지? 이게 은근슬쩍.”



현수는 아찔했던 상황을 잘 넘긴 것 같아 안심했다. 하마터면 희수가 있는 것을 저들에게 들킬 뻔했다. 그러면 엄청난 오해를 불러 일으켜 수습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다 이상한 소문이라도 나면 학교에 얼굴을 제대로 들고 다닐 수나 있을까? 저 둘 앞에서 표정관리 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어느덧 현수가 원룸으로 돌아오니 희수가 반겼다.


“어? 현수, 와떠?”


희수는 혀가 꼬인 소리를 냈다. 방바닥에는 봉지에 닭 뼈와 먹다 남은 치킨이 몇 조각 남아 있었고 빈 생맥주 두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승환이와 아름이가 떨어뜨리고 간 것들이다.


“2리터나 되는 맥주를 다 마셨어?”


희수가 대식가인 것은 알았지만 술도 좋아할 줄이야.


“어엉. 나 기부니 조타.”


희수는 얼굴이 빨개지고 두 눈은 반쯤 감겨있었다. 그리고는 치킨조각을 한손에 하나씩 들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내 친구들을 내쫓은 건 좋았는데... 그래, 네가 기분이 좋다니 다행이다.”


현수는 희수의 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앞으로의 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는데,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현수가 일을 쉬는 날이었다. 학교도 일찍 끝나 희수를 데리고 바깥공기를 쐬게 해주고 싶었다. 며칠씩 집안에만 갇혀 지내는 게 안쓰럽기도 해서 도시 구경도 하고 희수가 좋아하는 돼지국밥도 사주기로 했다. 그리고 희수는 그 동안 열심히 TV를 봤는지 말하는 것이 제법 매끄러워졌다.


“현수야. 기왕 나가는 거,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어디?”


“한강이랑 남산.”


“혹시, 뭐라도 생각나는 게 있어?”


“아니, TV보니까 사람들이 거기 많이 가더라. 연인들이 거기서 데이트도 하고.”


“데, 데이트...?”


현수는 여자와 데이트를 해 본적이 없었다. 여유가 없는 현수는 연애보다 졸업과 취직이 먼저였다. 연애를 하려면 우선 시간과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수의 말에 왠지 마음이 설렜다.


“왜, 안 돼?”


“아, 안 되긴. 가자.”


현수와 희수는 나란히 한강변을 걸었다. 현수도 몇 번 와본 적이 없어서 간만에 넓은 강물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후련해지고 머리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희수는 강물을 처음 보는 것처럼 신기해했다. 일렁이는 물과 그 위의 배들. 그리고 오가는 많은 사람들. 희수 역시도 좁은 방안에서 나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현수야. 여기 너무 좋다. 다음에 또 오자.”


“그래.”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고 남산으로 향했다. 남산에는 사람이 북적거렸다. 나들이 온 사람들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희수야. 그냥 다음에 다시 올까?”


“아니, 저 위까지 올라가보고 싶어.”


“그럼, 혹시라도 나와 떨어지지 않게 가까이 있어야 돼.”


하지만 희수는 온갖 것들이 신기한지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어 인파에 떠밀려 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현수도 희수가 멀어지는 것을 알았으나 사람들을 해쳐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희수, 희수야!”


현수의 목소리는 인파의 소음에 묻혔고 희수의 모습은 금세 현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날 현수는 밤이 되도록 남산 근처를 이리저리 희수를 찾아다녔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많이 줄어 희수가 그곳에 없다는 것만 확인 할 수 있었을 뿐, 희수가 어디로 갔는지조차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서울의 지리도, 원룸의 위치가 어디인지도 몰라 분명 어디에선가 헤맬 것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현수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현수는 밤새도록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희수를 애타게 찾아 다녔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희수에 대해 정확이 아는 것이 없어 경찰의 의심만 살 것 같아 포기했다. 현수는 낯선 곳에서 헤매고 있을 희수를 생각했다. 그러다 나쁜 일이라도 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상상이 불쑥 솟을 때마다 괜한 망상을 떨치려 머리를 흔들었다. 희수를 알게 된 것이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큰일을 당했던 희수에게 또 다른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현수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 한편으로 자신 때문이라는 자책감도 들었다.


‘내가 희수를 놓치지 않았어야 했어.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은 오면 안 되는 거였는데.’


자책을 한들 희수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현수는 겨우 마음을 추슬러 해가 뜨기 전에야 지친 몸을 끌고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희수가 없는 원룸에 들어서니 휑한 분위기와 희수가 남겨 놓은 여러 흔적들이 현수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아...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현수는 희수에게 애틋한 감정이 생긴 걸까? 현수는 피곤함도 모르고 바닥에 앉아 한동안 멍하게 천정을 쳐다보기만 했다.


「야! 야! 야! 야!」


전화벨이 울렸다. 하지만 그 소리에도 현수는 바로 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문득 희수에게 내 전화번호라도 알려줄 걸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화면을 보니 일반 전화번호였다. 스팸전화인가 싶어 받지 않으려 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나현수 씨?”


낯익은 목소리였다.


“저는 ××경찰서 박수일 경장입니다. 지난번에 한 번 오셨었죠?”


“아, 네. 안녕하세요? 근데, 무슨 일로...”


“나현수 씨 사촌동생 분이 또 경찰서에 와서요.”


“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현수는 토끼처럼 놀란 얼굴이 되었다. 현수는 후다닥 나갈 준비를 했다.


“제,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


현수는 달렸다. 희수를 찾았다는 기쁨에 숨이 차오르는 것도 모르고 경찰서까지 쉬지도 않고 달려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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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아니, 당신네들 뭐야? 신발은 벗어야지?(1) NEW 13시간 전 4 0 11쪽
16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2) 24.09.18 8 0 9쪽
»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1) 24.09.17 10 0 10쪽
14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2) 24.09.16 12 0 14쪽
13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1) 24.09.15 11 0 9쪽
12 오. 수 공주마마, 너무 감동하지 마소서. 24.09.14 11 0 11쪽
11 자네가 좋다하니, 나도 더 없이 좋구만. 24.09.13 15 0 11쪽
10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24.09.12 13 0 10쪽
9 역시, 언니는 모르는 게 없어. 24.09.11 14 0 9쪽
8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2) 24.09.10 16 0 8쪽
7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1) 24.09.09 19 0 8쪽
6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24.09.08 20 0 9쪽
5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이상한 여자야. 24.09.07 24 0 14쪽
4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2) 24.09.06 25 0 9쪽
3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24.09.05 28 0 8쪽
2 저게 뭐지? 신고를 해야 하나? 24.09.04 28 0 8쪽
1 프롤로그 24.09.04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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