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오브 팀버잭:선녀와 나무꾼의 후손과 염라대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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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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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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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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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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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아니, 장인어른. 농담이시죠? 말씀이 되는 소릴 하셔야죠. 저보고 반란군을 진압하라고요? 저는 일개 인간일 뿐인데요. 신들 싸움에 상대조차 되지 않을 텐데. 저보고 나가 죽어라 하시는 거면 너무 하시잖아요. 그저 장인어른의 딸과 결혼한 죄밖에 없는데요.”


“야! 너는 사위랍시고 천계에 와서 아무것도 하는 게 없이 맨날 호의호식하면서 장인어른인 나 옥황상제의 명령도 그런 식으로 받아치기나 하고, 내 딸이 아니었으면 너는 벌써 내 손에 아작이 났어! 이놈아!”


“아이, 그래도 하나 밖에 없는 인간 사위를 전쟁터로 몰아넣으시면 다른 신들이 손가락질 할 텐데요. 허허.”


“내가 여기 왕인데, 감히 누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 그리고, 반란이 일어났는데 사위라는 놈이 놀고먹고 있으니까 내가 신하들 앞에서 면목이 없잖아! 하, 참. 그놈. 너 자꾸 핑계 댈래?”


“핑계가 아니구요... 제대로 된 무기하나 없는데 맨몸으로 나갔다간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릴 텐데요. 그러면 선녀와 우리 아이들은 지아비와 아버지를 잃어 과부라고, 아비도 없다고 놀림 받을 거라구요.”


“내 그럴 줄 알고 너에게 꼭 맞는 무기를 준비해 뒀다.”


“네? 아...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아니긴. 또 핑계 댈 생각하지도 마라. 여봐라. 무장대신 들라해라.”


“예이~ 무기장비대신 옥황상제님의 호출이요~ 즉시 소환하겠나이다. 소환 5초전, 4초전, 3초전, 2초전, 1초전, 소환완료. 이제 안으로 들겠습니다~”


얼굴이 검고 덩치가 크며 우락부락하게 생긴 무기장비대신이 큰 가방을 들고 내관들이 열어주는 큰 문을 통과해 옥황상제의 집무실로 들어섰다.


“마마. 부르셨사옵니까?”


“어. 무장대신. 지난번에 내가 주문한건 다 됐을 까나?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허이. 거 갖고 온 거 한번 보여주게. 얼굴이 검게 탄걸 보니 꽤나 공을 들인 것 같은데. 나는 무장대신이 뭘 갖고 올 때마다 너무 기대되고 흥분 돼.”


말은 지난번이지만 바로 어제 명령해 오늘까지 만들어 내라고 했다. 때문에 무기장비대신은 잠 한 숨 못자고 작업을 해야 했고 호출하는 것도 항상 사전에 예고도 없어 잠자는 시간뿐만 아니라 밥 먹는 시간, 볼일 보는 시간에도 긴장해야 했다. 얼굴이 검게 탄 것은 강렬한 에너지 탓이 컸지만 이런 옥황상제의 번갯불에 콩 볶는 성미도 한몫했다. 이런 최악의 상사를 모시면서 이 번 일만 끝나면 사직한다 했던 것이 벌써 몇 번째였던가? 옥황상제의 감언이설과 회유에 한 번만, 한 번만 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무기장비대신은 자신의 수명이 수백 년은 줄어든 듯 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아주 굳게 마음먹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내 우리 무장대신 아주 칭찬해. 천계에 이런 인재가 있다니. 내 복이 아주 철철 넘치네 그려. 이보게 사위. 우리 무장대신은 말야, 천계 최고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의 아들이거든. 핏줄은 못 속이는지 이 무장대신도 천계 최고의 기술자지. 아마, 부친보다도 더 뛰어날 거야. 그리고 이 천계의 최첨단 기술은 모두 이 무장대신의 머리와 손에서 나왔지. 천계에는 무장대신이 없으면 안 돼. 그렇지?”


옥황상제의 한없는 칭찬에 무장대신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렸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아, 예, 소신은...”


“그래, 그래. 무장대신의 마음 다 알어. 고생했으니 내가 상을 내리지. 이따 나갈 때 비서실에 들렀다가 받아가. 아주 좋아 할 거야. 그리고 조만간 직급도 올려줘야지. 우리 무장대신, 앞으로 더욱 기대가 커.”


“소신, 앞으로 더욱 옥황상제님을 제 온 몸 바쳐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결국 또 이렇게 옥황상제의 말에 넘어가버렸다. 무기장비대신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고 순식간에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싹 사라졌다.


“그럼 이제 보여주게.”


“예.”


무기장비대신이 가져온 큰 가방을 열어젖히자 그 안에 있는 것들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한 눈에도 굉장한 것으로 보였다.


“이, 이게 뭡니까?”


사위라는 자가 물었다.


“내가 무장대신에게 특별히 부탁했어. 너에게 맞는 무기를 만들어 달라고 말이야. 너, 도끼는 능숙하게 잘 쓰잖아?”


“네. 그렇죠. 제가 도끼를 들었다 하면 나무들이 벌벌벌 떨었죠.”


“허풍하고는. 내 딸이 너 같은 허풍쟁이를 좋아하다니. 나는 선녀가 나처럼 잘생기고, 총명하고, 듬직한 사내를 데려올 줄 알았는데. 인간에, 허풍쟁이에, 나와는 정 반대인 놈을 데려 올 줄이야. 그놈의 사슴만 아니었어도...”


“이것도 다 장인어른 복이시죠.”


“예끼, 이놈. 옥황상제하고 말장난하는 놈은 천계를 통틀어 너 밖에 없을 거다. 내가 너 때문에 위엄을 잃었어. 벼락 맞을 놈.”


“크흠.”


무기장비대신이 헛기침을 했다.


“오. 미안하네. 이제 진짜로 보여주게.”


“이것은 쉽게 말씀드리면 도끼와 갑옷입니다. 도끼의 이름은 액스 오브 팀버잭. 저 부마께서 가지고 온 도끼에다 천계의 최첨단 신기술을 담았습니다. 감히 천계 최고의 무기라 할 것이며, 이것을 가진 자는 천하무적이 될 것입니다. 용도에 따라 형태도 변하고 도끼질 한 번에 산허리가 잘리고 강줄기도 변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액스 오브 팀버잭과 하나가 되어야합니다.”


“어떻게요?”


사위라는 자가 무기장비대신에게 물었다.


“사용자로 적합한지 인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워낙 강력한 무기이다 보니 자칫 역도들의 손에 들어가면 안 되겠지요.”


“캬... 역시, 무장대신. 훌륭해.”


옥황상제가 무기장비대신을 다시 한 번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번에는 목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러면 이 갑옷은 이름이 뭐예요?”


“그건 그냥 보통 갑옷입니다. 일반 신들이 입는 것과 같은. 그저 사이즈만 맞는 걸로 갖고 왔지요.”


사위는 기운이 빠졌다.


“이것도 특별한 무기인 줄 알았네. 근데, 도끼의 이름이 좀... 그렇네요. 왜 그렇게 지었어요?”


“아, 예. 액스 오브 팀버잭. 나무꾼의 도끼라는 뜻입니다. 멋있지 않나요?”


“허, 나무꾼의 도끼...”


사위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예. 뭐... 부마께서 이걸 쓰실 분이니까.”


“자, 이제 가거라. 너를 대장군으로 임명하마.”


옥황상제는 이제 다 됐다고 생각했는지 서둘러 사위를 보내려 했다.


“네?”


“어서 전장으로 출정해야지.”


“임명식이나 출정식 같은 것도 하지 않고요?”


“그런 허례허식 버린 지 오래다. 시대가 어느 땐데.”


“그럼. 선녀와 우리 아이들 얼굴 한 번 보고 가겠습니다.”


“그동안 많이 봤는데 뭘 또 봐. 어서 가.”



먼 옛날. 사슴을 사냥꾼으로부터 구해주고 아름다운 선녀 신부를 얻게 된 나무꾼은 자식들을 끼고 하늘로 올라간(사실은 도망친 거다.) 선녀를 잊지 못해 우여곡절 끝에 따라 오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인생 역전해 천계에서 놀고먹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선녀에게 진작에 날개옷을 내어 줄걸. 그랬으면 아이들을 낳을 동안 힘들게 나무꾼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낙천적이고 놀고먹기 좋아하는 이 자의 성은 나씨이며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간세상에서는 평범한 나무꾼이었으나 인간의 신분으로 옥황상제의 딸과 혼인해 대박을 터트린 자다. 그는 그 어떤 금은보화도, 임금도 부럽지 않았다. 그곳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넘쳐났기 때문이다.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그는 천계에서 영원히 놀고먹을 줄 알았다.

그런데, 천계에 반란이 일어나 옥황상제가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하고 반란군을 진압하도록 명령했다. 왜 아무런 힘도 없고 싸움도 모르는 그를 전장에 보냈을까? 그것은 자신의 딸을 인간계에 붙잡아 두고 억지로 같이 살아 괘씸한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주변 신하와 신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두 번째 이유였다. 인간이 옥황상제 사위랍시고 주변의 시선도 무시하고 허구한 날 놀고먹고 앉아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반란이 일어났는데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이었기 때문에 그가 누구였든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옥황상제가 특별히 그에게 맞는 무기를 제작토록 한 것이었다. 싸움을 모르니 무기의 성능이라도 좋아야 옥황상제의 사위로써 권위가 살지 않겠는가? 그리고 전장에서는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법. 하지만 사랑하는 딸의 지아비이기에 옥황상제는 그를 무조건 죽음으로 몰고 싶지는 않았다. 만약 죽더라도 제대로 싸워보고 죽어야지.

그렇게 나무꾼은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출정했고 몇 날 며칠 간 이어진 전투 끝에 반란군을 제압하게 되었다. 하지만.


“옥황상제시여.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사옵니다.”


곁에서 보필하는 비서실장 환관이다.


“그래? 그럼 좋은 소식부터 들어보자꾸나.”


“좋은 소식은 반란군을 제압했다는 것이옵니다.”


“그래. 그것 참 좋은 소식이로구나. 그럼 나쁜 소식은?”


“대장군인 부마께서... 전사하셨사옵니다.”


“그래. 그것도 좋은 소식... 아니, 참으로 안 좋은 소식이로구나. 장례를 성대히 치러줘야지.”


옥황상제는 의외라는 듯 흰 수염을 쓸어내리며 고민에 빠졌다.


‘딸아이는 어쩐다? 손주들도... 그놈 죽지 말라고 첨단기술로 무기도 만들어 주었건만. 적당히 뒤에서 눈치 보며 싸울 것이지, 무모하게 덤볐나 보군. 인간이 어떻게 신을 당하겠다고... 그 정도로 용감한 녀석인지는 몰랐네. 그래. 동상하나 세워주고 옥황상제의 사위가 장렬히 전사했다고 치켜 세워주면 되겠지. 그러면 딸아이나 손주들도 덜 서운해 할 것이야. 내 위엄도 다시 세울 수 있을 거고. 그래, 고민 끝.’


“여봐라. 무장대신을 들라하라.”


“예이~”


곧바로 소환된 무기장비대신이 옥황상제 집무실로 들어섰다. 그는 잠을 자다가 소환된 듯 잠옷차림에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부르셨사옵니까?”


“우리 사위 아니, 대장군이 전사했다네.”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사옵니까? 제가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위로는 됐고.”


“네?”


“내일까지 대장군 동상 하나 만들어서 광장에 세워놓게. 아주 크게.”


“네?”


당황한 무기장비대신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또 시작이구나...


“그거 사위 말투인데 따라하지 말게. 듣기 거북하네.”


“예. 알겠사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큰 동상을 만든다는 건 좀...”


“자네는 아주 훌륭한 신하야. 자네 부친도 그랬고. 이번에 자네가 만든 무기들 때문에 반란군을 어렵지 않게 진압할 수 있었네. 역시, 천계에는 자네가 없으면 안 돼. 그렇지?”


“마마. 내일 아침이면 저 광장에 동상이 우뚝 서 있을 것이옵니다.”


옥황상제의 말에 또 다시 낚인 무기장비대신은 마음가짐이 180° 바뀌었다.


“그래, 그래. 어서 가봐. 한 시가 바쁠꺼야.”



나무꾼은 반란군과 전투 중 전사했고 천계 최고의 무기인 액스 오브 팀버잭도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천계는 평화를 되찾아 그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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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2) 24.09.16 12 0 14쪽
13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1) 24.09.15 11 0 9쪽
12 오. 수 공주마마, 너무 감동하지 마소서. 24.09.14 11 0 11쪽
11 자네가 좋다하니, 나도 더 없이 좋구만. 24.09.13 15 0 11쪽
10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24.09.12 13 0 10쪽
9 역시, 언니는 모르는 게 없어. 24.09.11 14 0 9쪽
8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2) 24.09.10 16 0 8쪽
7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1) 24.09.09 19 0 8쪽
6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24.09.08 20 0 9쪽
5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이상한 여자야. 24.09.07 24 0 14쪽
4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2) 24.09.06 25 0 9쪽
3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24.09.05 29 0 8쪽
2 저게 뭐지? 신고를 해야 하나? 24.09.04 28 0 8쪽
» 프롤로그 24.09.04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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