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 오브 팀버잭:선녀와 나무꾼의 후손과 염라대왕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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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lo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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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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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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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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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DUMMY

다음날. 수 공주는 투명망토를 쓰고 개발부의 장비보관실로 몰래 숨어들어갔다. 이곳은 오고가는 이들이 뜸한 곳이었기 때문에 하룻밤 동안 숨어있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지옥계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이런 기관도 내부에서는 특별한 경비병이나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계심이 없어 비교적 쉽게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 사념체 회수를 하러 간단 말이지? 그때를 노려보자. 그런데, 가는 김에 나도 사념체 회수나 해볼까?’


수 공주는 기왕 인간계로 가는데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더욱이 사념체 회수는 특별히 선발된 강림도령이나 일직사자들 중에도 시험을 통과한 이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었는데 그 교육을 몰래 듣긴 했지만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념체까지 자동 안내를 해주는 명부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은 일직사자들 개인이 휴대를 하고 있어 얻기가 까다로울 것 같았다. 수 공주는 명부를 스스로 구하기로 했다. 이것 역시 슈트처럼 빌리는 것으로 스스로 결정했다.

수 공주는 투명망토를 쓰고 장비보관실에서 나와 차원의 문으로 가기 전 공간인 대기실로 갔다. 이곳은 강림도령과 일직사자들이 인간계로 가기 전에 장비들을 임시 보관하고 쉬는 공간이기도 했다. 내일 떠나는 이들 중에 누군가는 분명 명부도 여기에 뒀을 것이다. 물론, 없을 수도 있지만 수 공주는 하나 정도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하나 만이라도 있으라고 빌었다.

조심조심 대기실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늦은 시간이여서 인지 아무도 없었다. 내부에는 슈트가 넣어진 수많은 투명 캡슐들이 열을 맞춰 늘어서 있었다. 수 공주는 심호흡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었다. 한편으로는 누가 들어오더라도 투명망토가 있었기 때문에 들킬 염려는 없어 마음은 놓였다. 수 공주는 명부를 저장하는 위치를 알고 있었다. 바로 왼쪽 팔목에 있는 링이었다. 슈트들을 보니 명부도 같이 저장해 두고 내일 인간계로 떠날 준비를 해 놓은 모양이었다.


“좋아.”


수 공주는 수많은 슈트 중에 하나를 골라 투명 캡슐을 열고 왼쪽 팔목의 링을 자신이 가지고 온 것과 바꿨다. 아마 내일 출동하기 전까지는 모를 것이리라.


<삐이. 삐이. 삐이.>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경보음 날카롭게 울렸다. 경비가 그렇게 삼엄하지 않은 이곳도 명부에 만큼은 도난경보장치를 해 둔 것이었다. 수 공주는 서둘러 명부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캡슐을 닫은 다음 투명망토를 쓴 채 한 구석에 쪼그리고 몸을 숨겼다.

잠시 후에 큰 덩치와 함께 성큼성큼 걷는 경비로봇과 경비요원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대기실 슈트들의 상태를 살펴보고 여기저기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개발부장인 대나리차귀왕이 들어왔다.


“개발부장님. 아무 이상 없습니다.”


경비대장이었다.


“오작동인가? 경보시스템이 이상 작동 할리는 없는데?”


대나리차귀왕은 시스템을 열어 슈트의 숫자와 시스템의 작동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이상은 없었다.


“이상하단 말이야...”


대나리차귀왕은 혼잣말을 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실내를 둘러보다 수 공주가 쪼그려 앉아있는 그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오른발로 바닥을 탁탁탁 치며 뭐가 문제였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수 공주는 숨소리도 죽이고 쥐 죽은 듯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이마에 땀이 났다. 만약 들키게 되면 인간계는 고사하고 당분간은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할 것이 뻔했다. 거기에다 대왕마마의 체면도 말이 아닐 것이다.

대나리차귀왕은 무엇을 발견했는지 수 공주가 열었던 캡슐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캡슐을 열며 말했다.


“이거였군.”


대나리차귀왕은 명부가 저장되어 있는 링을 만졌다.


“이게 제대로 결합되어 있지 않았었네. 그것 봐. 내가 만든 시스템은 절대 오류가 있을 수가 없어. 이런 작은 것도 감지하는 게 대단하지 않나?”


대나리차귀왕은 경비대장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개발부장님의 과학기술은 지옥계 최고십니다. 하하하.”


“그런가? 이제 해결되었으니 모두 나가세. 하하하.”


대기실의 문이 닫히자 그제야 수 공주는 참았던 숨을 제대로 내 쉬었다.


“하아, 하아. 얼른 나가야겠다.”


수 공주는 다시 캡슐을 열고 명부를 바꾼 다음 재빠르게 대기실을 빠져나갔다. 이번에도 경보가 울렸지만 경비요원 한 명만 와서 내부를 쓱 하고 훑어보고는 아무 일이 없는 것이 확인되자 경보를 끈 후 문을 닫고 나갔다.

수 공주가 이어서 찾아간 곳은 개발실이었다. 그의 목표는 신형슈트. 하지만 이곳은 대나리차귀왕을 포함해 많은 연구원들도 있어 슈트를 꺼내기가 정말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한 번 마음먹은 건 반드시 해내고 마는 성격. 이번에도 조심조심 개발실로 향했다. 특히, 개발실은 권한을 가진 이들만 드나들 수 있게 되어 있어 투명망토를 쓰고 기다렸다가 다른 이가 문을 열 때 쏙하고 따라 들어갈 수 있었다.

신형슈트는 어제 소개교육을 하던 그 곳에 큰 유리캡슐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캡슐은 굳게 잠겨 있었는데 아마 대나리차귀왕에게 잠금장치의 열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일에 빠져 살기 때문에 야근이 일상이라 지금쯤 자신의 연구실에 있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죄 없는 연구원들도 덩달아 야근 중이고.

마침 대나리차귀왕의 연구실은 문이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연구실 안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대나리차귀왕이 보였다. 그는 뭔가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수 공주는 열린 문으로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캡슐의 열쇠를 찾기 위해 연구실 안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책상위에 놓인 투명한 사각형의 열쇠를 발견했다.


‘그래. 저거구나.’


수 공주는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대나리차귀왕이 연구실을 나가든가, 아니면 책상을 등지는 때를. 수 공주는 긴장으로 또 다시 심장이 쿵쾅댔다. 그런데, 갑자기 대나리차귀왕이 수 공주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공주마마.”


수 공주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투명망토를 쓰고 있는데 들켰단 말인가? 인간계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건가? 이런 생각으로 자포자기하려는데 대나리차귀왕이 다시 말을 이었다.


“지 공주마마. 마마를 개발부로 모셔 오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사옵니까?”


다행이었다. 대나리차귀왕은 다양한 학문에 뛰어난 둘째언니 지 공주를 자신의 부서로 데려오고 싶어 고민을 하다가 혼자 중얼거렸던 것이다.


“휴우...”


수 공주는 안도감에 자기도 모르게 크게 한 숨을 내 쉬었다. 그러자 그 소리에 대나리차귀왕이 고개를 들었다.


“어디서 수 공주마마의 한숨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놀란 수 공주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대나리차귀왕이 얄미웠다.


‘저 능구렁이에 여우같은 영감. 눈치는 당할 수가 없어.’


자칫 들킬까 염려된 수 공주는 일단 연구실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빠져 나가려는데 그만 투명망토에 발이 걸려 꽈당 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


투명망토가 벗겨지고 넘어져 있는 수 공주를 본 대나리차귀왕은 놀란 표정과 함께 그의 작은 두 눈이 커졌다.


“수 공주마마. 이제는 제 연구실까지 몰래 들어오셨습니까?”


“아, 아니. 길을 잘못 들어섰네요. 미, 미안해요.”


당황한 수 공주는 뛰쳐나갔다. 그러다 개발실 입구에서 누군가와 부딪혀서 또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야. 오늘 왜이래.”


수 공주와 부딪힌 건 강림도령이었다. 그는 내일 인간계로 떠나기 전 준비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들어오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는 수 공주와 부딪힌 것을 알고는 황급히 그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수 공주마마. 저의 불찰입니다. 용서하소서.”


“아, 강림도령... 제 잘못이에요. 미안해요.”


수 공주는 능력자인 강림도령을 동경하고 있었다. 인간계를 넘나들며 사념체를 회수하는 일을 능숙하게 해내고 있었고 군더더기 없는 행동과 말투, 그에 걸 맞는 날렵한 얼굴과 외모. 그는 많은 여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신분차이만 없었으면 수 공주가 먼저 대쉬했을지도 몰랐다.


‘아, 아깝다.’


수 공주는 붉어지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강림도령을 외면한 채 서둘러 그곳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수 공주가 사라지자 강림도령도 숨을 몰아쉬었다. 그도 심장이 쿵쾅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꿈같은 일이.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강림도령은 수 공주와 부딪혔던 가슴과 배 부분을 어루만지며 냄새도 맡아보았고 수 공주의 손을 잡았던 두 손도 얼굴에 갖다 대 보았다. 하얀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 느낌, 이 냄새. 이 옷은 빨지 않고 고이 모셔 둬야겠다. 그리고 손도 씻지 않으리라. 지금 이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일을 마치고 오늘은 일찍 자야지.’


그런데, 수 공주가 넘어졌던 자리에 떨어져 있는 슈트의 링. 그것을 주운 강림도령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그것을 옷에 집어넣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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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2) 24.09.18 8 0 9쪽
15 현수야아. 보고 싶었어잉.(1) 24.09.17 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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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맛있어. 나 이것만 먹고 싶어.(1) 24.09.15 11 0 9쪽
12 오. 수 공주마마, 너무 감동하지 마소서. 24.09.14 11 0 11쪽
11 자네가 좋다하니, 나도 더 없이 좋구만. 24.09.13 15 0 11쪽
» 수 공주마마와 내가 접촉을 하다니. 24.09.12 13 0 10쪽
9 역시, 언니는 모르는 게 없어. 24.09.11 14 0 9쪽
8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2) 24.09.10 16 0 8쪽
7 수야... 다른 소원은 안 되겠니?(1) 24.09.09 19 0 8쪽
6 저와 거래한 건 비밀로 합시다. 24.09.08 20 0 9쪽
5 매력이 있긴 하지만, 뭔가 이상한 여자야. 24.09.07 24 0 14쪽
4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2) 24.09.06 25 0 9쪽
3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1) 24.09.05 28 0 8쪽
2 저게 뭐지? 신고를 해야 하나? 24.09.04 28 0 8쪽
1 프롤로그 24.09.04 2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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