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오브 팀버잭:선녀와 나무꾼의 후손과 염라대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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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o14
작품등록일 :
2024.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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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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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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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DUMMY

「저거 중국산 짝퉁 프라모델 같은데 뭐가 이렇게 비싸요? 나 프라모델 수집도 하는데 십 만원에 살게요. 연락주세요.」


「어디서 훔쳐 오셨나요? 장물 같은데...」


「변압기네. 님, 잘못 올리셨음. 여기는 자동차 부품 전용 중고거래 사이트 임.」


현수가 제안한 백만 원에 근사치로 산다는 사람은커녕, 이상한 물건으로 보는 사람들만 있었다.


“내가 이것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 했는데, 절대 싸게는 못주지.”


사람들이 올린 글을 읽어보는데 거의 마지막에 쓴 글이 현수의 관심을 끌었다. 그 사람의 아이디는 아이럽하쿠짱.


「이거, 아저씨는 감당이 안 되는 물건 이예요. 그러니 나한테 넘겨요. 백만 원 드릴 테니까. 그리고 여기서 이러지 말고 사이트에 올린 거 얼른 내리고 연락해요. 010-××××-××××.」


“이 사람은 이게 무슨 물건인지 아는 거야? 아님 그냥 아는 척을 하는 거야? 그래. 어쨌든 백만 원에 산다고 했으니 거래를 해 볼까?”


현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문자를 보냈다.


「아이럽하쿠짱님 맞으시죠? 중고거래 사이트에 글 올리신.」


현수가 화장실을 갔다 오는 사이에 답신이 와 있었다.


「맞아요. 오늘 오후에 바로 거래 콜? 장소를 정하 셈.」


“이놈. 말 뽄새 보소. 초딩이냐? 그건 상관없지.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되니까. 어디서 만나는 게 좋을까나...”


현수는 학교가 끝나고 이 사람과 거래를 하기로 했다. 장소는 광화문 광장. 가방을 메고 약속한 장소에 나간 현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구매자가 누구인지 한 번에 찾을 수 있었다. 노란 티셔츠에 동그란 선글라스를 썼다고 했다. 뚱뚱한 체구에 구레나룻에서부터 이어진 검은 턱수염. 30대 중후반의 덕후스러운 분위기였다. 본인이 먼저 눈에 띄지 않게 거래하자고 했지만 정작 어디에 갖다놔도 너무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비주얼이었다. 먼저 알아본 현수가 다가갔다.


“저, 아이럽하쿠짱님?”


“바리만신님?”


“네.”


“물건부터 봅시다.”


“물건은 사진으로 보셨던 그대로예요. 돈은요? 계좌이체 하실 거죠?”


“아니, 현금. 캐쉬.”


“오. 좋네요.”


“여기, 돈을 드릴 테니, 물건을 어서 봐요.”


아이럽하쿠짱은 나오면서 은행에서 출금을 해 왔는지 깨끗한 은행 돈 봉투를 현수에게 슬쩍 보여줬다. 덕후스럽지만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람 같다고 현수는 생각했다.


“좋습니다. 물건을 꺼내겠습니다. 생활 기스가 조금 있고, 얼룩도 있지만 닦아 쓰시면 나름 괜찮을 겁니다. 성능은 문제없을 걸요.”


현수가 가방에서 물건을 꺼냈다. 그러자 아이럽하쿠짱이 짧게 탄성을 질렀다.


“오!”


그는 선글라스를 벗고 물건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매우 흥분했다.


“스고이. 스고이.”


연신 감탄사를 남발하던 아이럽하쿠짱은 돈 봉투를 현수에게 쥐어주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네. 뭐, 저는 상관없는데요.”


“이게 뭔지는 아마 모르실거고... 그러니 이 가격에 내 놓았을 것 같은데. 혹시, 누가 미행했다거나 그런 거 없었겠죠?”


“네? 웬 미행?”


“아닙니다. 없었으면 다행입니다.”


“아, 네. 그럼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저는 가볼게요.”


“혹시, 이걸 넣을 만한 다른 가방은 없는가요? 나는 빈손이라.”


“아니요. 갖고 오실 줄 알았는데요.”


다시 보니 그리 치밀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저는 이만 가볼게요. 아이럽하쿠짱님.”


거래를 마친 현수는 먼저 자리를 떴고 슬쩍 뒤돌아보니 아이럽하쿠짱은 엔진처럼 생긴 물건을 두 손에 들고 멀뚱히 서 있었다.



거래를 마치고 돌아오는 현수는 너무나 기뻤다. 거금 백만 원을 얻었으니 말이다. 의심을 살 수도 있어 이 기쁨을 가까운 이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발걸음은 가벼웠고 뭔가 해냈다는 자신감에 그동안의 근심걱정들은 싹 사라졌다. 오늘 일이 끝나면 간만에 치맥을 먹는 것으로 자축하는 것과 함께 이 돈으로 무엇을 할지 곰곰이 생각 중이었다.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바꿀까? 아니, 옷이랑 신발을 도둑맞았으니 그걸 살까? 엄마, 아빠 용돈도 좀 드리고?’


현수는 갑자기 여유자금이 생기자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아냐. 정신 차려, 나현수. 고작 이런 푼돈에 들뜨면 안 돼. 너는 더 큰 돈을 벌수 있는 사람이라고. 혹시라도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저축해 놓고 아껴 쓰라고. 하지만 오늘 치맥 정도는 허용해 준다. 정신 바짝 차려. 근데 치킨은 뭐가 좋을까?’



마트 일를 마친 현수는 지쳤지만 한 손에 치킨과 맥주를 사들고 기분 좋게 원룸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옷을 휙 벗어놓고는 바닥에 앉아 맥주를 따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내일은 오후에 시험이 있었다. 그래서 슈트의 신기한 효과를 믿고 오전까지 실컷 잠을 잘 생각이었다.


“꺼윽. 역시 맥주는 시원한 청량감 있을 때 먹는 게 최고야. 피로가 싹 가시네.”


그러다 문득 그 여자 생각이 났다.


“하아. 트림하는 모습이 정말 박력 있고 멋있었는데.”


얼굴이 빨개지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퍼뜩 정신이 돌아왔는지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닭이나 쳐 먹어, 나현수.”


쩝쩝 거리며 현수는 한참을 닭다리를 뜯고 맥주를 마시며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다 슈트가 눈에 들어왔는데 맥주에 취기가 오르니 호기심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현수는 슈트를 입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이거, 어떻게 입는 거야?”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다리를 차례로 넣고 양쪽 팔을 겨우 넣었다.


“역시나 좀 무거운데?”


곧이어 슈트가 작동하는지 기계음과 함께 여기저기 빨간 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슉하는 소리와 함께 헐겁던 슈트가 몸에 딱 맞게 밀착이 되는 것이었다.


“오. 이제 몸에 딱 맞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무겁게 느껴졌던 슈트는 입지 않은 것처럼 가볍게 느껴지고 맥주로 인한 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거기에다 온몸에서 힘이 넘쳐났다. 현수는 감탄했다.


“이야. 이거 기막힌 물건이 맞구나. 근데, 이것 때문에 기분 좋게 마신 알코올이 다 달아나 버렸잖아. 에이, 뭐야 이거. 벗어야겠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얼마나 힘이 세졌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했겠지만 현수는 귀찮았고 답답하게 몸에 꽉 끼는 슈트를 얼른 벗고 싶었다. 그런데 너무 몸에 잘 맞다보니 쉽게 벗겨지지 않았다.


“이거 벗는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 야, 너 좀 그만 엉겨 붙어라. 제발.”


그러다 현수는 손바닥을 짝하고 마주쳤다.


“맞다. 그 여자에게서 벗겨낼 때 여기를 눌렀었지?”


왼쪽 손목에 있는 링을 여기저기 만져 보았다. 그러다 뭔가를 꾹 누르자 슈트는 슉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늘어지며 헐거워졌다.


“그래, 이거구나.”


이제 현수는 슈트를 쉽게 벗어 던졌다.


“벗으니 시원하네. 아, 목말라.”


현수는 남은 맥주 한 병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씻지도 않고 몰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기고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아침 현수는 그 띠꺼운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야! 야! 야! 야!」


“아이씨. 누가 아침부터 전화질이야? 아름이 아니면 승환이겠지.”


현수는 누운 채로 신경질을 내며 누구인지 확인도 안하고 전화를 받았다.


“아침부터 아, 왜?”


“나현수 씨 되십니까?”


처음 듣는 무겁고 딱딱한 아저씨 목소리였다. 현수는 부스스 침대에서 일어났다.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저는 ××경찰서 박수일 경장입니다. 아침부터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경찰서에 신원 미상의 여성분이 계신데요, 신원확인 때문에 경찰서로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신원 미상 여자인데, 왜 제가 가야하죠?”


“이 여성분이 다른 말은 전혀 하지 않는데, 나현수 씨 이름 세 글자만 말하더군요. 저희는 처음에 이분 이름인줄 알았어요.”


“누구지? 어떻게 생겼어요?”


“머리가 길고, 얼굴은 하얀데, 눈매가 날카롭고요. 지문조회를 하려고 해도 협조를 안 해줘서 수많은 CCTV를 찾아 해맨 끝에 겨우 나현수 씨가 거주하는 원룸 촌에서 나오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아는 분 맞으시죠?”


현수는 흠칫 놀랐다.


“혹시, 물마시고 트림을 굉장히 하던가요?”


“아, 네. 아주 찰지 게 했습니다.”


‘이렇게 또 만나게 될 줄이야... 장비를 중고로 팔아버렸는데... 근데, 발뺌하면 의심하겠지? 아... 어떻게 한담? 맞다. 저 여자는 내가 그걸 갖고 있었다는 걸 모르지?’


“나현수 씨?”


현수가 묵묵부답 아무 말이 없자 경찰관이 불렀다.


“아, 네. 제가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면되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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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아니, 당신네들 뭐야? 신발은 벗어야지?(1) NEW 14시간 전 5 0 11쪽
16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2) 24.09.18 8 0 9쪽
15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1) 24.09.17 10 0 10쪽
14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2) 24.09.16 12 0 14쪽
13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1) 24.09.15 11 0 9쪽
12 오. 수 공주마마, 너무 감동하지 마소서. 24.09.14 11 0 11쪽
11 자네가 좋다하니, 나도 더 없이 좋구만. 24.09.13 15 0 11쪽
10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24.09.12 13 0 10쪽
9 역시, 언니는 모르는 게 없어. 24.09.11 14 0 9쪽
8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2) 24.09.10 16 0 8쪽
7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1) 24.09.09 19 0 8쪽
»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24.09.08 21 0 9쪽
5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이상한 여자야. 24.09.07 25 0 14쪽
4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2) 24.09.06 25 0 9쪽
3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24.09.05 29 0 8쪽
2 저게 뭐지? 신고를 해야 하나? 24.09.04 28 0 8쪽
1 프롤로그 24.09.04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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